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의 모든 챕터: 챕터 541 - 챕터 550

565 챕터

제541화

사여묵은 그들을 보자 심장이 목구멍까지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왜 갑자기 사람들이 나타난 거이지? 게다가 갈고리 밧줄을 이용해야 올라갈 수 있을 정도면 무공도 별로인 것 같은데. 대체 위소로 온 목적이 무엇일까? 그들이 발견되기라도 한다면 오늘 밤의 구조계획은 물거품으로 될 것이다.’그들이 숨어있는 곳은 어두운 곳이라 상대방이 빠르게 벽을 타고 와도 소리를 낼 수 없었다.‘에라 모르겠다. 수비가 끝나기 전에 무조건 쳐들어가야 해.’방시원도 앞에 세 사람이 숨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들은 어두운 곳에 숨어있었는데 머리까지 뒤집어쓰지는 않았지만 검은 야행복을 입고 있어 적인지 아군인지 판별할 수 없었다. 그들이 가벼운 몸집으로 자신이 가려고 했던 곳으로 날아가자 방시원은 어리둥절해졌다.‘혹시 우리를 구하러 온 것인가?’하지만 방시원은 바로 자신의 생각을 부정했다.‘그럴 리 없을 거야. 비록 그쪽과 연락을 취할 수 없지만 원수가 바뀌었고 지금의 원수는 왕표 뿐이야.’방시원은 왕표가 어떤 사람인지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왕표는 왕청여의 오빠라 방시원에겐 형님이었다. 무장 출신이지만 오랫동안 전쟁터에 나가지 않았고 탁상공론에만 능했는데 그렇다고 또 실력이 없다는 건 아니었다.다만 왕표는 성격이 오만해서 장단점을 따져봤을 때 그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는 방식을 택했을 뿐이었다.협상과 구출, 방시원은 왕표가 분명히 전자를 택하지, 두 가지 모두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는 잠깐 생각하더니 손을 들어 잠입 의사를 표시했다.위소는 매우 커서 모두 열두 채의 건물이 있었다. 그리고 지하 감옥은 열한 동과 열두 동 사이에 단독으로 된 방이 있었는데 그 방으로 내려가면 지하 감옥이었다. 하지만 거긴 분명 많은 병력이 지키고 있을 것이었다. 모든 곳이 방어 태세를 바꾸고 있어 그들이 이리저리 숨어 다니면 무사히 열한 동에 도착할 수는 있을 것도 같았다. 그들은 벽에 붙어 살금살금 걸어가 지하감옥 입구에 병사들이 얼마나 있는지 보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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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2화

세 줄기의 검은 그림자가 빠르게 날아갔다. 사실 적절한 시기라는 건 없다. 작은 방 주변에 불이 켜져 있기 때문에 대낮처럼 밝지는 않지만 적어도 어떤 물체나 사람의 움직임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수백 개의 시선 아래에서 그들이 아무리 빠르고 경공이 뛰어나다고 해도 결국 작은 방 앞에 서서 문을 부숴야 지하 감옥에 들어갈 수 있었다. 지하 감옥에 들어가면 그들은 독 안에 든 쥐나 다름없었다. 전에 사여묵과 무소위가 이미 조사해 봤기에 이런 상황이 될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의 원래 계획은 무소위와 염 선생이 호위에게 달라붙어 시간을 끌고 사여묵이 지하 감옥으로 들어가 사람을 구출한 후 재빨리 장대성에게 넘긴 뒤 다시 돌아와 무소위와 염 선생을 돕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 방시원이 있어 호위들을 더 쉽게 붙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사여묵의 그림자는 곧장 방으로 향했다. 방문은 철로 되어 있어서 부수기 쉽지 않았지만 사여묵은 쇠도 진흙처럼 쉽게 깎을 수 있는 칼을 꺼냈다. 칼의 무게는 가벼웠지만 칼날은 아주 날카로웠다. 그가 진기를 담아 칼날을 몇 번 내리치자 철문이 한쪽으로 기울었다. 그는 발로 걷어찬 후 뒤를 돌아보자 사부님이 긴 칼을 들고 대문을 지키고 있었고 염 선생은 수비 병과 싸우기 시작했다. 그는 사부님을 걱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염 선생이 걱정되었는데 염 선생의 무공은 최고는 아니었지만 경공이 좋아 경공으로 적들을 지치게 한 후 반격할 기회를 노리기만 하면 되었지만 위험성이 없는 건 아니었다. 그리고 방시원 등인이 쳐들어온 것을 본 사여묵은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사람이 많으니 철문만 지키고 있으면 내가 지하 감옥으로 가서 사람을 구출할 수 있을 거야.’ 솔직히 말해서 이곳은 감옥이 아니라 밀실과 지하 통로였다. 여긴 전쟁에서 사국이 이기지 못한다면 주장들을 옮기거나 숨길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진 지하 밀실이었다.하지만 사여묵은 이 땅굴과 밀실에 대해 너무 가볍게 생각했던 것이었다. 아래층으로 들어가면 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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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3화

