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261화

“그래서 나한테 그런 쓸데없는 얘기하지 마요. 다시 한번 물을게요, 갈 거예요, 말 거예요?”

‘젠장, 나더러 어떻게 선택하라는 거야?’

나는 너무 화가 나서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뒤돌아서 떠나려 할 때, 지은이 마치 공주라도 되는 것처럼 득의양양해서 따라왔다.

결국 나는 불쌍하게 기사 노릇을 하게 되었다.

그것도 지은하네 단단히 코 꿰인 상태로.

“어디 가요?”

“말투가 그게 뭐예요? 다시 물어봐요. 공주님, 어디 가세요? 이렇게요.”

지은은 부드러운 말투로 흉내 내며 시범을 보였다.

이런 의외의 모습에 나는 깜짝 놀랐다.

원래는 지은이 나를 놀리려 하는 것 같았지만 오히려 내가 놀리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대박, 공주님 이렇게 다정하게 말할 수도 있는 사람이었네요? 그럼 앞으로도 이렇게 말해줄래요?”

“이제부터 내가 공주니까 내 말 따라요.”

“네, 공주님,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본인 이미지를 유지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이렇게 서로 한마디씩 주고받다 보니 우리의 분위기는 처음으로 무척 조화로워졌다.

그러다 보니 지은에게 느꼈던 거부감도 조금 사라졌다.

어차피 나는 그만뒀으니 할 일도 없던 참에 좋은 일 한다고 치면 되는 거니까.

지은도 기분이 나아졌는지 화장하고 자기를 꾸미기 시작했다.

아마 예쁜 모습으로 쇼핑하고 싶은 모양이었다.

하지만 차에서 바로 옷을 갈아입기 시작해 너무 놀라웠다.

지은은 속옷만 남긴 채 매력적인 몸매를 내 앞에 그대로 드러냈다.

그걸 보니 너무 어이가 없었다.

‘내가 있는 것도 안 보이나?’

“제발 좀 조심하면 안 돼요? 나도 남자인데, 앞에서 이렇게 훌렁훌렁 벗어버리면 어떡해요?”

지은은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

“내 눈에 그쪽은 남자가 아니거든요.”

“젠장, 내가 남자가 아니면 뭐예요?”

“그저 순한 양이죠. 내가 아예 완전히 벗어도 쳐다도 못 볼 거잖아요.

‘누가 그런다는 거지? 지금도 너무 괴로워 당장이라도 자빠뜨리고 싶은데.’

하지만 아무것도 하면 안 된다는 걸 알고 있기에 일부러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