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Chapter 561 - Chapter 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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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1화

길에 오른 모두의 마음은 불안과 걱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장문수는 열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군의관이 약탕기를 챙겨 다니며 약을 지어 먹였으나, 효과는 미미했다. 단신의 약도 이제 별다른 효과가 없었으나, 탕약보다는 조금 나았다. 장문수는 깨어날 때마다 흐릿한 눈으로 항상 묻는 말이 있었다."이곳이 우리 땅입니까?"확답을 받으면 그는 힘겹게 미소를 지으며 다시 잠들곤 했다. 군의관은 반복적인 고열로 머리가 혼미해지고 기억을 잃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이후 사여묵은 장대성에게 말 고삐를 맡기고 자신은 마차에 올라 장문수 곁을 지켰다. 사여묵은 장문수가 정신을 잃었을 때 조차도 그의 손을 가볍게 잡고 남강이 얼마나 아름다운 지에 대해 얘기 했다. 그리고 가족들의 상황도 들려주었고 아내가 여기로 오고 있다며 부부가 곧 재회할 것이라는 소식도 알렸다.그럴 때마다 장문수의 숨결은 한결 편안해졌고, 다시 눈을 뜬 그의 눈동자는 반짝반짝 빛이 났다.장문수는 정말로 마지막 숨을 참았다. 완강하게 버티고 있는 중이었다. 서녕까지는 아직 60~70리 정도 남아 있었지만 더 이상 가는 것은 불가능했다. 장문수의 숨결은 점점 약해졌고, 들숨보다는 날숨이 더 많아졌다. 그러자 군의관은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사여묵을 바라보았다. "이제 더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사옵니다. 쓸 수 있는 약은 모두 쓴 상태이고 길을 떠나서부터 침으로 연명하였습니다. 오늘은 벌써 두 번이나 침을 놓았습니다. 이제 더는 할 수 없사옵니다." 한자리에 모인 치석의 정탐팀은 슬픔에 잠겼다. 그들은 마차의 커튼을 들출 엄두도 내지 못했다. 해골처럼 앙상해진 장문수는 온몸이 상처투성이여서 바라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찢어졌다.사여묵은 무소위를 바라보았는데, 무언가를 물어보려는 듯 했다. 무소위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건 마지막 방법이다. 하지만 너도 알다시피 내공으로 그이의 심맥을 보호한다 해도 한 시간이 지나 서녕에 도착하지 못하거나, 서녕에 도착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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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2화

염 선생과 장대성은 마차에 누웠는데, 그들 위에 부드러운 깔개를 깔리자, 모두가 힘을 합쳐 장문수를 그 위에 조심스럽게 눕혔다. 염 선생과 장대성은 각각 한 손을 뻗어 장문수를 감쌌다. 이제 본격적인 도박이 시작되었다. 마차에는 이미 세 명이 타고 있었기에 빠른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군의관은 말을 타고 이동해야 했다. 위급한 상황이 생기면 염 선생이 곧바로 마차를 멈추고 군의관을 부를 계획이였다. 마차 안은 답답했다. 그들 위에 덮인 부드러운 깔개와 그 위에 장문수가 누워있었기에 출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미 땀에 옷이 흠뻑 젖고 말았다. 머리카락마저 땀에 젖어 가렵고 불편했으나, 손을 뻗어 긁을 수 없었다. 밖에서는 차부가 가끔 커튼을 살짝 들어 바람을 통하게 하였으나, 발열 중인 장문수가 바람을 맞아선 안 되기에 오래 열어둘 수 없었다. 채찍에 말들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울퉁불퉁한 길을 지날 때 좌우로 기울고, 때로는 충격을 받았지만, 염 선생과 장대성이 팔 힘으로 장문수를 단단히 감싸고 있었기에 큰 문제는 생기지 않았다. 