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선글라스 뒤에서 그 기사를 째려보며 속으로 멍청이라고 욕설을 퍼부었다.심지어 고양이도 다시 돌려줄 생각이었다. 내가 마사지해 주는 손님은 사람이지 고양이고 아니니까.하지만 그때, 정 사장님이 걸어 나오더니 웃으며 말했다.“수호 씨, 이분은 성운 호텔 안주인, 윤 사모님이셔. 이 페르시아고양이는 윤 사모님이 해외에서 데려온 거라 무척 비싸.”“수호 씨는 첫 출근이니까 고양이로 연습해. 잘하면 윤 사모님이 팁도 많이 주실 거니까.”내가 아무리 사회 경험이 없는 새내기라도 정 사장님이 나를 위해 나서줬다는 것쯤은 알 수 있었다.눈앞에 있는 이 여자의 신분은 절대 무시할 수 없기에, 이분의 심기를 거스르면 분명 호되게 당할 거다.결국 나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네, 사장님, 알겠어요.”나는 페르시아고양이를 안고 내 룸으로 향했다.고양이를 침대 위에 눕힌 순간 나는 너무 어이없어 웃음이 나왔다.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참 슬픈 일이었다.고양이가 나보다 더 잘살고 있다는 게 말이다.이 고양이는 몸에 금은 장신구를 주렁주렁 단 것도 모자라 마사지도 받고 있는데, 나는 남자가 돼서 고양이 마사지나 하고 있으니.그때, 정 사장님이 내 룸으로 들어왔다.“윤 사모님이 고양이 마사지를 하라고 해서 기분 안 좋았나?”나는 다급히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고객님이 시키는 대로 해야죠. 저는 돈만 벌면 되니까.”정 사장님은 웃으며 옆에 앉았다.“내 앞에서는 숨길 거 없네. 자네처럼 어린 총각들이 뭘 생각하는지 보기만 하면 다 아니까. 나도 자네처럼 젊었을 때가 있었기에 자네 마음을 아네. 이제 막 사회에 나와 아직 경험이 모자라겠지만, 이제 차츰 이 세상을 알게 될 테고, 본인이 너무 불행한 건 아니구나 생각할 걸세.”“열심히 해 봐. 어차피 돈만 벌면 되니까. 게다가 이렇게 돈 많은 사모님들은 돈 씀씀이가 헤프다네. 부자들을 모신다고 생각하지 말고, 부자들 주머니에 있는 돈을 모신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한결 편할 거네.”나는 감사한 눈
내가 한창 고양이를 마사지하고 있을 때, 갑자기 옆 룸에서 여자의 교성이 들려왔다.‘무슨 상황이지?’‘옆에는 김진호와 윤 사모님인데, 두 사람이 설마...’나는 얼른 귀를 벽에 바싹 붙이고 옆방 기척을 엿들었다.그때 윤 사모님, 윤미화가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김진호 씨, 너무 나빴어. 일부러 그 혈 자리 누른 거지?”김진호는 헤실 웃으며 말했다.“윤 사모님, 오해하지 마세요. 요즘 혈색이 안 좋은 것 같아 마사지해 드린 거예요. 그런데 의아해서 묻는 건데, 제가 매일 마사지도 해드리고, 평소 보신탕도 드시고 있으니 혈색이 좋아야 하는데 왜 오히려 어둡고 칙칙한가요? 충분한 사람을 받지 못해 기력이 없는 것처럼요.”그 말에 윤미화의 표정은 일순 어색해지더니 다리를 한데 모았다.김진호는 윤미화의 행동을 모두 눈에 새겼다.사실 김진호는 그녀가 욕구 불만이라는 걸 이미 눈치챘다.아마도 남편한테 오랫동안 사랑을 받지 못한 탓일 거다.김진호는 사실 윤미화의 정부가 되고 싶은데, 자기의 신분이 너무 미천한 게 걱정되고 두려워 그녀가 올 때마다 이런 방식으로 은근슬쩍 암시하곤 했다.