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Chapter 551 - Chapter 559

559 Chapters

제551화

6월 19일이 되자, 왕표가 방천허와 제린에게 삼천 병력을 이끌고 서몽성 밖 산으로 나가, 북명왕과 치석을 맞이하라고 명하였다. 구출 작전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았으나, 사람을 보내는 것은 필수라 생각하였다. 일을 빈틈없이 처리하여야만 그의 자리가 흔들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설령 북명왕이 구출에 실패하여 사국의 손에 넘어가더라도, 그것은 그의 운명일 뿐이니, 왕표가 사국 국경에 병력을 보낼 일은 없었다.제린과 방천허는 병사를 이끌고 시몬성 밖 가장 높은 산에 도착했다. 그들은 병사 천 명을 남겨둔 뒤, 이천 명을 이끌고 계속해서 전진했다. 되도록 빨리 북명왕과 접선하려는 것이었다.그렇게 또 하나의 산을 넘은 그들은 더 이상 나아가지 못했다. 그 너머는 초원이라 몇 명 정도는 들어갈 수 있었지만 이천 명의 병력을 이끌고 들어간다면 전쟁이 나 버릴게 분명했다. 사실 북명왕 초원만 넘으면 사국도 함부로 나서기 어려울 터이니, 고수들 몇 명만 쫓아가게 할 생각이였다. 적들의 머릿수가 적으면 상처 입지 않은 상태의 북명왕은 충분히 상대할 수 있을 것이다.그렇게 이틀이 지나고, 방천허는 점점 초조해지기 시작해 제린의 제안을 반대하기 시작했다. "무작정 기다리는 건 한계가 있소. 내가 부하들과 함께 산을 넘어가 상황을 봐야겠소. 치석을 구출하는 도중에 혹시라도 다치셨을까 걱정되어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 없겠소."그러자 제린이 반문했다."너무 성급해 하지 마시오. 부하 십여 명만 으로는 소용 없을 것이오. 산이 너무 크고 곳곳이 밀림이라 곧장 통하는 길도 없으니, 북명왕과 만나기란 매우 어려울 것이오.""하지만 우리가 여기서 기다리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소.”방천허는 마음이 조급했다.“원수께서 이렇게 많은 병력을 여기에 배치해 둬도 아무 소용이 없소. 만약 북명왕께서 초원을 지났다면 안전하다는 뜻이고 우리가 삼천 명이든 일천 명이든 간에 초원을 지나 산을 넘는 건 절대 불가능 하오."제린이 목소리를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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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2화

방천허와 제린은 결국 함께 가기로 결정했다. 그들은 병력은 그대로 남겨두되, 국경을 넘지 않고 초원부락의 침범하지 않은 선에서 백 명만 여러 차례에 걸쳐 이동하게 했다.그렇게 그들은 초원의 척후병의 주의를 피해 우미산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그들은 산 정상에 올라 동정을 지켜보았다. 비록 우미산은 넓었지만, 그들이 더 높은 곳을 점령한 덕분에 어떤 움직임이든 모두 알아챌 수 있었다. 하지만 맹목적으로 내려갈 수는 없었다. 우미산은 사국과 초원이 양쪽으로 차지하고 있는 지역이었기에 자칫 잘못하면 충돌이 일어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이성적으로는 그리 판단하였으나, 그들은 상황을 바로바로 알리라고 당부한 뒤 일부 병사만 남겨두고 방천허와 제린은 각각 열 명 정도의 병사만 이끌고 계속해서 아래로 내려가기로 했다. 같은 시각, 사여묵 일행은 이미 우미산 아래에 다다랐다. 우미산을 넘기만 하면 곧 초원이었는데, 그들은 열여 명밖에 안 되어 초원에 진입해도 눈에 띄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빅토르도 여기까진 감히 따라오지 못한다. 하지만 그들은 쉼 없이 도망치느라 이미 많이 지친 상태였다. 사여묵은 문제없었으나 다른 이들은 더 이상 견디기 힘든 듯하였다. 더구나 구출 과정에서 몇 사람이 부상을 입었고, 방시원도 처음에는 걸을 수 있었으나 차츰 부축임을 받아야 했고, 결국에는 업히게 되었다. 사여묵은 부상을 당하지 않았으나, 적을 물리치는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를 소진한 탓에 아직 회복되지 못하였다. 오직 그의 스승, 무소위만 아무렇지 않았다. 하여 우미산에 오르기 전에 반드시 쉬어야 했다. 향 한 자루가 탈 정도로 쉬었을 때쯤, 무소위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눈을 감고 한동안 귀 기울이고는 다시 눈을 뜨며 말하였다. "따라온 것 같다!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것을 보면 분명히 빅토르가 보낸 고수들일 것이다. 우리는 즉시 산으로 올라가야 한다."그러자 사여묵은 재빨리 약병을 꺼내 부상당한 자들에게 나눠주었다. 지금 가장 걱정되는 것은 장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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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3화

