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의 모든 챕터: 챕터 561 - 챕터 565

565 챕터

제561화

길에 오른 모두의 마음은 불안과 걱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장문수는 열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군의관이 약탕기를 챙겨 다니며 약을 지어 먹였으나, 효과는 미미했다. 단신의 약도 이제 별다른 효과가 없었으나, 탕약보다는 조금 나았다. 장문수는 깨어날 때마다 흐릿한 눈으로 항상 묻는 말이 있었다."이곳이 우리 땅입니까?"확답을 받으면 그는 힘겹게 미소를 지으며 다시 잠들곤 했다. 군의관은 반복적인 고열로 머리가 혼미해지고 기억을 잃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이후 사여묵은 장대성에게 말 고삐를 맡기고 자신은 마차에 올라 장문수 곁을 지켰다. 사여묵은 장문수가 정신을 잃었을 때 조차도 그의 손을 가볍게 잡고 남강이 얼마나 아름다운 지에 대해 얘기 했다. 그리고 가족들의 상황도 들려주었고 아내가 여기로 오고 있다며 부부가 곧 재회할 것이라는 소식도 알렸다.그럴 때마다 장문수의 숨결은 한결 편안해졌고, 다시 눈을 뜬 그의 눈동자는 반짝반짝 빛이 났다.장문수는 정말로 마지막 숨을 참았다. 완강하게 버티고 있는 중이었다. 서녕까지는 아직 60~70리 정도 남아 있었지만 더 이상 가는 것은 불가능했다. 장문수의 숨결은 점점 약해졌고, 들숨보다는 날숨이 더 많아졌다. 그러자 군의관은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사여묵을 바라보았다. "이제 더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사옵니다. 쓸 수 있는 약은 모두 쓴 상태이고 길을 떠나서부터 침으로 연명하였습니다. 오늘은 벌써 두 번이나 침을 놓았습니다. 이제 더는 할 수 없사옵니다." 한자리에 모인 치석의 정탐팀은 슬픔에 잠겼다. 그들은 마차의 커튼을 들출 엄두도 내지 못했다. 해골처럼 앙상해진 장문수는 온몸이 상처투성이여서 바라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찢어졌다.사여묵은 무소위를 바라보았는데, 무언가를 물어보려는 듯 했다. 무소위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건 마지막 방법이다. 하지만 너도 알다시피 내공으로 그이의 심맥을 보호한다 해도 한 시간이 지나 서녕에 도착하지 못하거나, 서녕에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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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2화

염 선생과 장대성은 마차에 누웠는데, 그들 위에 부드러운 깔개를 깔리자, 모두가 힘을 합쳐 장문수를 그 위에 조심스럽게 눕혔다. 염 선생과 장대성은 각각 한 손을 뻗어 장문수를 감쌌다. 이제 본격적인 도박이 시작되었다. 마차에는 이미 세 명이 타고 있었기에 빠른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군의관은 말을 타고 이동해야 했다. 위급한 상황이 생기면 염 선생이 곧바로 마차를 멈추고 군의관을 부를 계획이였다. 마차 안은 답답했다. 그들 위에 덮인 부드러운 깔개와 그 위에 장문수가 누워있었기에 출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미 땀에 옷이 흠뻑 젖고 말았다. 머리카락마저 땀에 젖어 가렵고 불편했으나, 손을 뻗어 긁을 수 없었다. 밖에서는 차부가 가끔 커튼을 살짝 들어 바람을 통하게 하였으나, 발열 중인 장문수가 바람을 맞아선 안 되기에 오래 열어둘 수 없었다. 채찍에 말들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울퉁불퉁한 길을 지날 때 좌우로 기울고, 때로는 충격을 받았지만, 염 선생과 장대성이 팔 힘으로 장문수를 단단히 감싸고 있었기에 큰 문제는 생기지 않았다. 염 선생은 수시로 그의 맥을 확인했는데, 심장이 뛰는 것이 느껴질 때마다 조금 안심되었다.같은 시각, 몽이는 단신의 일행과 함께 서녕으로 향하고 있었다. 서녕까지 아직 100리 정도 남았는데 폭우에 갇혀 꼼짝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러자 금이는 스승의 몸 상태를 걱정했다."스승님, 잠시 비를 피하고 다시 길을 떠나도 괜찮을 듯합니다. 우리가 먼저 서녕에 도착할 것이니, 이 비를 피한 뒤 출발해도 늦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단신의는 표정을 굳히며 말했다."더는 지체할 수 없다. 우리가 먼저 도착해 기다리더라도, 그들이 우리를 기다리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 그러자 장후민이 눈물을 닦으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단신의님, 깊이 감사드리옵니다. 저희 선평후부는 이 은혜를 영원히 잊지 않겠사옵니다.” 자신의 옷도 이미 젖었음에도 불구하고 단신의는 그에게 비옷을 걸쳐주며 말했다."그런 말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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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3화