염 선생은 수시로 그의 맥을 확인했는데, 심장이 뛰는 것이 느껴질 때마다 조금 안심되었다.같은 시각, 몽이는 단신의 일행과 함께 서녕으로 향하고 있었다. 서녕까지 아직 100리 정도 남았는데 폭우에 갇혀 꼼짝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러자 금이는 스승의 몸 상태를 걱정했다."스승님, 잠시 비를 피하고 다시 길을 떠나도 괜찮을 듯합니다. 우리가 먼저 서녕에 도착할 것이니, 이 비를 피한 뒤 출발해도 늦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단신의는 표정을 굳히며 말했다."더는 지체할 수 없다. 우리가 먼저 도착해 기다리더라도, 그들이 우리를 기다리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 그러자 장후민이 눈물을 닦으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단신의님, 깊이 감사드리옵니다. 저희 선평후부는 이 은혜를 영원히 잊지 않겠사옵니다.” 자신의 옷도 이미 젖었음에도 불구하고 단신의는 그에게 비옷을 걸쳐주며 말했다."그런 말 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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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3화

말에 타고 있던 단신의는 몸이 붕 뜨더니 누군가의 어깨에 들쳐매졌다.눈앞이 한순간 어두워졌다가 다시 밝아지며,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장문수의 침대 위였다. 자신을 들쳐멘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하려고 몸을 돌리려 하자 사여묵이 다급하게 외쳤다."어서 저자의 상태를 봐주십시오!" 기대와 눈물이 가득한 시선들이 단신의에게 향했다. 그가 단신의였다. 그가 드디어 도착했다. 모두가 일제히 무릎을 꿇으며 애원했다."단신의님, 제발 그의 목숨을 살려주시옵소서." 금이도 약상자를 들고 안으로 들어서며 애원했다. 단신의는 맥을 짚을 필요도 없이 한눈에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차릴 수 있었다. 바로 그의 숨을 붙잡아두는 것이다. 단신의는 곧이어 천년 삼 한 조각을 꺼내 사여묵에게 건네며 말했다. "주무르시오." 조각을 받아 손으로 살짝 누르자, 단단한 삼 조각이 부드럽게 녹아내렸다. 단신의는 서둘러 그것을 장문수의 입에 넣었다. 천년삼의 기운은 확실히 숨을 붙잡아 두는 데 효과가 있었지만, 그 이상의 것을 기대하기에는 어려웠다. 금이가 침낭을 건네자 단신의는 장문수의 옷을 벗기라 지시한 뒤, 몇 개의 중요한 혈 자리를 찾아 침을 놓기 시작했다. 그러자 금이가 놀라며 외쳤다. "그는 이미 매우 허약한 상태인데 침을 놓아도 괜찮습니까?! 위험하지 않겠습니까?" "위험하다. 매우 위험하다. 하지만 이 방법이 아니면 기회는 없다." 단신의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침을 놓는것에 다시 열중했다."내열이 쌓여 극도로 허약하니 먼저 열부터 식혀야 한다. 천년 삼으로 기운을 붙잡고…" 그는 다시 금이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단설환을 가져오너라, 심장을 보호해야 한다." 단설환이 그의 손에 닿자 단신의는 답답한 듯 눈살을 찌푸리며 사여묵을 바라보았다. "으깨시오!" "알겠습니다!" 사여묵은 곧바로 단설환을 으깨자, 금이가 숟가락을 꺼내 그 가루를 장문수의 입에 넣었다. 그때, 밖에서 말을 매던 난이와 장후민, 몽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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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4화

