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Chapter 531 - Chapter 540

565 Chapters

제531화

경조부 사람들도 금세 도착하였다. 전강은 경위의 필명과 상의한 뒤, 자객의 시체를 경조부 사람들이 가져가게 하였다. 이미 공문에 넘겼으니, 자백이 그 무엇보다 중요했다. 아까 필명이 물었던 것을 경조부에서도 다시 물었어야 했다. 이방은 질문을 피하기 위해 부상을 가장해 쓰러진 척하여 자신의 방으로 실려 갔다. 모든 이들이 그녀의 뒤처리를 하고 있었다. 전북망은 모든 질문에 응답한 후에야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쓰러져버렸다. 왕청여는 그를 문희거의 침상으로 옮기라 명하였다. 둘째 노부인은 송석석이 구해준 것을 알게 되었다. 평소 대방의 일에 끼어들고 싶지 않았던 그녀였지만, 곧바로 전 노부인에게 목소리를 높였다. “그동안 그녀에게 어떻게 대했습니까? 오늘 그녀가 장군부의 전 가족을 구해줬습니다! 부끄럽지도 않은지요? 이제는 그녀를 비난할 생각은 하지 않으셔야 할 겁니다!”처음으로 시누이 앞에서 전 노부인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오늘 밤, 그 공포는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게다가 지금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였다. 그러나 평소 강했던 그녀는 표정이 몇 번 바뀌더니 끝내 한 마디를 쥐어 짜냈다. “장군부에 자객이 들었다는 것을 그년이 어찌 알았느냐? 혹시 그년이 보낸 것은 아니냐? 관부에서 아직 조사하지 않았는데, 어찌 함부로 말하느냐?”그러나 둘째 노부인은 웃으며 분노하였다. “그럼 그녀가 자객을 보내고 다시 목숨을 구해주면서 은혜를 갚도록 계획했다는 겁니까? 장군부가 갚은 은혜로 그녀가 부귀영화를 누리려는 속셈이라는 말입니까?”말을 마친 노부인은 바로 돌아서 자리를 떠났다. 그녀는 흐르는 눈물을 훔치며 송석석을 대신해 억울하였다. 그리고 대방과 따로 살기로 결심을 내렸다. 민 씨가 버티고 있고, 전북망의 부인은 한 명은 독하고, 다른 한 명은 어리석으니, 집안에 제대로 된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대대손손 물려받은 것을 이들이 망치고 있었다. 따로 나가 산다고 하더라도 지금 장군부에 나눌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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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2화

송석석은 시몬성 밖에서 삼황자를 만났다. 지금 서경태자인 그는 상국사람들을 매우 증오하고 있었다. 만약 그가 황제로 즉위하게 된다면, 녹분성의 일이 매우 골치 아파질 것이다.송석석은 외조부가 떠올라 마음이 아팠다. 이미 회갑이 넘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성릉관을 지키고 있었다. 경성으로 돌아와 편안히 지낼 수도 있는데 말이다.보통 무장들은 이 나이가 되면 물러나는 것이 마땅했다. 송석석은 황제가 젊은 무장들을 기용하려는 뜻을 어느 정도 이해하였지만, 근래 몇 년간 중책을 맡을 만한 자들은 별로 없었다. 황제는 또 사여묵의 병권을 회수했다. 서경과 사국을 두려움에 떨게 했던 장군였으니 그가 병권을 쥐고 있으면 사방을 진정시킬 수 있을 터였다. 지금은 안정된 시기라 왕표에게 병권을 맡겨도 당장은 큰 문제가 없겠으나, 다시 전쟁이 일어난다면 왕표로는 부족할 것이다. “일찍 쉬어. 이 사건은 경조부로 넘어갈 것이니, 내일 경조부에서 와서 두루 물을 거야. 그러면 황제께서도 궁으로 부르실지도 몰라.”장군부에 다녀온 후 송석석은 마음이 어딘가 찝찝했다. 그래서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았다. 특히 전북망이 그녀의 마음속에 자신이 있다고 말했을 때는 정말 우스꽝스럽고 어이가 없었다. 다행히 사여묵이 진성에 없었기에 망정이지, 그가 이 말을 들었더라면 폭발했을 것이다. 다음 날은 날이 좋았다.막 떠오른 해는 하늘을 비단으로 아름답게 물들였다. 준비를 마친 송석석이 서우가 왜 오지 않는지 물으려는 그때, 보주가 아침상을 들고 들어왔다.“심 아가씨께서 서우 도련님을 서원에 보내셨습니다.”“이렇게나 이른 시간에 말이냐?” “네, 심 아가씨께서는 이른 아침부터 훈련하셨고, 서우 도련님은 어제 배운 것에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 일찍 가서 훈장님께 물어보겠다고 하셨습니다.”“오? 첫날부터 이렇게 어려운 것을 가르쳤단 말인가?”송석석은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어제는 훈장님이 무엇을 가르쳤는지 물어보는 것을 깜빡 잊었다.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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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3화