추격병이 뒤에 있으니 더 이상 지체할 수가 없었다. 눈빛을 교환하던 무소위와 사여묵은 가장 원초적이지만 유일한 방법을 선택했다. 바로 업어 날아오르는 것이다. 장대성과 염 선생을 제외한 나머지 열한 명을 모두 업어야 하기에 최소한 다섯에서 여섯 번을 왕복해야 했다. 하지만 그들은 이미 극도로 지친 상태였고, 기도 많이 소진된 터라, 그야말로 목숨을 건 일이다. “스승님, 정말 죄송하옵니다.” 너무나도 죄송스러워하는 사여묵을 보던 무소위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내 제자는 너 하나뿐인데 매산에서 가장 골치 아픈 아가씨와 결혼까지 했으니 내가 너를 아끼지 않으면 누가 너를 아끼겠느냐?”사여묵은 덕분에 행복하다고 말하고 싶었으나, 슬픔 어린 스승의 눈빛에 말문을 닫았다. 지금은 말할 때가 아니었다. 우선 무사히 올라가야 했다. 또한 사여묵의 스승은 고집이 세신 분이라 의견에 동의하지 않으면 금방 발끈하시기에 더는 지체할 수 없었다. 사여묵은 제방을 업고, 무소위는 방시원을 업었다. 나머지 사람들은 장문수를 돌보며 그들이 다시 돌아오기를 기다리기로 했다.사여묵이 제방에게 말했다. “단단히 붙잡되, 숨 쉬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한다.”사여묵의 목에 팔을 두른 제방은 곧 공중으로 날아오르는 느낌을 받았다. 사여묵은 무사히 작은 나무를 잡았으나, 완전히 그 나무에 의지할 수는 없었고, 몇 차례나 더 왕복해야 했기에 그는 무릎으로 절벽을 받쳤는데. 잠시 발판을 찾을 수 없었던 발이 옆으로 약간 옮겨졌다. 다행히도 약간 튀어나온 곳이 있어 살 수 있었다. 그는 힘을 모아 다시 올라갔다. 이번에는 왼쪽으로 이동하여 나무를 잡아야 했다. 그가 손을 뻗는 그 순간, 아래에서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은 손에 땀을 가득 쥐었다.각도상 그가 나무를 잡지 못할 것 같아 보였기 때문이다.그러나 그가 나무를 잡아챘을 때, 모두들 비로소 안도의 숨을 내쉴 수 있었다.반면 무소위는 다른 경로를 선택하였다. 다른 경로라 할지라도 역시 작은 나무들을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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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4화

모두가 입을 틀어막고 경악에 찬 눈으로 그 장면을 지켜보았다. 이대로라면 떨어질 게 분명했다. ‘하늘이여!‘바로 그 순간, 무소위와 장대성이 동시에 몸을 날려 사여묵의 한쪽 손을 잡아당겼고, 두 사람의 다른 손은 작은 나무를 붙잡았다. 하지만 그들 사이의 거리가 꽤 멀었기에 사여묵을 잡는 것까지는 가능했지만 끌어올릴 수는 없었다. 게다가 네 명의 무게를 두 그루의 나무가 견디고 있는 상황이니 너무나도 위험했다.바로 그때, 방시원이 재빨리 쇠갈고리가 달린 밧줄을 내려주었고 정확히 사여묵의 오른손까지 닿았다. 그와 눈빛이 마주친 장대성이 고개를 끄덕이고 손을 놓았다. 사여묵이 오른손으로 밧줄을 잡자 무소위도 손을 놓았고, 사여묵은 왼손으로 밧줄을 꽉 잡았다.사여묵의 두 손이 밧줄을 잡은 상태라 이제는 그들이 위에서 끌어올릴 수밖에 없었다. 나무에 감기기에는 밧줄의 길이가 짧았다. 방시원이 쇠갈고리 끝을 내려보낸 것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쇠갈고리가 아니라 밧줄이었다면 힘 없이 흔들려서 사여묵에게 정확히 전달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나무에 걸지 못한 이상, 사람의 힘으로 끌어올려야 했다. 하지만 부상당하지 않은 이들도 이미 기진맥진한 상태였다. 그들이 이를 악물었지만 겨우 한 장 끌어올렸다.그 사이 염 선생은 무사히 올라갔다. 하지만 장대성과 무소위는 감히 그곳을 떠날 수 없었다. 그들을 보호해야 했기 때문이다. 밧줄이 풀리기라도 하면 그들이 즉시 손을 써야 했다. 위에서는 더 이상 당길 수 없고 사여묵은 발 디딜 곳이 없었으며 장문수는 여전히 의식을 잃은 채 고개가 뒤로 젖혀져 있었다. 이는 그의 부상을 악화시킬 뿐이었다.방시원은 초조하게 주변을 살피며 덩굴을 찾았지만, 이곳의 덩굴들은 손으로도 한 번에 끊어질 정도로 얇아서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상황이 점점 더 위급해지자, 그는 자신의 등에 부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태의 허리를 단단히 붙잡아 그들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였다.그러나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었다. 결국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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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5화