그날 밤, 무소위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걱정에 잠을 이루지 못하였다. 그들은 이미 몹시 지쳐 있었으나, 단신의가 오늘 밤이 매우 중요하다며 오늘 밤만 넘기면 최소한 일 할의 희망은 있다고 말해 간신히 버텨냈다. 일 할의 기회라니, 이 얼마나 미미하고 불안한 희망인가! 너무나도 지쳐버린 단신의는 잠시 후 그대로 바닥에 누워 잠깐 잠을 청했다. 계속해서 쉬지 않고 달려왔고 젊은이들과는 달리 이미 오십 대 중후반에 들어선 그였기에 더 이상 버티기 어려웠을 것이다.금이와 난이는 한 시간씩 번갈아 가며 교대하기로 했다.밤새 다섯 번이나 약을 먹였는데, 처음에는 작은 숟가락으로 두 번밖에 먹이지 못했으나, 다섯 번째에는 작은 그릇 반 정도 비울 수 있게 되었다.너무나도 힘든 밤이었다. 시간은 너무 더디게 흐르고, 모든 순간이 고통의 연속이었다. 그들은 밤하늘을 몇 번이고 올려다보며, 해가 떠오르기만을 간절히 바랐다. 그렇게 잠시 후 축시 말이 되자, 단신의가 일어나 맥을 짚고는 그의 코에 약 가루를 불어넣었다. 이는 열을 내리기 위한 것이었다. 단신의는 눈 밑에 다크서클이 드리워 몹시 피곤해 보였다. 장후민의 말에 따르면, 그들은 도중 역관에서 말을 바꿀 때 겨우 한 시간 눈을 붙이고 계속해서 달렸다고 했다. 젊은이들은 그나마 나았으나, 단신의는 이미 오십 대 중반을 넘었으니, 몸이 버티기 어려웠을 터였다. 해가 뜨기 전, 단신의가 맥을 짚고 체온을 재고 모두에게 말했다. "고비는 넘겼다. 그러나 너무 안심해서는 안 된다. 열이 내린 것은 치료법이 효과가 있다는 증거이지만, 그 효과가 얼마나 갈지는 아직 검증이 필요하다. 한동안은 움직일 수 없을 것이니, 돌아가고자 하는 자는 먼저 돌아가도 좋다. 그게 싫다면 역관 사람들을 돕도록 한다. 여기서 이렇게 지켜보고 있으니 내가 너무 긴장돼서 불편하구나." 그 말에 모두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드디어 한 고비는 넘겼다! 해가 뜨자, 무소위는 떠날 차비를 했다. 지금은 수확철이어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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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5화

역관에 도착해 마차에서 내리자마자 이석은 그만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두 다리가 저리고 아파 힘마저 풀린 것이다. 완전히 기진맥진해진 그녀는 온갖 고통을 다 겪은 듯해 보였다.송석석이 그녀를 서둘러 일으키자, 이석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어서, 어서 저를 그에게 데려가 주세요." 그녀를 힘들게 한 것은 멀미가 아니었다. 마차의 흔들림도 아니었다. 장문수에 대한 걱정으로 그녀는 조금도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송석석이 이석을 부축해 안으로 들어가고 있는데 사여묵이 그들을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부부는 시선이 마주쳤고, 사여묵은 송석석에게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이 끄덕임은 장문수가 아직 살아 있음을 알리는 신호였다. 송석석은 안도하며 그를 한 번 더 바라보았다. 그는 며칠 사이 더 야위어 있었다. 송석석이 이석을 부축해 계단을 올라 객실 문 앞에 이르자, 모두가 자연스럽게 길을 터 주었다. 문 앞에 다다른 이석은 침대에 누워 있는 이를 보았다. 그녀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채,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곧이어 눈물이 그녀의 시야를 가리더니 볼을 타고 끊임없이 흘러내렸다. 모두들 그녀가 계속 눈물을 흘릴것이라 생각했지만 오히려 그녀는 이내 감정을 추슬렀다. 눈물을 닦아낸 그녀는 애써 옅은 미소를 지어 보이며 남편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침대 옆에 앉아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며칠간의 치료로 얼굴의 상처는 대부분 부기가 빠졌으나, 여전히 멍이 남아 있었다. 다행히 입가와 눈가의 상처는 이미 아문 상태였다.원래부터 피부색이 어두운 데다 빨간 약물을 여기저기 바르고 있었고 입술까지 시퍼렇게 변해버린 그의 얼굴은 보기 힘들 정도였다.마음이 통했던지, 계속해서 혼수 상태에 빠져 있던 장문수가 드디어 깨어났다. 눈을 뜬 그는 초점을 맞추지 못했다. 천천히 눈동자를 굴리던 그는 곧 무언가에 이끌린 듯 이석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깜박였고, 그녀의 손이 얼굴을 어루만졌을 때, 그녀가 진짜로 자신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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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6화