낮에 아당산에서 열린 상담에서 왕표의 태도는 무척 단호했다. 협상 전에 방천허와 제린은 모두 그에게 빅토르 앞에서 북명왕을 언급하지 말라고 설득했지만 왕표는 그들이 북명왕의 부하였으니 북명왕을 보호하려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일단 승낙은 했지만 마음속으로는 다른 계산이 있었다. 앞서 여러 차례 협상할 때 그는 금이나 곡물, 포목, 비단 등으로 척사를 바꾸자고 흥정했지만, 빅토르가 동의하지 않아 협상은 지속되었다. 그리고 이번엔 왕표의 인내심은 바닥이 드러났다. 그는 이미 척사를 위해 많은 양보를 했다고 생각했다. 5천 냥에서 만 냥으로 오른 것도 모자라 식량 3천 석, 비단 2천 필까지. 이런 대가로 인질을 바꾸려고 하는데 상대방은 여전히 동의하지 않았다. 그래서 왕표는 그들이 너무 욕심이 많다고 생각했다. ‘시몬성으로 바꾸는 건 절대로 안 돼. 북명왕이 힘겹게 되찾아온 시몬성을 내 손으로 내놓으면 난 모든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들 게 분명해.’ 이번 협상이 시작되자 그는 다시 한번 식량을 5천 석으로 늘렸지만 빅토르는 여전히 거절했다. 그러자 왕표는 화가 치밀어 올라 책상을 치며 소리쳤다. “내가 보기엔 당신들이 성의가 없는 것 같군. 난 이미 최대한 양보를 했는데 아직도 만족을 하지 않다니. 그렇다면 이 협상도 계속할 필요가 없겠군.” 번역관이 그의 말을 번역하자 빅토르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더 이상 협상하지 않을 건가? 정말로 당신들의 정탐꾼을 희생시키겠다는 것인가?” 그러자 왕표가 말했다. “성의가 없는 건 당신들이지. 협상할 성의가 없다면 안 하면 된다. 이것 또한 북명왕의 뜻이니 마음대로 하게.” 방천허와 제린은 그의 말을 듣고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분명 왕야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고 하지 않았나?’ 북명왕이란 세 글자는 빅토르도 알아들을 수 있어 번역할 필요가 없었다. 그는 긴장해서 물었다. “북명왕? 북명왕이 왔다는 건가? 그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왜 그가 협상하러 오지 않았는가?”번역관이 빅토르의 말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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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4화

