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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7화

“형수한테 목걸이 주는 건 어느 정도 이해한다지만 형수 친구한테 주는 건 또 뭐예요?”

나는 귀찮아서 대충 설명했다.

“그냥 주고 싶어 주는 것도 안 돼요? 뭘 그렇게 많이 참견해요? 이건 그쪽과 상관없는 거잖아요.”

내가 화를 내자 지은도 더 이상 나를 괴롭히지 않고 선물 두 개를 나한테 건넸다.

“됐어요, 안 물어볼게요. 나 바래다주는 것 정도는 괜찮죠? 나 짐 이렇게 많은데 택시 타라고 하는 건 아니죠?”

난 가끔 내 성격이 너무 마음에 안 든다. 마음 약하고 귀가 얇은 거.

지은이 나를 그렇게 괴롭혔는데 애원하는 눈빛 한번 보내왔다고 참지 못하고 고개를 끄덕이고 있으니.

“내가 착해서 도와주는 거예요. 다른 사람이었으면 그쪽이 죽든 말든 상관 안 했을 거예요.”

나는 말하면서 지은의 짐을 들어주었다.

‘정말 돈 많네. 몇백만 원짜리 물건을 눈도 깜빡하지 않고 구매하다니.’

돌아가는 길에 지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내가 동네에 차를 세우자 갑자기 물었다.

“수호 씨도 여기 살아요?”

나는 그제야 지은이 아직 우리가 같은 동네에 산다는 걸 모른다는 걸 인식했다.

이에 곧바로 설명했다.

“형과 형수가 이 주변에 사는데 잠깐 얹혀살아요.”

“그런데 내가 여기 사는 줄은 어떻게 알아요?”

지은은 여전히 나를 꿰뚫어 보기라도 하듯 바라봤다.

하지만 나도 지은의 질문을 진작 생각해 둔 적이 있기에 침착하게 대답했다.

“출근할 때 한 번 봤어요.”

“아.”

나는 주차하고 나서 지은의 짐을 차에서 하나하나 내렸다.

그때 짐을 보던 지은이 머리 아픈 듯 말했다.

“물건이 너무 많아요. 혼자 들고 갈 수 없으니 좀 도와줘요.”

“그래요. 한번 도와주기 시작했으니 끝까지 도와줘야죠. 오늘이 지나면 보지 못할 테니까.”

지은을 도와 크고 작은 쇼핑백을 들고 있으니 왠지 내가 지은의 부하직원이 된 듯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아까 실수한 경험이 있던 지라 앞에서 걷지 않고 지은이 길을 안내하게 했다.

우리는 곧바로 지은의 집이 있는 층에 도착했다.

지은이 문을 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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