사여묵은 고개를 저으며 약간 흥분된 어조로 말했다. "치석은 한 사람이 아니고 방시원도 아니오. 그들은 열한 명이오… 헌데 저 사람은 대체 누구요?" 그는 밖에 있는 말이 계속 돌고 있는 것을 보았는데, 말 위에 사람이 엎드려 있었고, 머리가 헝클어져 얼굴을 알아볼 수 없었다. 그러자 송석석이 화들짝 놀라며 급히 달려갔다. "아, 시만자! 오는 내내 아파했는데.. 제가 깜빡 잊었어요." 송석석은 조심스럽게 사만자를 부축해 말에서 내렸다. 시만자는 이석처럼 비틀거리며 거의 바닥에 쓰러질뻔하면서도 입으로는 불평을 쏟아냈다. "냉정한 자식, 내가 너와 함께 이 먼 길을 왔건만, 감히 나를 잊어? 내가 나으면 너부터 단단히 혼내줄 거야!" 기운이 다 빠져버린 그녀가 송석석의 어깨에 기대자 송석석은 급히 사과했다."내 잘못이야. 미안해.. 얼른 안으로 들어가 쉬어. 난 이석부인이 되도록 빨리 장문수를 보게 하려고 서두르다보니 그랬어." 그러자 시만자가 꾸짖을 겨를도 없이 물었다. "지금 어때? 괜찮아? 그 부부가 재회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지만, 안 되겠어. 장군은 부상을 입었고 난 병이 난 몸이라 들어갈 수 없어." "상태는 좋지 않아. 그러나 단신의가 그를 살릴 것이라 믿어. 너는 어서 들어가 쉬어. 눈 좀 붙이면 좀 나아질 거야." 송석석은 다시 사여묵을 보며 말했다. "난이를 불러 주세요." 시만자는 빈방에 눕혀졌다. 그녀는 너무 지쳤기에 난이가 맥을 짚고 약을 처방하는 동안 이미 깊이 잠들어 버렸다. 오는 내내 그녀는 몹시 답답했다. 어렸을 때부터 몸은 튼튼해서 작은 병조차 없었지만 정작 중요한 순간에 몸이 말썽이었기 때문이다. 적염문 체면이 그야말로 말이 아니었다.약이 다 완성되어 송석석은 그녀를 깨워 약을 먹였다. 몸을 일으킨 시만자가 약을 꿀꺽꿀꺽 마시고는 물었다. "장문수 상태는 어때?" "단신의께 여쭤보니, 점점 나아지는 중이라고 했어. 특히 이석이 온 뒤로는 눈에 띄게 좋아졌대." 시만자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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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7화

그리고 한참 뒤, 장태가 물었다. "그럼 제 아내는 어찌 되었습니까?" 그와 군에 출정하여 결혼한 지 반년밖에 되지 않아 아내와 이별했다.시만자는 장씨 가문의 셋째에 대해 알고 있었기에, 안타까운 듯한 어조로 천천히 답했다. "재혼하였습니다." 장태는 실망을 감추지 못했지만,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결국 한마디 더 물었다. "잘 지내고 있습니까?" 시만자는 고개를 저었다."그건 모르겠습니다." 장태의 눈에 어느새 눈물이 맺혔다. "내가 그녀를 망쳤습니다. 그녀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 뿐입니다." 노홍도 슬픈 표정으로 물었다. "그럼.. 제 아내도 혹시.." 노홍의 아버지는 송회안 밑에 있던 장군이었다. 아버지와 함께 남강 전장에 참전했으나 아버지는 먼저 전사했고 그 뒤에 그는 포로로 잡혔다. 시만자는 노씨 가문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 홍시도 보고한 적 없었다.반면 송석석은 이에 대해 잘 알고 있어 말할 수 있었다. "그대 아내는 두 해 전에 큰 병에 걸렸었으나, 단신의가 치료하여 나았습니다. 그러나 그대 어머니께서는 남편과 아들을 잇달아 잃은 충격에 그만 정신이 흐려졌지요. 지금은 사람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합니다. 더 자세한 건 금이에게 물어보세요. 그녀가 치료하고 있습니다." 노홍은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한참동안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러자 제방도 더는 묻지 않았다. 