이 선생님은 한숨을 푹 쉬었다.“고마워할 거 없네. 김진호는 내 제자인데, 다 내가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탓이니.”“아, 김진호 씨도 이 선생님 제자였어요?”이건 나도 의외였다.이 선생님과 그의 다른 제자는 모두 다정한데, 유독 김진호만 다른 세상 사람 같다고 생각했는데 말이다.이 선생님도 답답한 듯 고개를 저었다.“사실 김진호뿐만 아니라 정 사장도 내 제자라네.”“그렇다는 건 이 선생님이 실력 있다는 뜻이죠. 이 선생님 덕분에 이 가게 매출도 좋은 거고요.”이 선생님은 내 말에 피식 웃었다.“실력은 나도 부정하지는 않겠네. 내가 이 일을 하기 전에 마사지사 자격증까지 취득했으니까. 하지만 이젠 늙어서 예전만 많이 못 하네.”“이 선생님 솜씨는 계속 전해질 거예요. 게다가 모든 사람이 이 선생님을 영원히 기억할 거라고 믿어요.’내 말에 이 선생님은 허허 웃으며 나와 몇 수다를 덜었다.그 덕에 나도 방금 전 있었던 기분 나쁜 일을 바로 잊어버렸다.우리가 한창 재밌게 얘기를 나누고 있을 때, 직원 한 명이 갑자기 고객이 찾는다면서 나를 불렀다.‘엥? 내가 출근한 지 반나절인데 나를 찾는 고객이 있다고?’“이 선생님, 선배님들, 천천히 드세요. 저 먼저 가볼게요.”나는 인사를 마치고 바로 떠났다.로비에 도착해 보니 마스크와 캡 모자를 쓰고 검은색 트렌치코트를 입은 여자가 서 있었다.“저기요, 혹시 저를 찾으시나요?”나는 여자의 얼굴을 보려고 가까이 다가갔다.하지만 여자는 선글라스까지 끼고 있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이 여자 뭐야? 뭐 하러 이렇게 꽁꽁 싸맸대? 파파라치한테 쫓기는 여자 연예인인가?’‘에이, 설마. 여자 연예인이 나를 알 리가 없잖아.’내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여자가 갑자기 내 허벅지를 꼬집었다.그 순간 나는 참지 못하고 비명 질렀다.“수호 씨, 무슨 일 있어요?”정 사장님은 내 소리에 헐레벌떡 달려 나왔다.그때, 여자가 끝내 입을 열었다.“당장 저 남자 보내.”여자의 목소리를 듣는
소여정은 갑자기 내 앞으로 다가와 커다란 눈을 깜빡이며 나를 바라봤다.그녀의 몸에서 나는 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히고, 새뽀얀 얼굴과 붉은 입술이 내 시각을 자극했다.그 순간 내 머릿속에는 이런저런 생각이 떠올랐다.그때, 소여정이 두 팔을 내 목에 두르는 바람에 말캉한 감촉마저 느껴졌다.혼을 빼놓을 것 같은 향기와 매혹적인 그녀의 눈빛은 마치 구미호를 연상케 했다.“그런데 난 아주 깊은 대화가 하고 싶은데?”“깊, 깊은 대화요? 어떻게요?”나는 긴장한 나머지 말까지 더듬었다. 이 여자는 너무나도 매력적이었다. 가벼운 미소만으로 넋이 나가는 기분이었으니까.소여정은 한쪽 다리를 내 허리에 두르고 다른 한 손으로 내 가슴을 쓸어내렸다.“당연히 성인의 방식으로 깊은 대화를 나누고 싶다는 뜻이지. 모른다고 하지는 마.”내가 그걸 모를 리가 없다.하지만 이 여자는 절대 건드리면 안 된다고 했던 형수의 말이 생각나, 아무리 시도하고 싶어도 나는 꾹 참을 수밖에 없었다.나는 소여정을 밀어냈다. 그렇지 않으면 이대로 가다가 이 여자한테 단단히 홀려 참지 못할지도 모르니까.하지만 소여정은 내 변화를 눈치채고 바로 놀려댔다.“왜 자꾸 나를 찌르는 거지?”‘젠장.’‘이 여자 일부러 이러는 거지? 