왕표는 두 사람의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고 속으로 이상하게 생각했다. ‘나보고 협상하라고 해놓고 내가 분명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는데 두 사람이 빅토르를 막아서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는 남강을 수복한 후에야 통병이 되어서 장성들이 원래 불복했다. 그런데 협상마저 실패한다면 그의 위엄을 손상시킬 테니 그는 절대로 용납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방천허와 제린에게 명령했다. “그만 돌아오너라.” 그리고 번역관에게 말했다. “빅토르에게 말하거라. 그쪽에서 성의가 없으니 협상 종료하겠다고. 협상할 성의가 있다면 내가 말한 조건을 받아들이라고.” 번역관이 말을 전하자 빅토르는 왕표를 보았는데 그의 표정에는 이미 인내심이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방심할 수 없어 명령했다. “당장 성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제린과 방천허는 쫓아가 빅토르를 계속 막았다. 제린은 두 손을 모으고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며 말했다. “빅토르 원수님. 왕 원수님은 척사를 모르니 그에게 정이 없어서 시몬성과 바꾸지 않으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저흰 척사와 함께 전장에 나간 적이 있어 매우 중히 여깁니다. 그러니 잠깐만 기다려주십시오. 저희가 가서 왕원수를 설득해 보겠습니다.” 그러자 빅토르가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설득할 수 있었다면 벌써 설득했겠지. 그리고 너희 북명왕이 시몬성과 인질을 바꾸지 않겠다고 하지 않았느냐? 그럼 협상할 필요가 없지 않으냐?” “아닙니다. 저희 왕야님은 시몬으로 오시는 길이니 며칠 후면 도착할 것입니다. 왕야께서도 척사를 매우 중시하시니 그가 오면 이 일은 분명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북명왕이 여기로 오고 있다고?” 빅토르는 말하며 제린의 얼굴을 뚫어져라 보았다. 그러자 제린을 고개를 끄덕이며 진정성이 있는 표정으로 말했다. “네, 맞습니다. 며칠 후면 도착할 겁니다.” 방천허는 물러나 왕표에게 다가가서 말했다. “원수님, 진정하십시오. 비록 우리가 협상을 종료하기로 결정했지만 협상시간을 최대한 오래 끌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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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5화

제린과 방천허는 속으로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이렇게 성의 없이 협상을 해서야 어떻게 빅토르를 붙잡을 수 있겠는가?’ 하지만 그들은 지금 왕야께서 빅토르가 돌아가기 전에 척사를 구하길 바랄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결과는 상상조차 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사여묵이 장 씨를 구출해서 밖으로 나와보니 이미 큰 싸움이 벌어졌고 방시원 등인마저도 부상을 당했다. 그나마 사부님이 계셔서 아직은 큰 손해를 보진 않았다. 하지만 적의 수가 점점 많아져 지금 당장 후퇴해야 했다. 그는 뛰쳐나와 십여 명이 뒤엉켜 싸우는 장면을 보고 경공으로 번개처럼 날아서 업고 있던 사람을 장대성에게 맡겼다. 그러자 장대성은 그 사람을 업고 어둠을 틈타 재빨리 떠났다. 그리고 사여묵은 경공을 펼쳐 그들이 빠져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만약 한 명을 구하려다 여러 명이 잡힌다면 이번 구출은 의미가 없기 때문이었다. 사여묵은 손에 금착도를 들고 염 선생의 곁으로 날아가 칼을 휘둘러 순식간에 염 선생을 에워싼 병사들을 물리쳤다. 무소위는 고수와 맞섰다. 빅토르가 적지 않은 고수들을 데려갔지만 여전히 십여 명의 고수들이 이곳을 지키고 있었다. 무소위는 이미 사람을 구출해 내 더 이상 철문을 지키고 있을 필요가 없게 되자 마음 놓고 싸우기 시작했다. 무소위는 제자인 사여묵과 손을 잡으니 무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적의 수가 너무 많아 두 사람은 빠져나오기 쉬워도 다른 사람들은 빠져나가기 어려울 것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포위망을 풀어 한 명씩 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빅토르가 돌아올까 봐, 근처에 있던 병사들이 도착할까 봐 걱정되어 조금도 우유부단해하지 않고 칼에 진기를 주입해서 돌풍 적인 속도로 한 번에 여러 명씩 처리했다. 이렇게 하면 진기를 더 빨리 소모할 수는 있지만 그들을 물리치고 빨리 도망갈 기회를 찾기는 어려웠다.무소위는 그가 무릅쓰고 싸우는 모습을 보고 조금도 지체하지 않고 협력하여 사람들을 데리고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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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6화

