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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8화

“네?”

‘내가 남기고 간 물건이라고? 뭐지? 왜 기억이 없지?’

나는 갑자기 너무 불안했다.

그때 얼마 지나지 않아 지은이 방에서 양말 한 짝을 가져왔다.

그 양말은 내 것이 틀림없었다.

“이 양말 알아요?”

지은의 질문에 나는 가슴이 콕콕 찔렸다.

“이걸 내가 어떻게 알아요? 이렇게 평범한 건 널리고 널렸어요. 게다가 지금 사람들은 자기 옷을 자기 집에 걸어두는데 누가 어떤 걸 신었는지 어떻게 알아요?”

“하긴, 내가 너무 간단하게 생각했어요.”

지은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하지만 나는 정말 여기에 있기 싫었다. 계속 있으면 언젠가 들통날 것만 같으니까.

“저기, 혹시 다른 일 있어요? 없으면 난 이만 가볼게요.”

나는 변명을 대며 곧바로 이곳에서 도망치려고 했다.

하지만 지은이 갑자기 말했다.

“또 한 가지 부탁이 있어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내 입을 탁 쳤다.

‘왜 그런 말을 해서는.’

“왜요? 싫어요?”

“솔직히 말하면 마음속으로는 싫어요, 하지만 이미 내뱉은 말이니까 말한 대로 하다는 심정으로 하는 거예요. 말해요, 뭘 도와줄까요?”

지은은 커다란 주머니를 가리키며 말했다.

“나 오늘 침구 세트를 샀잖아요. 그걸 펴줘요.”

지은이 침구 세트를 산 건 나도 안다, 그것도 32만 원 넘는, 가격도 어마어마한 거로.

하지만 지은은 이런 가격도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행동했다.

‘돈 많은 사람은 역시 달라. 생활할 줄 아네.’

그에 반하면 나는 생활하기 바빠 매일 뛰어다녀야 한다.

나는 쇼핑백 네 개를 들고 지은이 가리키는 침실 쪽으로 걸어갔다.

“여기예요?”

“맞아요. 바로 그 방이에요.”

나는 침실에 도착해 낡은 침구 세트를 모두 새것으로 갈아주었다.

새로 산 침구 세트는 너무 예뻤다. 따뜻한 분위기에 편안해 보이는 재질, 한눈에 봐도 즐거웠다.

‘여기서 자면 어떤 느낌일지.’

그때 지은이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느껴보고 싶지 않아요? 하고 싶으면 누워 봐요.”

“아니에요.”

절대 그렇게 할 수 없지.

만약 더럽히기라도 하거나 냄새라도 묻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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