그는 형으로부터 이미 약혼녀가 과부로 남아 집을 지키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안심할 수 있었다. 왕두와 왕오는 수주 출신이었으므로, 그들 역시 가만히 있었다. 그들은 진성으로 함께 돌아간 뒤 수주로 향할 계획이었다. 노아금은 아직 혼인하지 않았기에 가족에 대해 물었고 시만자는 모두 무사하다고 답하자 마음이 한결 놓였다.그는 사촌 형, 방시원을 바라보았다. 방시원은 얼굴빛이 너무 어두워진 것을 눈치챈 그가 다가가 위로했다. "형, 형수가 재혼한 것은 어쩌면 잘된 일입니다. 우리가 가족에게 죄를 지은 것이니, 그들을 원망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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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8화

혜태비가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곧이어 숙청제도 도착하였다. 그가 무릎 꿇어 문안 인사를 올리자마자 태후가 그에게 편지를 건넸다. "석석이가 어젯밤 출성을 하였다. 그러면서 특별히 네 이모님께 궁으로 가서 보고드리라 부탁한 것 같구나." 숙청제가 편지를 한 번 보더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녀가 한밤중에 성을 나섰다면 틀림없이 긴급한 일이 있겠지요. 모든 일을 굳이 저에게 알릴 필요는 없습니다." "여자는 그녀가 한밤중에 부지휘사 명패를 가지고 출경하였다. 그래서 너에게 알려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고개를 끄덕이는 숙청제은 얼굴에 약간의 걱정이 담겨 있었다. "장문수가 무사히 돌아오기를 바랄 뿐입니다." 알고 보니 치석은 그였던 것이다! 선평후부는 군후세가로서, 지난 세월 동안 자손 중 많은 이들이 무를 버리고 문을 택해 벼슬길로 들어섰으나, 그래도 군후의 존엄과 강인함을 계승하는 이들이 있었다. 그를 바라보던 태후가 무언가 말을 하려 했으나, 결국 그 말을 삼켰다. 어떤 것은 오히려 아들의 의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한편, 왕표의 첫 번째 상소가 승상대에 도착했다. 그는 북명왕이 시몬에 도착한 후 행방이 묘연해졌다고 보고했다. 목 승상은 이 상소를 눌러두었다. 그는 북명왕이 시몬에 간 이유는 뻔히 알고 있었다. 북명왕은 협상하러 간 것이 아니라 사람을 구하러 간 것이었다.며칠 뒤, 왕표는 또 하나의 상소를 올렸고, 목 승상이 그 상소를 들고 감격해하며 바로 숙청제를 찾아갔다. 상소를 읽던 숙청제도 감격에 겨운 듯 감탄하며 입을 열었다. "열한 명이라니! 열한 명이 모두 시몬으로 무사히 돌아왔구나!" 목 승상은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말했다. "그렇사옵니다. 이는 전하의 덕분이옵니다. 그들이 드디어 모두 무사히 시몬으로 돌아왔사옵니다." "포상하라! 꼭 크게 포상하여라!" 숙청제는 기쁜 나머지 즉시 명을 내렸다. "오대반, 예부상서와 좌우시랑을 부르도록 하라. 영웅들을 거하게 환영하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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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9화

조금 의아하긴 했지만 진상서는 목 승상을 후당으로 모시고 와 직접 차를 대접하였다. 눈을 가늘게 뜨며 웃고 있는 목 승상에 진상서는 긴장이 조금 풀렸다. "승상께서는 어인 일로 이곳까지 오신 것입니까?" "축하 할 일이 있습니다." 목 승상은 차잔을 내려놓고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빨리 전해주는 것이 좋겠으나, 너무 큰 기쁨이었기에 진상서가 견딜 수 있을지 염려되었다.하여 그는 속도를 늦추기로 했다."축하말입니까? 저에게 축하할 일이 있나요?" 진상서는 갈피를 잡지 못했다. 그는 이미 예부상서를 맡고 있었기에 더 이상의 승진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감히 여쭙건대, 승상께서 말씀하시는 기쁨이란 무엇이옵니까?" 목 승상이 답했다."잃었던 것을 되찾은 것입니다." 하지만 진상서는 더욱 의아해했다."