하지만 윤미화는 매번 걱정이 되는지 김진호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내가 남편 사랑 받았는지 아닌지도 보아낼 수 있다고? 김 쌤이 그렇게 대단해?”윤미화는 언짢은 듯 말했지만 마음이 간질거려 직접적으로 거절하지는 않았다.사실 윤미화의 남편은 벌써 반년 동안 그녀에게 손도 대지 않았다. 그러니 매일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난 뒤, 혼자 집에서 외로울 수밖에 없다.하지만 그렇다고 밖에서 하고 싶은 대로 하지는 못했다. 어찌 됐든 윤미화가 누리는 모든 게 남편 덕이니까.만약 밖에서 함부로 몸을 굴렸다가 발각되기라도 하면 그녀는 끝장이다.하지만 김진호는 좀처럼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 그는 진작 윤미화를 제 백으로 둘 꿍꿍이를 꾸미고 있었다.그렇다면 앞으로 고생하면서 마사지사 일을 할 필요도 없으니까.김진호는 윤미화한테 말하면서 한편으로 그
“윤 사모님, 제가 사랑을 듬뿍 줄 수 있게 허락해 주세요.”김진호가 대담하게 말했다.그러자 윤미화가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싸늘하게 말했다.“건방진 것! 어디서 감히!”김진호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다. 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거라곤 윤미화를 자기 여자로 만들거나 이곳에서 떠나는 것뿐이었다.이건 그야말로 배짱을 시험하는 기회였다.워낙 윤미화를 자기 여자로 만들고 싶었던 김진호는 현재 더 열이 치밀어 자신을 억제하지 못했다.때문에 아예 달려가 윤미화를 와락 껴안았다.“윤 사모님, 저 정말 사모님을 사모합니다. 사모님 남편이 오랫동안 사모님을 건드리지 않은 걸 압니다. 지금 많이 외로우시죠?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윤미화는 다급히 김진호를 밀어내며 그의 뺨을 세게 후려쳤다.그 뺨 한 대에 김진호는 멍해졌다.그때 윤미화가 싸늘한 얼굴로 말했다.“감히 네까짓 게 나를 좋아해?”말을 마친 뒤, 윤미화는 곧장 화가 난 듯 뒤돌아 룸을 나섰다. 그녀는 문 앞까지 나갔다가 문득 자기 고양이가 아직 남아있는 게 생각났는지 다시 내 룸이 있는 쪽으로 걸어왔다.나는 얼른 본분을 잊지 않고 고양이를 마사지했다. 그러면서 속으로는 조마조마해서 중얼거렸다.‘저 사람도 간이 배 밖으로 튀어나왔군, 감히 고객을 마음에 두다니.’내가 고양이를 마사지하고 있을 때, 윤미화가 내 룸으로 쳐들어왔다.나는 여자가 뜬금없이 나에게 화를 낼까 봐 두려웠지만, 여자는 오히려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됐으니 그만해. 얼른 우리 애기 안아와.”나는 고양이를 품에 안고 일부러 더듬거리며 조심스럽게 윤미화에게 다가갔다.내 착각일지 모르겠으나 윤미화는 내 왼쪽에 서 있다가 갑자기 오른쪽으로 이동했다.그 결과 내 손이 마침 여자의 가슴에 닿고 말았다.나는 너무 놀라 얼른 손을 뒤로 빼며 다급히 사과를 거듭했다.“윤 사모님, 죄송합니다. 일부러 그런 게 아닙니다.”“뭐 하는 거야? 내가 사장 불러내서 자르라고 하는 수가 있어!”윤미화는 버럭 소리치며 호통쳤다. 하지만