제린은 제방을 거칠게 밀어내고 자세히 살폈다. 예전과 많이 달라졌지만,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제린의 눈에 이내 눈물이 고였다. 기쁨의 눈물이였다.“늙었구나, 그리고 많이 추해졌구나. 어찌 이리 더 못생겨졌단 말이냐?”“그럴 시간이 없다. 어서 다른 형제들을 살펴보아라.” 사여묵은 숨조차 고르지 못해 두 손이 계속 떨리고 있었지만, 바로 장문수를 바닥에 눕힌 후 몇 번이고 불러보았지만, 장문수는 대답이 없었다.제린과 방천허는 열한 명의 생존자를 보며 눈물을 흘렸다. 살아 돌아온 사람이 이토록 많다니 너무나도 기뻤다. 하지만 장문수의 상태가 무엇보다 위급했다. 그들 중에 의술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기에 하는 수 없이 단약을 부숴 응급조치를 취했다.무소위 역시 속수무책이었다. 비록 기혈을 조절하는 데에는 능했으나, 장문수의 문제는 외상이었고 상처들이 곪아 체온이 상승하고 있어 매우 위급했다.그때, 아래쪽에서 성난 외침이 들려왔다. "올라가라!" 바로 빅토르의 목소리였다! 그가 부하들을 이끌고 턱밑까지 추격해 왔긴 했지만. 이 절벽을 몇 명이나 올라올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었다. "여기는 우리 사국의 땅이다! 사국에 발을 들인 자는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다!"“가자!”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난 사여묵이 매서운 표정으로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있는 빅토르를 한번 내려다보고는 천천히 명령을 내렸다. “신속히 움직인다.” 올라올 테면 올라오라는 태도였다. 어차피 그 작은 나무들은 그들에 의해 뿌리째 뽑힐 뻔했으니..! “북명왕!” 빅토르가 크게 노하며 소리쳤다.“너희 상국 놈들, 제대로 협상하지 않고 술책만 쓰다니, 비열하기 이를 데 없구나!”그러자 사여묵은 사국어로 답하였다. “너희 사국은 남강을 침략할 때, 우리와 협상한 적이 있었느냐?” 그러고는 손을 흔들며 덧붙였다.“빅토르, 다시는 만나지 말자!”그는 허리를 곧게 세우고 한 발 한 발 나아갔고 아래 사람들은 그들의 모습을 볼 수 없게 되었다. 어깨가 축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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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6화