한창 이야기하던 중에 송석석이 물었다. “그 귀걸이, 상태는 어떻습니까?”“어머님께서 이미 사람을 시켜 금경루에 맡긴 상태입니다. 아마 고칠 수 있을 것입니다.”“이렇게 소중한 물건은 그냥 두는 게 좋겠습니다. 밖은 위험할 수 있으니깐요.”귀걸이 하나 때문에 그토록 마음 쓰는 그녀의 모습에 그 귀걸이가 그녀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다.그러자 이석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평소에는 착용하지 않습니다.” 그녀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다만 어제는 위국이를 서원으로 보내는 날이라 귀걸이를 하고 싶었던 겁니다. 그러면 그 사람과 함께 위국이를 서원에 보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거든요.”그녀의 목소리는 아주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이것은 우리가 혼인할 때 평생 해야 할 일들 중 하나였습니다. 이것이 자기기만이라는 걸 알지만, 가끔은 스스로를 속이지 않으면 정말로 버텨내기 힘들더군요.”송석석은 안쓰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 연민 중 반은 그녀를 위한 것이었고, 반은 자신을 위한 것이었다. 이석은 계속 말을 이었다. “왕비님처럼 강한 분은 저처럼 스스로를 속이는 어리석은 행동은 하지 않겠지요.” 아마도 이석은 오랫동안 마음속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없었던 것 같았다. 혹은 그녀의 남편이 송국공의 휘하에 있었고, 송국공의 일곱 용사들이 남강 전장에서 희생되었기에 그녀는 마음속의 고통을 나누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저는 큰 뜻도 없었고, 재능이나 외모가 출중한 것도 아닙니다. 둔하고, 일을 할 때도 결단력이 없지요. 하지만 제 남편은 달랐습니다. 어린 나이에 영웅이 되었고 외모도 출중하였으며, 게다가 후작부의 명문가 출신이었지요. 그런 그가 누군들 얻지 못하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저같이 평범한 여인을 선택했습니다.” “저는 열일곱에 그와 혼인하였고, 지금 스물다섯입니다. 혼인한 지 팔 년이 되었으나, 그동안 거의 함께하지 못해 아이를 낳지 못하였지요. 다행히 지금은 위국이 있으니, 친자식은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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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4화