그 묘지는 엄청 컸는데 희생된 병사 대부분이 거기에 묻혀 있었고 묘지의 입구에 아주 큰 묘비가 세워져 있었다. 안으로 더 들어가면 묘지기가 사는 방이 몇 칸 있었는데 묘지기는 이미 그들에게 제복 당해 갇혀 버렸다. 온몸이 묶인 채 입까지 틀어 막혀 있어 소리를 지를 수도 없었다. 그들은 구조하러 가기 전에 식량과 물을 단단히 비축해 놓았다. 물을 비축한 이유는 척사가 고형을 받았을 것을 고려했기 때문이었는데 사국은 전패해서 분명 척사에게 분풀이를 할 것이고 척사의 부상이 심할 경우엔 바로 산을 넘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다만 그들은 척사를 구출하러 온 사람들이 이렇게 많을 줄 몰라 준비한 분량이 충분하지 않았다. 그들이 돌아왔을 때 장대성은 이미 척사의 상처를 치료하고 있었다. 사여묵은 방시원을 내려놓고 숨을 돌릴 틈도 없이 약과 거즈를 사부와 염 선생에게 건네주었다. “우선 상처부터 치료합시다.” 방시원은 등을 다쳐서 겨우 뛰다가 묘지에 도착했을 땐 이미 기절해 버리고 말았다. 사여묵은 알약을 부숴 물과 함께 그에게 먹여 주었다. 그리고 옷을 찢었는데 어깨뼈에서 허리까지 뼈가 보일 정도로 심각한 상처가 나 있었다. 미리 지혈을 해서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출혈이 심해져 죽었을 것이었다. 혈을 봉인한 지 너무 오래되어 그들은 손상이 심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였다. 상처를 치료한 후 사여묵은 눈앞의 남자들을 바라보았는데 방시원 말고는 아무도 알아볼 수 없었다. 그리고 혼수상태에 빠진 척사도 아무리 봐도 누구인지 알아보지 못했다 방시원은 간신히 몸을 지탱하며 손을 들었다. “방시원 출석.” 공기가 잠깐 멈춘 듯 조용하더니 모두 보고하기 시작했다. “제방 출석.” “진계 출석.” “진결 출석.” “왕두 출석.” “왕오 출석.” “장태 출석.” “노홍 출석.” “노아금 출석.” 그러자 사여묵은 얼굴을 돌려 오랫동안 참았던 눈물을 흘리며 간신히 감정을 억제하고 말했다. “내가 송가군을 대표해서 당신들의 복귀를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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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7화

모두 동정하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다가 순간 자신의 부인도 다른 사람에게 시집갔을 수 있다는 것을 짐작했다. 여기에서 노아금만 결혼하지 않았는데 그는 방시원 어머니의 친정 조카로서 처음 전쟁에 참여해 고작 병사에 불과했다. 왕두와 왕오는 수주 출신으로 아금과 장태같은 평범한 병사들이고, 제방은 제육공자의 형으로서 추진화가 주워 온 아들이었다. 공부는 못하지만 무술을 좋아해서 전쟁터에 나가 몇 년을 단련해 포로로 잡히기 전엔 이미 백 부장이 되어 있었다. 제방은 전쟁터에 나가기 전에 약혼을 했지만 그의 희생 소식이 전해지면 약혼녀가 다른 사람에게 시집갈 것이고 덕망이 높은 제씨 가문은 약혼녀에게 기다리라는 요구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제방도 약혼녀가 행복하기를 바랐다. 다만 그는 방시원이 불쌍해졌다. 몇 년 동안 방시원은 힘들 때마다 부인을 언급하며 그들 부부의 이야기를 하곤 했기 때문이다. 장 씨도 자신의 부인이 겁이 많아 자신이 희생했다는 걸 알면 분명 오랫동안 슬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장 씨는 자신이 살아서 돌아갈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부인이 선평후부에 있지 말고 친정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도 말했다. 몇 년 동안 정말 위험했는데 언제든지 잡힐 수 있었고 잡히기만 하면 살 길이 없었다. 그들은 충성을 택하고 의를 저버렸으니 자신이 먼저 부인을 배신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진계와 진잠은 예부상서의 아들이었는데 진계는 적자였고 진잠은 서자였다. 그들 위에 형이 세 명 더 있었는데 모두 공부를 해서 벼슬에 들어갔고 그들 두 형제만 무술을 익혀 전쟁터로 나갔다. 그들이 ‘희생’했다고 했을 때 진상서는 예부좌시랑의 자리에 있었는데 두 아들의 전공에 자신의 근면함까지 더해 예부상서 자리에 앉게 된 것이었다. 사여묵과 송석석의 결혼식 역시 진상서가 주관했다.방시원은 한참 후에야 고개를 들더니 간신히 웃으며 눈가의 눈물을 애써 참고 말했다. “차라리 잘 된 것 같습니다. 시집갔으니 더 이상 외롭게 지내지 않아도 되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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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8화