‘부자들 돈 벌기 참 쉽네.’“감사합니다, 윤 사모님.”나는 돈을 받아 들고 일부러 맹인 행세를 하며 한참 동안 만져보고는 그제야 놀란 표정을 지었다.“이렇게나 많이요? 사모님, 너무 많은 거 아니에요?”윤미화는 만족스러운 듯 나를 바라봤다.“많은 것도 아니야, 우리 애기가 기부 좋았다면 얼마든 아깝지 않아. 참, 여기 방문 서비스도 받나?”그때 윤미화가 갑자기 물었다.이걸 어떻게 답해야 하나 한창 고민하고 있을 때, 정 사장님이 들어와 대답했다.“네, 받습니다. 여기 있는 맹인 마사지사 모두 방문 서비스를 받습니다. 윤 사모님 고양이도 서비스가 필요하면 언제든 전화 주세요. 제가 집까지 마사지사를 보내드리겠습니다.”윤 사장님은 아주 교묘하고도 기교 있게 대답했다. 이 대답은 윤미화의 궁금증을 해결했을 뿐만 아니라 그녀의 체면까지 지켜주었다.아니나 다를까, 윤미화는 만족스러운 듯 웃으며 말했다.“그럼 우리 애기가 필요하면 언제든 전화하겠어요.”“네.”정 사장님은 직접 윤미화를 마중했다.나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지만, 속으로 왠지 불안했다.‘방문 서비스가 특별 서비스는 아니겠지? 정 사장님이 직원들한테 이런 일도 시키나?’윤미화가 떠난 뒤 나는 다급히 정 사장님께 물었다.“정 사장님, 방금 그게 무슨 뜻이에요?”내 질문에 사장님은 나를 사람이 없는 뒷마당으로 끌고 가더니 말했다.“수호 씨, 미리 말해둬야 할 게 있네. 우리는 확실히 방문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이 서비스는 정상적인 서비스네. 하지만 고객의 집에서 마사지해 주면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는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게 아니네.”“어떤 서비스를 제공할지도 본인 의지에 맡기는 거고. 알겠나?”나는 당연히 알아들었다. 정 사장님의 말이 무슨 뜻인지도 이해했고.방문 서비스는 당연히 일반 서비스보다 돈을 많이 벌 거다. 하지만 고객의 집에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지는 사장님은 관여하지 않는다는 뜻이었다.정 사장님이 나에게 미리 언질을 주는 건 내가 어떤 선택을 할지 미리
김진호는 두 눈에서 불을 내뿜고 있었지만, 정 사장님이 나서자 경솔하게 행동하지 못했다.하지만 나를 보는 김진호의 두 눈에는 악의가 가득 담겨 있었다.“정 사장님, 이 일은 저를 탓하시면 안 되죠. 가게 방침상, 마사지사들끼리 손님을 빼앗지 말라고 되어 있는데 정수호는 오늘 첫 출근이면서 고참인 제 손님을 빼앗아 갔어요. 첫날부터 이러는데 나중에는 어떻게 하겠어요?”그 말에 정 사장님이 덤덤하게 말했다.“우선 그 고양이는 김 쌤 고객이 아니잖아. 윤 사모님이 그 고양이를 수호 씨한테 맡겼으니, 그 고양이는 수호 씨 고객이야.”“그리고, 윤 사모님이 왜 수호 씨를 선택하고 김 쌤을 선택하지 않았는지 정말 모르겠나? 김 쌤이 고참이라서 말하지 않았는데, 눈치껏 행동해.”“고참이면 고참답게 모범을 보여야지 자네처럼 마음대로 행동하는 게 어디 있어?”정 사장님이 제 편을 들어주기는커녕 오히려 꾸짖어 다른 직원들마저 모여든 바람에, 김진호는 체면이 단단히 깎였다.아무리 그래도 고참인데, 체면이 있지.하지만 상대는 사장이기에 김진호는 모든 화를 나한테 돌렸다.김진호가 나를 죽일 듯 노려보는 눈빛을 본 순간, 나는 이 자식과 단단히 척을 졌다고 짐작했다.문제는 뭐 잘못한 것도 없이, 건드린 적도 없는데 이렇게 되었다는 게 너무 억울했다.김진호가 씩씩거리며 뛰쳐나가자 구경하던 직원들도 서서히 흩어졌다.하지만 나는 너무 답답하고 억울했다.‘앞으로 일할 때 김진호한테 꼬투리 잡히지 않게 조심해야겠네.’