시몬성. 왕표는 이미 매우 짜증이 나 있었다. 네 번의 협상 동안, 빅토르는 한 치도 양보하지 않았으며, 반드시 서몬을 내주어야만 치석을 돌려보내겠다고 버티고 있었다. 포로들은 이미 교환되었지만, 그마저도 손해였다. 두 나라 포로 인수도 맞지 않았고, 사국의 포로는 송씨 가문의 두 배에 달했다. 포로 숫자가 맞지 않았으니, 그들이 얼마나 많은 포로를 죽였는지를 알 수 있는지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이제는 치석 한 사람의 목숨으로 시몬성을 맞바꾸겠다고 하니 너무 어이가 없는 것이다.얼마 전 북명왕이 와서 협상을 지연시키라고 명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빅토르의 요구를 단칼에 거절했을 것이다. 방천허와 제린도 치석이 남강 수복에 얼마나 중요한 인물인지 계속해서 말했지만, 왕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가 본 송 씨 가군 명단에는 치석이라는 이름이 없었기 때문이다. 설령 병참 정보에 누락되었다고 하더라도, 치석 한 사람만으로 중요한 정보를 전달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따라서 그는 치석이 가져온 정보는 단지 전방의 정찰병들도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일이라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협상은 이미 너무 오래 끈 상태라 그는 더 이상 시간을 끌고 싶지 않았다. 어차피 포로들은 이미 교환되었고, 치석이 충신이라면 자신 한 사람 때문에 조정이 서몬을 내어주는 것을 바라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황제가 사여묵을 보내 협상에 참여하게 했고, 사여묵이 도착한 후 협상을 지연시키라는 명을 내리고는 어디론가 홀연히 사라졌다.왕표는 이 상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었다. 치석를 희생시키게 된다면, 그 비난의 화살을 자신이 맞게 될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모습을 감추었던 것이다. 사여묵이 모습을 들어내지 않으니, 여전히 그가 협상의 주도권을 잡아야 했다. 치석를 희생시키거나 서몬성을 버리거나 그 중의 어떤 결정을 내리든지 백성들이 손가락질하고 비난하는 대상은 그가 될 것이고, 사여묵은 그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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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5화

진성. 송석석은 자객이 장군부에 침입한 지 나흘 만에 궁으로 소환되었다. 경조부에서는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고, 경위와 순방영에서도 오지 않았다. 송석석도 그다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장군부의 정보를 토대로 경조부와 순방영이 조사를 하고 있었을 것이고, 어느 정도 실마리를 찾은 상태에서 황제께 보고드린다. 그제서야 황제께서 그녀를 궁으로 불러들여 자초지종을 물을 것이라 예상했다. 한편, 송석석이 궁에 들어갈 즈음, 전북망은 며칠간의 부상 치료 끝에 침상에서 겨우 일어나 이방에게로 갔다.그는 며칠 동안 감정을 억누르느라 고통스러웠다. 겉으로 드러난 상처였으나, 검에 맞은 터라 침상에서 요양할 수밖에 없었다. 무장이 병으로 몸져누우면 그 가치는 완전히 사라지고, 경위조차도 할 수 없게 된다.이방도 며칠 동안 침대에 누워 있었다. 그녀의 상처는 가벼워서 진작 일어날 수 있었으나, 그녀는 침대에서 움직이고 싶지 않았다. 모든 이가 그녀를 원수로 보고 있었고 하인들조차도 그녀를 두려워하면서도 혐오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하루 세 끼에 약은 끊기지 않았으나, 황제께서 내린 혼례였기에 이방을 쫓아낼 수도 없었다. 이번 일을 계기로 그녀는 전북망이 마음을 완전히 닫았다는 짐작을 할 수 있었다. 얼마 남지 않은 정 또한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하여 전북망이 분노에 가득 차 방으로 들어왔을 때, 이방은 이미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전북망은 그녀를 침대에서 거칠게 끌어 올리고 분노와 울분이 가득한 얼굴로 고함쳤다. “어떻게 나를 밀어서 칼을 피할 생각을 한 것이오? 큰 위기가 닥쳤을 때, 당신이 내린 결정이 나를 희생시키는 것이오? 이것이 당신이 계획한 우리 미래요?” 이방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자객의 목표는 당신이 아니기에 밀어냈던 것입니다. 제가 정말로 저를 대신해 죽으라고 밀쳤겠습니까? 그날 밤 자객은 저를 노리고 왔고 당신은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왜 그랬는지 그 이유를 생각해 보셨습니까?” 전북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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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6화

