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의 모든 챕터: 챕터 261 - 챕터 270

839 챕터

제261화

“그래서 나한테 그런 쓸데없는 얘기하지 마요. 다시 한번 물을게요, 갈 거예요, 말 거예요?”‘젠장, 나더러 어떻게 선택하라는 거야?’나는 너무 화가 나서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하지만 뒤돌아서 떠나려 할 때, 지은이 마치 공주라도 되는 것처럼 득의양양해서 따라왔다.결국 나는 불쌍하게 기사 노릇을 하게 되었다.그것도 지은하네 단단히 코 꿰인 상태로.“어디 가요?”“말투가 그게 뭐예요? 다시 물어봐요. 공주님, 어디 가세요? 이렇게요.”지은은 부드러운 말투로 흉내 내며 시범을 보였다.이런 의외의 모습에 나는 깜짝 놀랐다. 원래는 지은이 나를 놀리려 하는 것 같았지만 오히려 내가 놀리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대박, 공주님 이렇게 다정하게 말할 수도 있는 사람이었네요? 그럼 앞으로도 이렇게 말해줄래요?”“이제부터 내가 공주니까 내 말 따라요.”“네, 공주님,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본인 이미지를 유지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이렇게 서로 한마디씩 주고받다 보니 우리의 분위기는 처음으로 무척 조화로워졌다.그러다 보니 지은에게 느꼈던 거부감도 조금 사라졌다.어차피 나는 그만뒀으니 할 일도 없던 참에 좋은 일 한다고 치면 되는 거니까.지은도 기분이 나아졌는지 화장하고 자기를 꾸미기 시작했다.아마 예쁜 모습으로 쇼핑하고 싶은 모양이었다.하지만 차에서 바로 옷을 갈아입기 시작해 너무 놀라웠다.지은은 속옷만 남긴 채 매력적인 몸매를 내 앞에 그대로 드러냈다.그걸 보니 너무 어이가 없었다.‘내가 있는 것도 안 보이나?’“제발 좀 조심하면 안 돼요? 나도 남자인데, 앞에서 이렇게 훌렁훌렁 벗어버리면 어떡해요?”지은은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내 눈에 그쪽은 남자가 아니거든요.”“젠장, 내가 남자가 아니면 뭐예요?”“그저 순한 양이죠. 내가 아예 완전히 벗어도 쳐다도 못 볼 거잖아요.‘누가 그런다는 거지? 지금도 너무 괴로워 당장이라도 자빠뜨리고 싶은데.’하지만 아무것도 하면 안 된다는 걸 알고 있기에 일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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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2화

“그리고...”지은은 말하다가 갑자기 일부러 멈추더니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그 눈빛에 나는 너무 불안해졌다.“그리고 뭐요? 하던 말 계속하지 왜 그렇게 이상한 눈빛으로 봐요?”그때 지은이 갑자기 내 다리 위에 손을 올려 놓아 나는 흠칫 놀랐다.순간 심장이 철렁하고 머리가 백지장이 되어버렸다.‘이게 무슨 상황이지?’‘이 여자가 왜 갑자기 나한테 이렇게 애매모호하게 행동하지?’‘너무 무서운데?’나는 다급히 거절했다.“함부로 굴지 마요. 나 점잖은 사람이에요.”사실 나는 내가 자신을 통제하지 못할까 봐 두려웠다.“점잖긴 무슨, 단정한 척하는 거 아니에요? 그날 아주 섹시하게 입은 여자랑 복도에서 속닥속닥 잘도 말하더만.”지은은 말하면서 내 다리를 쓰다듬었다.그 순간 찌릿한 느낌이 온몸을 타고 흘러들어 하늘 위에 둥둥 떠 있는 기분이었다.나도 왜 지은한테 갑자기 이렇게 예민한 건지 의아했다.나는 다급히 지은의 손을 쳐냈다.“이러지 마요. 운전 중이니까.”지은은 놀란 표정을 짓더니 곧바로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다행히 이번에 나한테 손을 대지는 않았다.오히려 팔짱을 낀 채 마치 신이라도 되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그래요, 안 만질게요. 그럼 솔직하게 말해요.”“그쪽이 내 여자 친구도 아닌데, 내가 왜 솔직히 말해야 하죠?”나는 절대 지은의 꿰임에 들지 않았다.“점잖은 사람이라면서요? 그러면 그걸 증명해야죠. 잊지 마요, 내 인상 속에 그쪽은 절대 점잖은 사람 아니에요.”나는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그건 그쪽 사정이지 나랑 무슨 상관있어요? 난 그딴 이미지 신경 안 써요.”말이 끝나자마자 지은이 내 허리를 꼬집었다.“또 뭐 하는 거예요?”그러고는 내가 묻자 화를 내며 말했다.“난 알고 싶어요. 말할 거예요? 말 거에요?”“말 안 해요.”나는 너무 언짢았다. 같이 쇼핑하자고 강요한 것도 모자라 이제는 내 사생활까지 영탐하려 하다니.‘대체 뭐 하자는 거지?’지은은 아예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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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3화