방시원은 왕표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그가 정말 알아보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이름조차 듣지 못한 것인지, 혹은 일부러 자신을 모른 척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그만두자, 염 선생이 말했듯이, 마음을 내려놓는 것이 모두에게 좋을 듯하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장문수이니깐’ 진찰을 마친 군의관의 얼굴이 어두워지며 사여묵이 장문수에게 줬던 약을 보여달라고 했다."이 약 덕분에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거군요."군에도 상처에 뛰어난 약이 있었지만 군의관은 치료 후에도 고개를 젓더니 사여묵에게 밖에서 이야기를 하자고 요청했다."원… 시경님, 제가 보기앤 7, 8일 정도까지가 한계인 것 같사옵니다. 그 이후는 정말 장담할 수 없사옵니다. 온몸에 성하지 않은 곳이 하나도 없고, 여기저기 곪아서 말이 아닙니다. 만약 그 약을 쓰지 않았다면 버티지 못했을 것이옵니다."그러자 사여묵은 얼굴을 찌푸렸다."이 약이면 한 달 더 버틸 수 있느냐?"하지만 군의관은 고개를 저었다."안되옵니다. 이 약은 그저 심맥을 보호하는 약이라 지금까지 버티게 한 것만 해도 대단한 것이옵니다. 한 달은 절대 불가능하옵니다."잠시 고민하던 사여묵이 다시 말했다."너는 그자와 함께 돌아가거라. 내가 왕원수에게 가서 이야기하마."군의관은 흐르는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알겠사옵니다. 저자가 너무 안쓰럽습니다… 이렇게 의지가 대단한 걸 보니 가족 생각에 끝까지 버티고 있는 듯하옵니다. 보통 사람이었다면 고문도 당할 수 없을 터인데 말입니다."군의관의 말에 사여묵은 가슴이 무언가에 찔리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지난 몇 년 동안 남강 전장에 참전해 있었던 그는 전쟁이 치열했던 초반에는 사경을 넘나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그는 이루지 못한 대업이 생각했고, 또한 송 부인이 송석석을 그에게 허락해 준 것을 떠올리며 어떻게든 살아 돌아가 사랑하는 여인과 꼭 결혼하리라 생각했다.그 신념이 그를 한 번 또 한 번의 고비를 버틸 수 있게 해준 것이다.그는 군의관에게 최선을 다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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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7화

사여묵이 왕표를 찾아가 군의관이 함께 동행할 것을 요구하자 왕표도 즉시 동의하였다. 어차피 군 중에는 군의관이 한 명만 있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충분했다.그리고 왕표의 상주서는 이미 보내졌다. 온갖 이해타산이 끝나자 왕표는 전장에서 돌아온 열한 명을 바라보며 숙연하게 경의를 표했다.특히 장문수의 상태가 나쁘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이 아팠다.그는 결국 무장 출신이었고 한때 치석을 포기할 생각도 했지만, 돌아온 그들을 보니 왕표도 마음이 벅차올랐다.영웅을 경외하지 않는 이는 없다. 그 영웅이 자신의 지위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면 말이다. 이번에 그들이 무사히 돌아온 것은 사여묵의 공이 컸다. 그 역시 제린과 방천허를 보냈기에 그의 공도 무시할 수 없었다.왕표 또한 장문수를 구하고 싶었다. 물론 철저한 이해타산에서 비롯된 것은 맞았다.장문수는 선평후의 둘째 아들이었다. 군에서 그의 지위는 아직 안정되지 않았기에 군후세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했다.그러나 방시원도 치석의 일원일 줄은 몰랐던 것이다. 그의 셋째 누이는 이미 재혼하였고, 처남이었던 그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던 왕표는 차라리 모른 체 하기로 했다.이제는 더 이상 아무런 관계가 없으니 말이다.북명왕부.막 잠자리에 든 송석석은 문을 두드리며 큰 소리로 외치는 몽동이의 목소리에 깰 수 박에 없었다.“석석아, 급한 일이야!”몽동이는 대가문의 예법을 잘 지키는 사람이었기에, 평소에는 그녀의 이름을 부르지 않았다. 하지만 밤중에 문을 두드리며 이름까지 부르는 것을 보니 분명 무슨 일이 생긴 것이었다.송석석은 급히 옷을 걸쳤고 보주가 외문을 열었다. 몽동이의 손에는 한 장의 종이가 들려져 있었다. 이미 내용을 읽어본 듯한 몽동이가 안으로 들어서며 말했다.“당장 단신의와 장문수 부인을 찾아야 해.”깜짝 놀란 송석석이 종이를 받아들었다. 종이에는 간단하게 적혀 있었다.구출은 성공했으나 장문수의 크게 다쳐서 단신의와 장문수 부인을 모시고 서녕에서 만나자는 내용이었다."장문수? 치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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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8화

