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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6화

그 묘지는 엄청 컸는데 희생된 병사 대부분이 거기에 묻혀 있었고 묘지의 입구에 아주 큰 묘비가 세워져 있었다.

안으로 더 들어가면 묘지기가 사는 방이 몇 칸 있었는데 묘지기는 이미 그들에게 제복 당해 갇혀 버렸다. 온몸이 묶인 채 입까지 틀어 막혀 있어 소리를 지를 수도 없었다.

그들은 구조하러 가기 전에 식량과 물을 단단히 비축해 놓았다. 물을 비축한 이유는 척사가 고형을 받았을 것을 고려했기 때문이었는데 사국은 전패해서 분명 척사에게 분풀이를 할 것이고 척사의 부상이 심할 경우엔 바로 산을 넘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다만 그들은 척사를 구출하러 온 사람들이 이렇게 많을 줄 몰라 준비한 분량이 충분하지 않았다.

그들이 돌아왔을 때 장대성은 이미 척사의 상처를 치료하고 있었다.

사여묵은 방시원을 내려놓고 숨을 돌릴 틈도 없이 약과 거즈를 사부와 염 선생에게 건네주었다.

“우선 상처부터 치료합시다.”

방시원은 등을 다쳐서 겨우 뛰다가 묘지에 도착했을 땐 이미 기절해 버리고 말았다.

사여묵은 알약을 부숴 물과 함께 그에게 먹여 주었다. 그리고 옷을 찢었는데 어깨뼈에서 허리까지 뼈가 보일 정도로 심각한 상처가 나 있었다.

미리 지혈을 해서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출혈이 심해져 죽었을 것이었다. 혈을 봉인한 지 너무 오래되어 그들은 손상이 심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였다.

상처를 치료한 후 사여묵은 눈앞의 남자들을 바라보았는데 방시원 말고는 아무도 알아볼 수 없었다.

그리고 혼수상태에 빠진 척사도 아무리 봐도 누구인지 알아보지 못했다

방시원은 간신히 몸을 지탱하며 손을 들었다.

“방시원 출석.”

공기가 잠깐 멈춘 듯 조용하더니 모두 보고하기 시작했다.

“제방 출석.”

“진계 출석.”

“진결 출석.”

“왕두 출석.”

“왕오 출석.”

“장태 출석.”

“노홍 출석.”

“노아금 출석.”

그러자 사여묵은 얼굴을 돌려 오랫동안 참았던 눈물을 흘리며 간신히 감정을 억제하고 말했다.

“내가 송가군을 대표해서 당신들의 복귀를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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