“그 누나가 나를 좋아한다고만 말했지, 뭘 했다고 한 것도 아닌데 왜 내가 점잖은 사람이 아니라는 거예요?”나는 불만 섞인 투로 반박했다.그랬더니 지은이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나를 바라봤다.“그 여자한테 사적인 감정이 없었다고요? 그날 그 여자를 안는 걸 분명 봤는데.”“그건 자꾸 놀려대는 게 부끄러워서 그런 거예요.”나는 내가 점잖지 못한 사람이라는 걸 계속 부인했다.“흥, 아닌 건 아닌 거지 뭔 말이 그렇게 많아요? 사람은 한 일을 인정할 줄도 알아야 해요.”지은이 계속 나에게 원망을 퍼부었지만 나는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나한테 생트집을 잡는 것 같아서.하지만 내가 무시했는데도 지은은 계속 나를 괴롭혔다.“혹시 여자 친구 있어요? 연애는 해 봤어요? 여자와 스킨십해 본 적 있어요? 만져는 봤어요?”문제가 하나같이 너무 어이없는 것들이라 나는 점점 더 참기 어려워 안절부절못 했다.급기야 지은에게 눈길조차 하지 않았다.특히 검은 스타킹을 신은 예쁜 다리가 나에게는 너무 큰 유혹으로 다가왔다.“왜 아무 말도 안 해요?”“운전하는 데 집중하는데 말 좀 그만하면 안 돼요?”‘오늘따라 왜 또 말이 이렇게 많은 거야?’나는 순간 함께 쇼핑하러 나온 게 후회되었다.하지만 지은은 여전히 나를 쉽게 놓아주지 않았다.“기분이 꿀꿀해서 함께 쇼핑하러 가자고 한 건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목석처럼 앉아만 있을 거면 왜 나왔어요?”“알았으니까 낯부끄러운 질문 좀 하지 말아줄래요? 정상적인 대화를 나눠요, 우리.”내가 말을 하지 않는 게 아니라 이 여자가 너무 이상한 거라 대답하기 싫은 거다.그때 지은이 한참 동안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그래요, 그럼 다른 질문할게요. 혹시 원나잇 해본 적 있어요?”‘젠장...’‘이게 질문을 바꾼 건가?’‘정말 감당을 못하겠어.’“없어요.”나는 분노 섞인 목소리로 대답했다.“난 했었어요.”지은은 이번에 더 이상 꼬치꼬치 캐묻지 않고 바로 화제를 전환했다.그 순간 내 심장도 따라서 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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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4화