어떻게 손으로 잡을 수 있어?’나는 점점 이성을 잃을 것만 같았다.“제발, 좀 놔줄래요?”나는 당장이라도 울 것처럼 말했다.하지만 소여정은 나를 놔주기는커녕 오히려 싱긋 웃으며 말했다.“오호, 이렇게 크다니. 내 남자 것보다 백배 나은데? 바지 벗어 봐, 한 번 구경하게.”“미쳤어요?”“응, 약 있어?”소여정은 눈웃음을 치며 물었다.나는 당장이라도 미쳐버릴 것만 같아 얼른 소여정을 밀어냈다.“마사지 받고 싶으면 반듯하게 눕고, 싫으면 당장 나가요. 나 이따 일 시작해야 해야 하니까 방해하지 마요.”“그게 뭐라고. 오늘 오후 시간 모두 내가 사들일게.”소여정이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가볍게 말했다.하지만 나는 바로 거절했다.“싫어요. 저는 스
솔직히 소여정이 임천호의 여자만 아니라면 내가 이렇게 무서워하고 피할 필요는 없다.오히려 솔직히 말하면, 소여정은 완벽할 정도로 예쁘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아름답고 매혹적인 얼굴만 봐도 남자들의 혼을 쏙 빼놓을 지경이다.나도 매번 소여정을 볼 때마다 당장 덮치고 싶다는 생각을 하니까.때문에 소여정의 몸을 본 순간 욕망은 끝내 이성을 이기고 나를 그녀 쪽으로 이끌었다.물론 소여정이 알몸이 아니라 속옷과 팬티를 입고 있을 거라는 걸 알고 있지만, 담요로 살짝 가린 모습 때문에 오히려 더 야릇해 보였다.여자는 사실 완전히 벗을 필요가 없다. 왕왕 보일 듯 말듯 한 게 더 사람이 욕망을 자극하니까.내가 넋을 잃고 바라보고 있을 때, 소여정이 갑자기 몸을 돌려 마치 인어처럼 옆으로 누웠다.그 순간 가슴을 가린 담요가 보일 듯 말 듯 할 정도로 흘러내려 나는 참지 못하고 침을 삼켰다.소여정은 내 눈빛을 보자 일부러 나를 향해 손가락을 까딱거렸다.“오빠, 보고 싶으면 오던가.”그 짜릿한 목소리에 내 몸이 다 나른해질 지경이었다.“이, 이러지 마요. 내가 임천호도 아니고, 이렇게 유혹할 필요 없어요.”나는 애써 이성을 유지하며 소여정과 거리를 유지했다.하지만 소여정은 일부러 가슴을 가렸던 담요를 내리며 나를 유혹하는 자세를 취했다.‘젠장, 너무 야하잖아.’나는 보는 것만으로도 참을 수 없었다.‘어떨 때 보면 정말 내가 색에 미친 게 아니라, 이 여자들이 너무 야한 거라니까.’나처럼 이렇게 혈기 왕성한 남자가 이런 걸 보고도 아무 반응이 없으면 그거야말로 비정상이니까.소여정은 내 말에 대답하는 대신 몸에 걸친 담요를 걷어냈다.아니나 다를까 소여정은 담요 아래에 옷을 입고 있었다. 그것도 브래지어 하나에 가죽 스커트 차림이었다. 그녀는 검은색 코트를 그 위에 걸쳤다.검은색 코트에 빨간색 속옷이 어울리니 색다른 매력이 돋보였다.침대에서 일어난 소여정은 내 앞에서 섹시 댄스를 추기 시작했다.그 매혹적인 자세와 고혹적인 표정에 나는 순간 하
이건 육체적인 매력을 넘어선 성적 욕구였다.나는 정말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하지만 끊임없이 속으로 절대 이 여자만은 건드리면 안 된다고 중얼거렸다.내가 죽든 말든 상관없지만, 애교 누나와 형수마저 끌어들일 수는 없으니까.때문에 나는 이를 악물고 억지로 참았다.“정말 이런 것까지 참을 줄은 몰랐네.”소여정은 의외라는 듯 말했다. 방금 소여정이 했던 수단을 임천호한테 써먹으면, 그는 아마 며칠 동안 침대에서 내려오지 못할 거다.소여정은 확실히 천성적으로 타고난 매력을 지녔다. 