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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0화

길도 평탄하지 않아 마차가 흔들렸다. 게다가 이토록 서두르는 것이 이석에게는 조금 버거웠기에 한참을 달리다 보니 그녀는 얼굴이 점점 창백해졌고 가슴을 움켜쥔 채 구역질할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송석석이 걱정스럽게 물었다.

"멀미를 하는 겁니까? 차부에게 속도를 늦추라 할까요?"

그러나 이석은 손을 저었다.

"아니옵니다. 속도는 늦추면 안됩니다. 아픈것보다 빨리 가는 것이 더 중요하지요. 마차에 날개라도 달려 서녕까지 날아갈 수 있다면 좋겠사옵니다. 왕비 마마께서 저를 나약하게 보실지는 모르나, 저는 고생을 곧잘 견딥니다."

"알겠습니다."

보주가 준비해 둔 봉지를 꺼낸 송석석은 말린 자두를 발견하고는 건넸다.

"이것을 물고 있으면 좀 나을 것입니다."

"감사하옵니다."

이석은 자두 한 알을 집어 입에 넣었다. 짭짤하고 시큼한 맛이 입안에 퍼지더니 그제서야 속이 좀 가라앉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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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시문성에서 사여묵은 장문수를 위해 마차를 개조하게 하였다.

마차에 그가 누울 자리를 마련하고, 부드러운 깔개를 깔아 흔들림에도 덜 고통스럽게 만들어주었다.

군의관은 그와 함께 마차에 타기로 했다. 그의 더위를 식혀주면서 수시로 상태를 살필 수 있어 일석이조이였기 때문이다.

나머지 사람들에게는 왕표가 최고급 말들을 준비해 주었다.

왕표는 내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출발할 때에서야 나타났다.

왕표는 방시원을 보지 않았고, 방시원 또한 그를 보지 않았다. 두 사람은 눈을 아예 마주치지 않았다.

그러나 방시원이 말을 타려 할 때, 왕표가 갑자기 그를 불렀다.

"시원아!"

방시원이 고개를 돌렸다.

"하실 말씀이라도 있으십니까?"

왕표는 수염을 깎았어도 여전히 검게 그을린 방시원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는데, 그 옛날 빛나던 풍채는 전혀 남아있지 않았다.

그러자 왕표의 마음이 살짝 아려왔다.

"네가 살아 있어 기쁘다."

방시원도 활짝 웃으며 말했다.

"감사하옵니다, 원수님. 그럼, 이만 가보겠사옵니다."

부상에도 불구하고 방시원이 말을 타는 모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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