‘지금 나더러 나를 찾으라는 건가?’그게 가능할 리가.나는 다급히 거절했다.“싫어요. 이미 많이 도와줬잖아요. 그러니 더 이상 그런 부탁하지 마요. 사람이 은혜를 원수로 갚으면 안 되죠. 안 그러면 친구도 못 사귀어요.”나는 병원을 떠난 뒤 이 여자와 완전히 관계를 쫑내려고 했는데 다시는 엮일 리 없다.때문에 깔끔하게 거절했다.그러자 지은이 나를 노려보며 말했다.“개 같은 놈.”“아니, 왜 사람을 욕해요?”“내가 언제 욕했어요?”지은은 끝까지 부인했다.“개라고 욕했으면서 욕한 게 아니라고요?”“생긴 게 개 같아서 그런 건데 뭐가 문제 있어요? 그저 비유법일 뿐이에요.”‘이건 대체 무슨 궤변이지? 분명 욕했으면서 인정하지도 않고. 정말 너무하네.’나는 지은의 예쁜 다리를 보며 어떻게 하면 이 여자에게서 제대로 받아낼까 생각했다.‘나를 협박하고 욕했다 이거지?’차는 어느새 세기 쇼핑몰에 도착했다.그 순간 나는 지은의 기분이 빨리 풀려, 나도 한시 빨리 이 지옥에서 탈출하기를 바랐다.하지만 내가 너무 쉽게 생각한 모양이었다.여자랑 쇼핑하는 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일인 것 같다.끝도 없이 피곤함도 모른 채 계속 돌아다니는 바람에 나는 다리가 아파 미칠 지경이었다.“이봐요, 좀 휴식하면 안 돼요? 나 정말 걷지 못하겠어요.”나는 휴식하는 의자에 앉아 한 걸음도 내딛고 싶지 않았다.그도 그럴 게 다리가 돌멩이처럼 떡 굳어버린 것 같았기 때문이다.그에 반해 지은은 마치 힘이 나기라도 하는 것처럼 하이힐을 또각거리며 내 쪽으로 걸어왔다.“무슨 상황이에요? 어쩜 하이힐 신은 나도 뭐라 하지 않는데 남자라는 게 힘들다고 난리예요?”나도 답답했다. 하이힐을 신은 지은은 대체 어떻게 버티는지.‘발은 안 아픈가? 다리는 힘 빠지지 않나?’내가 궁금한 걸 묻자 지은이 말했다.“안 힘들어요. 발 아픈 줄도 모르겠고. 그래서 지금 거짓말하고 있는 건 아닌지 심히 의심돼요.”“이봐요, 나 거짓말 아니거든요. 다리가 단단해졌어요. 믿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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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5화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내가 너무 마음이 켕겨 대답하자 지은이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더니 차갑게 말했다.“거짓말, 아까 내 가슴 본 거죠?”“정말 아니에요.”나는 끝까지 잡아뗐다.그러자 지은이 일부러 내 앞에서 허리를 숙여 일부러 내 쪽으로 가슴을 들이밀었다.심지어 거리가 너무 가까우니 은은한 체향이 코끝에 전해졌다.내가 너무 당황해서 고개를 돌리며 지은은 그 방향으로 따라오고 다른 쪽으로 또 고개를 돌리면 또 그쪽으로 따라왔다.결국 나는 침지 못하고 화를 냈다.“지금 대체 뭐 하자는 거예요? “그냥 표정이 어떤지, 정말 군자가 맞는지 보려는 거예요.”나는 진작 이 여자가 일부러 나를 시험할 줄 알았다.하지만 하필이면 내 몸이 걷잡을 수 없이 반응해 버렸다.결국 마지못해 손으로 그곳을 가리고 지은에게 보여주지 않았다. 안 그러면 분명 끝없이 추궁할 게 뻔하니까.그런데 공교롭게도 나의 이 행동이 마침 지은에게 들키고 말았다.“그곳은 왜 막고 그래요? 손 좀 비켜요.”나는 지은의 말을 무시했다.하지만 사람들도 많은 곳에서 이렇게 마구 행동하는 걸 보니 너무 심장이 철렁했다.“그만 좀 하면 안 돼? 다른 사람이 보기라도 하면 어떡해요? 우리가 무슨 짓을 하는 줄 알 거잖아요.”나는 너무 어이없었다. 조심스럽게 주위를 봤더니 누군가 우리를 보고 있었다.하지만 지은은 상관없다는 듯 내 손을 쳐냈다.“훔쳐보지 않았다면서요? 그럼 그곳 좀 보여줘 봐요. 정상인지 아닌지. 정상이면 용서해 줄게요. 하지만 정상이 아니면 거짓말했다는 증거잖아요.”“내가 거짓말했든 말든 무슨 상관이에요? 내가 거짓말했다고 하면 그게 뭐 의미가 달라져요?”내 반박에 지은이 강조했다.“당연하죠. 그쪽이 대체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겠거든요.”우리 두 사람의 행동 때문에 점점 더 많은 사람이 몰려들자 나는 결국 참지 못하고 지은의 손을 잡고 떠났다.그렇게 손을 잡은 채 사람이 없는 곳에 도착하고 나서야 나는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말했다.“보고 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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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6화

