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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7화

“알겠네, 바로 가지.”

이 선생님은 호주머니 안에서 선글라스를 꺼내 쓰더니 단번에 맹인으로 변신했다.

나는 그런 이 선생님의 연기력에 감탄했다. 어쩜 진짜처럼 연기할 수 있는지.

게다가 이제 막 영업을 시작했는데 벌써 손님이 찾아왔다는 게 너무 놀라웠다.

‘여기 장사가 이렇게 잘 되나?’

나는 신입인지라 찾아오는 단골이 없어 아직은 한가했다.

때문에 선글라스를 낀 채로 옆에 서서 열심히 배웠다.

맹인 마사지는 침술 치료와 한약 구매보다 장사가 훨씬 잘 되었다.

이제 고작 1시간이 지났는데, 벌써 손님이 3명이나 왔으니 말이다.

맹인 마사지사는 도합 5명인데, 한 사람이 룸 한 칸씩 차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현재는 나와 한 키 큰 중년 남자만 손님이 없었다.

어차피 한가하니 나는 상대와 대화를 하며 친해지려고 결심했다.

이에 나는 그 사람 룸으로 가서 웃으며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새로 온 맹인 마사지사 정수호라고 해요. 혹시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나는 예의를 차려 정중하게 물었다.

이 사람의 룸은 유난히 향긋하고 여러 가지 꽃과 식물로 꾸며져 엄청 예뻤다.

하지만 예쁜 룸과 달리 주인 성격은 좋지 못했다.

그 사람은 싸늘한 태도로 말했다.

“바닥 금방 닦았는데 그쪽이 밟아서 자국났잖아요.”

나는 얼른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바닥에는 발자국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게, 우리는 가게 안에서 미리 준비된 전용 신발을 신기 때문이다. 게다가 청소부 아주머니가 신발 바닥을 매일 닦기에 바닥에 자국이 남을 리가 없다.

나는 순간 상대가 나를 못마땅해한다는 걸 깨달았다.

그렇다면 나도 이곳에서 상대의 눈치나 보고 있을 필요 없기에 얼른 뒤돌아 떠났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중년 남자도 바로 손님을 받았다.

그 손님은 심지어 귀부인이었는데, 옷차림이 화려한 데다, 보석을 치렁치렁 달고 있고 품에는 귀한 품종의 고양이를 안고 있었다.

사모님은 문 앞에 서 있는 나를 보고는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가게에 신입이 들어왔네? 그것도 잘생긴 총각이?”

그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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