유모가 나가자마자 송석석이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장군께서 시몬에 가셔서 사국과 치석이라 일컫는 첩자를 위한 협상을 진행하셨습니다. 치석은 우리 군이 포로로 잡힌 후 탈출한 첩자로, 남강 전쟁 중에도 계속해서 우리 군에 정보를 보내왔습니다. 그러나 얼마 전 사국에 붙잡혔고, 사국 측은 그를 시몬성과 맞바꾸려 했지요.” 송석석의 말에 사람들은 숨을 고르며 이어질 말을 기다렸다. “그래서 전하께서 장군을 시몬에 보내어 표면상으로는 협상을 하면서 비밀리에 구출 작전을 명하셨습니다. 지금 치석은 무사히 시몬으로 돌아왔고, 바로 장문수, 즉 이댁의 둘째 아드님인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다만 그의 부상이 매우 심각하여 장군께서 전서구를 날려 급히 단신의와 둘째 아드님의 부인을 모시고 서녕으로 출발하라 하셨습니다. 오늘 밤 바로 출발해야 해 조금도 지체할 수 없습니다.” “천지신명이시여!” 선평후부인은 온몸이 떨렸다.자신의 아들이 죽지 않았다는 소식과 현재는 위독하다는 사실에 그녀는 가슴이 저릿해져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 “제가 가겠습니다, 함께 가시지요.” 그러자 선평후세자가 그녀를 부축하며 말했다. “어머니는 가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가 함께 가겠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저도 가겠습니다.” 선평후 또한 비록 미소를 짓고 있었으나 눈에는 이미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 “기특합니다. 우리 문수 너무 대단하군요. 우리가 가서 집으로 데려오겠습니다. 가족의 품으로 말입니다.” 강직한 성품을 지닌 선평후는 이 품 상서로서, 아들이 전사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도 사람들 앞에서 눈물을 보이지 않고 꿋꿋이 참아냈다. 그러나 아들이 아직 살아있다는 소식을 듣자 더 이상 눈물을 참지 못했다. 왕비가 있는 자리였지만 그는 결국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이때 송석석이 입을 열었다. “그대는 공부상서를 맡고 있으니, 경을 떠나실 수 없습니다. 하지만 세자께서는 함께 가실 수 있습니다.” 장후민은 형부에서 낭중을 맡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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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9화

한밤중, 시만자는 약당 대문을 두드렸다. 단신의는 약당 2층에 머물고 있었다. 단신의는 이미 잠자리에 들었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이 건강에 좋다며 실천하는 그는 이미 잠든 지 한 시간이 넘은 상태였다. 대문 소리에 잠에서 깨버리자 단신의는 기분이 안 좋아졌다. 제자가 와서 북명왕부의 시만자가 찾아왔다고 하자, 옷을 걸치고 내려간 그는 시만자를 아니꼽게 노려보았다."그대가 나를 깨운 이상, 긴급한 일이길 바란다. 미리 말하지만 나는 왕진하지 않는다." 그러자 시만자가 두 손을 모으며 예를 갖췄다. "방해하여 송구스럽습니다만 장군께서 진서구를 보내 신의님께서 서녕으로 오셔서 장문수를 구해야 한다 하셨습니다." "장문수?" 그 소리에 잠시 멈칫하던 단신의 곧 선평후부의 전사했다던 둘째 아들이라는 것을 떠올리고는 더 이상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았다. "난이, 금이, 짐을 꾸리거라. 상처약과 금침은 모두 가장 좋은 것으로 챙기거라. 그리고..." 잠시 멈추던 그는 약간의 아쉬움을 드러냈으나, 이내 미련 두지 않았다."천년 삼도 챙기거라." 왕진에도 그만의 속도가 있는 법, 단신의는 송석석보다 먼저 북명왕부에 도착해 기다리고 있었다. --송석석은 출발하기 전, 전서구를 들고 시어머니에게 갔다. "내일 어머님께서는 궁에 들어가셔서 이 편지의 내용을 전하께 직접 전하세요. 그리고 급한 상황이라 제가 밤에 길을 떠났다 말씀 드리세요. 우리 집 진서구는 집을 알고 있으니, 진서구도 전하께 드리세요."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 마음이 너무나도 넓었던 혜태비가 이해가 안 된다는 듯 편지를 들며 물었다. "급박한 상황이라 돌아와 설명하면 될 일이다. 어차피 네게는 출성 허가도 있지 않느냐. 무엇보다 이는 사람을 구하는 것이니..." 송석석은 그녀의 말을 자르고는 아주 정중하게 입을 열었다."필요하옵니다. 꼭 필요한 것이옵니다. 제 말대로 해주세요. 내일 아침 반드시 가셔야 합니다. 한시도 늦추어서는 아니 되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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