“김진호는 내 동창인데 워낙 성격이 안 좋네. 하지만 내가 잘 타이를 수 있으니, 앞으로 또 이런 일이 생기면 나한테 찾아오게.”정 사장님은 내 어깨를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나도 정 사장님이 참 좋은 분이고, 나에게 관심을 주는 것도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정 사장님을 귀찮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문제만 있으면 고발하는 것 또한 남자다운 행동이 아니고.때문에 나는 얼른 대답했다.“걱정해 주셔서 감사하지만 그러실 필요 없어요. 저 혼자 해결할 수 있어
“고객님, 어디가 불편하세요?”내 고객은 30대 돼 보이는 여성이었는데, 옷차림은 평범해도 키가 크고 몸매가 늘씬한 미녀였다.게다가 안마의자에 누워 있는 데도 가슴 앞 봉우리가 봉긋 솟아 있었다.나는 마사지를 하기 전, 고객한테 어디가 불편한지 묻는 게 습관이다. 그래야 마사지할 때 고객의 아픔을 덜어주고 적절하게 처방할 수 있으니까.여자는 자기 배를 가리키며 말했다.“배가 자꾸만 쿡쿡 찌르는 듯 아파요. 병원에도 가봤는데 무슨 문제인지 알아내지 못했어요. 그래서 한번 시도해 보는 심정으로 여기 찾아온 거고요.”“옷 좀 걷어주실래요? 잠깐 검사 좀 해보겠습니다.”여자는 고분고분 옷을 들어 새하얀 배를 드러냈다.내가 여자의 배 몇 곳을 누르자 여자는 이내 눈살을 찌푸렸다.“아파요, 찌르는 것 같아요.”“여기예요?”“네, 맞아요. 아, 아파요.”“고객님, 혹시 피임링하고 계신가요?”“네, 왜요?”“피임링 위치가 잘못됐을 수 있어요. 병원에서 검사해 보세요.”“그럼, 여기서 고칠 수 없다는 뜻인가요?”나는 사실대로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그럼 병원에 가봐야겠네요.”여자는 말을 마친 뒤 바로 떠나버렸다.그 결과 나는 또 손님이 한 명도 없게 되었다.그에 반해 다른 직원의 손님은 끊기지 않았다.점심시간이 되자, 김진호는 일부러 내 곁에 앉았다.“오전에 고객 한 명도 못 받았다면서? 아, 아니지, 첫 고객은 받았지. 윤 사모님 고양이.”김진호는 일부러 나를 조롱하고 염장 지는 게 틀림없었다.하지만 나는 그를 무시한 채 계속 식사를 했다.내가 자신을 무시하자 김진호는 내 젓가락을 빼앗아 바닥에 떨어뜨렸다.그 동작은 다른 직원들의 시선까지 한데 끌어모았다.나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싸늘한 눈빛으로 김진호를 바라봤다.“내 젓가락 주워요.”김진호는 박장대소하며 나를 비꼬았다.“나더러 주우라고? 꿈 깨! 이게 나한테 맞선 결과야!”나는 말하는 대신 김진호를 발로 걷어찼다. 그러자 그는 이내 바닥에 나뒹굴었다. 심지어
이 선생님은 한숨을 푹 쉬었다.“고마워할 거 없네. 김진호는 내 제자인데, 다 내가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탓이니.”“아, 김진호 씨도 이 선생님 제자였어요?”이건 나도 의외였다.이 선생님과 그의 다른 제자는 모두 다정한데, 유독 김진호만 다른 세상 사람 같다고 생각했는데 말이다.이 선생님도 답답한 듯 고개를 저었다.“사실 김진호뿐만 아니라 정 사장도 내 제자라네.”“그렇다는 건 이 선생님이 실력 있다는 뜻이죠. 이 선생님 덕분에 이 가게 매출도 좋은 거고요.”이 선생님은 내 말에 피식 웃었다.“실력은 나도 부정하지는 않겠네. 내가 이 일을 하기 전에 마사지사 자격증까지 취득했으니까. 하지만 이젠 늙어서 예전만 많이 못 하네.”