남자들이 보면 저대로 도망칠 수 없는 매력을.아마 그녀를 보고 꿈쩍도 하지 않고 끝까지 참은 건 나 혼자뿐일 거다.그 반응이 오히려 소여정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이런다고 내가 방법이 없을 것 같아?”소여정은 비장의 무기가 많고도 많았다. 때문에 기를 쓰고 내 눈을 뜨게 만들었다.나는 계속 눈을 감고 있었던 터라 이 여자가 무슨 짓을 하는지 당연히 알 수 없었다.그저 소여정이 더 이상 나한테 달라붙지 않아 오히려 의아해서 눈을 슬쩍 떠봤다.하지만 다음 순간 나는 하마터면 코피를 터드릴 뻔했다.소여정은 허리를 숙인 채 가죽 스커트를 들어 올려 검은색 속바지를 드러내고 있었다.심지어 일부러 마사지 침대에 엎드려 야릇한 소리를 냈다.“아, 허리가 너무 아픈데, 얼른 마사지 좀 해줘요.”그 순간 나는 끝내 코피를 터뜨리고 말았다.나는 다급히 휴지를 찾아 콧구멍을 막았다.그러자 소여정이 요염하게 웃으며 일부러 엉덩이를 흔들었다.“마사지사님, 왜 그래요? 얼른 마사지해 주세요.”나는 이 여자한테 단단히 졌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요물이 아니라 아주 구미호였네. 내 혼을 빼앗아 가려고 온.’나는 일부러 고개를 돌려 소여정을 보지 않았다.하지만 소여정은 얼른 자세를 바꾸어 하녀처럼 바닥에 엎드렸다. 그 순간 코트에 가려졌던 가슴이 보일 듯 말 듯 드러났다. 게다가 자세 때문에 자꾸만 상상력을 자극했다.“마사지사님, 왜 그래요? 왜 마사지 안
‘이렇게까지 한 게 고작 친구 추가 때문이었다고?’하지만 나는 감히 그럴 수 없었다. 친구 추가를 하면 소여정이 나를 더 귀찮게 할까 봐.이 여자의 수법을 제대로 맛본 결과, 나 같은 게 열 명이라도 절대 상대가 될 수 없다는 걸 알 수 있었다.때문에 나는 계속해서 애원했다.“신분, 얼굴, 몸매 빠지는 게 없는 분이 왜 자꾸만 나한테 매달려요? 난 이제 막 대학 졸업한 사회 초년생이라서 아무것도 없어요. 그러니 제발 놔줘요.”소여정은 멍하니 나를 바라봤다. 심지어 그 이글이글한 눈빛은 내 가슴을 향해 있었다.“몸매가 좋으니까. 이 가슴 근육 좀 봐, 이 복근도. 보기만 해도 욕망이 끓어올라.”“그런데, 그쪽이 이럴수록 난 죽어난다고요. 그쪽은 임천호 여자잖아요. 내가 그쪽한테 손 대면 난 죽어요.”소여정은 내 가슴을 살짝 꼬집었다.“누가 손 대래? 잘생긴 남자는 보는 것만 해도 얼마나 좋다고, 수명도 연장될 수 있고.”“그러니까, 나를 이렇게까지 건드리는 게,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서라고요?”‘이건 뭐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래? 지나가던 개도 안 믿겠어.’하지만 소여정은 눈웃음을 치며 대답했다.“맞아. 난 오래 살고 싶거든. 수호 씨가 못생겼거나 몸매가 별로였다면 꼬셔 달라고 애원해도 안 꼬셨을 거야.”나는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숙여 내 몸을 확인했다.‘가슴 근육이 좀 발달하고, 복근 좀 있다고 이 정도로 미쳐 날뛴다고?’‘이 여자 변태인가?’곰곰이 생각해 보니 소여정은 나를 놀리는 게 목적이지 내 몸을 탐하는 게 아니라는 결론을 얻었다.결국 나는 소여정의 친구 요청을 수락했고, 차단했던 그녀의 번호도 풀었다.소여정은 그제야 나를 놓아주었다.“진작 이럴 것이지. 고생만 시키고 말이야.”소여정은 옷을 입고 다시 자기를 꽁꽁 싸맸다.그 순간 나는 안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조금 후회되었다.방금 그 화끈하고 아름다운 장면을 왜 제대로 보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너무 걱정과 두려움에 사로잡히기만 했어.’‘그런 여자한테 손대지는