지은의 그 모습을 보니 온몸의 피가 끓어오르는 기분이었다.음식에 대한 욕구와 성에 대한 욕구는 사람의 본성이라 나도 어쩔 수 없었다.그때 지은이 내 그곳을 빤히 쳐다보며 농담조로 말했다.“얼씨구, 또 흥분했네요? 이런데 뭘 더 망설여요? 얼른 해요.”지은은 말하면서 치마를 들어 올렸다.그 행동에 나는 순간 얼어붙었다.심지어 당장이라도 지은을 자빠뜨리고 마음껏 취하고 싶었다.하지만 침을 꿀꺽 삼키고 말했다.“정말이에요? 지금 나 속이는 거 아니죠?”“내 상태를 봤는데 거짓말하는 것 같아요?”지은이 사람을 홀리는 목소리로 말하니 나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대담하게 행동했다.“정말이죠? 그럼 나도 안 봐줘요.”나는 말하면서 지은의 허리를 와락 끌어안았다.그러자 지은이 갑자기 하하 웃기 시작했다.그 순간 나는 제대로 속았다는 걸 알아챘다.“이러고도 마음이 없었다고 하는 거예요? 그럼 지금 이건 뭐죠?”나는 완전히 농락당했다는 생각에 화가 나는 한편 슬프기도 했다.‘이 여자는 나를 갖고 노는 게 재밌나? 이러면 내 자존심이 얼마나 깎일지 모르나?’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곧바로 뒤돌아 떠났다.그러면서 속으로 이번에 지은이 뭐라 하든 절대 말을 들어주지 않겠다고 맹세했다.단숨에 세기 쇼핑몰을 달려 내려와 대문 앞에 섰을 때 핸드폰이 갑자기 울리기 시작했다.확인해 보니 지은이 걸어온 음성통화였다.나는 두말없이 전화를 꺼버렸다.잠시 뒤, 지은이 또다시 전화를 걸어오니 또 꺼버렸다.“흥, 뭐라고 말하든 절대 안 돌아가!”나는 화가 나서 핸드폰을 호주머니에 찔러 넣고 바로 떠나려 했다.지은이 어떻게 되든 상관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얼마 지나지 않아 또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그게 지은이 보낸 메시지라는 걸 알기에 대체 나한테 무슨 말을 보냈을지 한 번 보자는 심정으로 확인했다.하지만 지은이 보낸 문자를 본 순간 나는 곧바로 꼬리를 내렸다.그도 그럴 게 지은이 나한테 ‘그쪽 물건 나한테 있는데 안 가질래요?’라는 문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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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7화

“형수한테 목걸이 주는 건 어느 정도 이해한다지만 형수 친구한테 주는 건 또 뭐예요?”나는 귀찮아서 대충 설명했다.“그냥 주고 싶어 주는 것도 안 돼요? 뭘 그렇게 많이 참견해요? 이건 그쪽과 상관없는 거잖아요.”내가 화를 내자 지은도 더 이상 나를 괴롭히지 않고 선물 두 개를 나한테 건넸다.“됐어요, 안 물어볼게요. 나 바래다주는 것 정도는 괜찮죠? 나 짐 이렇게 많은데 택시 타라고 하는 건 아니죠?”난 가끔 내 성격이 너무 마음에 안 든다. 마음 약하고 귀가 얇은 거.지은이 나를 그렇게 괴롭혔는데 애원하는 눈빛 한번 보내왔다고 참지 못하고 고개를 끄덕이고 있으니.“내가 착해서 도와주는 거예요. 다른 사람이었으면 그쪽이 죽든 말든 상관 안 했을 거예요.”나는 말하면서 지은의 짐을 들어주었다.‘정말 돈 많네. 몇백만 원짜리 물건을 눈도 깜빡하지 않고 구매하다니.’돌아가는 길에 지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러다가 내가 동네에 차를 세우자 갑자기 물었다.“수호 씨도 여기 살아요?”나는 그제야 지은이 아직 우리가 같은 동네에 산다는 걸 모른다는 걸 인식했다.이에 곧바로 설명했다.“형과 형수가 이 주변에 사는데 잠깐 얹혀살아요.”“그런데 내가 여기 사는 줄은 어떻게 알아요?”지은은 여전히 나를 꿰뚫어 보기라도 하듯 바라봤다. 하지만 나도 지은의 질문을 진작 생각해 둔 적이 있기에 침착하게 대답했다.“출근할 때 한 번 봤어요.”“아.”나는 주차하고 나서 지은의 짐을 차에서 하나하나 내렸다.그때 짐을 보던 지은이 머리 아픈 듯 말했다.“물건이 너무 많아요. 혼자 들고 갈 수 없으니 좀 도와줘요.”“그래요. 한번 도와주기 시작했으니 끝까지 도와줘야죠. 오늘이 지나면 보지 못할 테니까.”지은을 도와 크고 작은 쇼핑백을 들고 있으니 왠지 내가 지은의 부하직원이 된 듯한 느낌이었다.하지만 아까 실수한 경험이 있던 지라 앞에서 걷지 않고 지은이 길을 안내하게 했다.우리는 곧바로 지은의 집이 있는 층에 도착했다.지은이 문을 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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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8화