말에 타고 있던 단신의는 몸이 붕 뜨더니 누군가의 어깨에 들쳐매졌다.눈앞이 한순간 어두워졌다가 다시 밝아지며,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장문수의 침대 위였다. 자신을 들쳐멘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하려고 몸을 돌리려 하자 사여묵이 다급하게 외쳤다."어서 저자의 상태를 봐주십시오!" 기대와 눈물이 가득한 시선들이 단신의에게 향했다. 그가 단신의였다. 그가 드디어 도착했다. 모두가 일제히 무릎을 꿇으며 애원했다."단신의님, 제발 그의 목숨을 살려주시옵소서." 금이도 약상자를 들고 안으로 들어서며 애원했다. 단신의는 맥을 짚을 필요도 없이 한눈에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차릴 수 있었다. 바로 그의 숨을 붙잡아두는 것이다. 단신의는 곧이어 천년 삼 한 조각을 꺼내 사여묵에게 건네며 말했다. "주무르시오." 조각을 받아 손으로 살짝 누르자, 단단한 삼 조각이 부드럽게 녹아내렸다. 단신의는 서둘러 그것을 장문수의 입에 넣었다. 천년삼의 기운은 확실히 숨을 붙잡아 두는 데 효과가 있었지만, 그 이상의 것을 기대하기에는 어려웠다. 금이가 침낭을 건네자 단신의는 장문수의 옷을 벗기라 지시한 뒤, 몇 개의 중요한 혈 자리를 찾아 침을 놓기 시작했다. 그러자 금이가 놀라며 외쳤다. "그는 이미 매우 허약한 상태인데 침을 놓아도 괜찮습니까?! 위험하지 않겠습니까?" "위험하다. 매우 위험하다. 하지만 이 방법이 아니면 기회는 없다." 단신의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침을 놓는것에 다시 열중했다."내열이 쌓여 극도로 허약하니 먼저 열부터 식혀야 한다. 천년 삼으로 기운을 붙잡고…" 그는 다시 금이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단설환을 가져오너라, 심장을 보호해야 한다." 단설환이 그의 손에 닿자 단신의는 답답한 듯 눈살을 찌푸리며 사여묵을 바라보았다. "으깨시오!" "알겠습니다!" 사여묵은 곧바로 단설환을 으깨자, 금이가 숟가락을 꺼내 그 가루를 장문수의 입에 넣었다. 그때, 밖에서 말을 매던 난이와 장후민, 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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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4화

