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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3화

“그 누나가 나를 좋아한다고만 말했지, 뭘 했다고 한 것도 아닌데 왜 내가 점잖은 사람이 아니라는 거예요?”

나는 불만 섞인 투로 반박했다.

그랬더니 지은이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나를 바라봤다.

“그 여자한테 사적인 감정이 없었다고요? 그날 그 여자를 안는 걸 분명 봤는데.”

“그건 자꾸 놀려대는 게 부끄러워서 그런 거예요.”

나는 내가 점잖지 못한 사람이라는 걸 계속 부인했다.

“흥, 아닌 건 아닌 거지 뭔 말이 그렇게 많아요? 사람은 한 일을 인정할 줄도 알아야 해요.”

지은이 계속 나에게 원망을 퍼부었지만 나는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나한테 생트집을 잡는 것 같아서.

하지만 내가 무시했는데도 지은은 계속 나를 괴롭혔다.

“혹시 여자 친구 있어요? 연애는 해 봤어요? 여자와 스킨십해 본 적 있어요? 만져는 봤어요?”

문제가 하나같이 너무 어이없는 것들이라 나는 점점 더 참기 어려워 안절부절못 했다.

급기야 지은에게 눈길조차 하지 않았다.

특히 검은 스타킹을 신은 예쁜 다리가 나에게는 너무 큰 유혹으로 다가왔다.

“왜 아무 말도 안 해요?”

“운전하는 데 집중하는데 말 좀 그만하면 안 돼요?”

‘오늘따라 왜 또 말이 이렇게 많은 거야?’

나는 순간 함께 쇼핑하러 나온 게 후회되었다.

하지만 지은은 여전히 나를 쉽게 놓아주지 않았다.

“기분이 꿀꿀해서 함께 쇼핑하러 가자고 한 건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목석처럼 앉아만 있을 거면 왜 나왔어요?”

“알았으니까 낯부끄러운 질문 좀 하지 말아줄래요? 정상적인 대화를 나눠요, 우리.”

내가 말을 하지 않는 게 아니라 이 여자가 너무 이상한 거라 대답하기 싫은 거다.

그때 지은이 한참 동안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

“그래요, 그럼 다른 질문할게요. 혹시 원나잇 해본 적 있어요?”

‘젠장...’

‘이게 질문을 바꾼 건가?’

‘정말 감당을 못하겠어.’

“없어요.”

나는 분노 섞인 목소리로 대답했다.

“난 했었어요.”

지은은 이번에 더 이상 꼬치꼬치 캐묻지 않고 바로 화제를 전환했다.

그 순간 내 심장도 따라서 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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