“이 선생님 솜씨는 계속 전해질 거예요. 게다가 모든 사람이 이 선생님을 영원히 기억할 거라고 믿어요.’내 말에 이 선생님은 허허 웃으며 나와 몇 수다를 덜었다.그 덕에 나도 방금 전 있었던 기분 나쁜 일을 바로 잊어버렸다.우리가 한창 재밌게 얘기를 나누고 있을 때, 직원 한 명이 갑자기 고객이 찾는다면서 나를 불렀다.‘엥? 내가 출근한 지 반나절인데 나를 찾는 고객이 있다고?’“이 선생님, 선배님들, 천천히 드세요. 저 먼저 가볼게요.”나는 인사를 마치고 바로 떠났다.로비에 도착해 보니 마스크와 캡 모자를 쓰고 검은색 트렌치코트를 입은 여자가 서 있었다.“저기요, 혹시 저를 찾으시나요?”나는 여자의 얼굴을 보려고 가까이 다가갔다.하지만 여자는 선글라스까지 끼고 있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이 여자 뭐야? 뭐 하러 이렇게 꽁꽁 싸맸대? 파파라치한테 쫓기는 여자 연예인인가?’‘에이, 설마. 여자 연예인이 나를 알 리가 없잖아.’내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여자가 갑자기 내 허벅지를 꼬집었다.그 순간 나는 참지 못하고 비명 질렀다.“수호 씨, 무슨 일 있어요?”정 사장님은 내 소리에 헐레벌떡 달려 나왔다.그때, 여자가 끝내 입을 열었다.“당장 저 남자 보내.”여자의 목소리를 듣는
소여정은 갑자기 내 앞으로 다가와 커다란 눈을 깜빡이며 나를 바라봤다.그녀의 몸에서 나는 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히고, 새뽀얀 얼굴과 붉은 입술이 내 시각을 자극했다.그 순간 내 머릿속에는 이런저런 생각이 떠올랐다.그때, 소여정이 두 팔을 내 목에 두르는 바람에 말캉한 감촉마저 느껴졌다.혼을 빼놓을 것 같은 향기와 매혹적인 그녀의 눈빛은 마치 구미호를 연상케 했다.“그런데 난 아주 깊은 대화가 하고 싶은데?”“깊, 깊은 대화요? 어떻게요?”나는 긴장한 나머지 말까지 더듬었다. 이 여자는 너무나도 매력적이었다. 가벼운 미소만으로 넋이 나가는 기분이었으니까.소여정은 한쪽 다리를 내 허리에 두르고 다른 한 손으로 내 가슴을 쓸어내렸다.“당연히 성인의 방식으로 깊은 대화를 나누고 싶다는 뜻이지. 모른다고 하지는 마.”내가 그걸 모를 리가 없다.하지만 이 여자는 절대 건드리면 안 된다고 했던 형수의 말이 생각나, 아무리 시도하고 싶어도 나는 꾹 참을 수밖에 없었다.나는 소여정을 밀어냈다. 그렇지 않으면 이대로 가다가 이 여자한테 단단히 홀려 참지 못할지도 모르니까.하지만 소여정은 내 변화를 눈치채고 바로 놀려댔다.“왜 자꾸 나를 찌르는 거지?”‘젠장.’‘이 여자 일부러 이러는 거지? 어떻게 손으로 잡을 수 있어?’나는 점점 이성을 잃을 것만 같았다.“제발, 좀 놔줄래요?”나는 당장이라도 울 것처럼 말했다.하지만 소여정은 나를 놔주기는커녕 오히려 싱긋 웃으며 말했다.“오호, 이렇게 크다니. 내 남자 것보다 백배 나은데? 바지 벗어 봐, 한 번 구경하게.”“미쳤어요?”“응, 약 있어?”소여정은 눈웃음을 치며 물었다.나는 당장이라도 미쳐버릴 것만 같아 얼른 소여정을 밀어냈다.“마사지 받고 싶으면 반듯하게 눕고, 싫으면 당장 나가요. 나 이따 일 시작해야 해야 하니까 방해하지 마요.”“그게 뭐라고. 오늘 오후 시간 모두 내가 사들일게.”소여정이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가볍게 말했다.하지만 나는 바로 거절했다.“싫어요. 저는 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