그날 밤, 무소위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걱정에 잠을 이루지 못하였다. 그들은 이미 몹시 지쳐 있었으나, 단신의가 오늘 밤이 매우 중요하다며 오늘 밤만 넘기면 최소한 일 할의 희망은 있다고 말해 간신히 버텨냈다. 일 할의 기회라니, 이 얼마나 미미하고 불안한 희망인가! 너무나도 지쳐버린 단신의는 잠시 후 그대로 바닥에 누워 잠깐 잠을 청했다. 계속해서 쉬지 않고 달려왔고 젊은이들과는 달리 이미 오십 대 중후반에 들어선 그였기에 더 이상 버티기 어려웠을 것이다.금이와 난이는 한 시간씩 번갈아 가며 교대하기로 했다.밤새 다섯 번이나 약을 먹였는데, 처음에는 작은 숟가락으로 두 번밖에 먹이지 못했으나, 다섯 번째에는 작은 그릇 반 정도 비울 수 있게 되었다.너무나도 힘든 밤이었다. 시간은 너무 더디게 흐르고, 모든 순간이 고통의 연속이었다. 그들은 밤하늘을 몇 번이고 올려다보며, 해가 떠오르기만을 간절히 바랐다. 그렇게 잠시 후 축시 말이 되자, 단신의가 일어나 맥을 짚고는 그의 코에 약 가루를 불어넣었다. 이는 열을 내리기 위한 것이었다. 단신의는 눈 밑에 다크서클이 드리워 몹시 피곤해 보였다. 장후민의 말에 따르면, 그들은 도중 역관에서 말을 바꿀 때 겨우 한 시간 눈을 붙이고 계속해서 달렸다고 했다. 젊은이들은 그나마 나았으나, 단신의는 이미 오십 대 중반을 넘었으니, 몸이 버티기 어려웠을 터였다. 해가 뜨기 전, 단신의가 맥을 짚고 체온을 재고 모두에게 말했다. "고비는 넘겼다. 그러나 너무 안심해서는 안 된다. 열이 내린 것은 치료법이 효과가 있다는 증거이지만, 그 효과가 얼마나 갈지는 아직 검증이 필요하다. 한동안은 움직일 수 없을 것이니, 돌아가고자 하는 자는 먼저 돌아가도 좋다. 그게 싫다면 역관 사람들을 돕도록 한다. 여기서 이렇게 지켜보고 있으니 내가 너무 긴장돼서 불편하구나." 그 말에 모두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드디어 한 고비는 넘겼다! 해가 뜨자, 무소위는 떠날 차비를 했다. 지금은 수확철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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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5화

역관에 도착해 마차에서 내리자마자 이석은 그만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두 다리가 저리고 아파 힘마저 풀린 것이다. 완전히 기진맥진해진 그녀는 온갖 고통을 다 겪은 듯해 보였다.송석석이 그녀를 서둘러 일으키자, 이석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어서, 어서 저를 그에게 데려가 주세요." 그녀를 힘들게 한 것은 멀미가 아니었다. 마차의 흔들림도 아니었다. 장문수에 대한 걱정으로 그녀는 조금도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송석석이 이석을 부축해 안으로 들어가고 있는데 사여묵이 그들을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부부는 시선이 마주쳤고, 사여묵은 송석석에게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이 끄덕임은 장문수가 아직 살아 있음을 알리는 신호였다. 송석석은 안도하며 그를 한 번 더 바라보았다. 그는 며칠 사이 더 야위어 있었다. 송석석이 이석을 부축해 계단을 올라 객실 문 앞에 이르자, 모두가 자연스럽게 길을 터 주었다. 문 앞에 다다른 이석은 침대에 누워 있는 이를 보았다. 그녀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채,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곧이어 눈물이 그녀의 시야를 가리더니 볼을 타고 끊임없이 흘러내렸다. 모두들 그녀가 계속 눈물을 흘릴것이라 생각했지만 오히려 그녀는 이내 감정을 추슬렀다. 눈물을 닦아낸 그녀는 애써 옅은 미소를 지어 보이며 남편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침대 옆에 앉아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며칠간의 치료로 얼굴의 상처는 대부분 부기가 빠졌으나, 여전히 멍이 남아 있었다. 다행히 입가와 눈가의 상처는 이미 아문 상태였다.원래부터 피부색이 어두운 데다 빨간 약물을 여기저기 바르고 있었고 입술까지 시퍼렇게 변해버린 그의 얼굴은 보기 힘들 정도였다.마음이 통했던지, 계속해서 혼수 상태에 빠져 있던 장문수가 드디어 깨어났다. 눈을 뜬 그는 초점을 맞추지 못했다. 천천히 눈동자를 굴리던 그는 곧 무언가에 이끌린 듯 이석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깜박였고, 그녀의 손이 얼굴을 어루만졌을 때, 그녀가 진짜로 자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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