“네?”‘내가 남기고 간 물건이라고? 뭐지? 왜 기억이 없지?’나는 갑자기 너무 불안했다.그때 얼마 지나지 않아 지은이 방에서 양말 한 짝을 가져왔다.그 양말은 내 것이 틀림없었다. “이 양말 알아요?”지은의 질문에 나는 가슴이 콕콕 찔렸다.“이걸 내가 어떻게 알아요? 이렇게 평범한 건 널리고 널렸어요. 게다가 지금 사람들은 자기 옷을 자기 집에 걸어두는데 누가 어떤 걸 신었는지 어떻게 알아요?”“하긴, 내가 너무 간단하게 생각했어요.”지은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하지만 나는 정말 여기에 있기 싫었다. 계속 있으면 언젠가 들통날 것만 같으니까.“저기, 혹시 다른 일 있어요? 없으면 난 이만 가볼게요.”나는 변명을 대며 곧바로 이곳에서 도망치려고 했다.하지만 지은이 갑자기 말했다.“또 한 가지 부탁이 있어요.”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내 입을 탁 쳤다.‘왜 그런 말을 해서는.’“왜요? 싫어요?”“솔직히 말하면 마음속으로는 싫어요, 하지만 이미 내뱉은 말이니까 말한 대로 하다는 심정으로 하는 거예요. 말해요, 뭘 도와줄까요?”지은은 커다란 주머니를 가리키며 말했다.“나 오늘 침구 세트를 샀잖아요. 그걸 펴줘요.”지은이 침구 세트를 산 건 나도 안다, 그것도 32만 원 넘는, 가격도 어마어마한 거로.하지만 지은은 이런 가격도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행동했다.‘돈 많은 사람은 역시 달라. 생활할 줄 아네.’그에 반하면 나는 생활하기 바빠 매일 뛰어다녀야 한다.나는 쇼핑백 네 개를 들고 지은이 가리키는 침실 쪽으로 걸어갔다.“여기예요?”“맞아요. 바로 그 방이에요.”나는 침실에 도착해 낡은 침구 세트를 모두 새것으로 갈아주었다.새로 산 침구 세트는 너무 예뻤다. 따뜻한 분위기에 편안해 보이는 재질, 한눈에 봐도 즐거웠다.‘여기서 자면 어떤 느낌일지.’그때 지은이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느껴보고 싶지 않아요? 하고 싶으면 누워 봐요.”“아니에요.”절대 그렇게 할 수 없지.만약 더럽히기라도 하거나 냄새라도 묻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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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화