날씨가 점점 더워져 황실에서는 이미 얼음을 쓰기 시작했다.송석석은 사여묵이 지금까지 편지 한 통도 보내지 않아 걱정이 되었다. 사숙과 함께 간 것이긴 하지만 인질을 구하기 위해 사국 변성에 침입한 것이고, 사국 병사들이 변성에 집결되어 있어 아주 위험했다.홍시가 탐지해 온 소식에 따르면 장군부 사방에 사복을 입은 경위가 밤낮으로 교대를 하고 있다고 했다. 보아하니 황제께서도 누군가가 이방을 해치려고 한다는 것을 알아챈 것 같았다.서경 쪽에서는 어떤 상황인지 모르지만, 이상서가 진성으로 돌아와 멸문 사건을 이미 알아냈다고 보고 했다. 바로 누군가가 그 부인에게 구혼선충을 이용해 이성을 잃게 만들었는데, 그들 일가족을 해친 사람은 그 지역의 도만이라는 상인이라고 했다.범인도 이미 자백했다. 살해 동기는 바로 두 집이 같은 장사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는데 죽은 일가가 모든 장사를 빼앗아가 원한을 품고 있던 중 마침 도만이라는 낭자가 선충을 다룰 줄 안다고 해서 허 씨를 매수하여 선충을 사용해 량 씨를 이성을 잃게 해서 가문을 멸살해버린 것이었다.흠차는 먼저 참수하고 나중에 보고할 권한이 있어 범인이 죄를 인정한 후 이택은 필주 관부에 도만 부부를 참수하여 참사한 피해자를 위로하라고 명령했다.그렇기에 이 사건은 다시 대리사에 회부하여 재심할 필요가 없었다.송석석이 이 일을 알게 된 것도 청작이 돌아와서 알려준 것이었다. 청작은 범인이 법정에서 통곡하고 눈물을 흘리며 일시적인 충동으로 벌인 일이라고 가슴을 치며 후회했다고 했다. 그래서 이상서는 그의 자식을 연루시키지 않고 두 사람만 참수해서 사건을 종결했다. 하지만 송석석은 이 일이 무엇인가 이상하다고 느꼈다.장사판에 싸우는 건 자주 일어나는 일이고 일시적인 충동에 의한 살인사건도 적지 않지만 이건 분명히 면밀한 계획 하에 벌어진 일이었다. 게다가 선충을 사용하는 법도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도만 낭자가 알고 있다고 해도 허 씨를 매수해 독을 타고 선충을 이용해 살인을 하는 과정에서 조금도 차질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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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9화

