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60화

“그럼 8만 원 정도밖에 남지 않는 거 아니에요? 아깝지도 않나?”

‘아깝지 않을 리가! 살점이 뜯겨 나가는 것처럼 아픈데.’

“제발 그만 말할래요? 이번 한 번은 그냥 지르려는 거니까.”

내가 뒤돌아서 떠나는 순간 지은의 표정은 부드러워졌다.

“의외네, 조금 찌질한 건 있지만 그렇게 미운 사람은 아니네.”

지은의 평가에 나는 너무 어이없었다.

‘이걸 고맙다고 해야 할지.’

중식당에서 나오자마자 나는 다시 돌아갈 준비를 했다.

일이 없으니까 어깨에 짊어진 부담도 덜어진 것처럼 홀가분했다.

한의원에 있는 동안은 즐거운 줄 모르고 생활했었다.

쓸모 있는 건 배우지도 못하고 매일 부민규 같은 사람을 상대해야 해서 너무 스트레스도 받았고.

나는 서로 속고 속이는 건 딱 질색인 사람이다.

단지 의술을 더 한층 증진하고 싶은 마음만 있을 뿐.

“이봐요, 정수호 씨!”

내가 가고 있는데 뒤에서 갑자기 지은이 나를 불러 세웠다.

‘뭐야? 이미 떠난 거 아니었나?’

“왜요?”

내가 답답해서 묻자 지은이 다가와 어색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 오후에 출근하기 싫으니 같이 쇼핑하러 가줘요.”

“네?”

‘지금 장난하나? 밥도 같이 먹어줬는데 쇼핑도 하겠다고? 설마 나한테 들러붙으려는 건가?’

게다가 이 여자의 소비 수준은 딱 봐도 엄청난데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절대 아니다.

이에 나는 고개를 마구 저었다.

“안 돼요. 오후에 일이 있어 같이 갈 수 없어요.”

내가 바로 거절하자 지은은 바로 화를 냈다.

“같이 쇼핑 좀 하자는 게 뭐 어렵다고, 누가 잡아먹겠대요? 왜 그렇게 두려워해요?”

“당연히 두렵죠. 밥 한번 먹는데 20만 원도 넘게 썼는데, 쇼핑 한번 하면 또 얼마나 많이 쓰겠어요? 나 이제 땡전 한 푼 없으니까 더 이상 그쪽 괴롭힘 당해낼 수 없어요.”

나는 핸드폰을 생명줄이라도 되는 것처럼 꽉 쥐었다. 그 안에 있는 돈은 내 앞으로의 생활비이기에 절대 써버릴 수 없다.

지은은 웃음을 억지로 참으며 정색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돈 쓰라는 말 안 해요. 그냥 같이 가 주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