나는 조금 화가 났다.“웃음이 나와요?”“이 봐요, 너무 심각한 거 아니에요? 하고 싶다는 건 생리적 욕구 때문이지 복수하기 위해서가 아니에요.”지은이 웃으며 하는 설명을 듣자 나는 순간 난처해졌다.“네?”‘내가 오해한 거였네.’사실 지은은 남주 누나와 같은 생각이다. 그저 본능적으로 그런 행위를 하고 싶은 거다.남자든 여자든 그런 쪽으로 욕구가 있는 건 정상이다.욕구가 있으면 해결하고 풀고 하는 것도 당연한 거고.나는 너무 난처해서 머리를 긁적이다가 얼굴을 붉히며 물었다.“그런데 평소에는 이러지 않았잖아요. 왜 갑자기 나한테 그런 말을 해요? 사람 난감하게.”“흥, 그러게 누가 출근하는 그날 나를 희롱하래요? 첫 이미지가 나쁘게 박혀 버리니까 일부러 안 좋게 대한 거죠, 그런데 오후 내내 지내보니까 사실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몸매도 좋고, 얼굴도 잘생겼고, 같이 하면 기분 좋을 것 같아요. 어때요? 한번 해볼래요?”지은은 말하면서 나한테 추파를 던졌다.솔직히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아 당장이라도 지은을 자빠뜨리고 싶었다.하지만 나는 그렇게 하지 못 했다.내 신분이 노출되거나, 여자가 나한테 들러붙을 까 봐.이 여자와 더 이상 어울리지 않기로 했으면 아무 짓도 하지 않는 게 좋은 선택이다.그러지 않으면 관계를 끊기 어려우니까.이에 나는 고개를 마구 저었다.“됐어요. 난 일이 있어 먼저 가볼게요.”말은 이렇게 했지만 내 두 다리는 바닥에 못 박힌 것처럼 움직일 수 없었다.지은은 내 모습을 보더니 웃으며 다가왔다.그러고는 손을 내 가슴에 얹더니 천천히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간질거리는 숨결이 자꾸만 얼굴에 닿아 나는 너무 괴로웠다.‘참 요물이 따로 없네. 어쩜 작고, 차갑고, 청순하고, 여성스러운 걸 완벽하게 다 갖고 있지?’특히 지은의 손이 너무 예뻤다.나는 저도 모르게 지은과 몸을 섞는 장면이 생각나면서 아래가 뻐근해졌다.지은도 그걸 느겼는지 일부러 부드러운 몸을 나한테 딱 붙였다.“이거 봐요,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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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화

“더 짜릿한 걸 볼래요?”지은이 내 몸 위에 엎드려 묻자 나는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그 순간 내 머릿속에는 온통 자극과 흥분이라 다른 건 상관할 수 없었다.“잠깐만요.”지은은 마치 고양이처럼 내 위에 엎드렸다.그걸 보니 나는 점점 흥분됐다.‘이거 설마 나를 도와...’‘그렇다면 제대로 즐겨야겠는데?’하지만 지은은 아예 침대에서 내리더니 자기 노트북을 켰다.‘뭐 하는 거지?’나는 한참 어리둥절해 있다가 바로 지은의 의도를 알았다.‘아하 야동을 틀려는 거였구나.’그걸 보는 동안 너무 괴로워 지은이 왜 아직도 움직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물어볼까?’지은이 계속 움직이지 않는 걸 본 나는 대담하게 손을 뻗어 지은의 허리를 끌어안았다.“우리 그만 봤으면 이제 시작해요.”“혹시 내가 너무 밝히는 것 같아요?”갑자기 이렇게 묻는 지은의 말에 나는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괜찮은데.”“정말이에요?”“당연하죠.”“내한테 그렇게 괴롭힘당하고도 내가 좋아 보여요?”나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진지하게 대답했다.“물론 가끔 얄미울 대도 있었지만 사실 착한 사람이잖아요. 느낄 수 있어요. 넘 상처받아서 이렇게 됐다는 게. 하지만 예전에는 분명 착했을 거잖아요.”나는 쓸데없는 말 대신 속심 말을 내뱉었다.지은의 생김새만 봐도 얄미운 사람이 아닌 걸 안다.그때 지은이 갑자기 내 다리 위에 앉더니 손으로 내 목을 끌어안고 가슴을 내 얼굴 쪽으로 기댔다.이에 나도 자연스럽게 지은의 치마를 들어 올리려 했다.그런데 지은이 갑자기 물었다.“나랑 사귈래요?”“네?”그 순간 나는 그 자리에서 멍하니 얼어붙었다.나는 다급히 지은을 밀어내고 당황해하며 말했다.“갑자기 왜 그런 말을 해요?”내가 마음속으로 생각해 둔 여자 친구는 애교 누나다. 때문에 지은이 이런 말을 하니 나는 본능적으로 또 함정이라고 생각해 본능적으로 지은을 밀어냈다.하지만 내 행동이 지은을 화 나게 하고 실망하게 했다.“그러니까 나랑 자는 건 괜찮은데 남자 친구는 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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