잃었던 것을 되찾았다니요? 저는 최근에 잃어버린 물건이 없었사옵니다." "전하께서 명을 내리셨습니다. 예부에서 남강 전쟁의 영웅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라고 하였고 그 영웅들 중 두 명이 바로 그대 진씨 가문의 자손입니다." 그러자 진상서의 가슴이 크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얼굴빛이 급변한 그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천천히 물었다. "그... 그럼, 제 두 자식의 유골을 찾았단 말씀입니까?" 목 승상이 그를 한 번 쳐다보더니 말했다. "유골이라니요? 그들은 살아 있습니다! 진씨 가문의 두 도련님은 아직 살아 있습니다. 북명왕이 그들을 사국에서 구했습니다. 그들은 포로로 잡힌 후 탈출하여 치석이라는 정탐조를 조직하여 남강에 정보를 전했던 영웅들입니다." 가슴을 움켜잡고 고개를 젓고 있는 진상서는 눈에 눈물이 맺혔다. "아닙니다, 승상. 이런 농은 하지 마시옵소서. 그들은 이미 전사하였습니다. 그들을 잃은 아픔은 살을 도려낸 정도이니 다시는..." 자리에서 일어선 목 승상은 그의 어깨를 두드리더니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대단합니다! 저도 그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치석 정탐조 전체가 자랑스러운 영웅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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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0화

같은 시각, 평서백부 최씨는 왕표의 편지를 받았다. 편지를 읽고 난 그녀는 곧바로 자신의 어머니와 왕준 부부를 찾았다. 왕준은 왕표의 친동생으로, 공부에서 낭중으로 재직 중이었다. 나쁘지 않은 자리긴 하지만 낭중 자리에만 4년째 머무르며 승진은 하지 못했다.왕준의 아내 남희는 상인의 딸로, 높은 혼처에 시집온 셈이었다. 예전부터 왕청여는 이 둘째 올케 몸에 밴 상인의 냄새 때문에 그녀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편지를 읽고 난 평서백노부인의 얼굴빛이 급히 변했다. "사위가 아직 살아 있단 말이냐? 그것도 공을 세웠다고? 이게..." 최 씨가 말했다. "어머니, 이제는 사위라 부르시면 안 됩니다." 노부인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내가 실수했구나. 그가 살아 돌아올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느냐?" 왕준도 편지를 보았다."어머니, 형수님, 이건 좋은 일입니다. 사람이 살아 있다는 게 그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그렇습니다, 기뻐할 일이지요." 하지만 최 씨의 얼굴에는 측은한 빛이 어렸다. "시원이 전사했을 때, 어머님께서... 아, 저도 자꾸 말실수를 하는군요. 방씨 가문의 이 노부인께서는 자식을 잃은 슬픔으로 여러 번 기절하셨습니다. 이제 시원이가 살았으니 그 기쁨에 병도 다 나을 것 같군요." 노부인은 방시원이 전사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자신도 오 씨와 함께 오래동안 슬퍼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녀는 그 누구와도 방시원을 비교한 적 없었다. 방시원은 강직했고, 모든 장모들에게 인기가 많을 수밖에 없는 사위였다. 그런데 그런 그가 돌아왔다는 소식을 들으니 기쁘지 않을 수 없었다.최 씨가 다시 입을 열었다."제가 어머님께 이 소식을 알린 것은, 셋째 아가씨가 언젠가는 이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니, 차라리 날을 잡아 집으로 불러 말씀을 나누는 것이 좋을 듯 해서입니다." 최 씨는 이 시동생의 처지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의 혼수로 함께 간 시녀가 내막을 알고 있었던 터라 장군부의 사정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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