송석석이 문제가 있다고 하자 시만자는 당연히 증거를 찾아 나섰고, 그녀는 홍시를 찾아가 회왕을 감시하라고 당부했다. 그리고 홍시에게 어떤 흔적도 드러내지 말고 아무에게도 회왕부를 감시한다는 것을 들키지 않도록 하라고 신신당부했다. ‘장군부에 자객이 나타나 석석이 나서서 구출을 했을 때도 궁으로 불려 들어가 한참을 성명했었지. 황제가 북명황실에 대해 의심이 있으니 모든 일에 조심하는 편이 좋을 것 같아.’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더니 마침 전소환이 평양후부로 들어가는 날이었다. 작은 가마가 폭우를 무릅쓰고 평양후부의 각문으로 들어갔는데 전소환은 마땅한 혼수가 없어 가마에 오르기 전까지 전북망에게 원망의 눈빛을 보냈다. 평양후부로 들어간 그녀는 가의 군주에게 차를 대접했지만 평양후의 얼굴은 쳐다보지도 못했다. 평향후 노부인은 더욱 그녀를 만나지 않고 단지 평범한 옥팔찌 한 쌍을 그녀에게 주며 추양각을 하사했다. 그녀는 원래 친정에서 두 하녀를 데리고 왔는데 평양후부에 들어서자마자 장군부로 돌려보냈고, 가의 군주가 하녀를 몇 명 보내 그녀를 시중들게 했다. 그녀는 첩으로서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해 억울했지만 그래도 이곳이 평양후부이니 참아야 하고 장군부에 있을 때처럼 화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저녁에 그녀는 목욕을 하고 옷을 갈아입은 후 다시 곱게 차려입었다. 그녀는 오늘 첫날밤이니 평양후가 자신의 체면을 보아서라도 올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자정까지 기다려도 평양후부는 오지 않았다. 그녀는 비녀를 제거하고 이불속에 숨어 억울한 마음이 들어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다음 날 알아보니 평양후는 어젯밤 란 부인의 방에서 잤다고 했다. ‘란 부인은 평양후의 유일한 측 실이었는데 자녀도 있고 게다가 지금은 임신 중이어서 평양후의 시중을 들기에 적합하지 않을 텐데 평양후께서 거기로 갈지 언정 나한테 오지 않으려 하다니..’전소환이 시집간 후 장군부는 갑자기 많이 평온해진 것 같아 보였다. 전북망은 장군부 밖에서 지키고 있는 경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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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0화

시만자와 몽동이는 모두 단번에 그녀의 뜻을 이해했다. 서경의 정세는 분명 크게 변할 것이다. 태자가 즉위하면 가정 먼저 해야 할 일이 녹분성을 철저히 조사하는 것이다. 그래야 하는첫 번째 이유는 복수 때문이고, 두 번째는 자신의 정권 지위를 안정시키기 위해서, 마지막 세 번째는 변경선을 다시 세우기 위해서였다. ‘전북망이 왕청여에게 조금이라도 연민이 남아 있다면 왕청여를 친정으로 돌려보내는 게 맞는데 자신의 가문을 지키려고 왕청여를 장군부에 붙잡아놓고 왕표가 장군부를 위해 나서도록 강요한다면 그와 이방은 모두 뼛속에서부터 이기적인 사람인 것이다.’ 시만자는 재밌다는 생각이 들어 방긋 웃었다. “전북망이 왕청여를 친정으로 보내는지 내기할래? 나는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봐.” 몽동이는 전북망을 경멸했지만 그래도 그가 전쟁터에서의 용맹함을 떠올리며 말했다. “그래도 보내지 않을까? 전쟁터에서는 그래도 책임감이 있어 보이던데.” 그러자 두 사람은 함께 송석석을 보며 물었다. “넌 어느 쪽을 선택할 거야?” 그러자 송석석이 답했다. “사실 나도 전북망을 잘 몰라.” 시만자는 천 냥짜리 은표를 꺼내며 건넸다. “그래도 선택해야지. 우리 천 냥 내기하자꾸나!” 몽동이는 그렇게 큰돈으로 내기하자는 말을 듣고 놀라 고개를 저었다. “난 안 할 거야.” ‘이기면 몰라도 천 냥을 잃으면 돌아가서 사부님께 맞아 죽을 게 분명해.’ “만자야, 그렇게 큰돈 말고 열 냥으로만 내기하는 건 어때?” “그럼 넌 어떤 걸로 할 거야?” 시만자는 몽동이가 탐욕스러운 눈빛으로 은표를 보는 것을 발견하고 바로 주머니에 넣었다. 송석석은 잠깐 생각하더니 말했다. “내 생각엔 그가 자신의 양심이 찔리지 않게 왕청여에게 물어보기는 하는데 사실대로 말하지 않을 것 같아. 만약 왕청여가 이혼을 선택하지 않는 거라면 자기가 강제적으로 붙잡는 것이 아니니 마음 편히 받아들일 수 있을 테니까.” “내가 보기엔 넌 그를 너무 잘 알고 있는 것 같은데. 다만 너의 생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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