소여정은 커다란 두 눈을 깜빡이며 무해하고 단순한 표정을 지었다.하지만 나는 그녀의 말에 흠칫 놀라고 말았다. ‘이 여자 미쳤나? 왜 이렇게 난감한 질문만 해대는 거야?’소여정이 또 나를 희롱한다는 생각에 나는 퉁명스럽게 말했다.“난 마사지사지 부잣집 도련님이 아니에요. 그러니 그런 시시한 질문 그만하세요.”“쳇, 가짜면서. 맹인도 아니잖아.”나는 더 이상 소여정과 말을 섞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이대로 그저 앉아만 있는 것도 아닌 드하여 여자를 보며 다시 물었다.“대체 마사지 받을 거예요 말 거예요? 안 받을 거면 나가 줘요. 일부러 자리 차지하고 심술부리는 건 무슨 심보예요?”“감히 나한테 그런 태도로 말해? 그 사진 임천호한테 보낸다?”“매번 이러는 게 재밌어요? 미쳤으면 다른 데 가서 미친 척해요. 내가 임천호한테 죽으면, 그쪽도 나 괴롭히지 못하잖아요.”나는 배 째라는 식으로, 막무가내로 나갔다.그도 그럴 게, 이 여자가 그저 나를 놀리고 싶어 하는 것뿐이지 실제로 그러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으니까.“죽는 게 두렵지 않다는 거야? 좋아, 보내라면 못 보낼 줄 알고?”소여정은 말하면서 정말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그 순간 나는 가슴이 철렁했다.‘뭐야? 정말로 그 사진을 임천호한테 보내려는 거야?’‘왜 이 여자 마음은 조금도 알지 못하겠지?’나는 다급히 용서를 빌었다.“그래요, 잘못했어요. 앞으로 그러지 않을게요. 됐죠?”“진작 그럴 것이지. 평소에 틱톡 봐?”소여정의 갑작스러운 지문에 나는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그럴 시간 없어요.”“그럼 평소에 뭐 하는데?”“의학 서적을 읽거나 소설 읽어요.”“어떤 소설?”“요즘에 인터넷으로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라는 소설을 보고 있는데, 엄청 재밌더라고요.”“그래, 기억했다가 나중에 나도 보지 뭐.”소여정은 내가 말한 플랫폼을 다운 받아 소설을 책갈피에 소장했다. 그러고는 또 입을 열었다.“우리 게임해.”“무슨 게임이요? 이봐요, 누님, 저 일하는
그러자 소여정이 나를 향해 애교 부렸다.“한 번만 춰 봐. 누나가 보고 싶다잖아”소여정은 말하면서 침을 흘리며 색욕 가득한 눈빛으로 나를 잡아먹을 듯 바라봤다.이 순간만큼은 내가 괴롭힘당하는 연약한 소녀였고, 소여정은 변태 아저씨였다. 때문에 나는 너무 두렵고 무기력했다.나는 얼른 내 몸을 꼭 끌어안았다.“이러지 않으면 안 돼요? 무섭거든요?”소여정은 갑자기 내 목을 끌어안았다.“그럼 출 거야, 말 거야?”“안 추겠다면요?”나는 조심스럽게 질문했다.그러자 소여정은 내가 자기 다리를 안고 있던 사진을 꺼내 들며 말했다.“안 추면 사진 보낼 거야.”나는 너무 화가 나서 기절할 뻔했다.“정말 미치겠네.”“준비됐어? 그럼 내가 꾸며줄게. 무조건 매혹적이고 멋있고 섹시하게 만들어 줄게.”소여정은 말하면서 내 옷을 마구 벗겨댔다. 그러더니 두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와, 가슴 근육이 이렇게 크다고? 나 더 이상 못 견디겠어.”소여정은 마치 변태처럼 내 가슴에 힘껏 입 맞췄다.그 순간 내 몸은 감전된 것처럼 부르르 떨렸다.“아쉽다. 임천호가 네 반만이라도 닮았더라면. 네가 임천호였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 일주일 내내 즐길 거 다 즐길 텐데.”소여정은 이쪽으로 매우 개방적이고 대담했다. 심지어 자기 욕망을 조금도 숨기지 않았다.이런 여자는 아주 드물다.소여정이 이럴 수 있는 건 그녀의 신분 때문일 수도 있고, 타고난 것일 수도 있다.그래서인지 소여정과 이렇게 사적인 얘기를 하는 것도 꽤 재밌다.물론 신분을 생각하지 않는 선에서.나는 그 자리에 서서 소여정의 손에 나를 맡겼다. 마음을 가다듬고 즐길 생각이었다.어차피 반항하지 못한다면 아예 받아들이는 것도 나쁘지 않으니까.이렇게 매력적인 여자와 스킨십을 하는 것도 일종의 즐거움이었다.그때, 소여정이 내 셔츠를 벗기더니 맨살에 양복을 입혔다.‘이건 뭔 패션이래? 너무 이상하잖아?’나는 너무 불쾌했다.하지만 소여정은 만족한 듯 말했다.“브라보!”나는 소여정이 너무 이해
“임천호가 보면 어떡해요. 아마 날 죽이고도 남을 거예요.”소여정은 계속해서 설득했다.“사진첩에 비밀번호를 설정해 둬서 볼 수 없을 거야.”“그럼 더 의심할 거 아니에요. 왜 멀쩡한 사진첩에 비밀번호를 설정하는 거예요? 그거야말로 쓸데없는 일 아니에요?”‘이 여자가 날 망치려고 작정했나!’‘난 아직 젊다고, 아직 즐기고 싶고 이렇게 빨리 죽고 싶지 않다고!’그래서 나는 영상 찍는 것을 결사반대했다.“알겠어. 그럼 영상 안 찍을게. 지금 직접 볼게, 됐지? 다시 한번 춰봐. 이 영상 속 모습처럼 야하면 야할수록 좋아.”“내가 한 번 더 추면, 다시는 이 얘기 안 꺼낼 거예요?”소여정은 한쪽 손을 들고서 맹세했다.“맹세할게. 한 번만 더 추면 바로 갈게.”‘그래, 그렇다면 그냥 한번 추지 뭐!’난 소여정의 핸드폰을 들고 영상 속 남자처럼 몸을 흔들어 댔다.나는 어색한 줄 모르겠지만, 소여정은 뭐가 그렇게 재밌는지 깔깔 웃어댔다.다행히도 영상은 일분가량이었고 엄청 빨리 끝났다.“춤 다 췄으니까 이제 좀 가요.”소여정은 핸드폰을 돌려받고 나의 가슴을 쓱 만졌다.“그래, 누나가 오늘엔 한번 봐줄게. 시간 봐서 또 올게.”나는 속으로 다시는 오지 말라고 기도했다. 하지만 차마 입 밖으로 내뱉을 순 없었다.소여정은 옷을 갈아입고 바로 떠났다.내가 소여정을 바래다줄 때, 가게에 있는 사람 모두가 우리를 쳐다봤다.너무 뚫어져라 쳐다봐서 이상할 지경이었다. ‘무슨 상황이지?’소여정이 가고 나서 모태진이 나한테로 걸어왔다.모태진도 맹인 마사지사다. 모태진 역시 이 선생님의 제자인데, 성격이 엄청 외향적인 편이다. 그는 궁금한 표정으로 나한테 물었다.“수호 씨, 저 여자 무슨 사이예요?”“무슨 사이긴요, 저분은 그냥 고객일 뿐이에요.”“그래요? 그럼 아까 저 안에서 뭐 했어요?”모태진은 흥미진진한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난 순간 어떻게 된 상황인지 알 수 있었다.마사지 룸은 공간이 엄청 협소하고 소음 격리도 잘 안되는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