전북망은 그녀를 보고 웃으며 빈정거렸다.“당신이 성공하기를 바라고 우리의 미래만을 생각한다고 내게 가식적인 말을 하지 않았다면 난 당신을 믿었을 것이오. 하지만 지금은 개를 믿을지 언정 당신의 말을 믿지 못하겠소. 당신은 처음부터 나를 속였소. 녹분성 사건도 내가 몇 번이나 물어보았건만 당신은 진실을 말하지 않고 나에게 숨기더니 이젠 나를 부추겨 송석석을 의심하게 하다니?”그는 이방에게 몸을 숙이며 다가가 냉담하게 말했다.“내가 당신을 믿을 것 같았소? 혹시 그날 밤의 추태를 기억하오? 당신은 혼자 살자고 곧장 문희거로 달려가 왕청여와 두 시녀를 문밖에 막고 그들이 아무리 문을 두드려도 열어주지 않았지. 아니, 내가 잘못 말한 것 같소. 그건 추태가 아니라 당신의 이기심과 냉혹함이었소. 당신이 왕청여에게 했던 말을 모두가 믿을 줄 알았소? 틀렸소. 난 한 글자도 믿지 않소. 오월과 유월, 그리고 그 시위들은 원래 죽지 않아도 되었던 것이었소. 당신이 문희거에 가지 않고 나와 함께 싸웠다면 우리가 자객에게 죽더라도 나는 원한이 없었을 것이오.”그는 천천히 허리를 펴며 계속 말했다.“하지만 당신은 문희거로 도망을 갔고 저택에 누를 끼치는 쪽을 선택했지. 왜? 당신의 목숨만 소중하고 다른 사람의 목숨은 천하다고 생각하는 것이오? 오월과 유월도 여자인데 여자에 대한 당신의 위대한 사랑은 어디로 간 것이오? 큰소리를 칠 땐 언제고 정작 닥치니 아주 매섭게 변하더군. 그게 바로 당신의 진정한 모습이었소. 이기적이고 뱀처럼 독한 사람.”이방의 얼굴은 순간 경직되었다. 그녀는 이젠 전북망도 속이기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이방은 콧방귀를 뀌며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을 지었다.“당신이 뭐라고 하든 머리가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깊게 생각할 것입니다. 송석석이 어떻게 장군부에 위험이 있는지 알고 구하러 온 것인지. 그녀가 무인이라 예전의 원한을 품지 않고 위험을 무릅쓰고 당신의 일가족을 구하러 왔다는 헛소리는 하지 마십시오.” “위험을 무릅쓰고?” 전북망은 경멸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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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7화

전북망은 왕청여를 바라보며 그녀의 잃은 두 시녀가 떠올라 괴로운 말투로 말했다.“오월과 유월의 일은 미안하오. 내가 그들을 보호하지 못했소.”“말 돌리지 마십시오. 당신의 마음속에서 난 어떤 위치인지 물었습니다.”왕청여는 주먹을 불끈 쥐고 집착하여 물었다.전북망은 옆에 있던 나무를 붙잡고 심호흡을 하더니 그제야 화를 가라앉히고 가볍게 말했다.“말을 돌리지 않았소. 다만 그들의 죽음에 대해 유감스럽고 안타까움을 표현했을 뿐이오. 그리고 당신은 내 마음속에서 당연히 본처의 위치에 있지 않겠소?”“그냥 본처의 자리뿐입니까?”왕청여는 눈을 붉히며 끈질기게 캐물었다.“당신은 나에게 흔들린 적이 한 번도 없단 말입니까?”그녀의 말을 들은 전북망은 멍해져서 왕청여를 바라보았다. 그는 그들의 혼사는 목씨 부인이 중매한 것이고 황제의 뜻이기도 하니 두 사람이 서로 존경하고 공경하면 된다고 하려고 했다. 하지만 왕청여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본 그는 차마 말이 떨어지지 않았다.그는 왕청여가 그에게 자신을 사랑하는지 물어볼 줄은 몰랐다.그가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하는 것을 본 왕청여는 그의 뜻을 알아채고 참담하게 웃었다.“그러니까 사랑은 조금도 없고 부부의 정 밖에 없다는 말씀이시군요.”전북망은 힘겹게 말했다.“난 당신의 부군이니 당신을 존경하고 지켜줄 것이오.”“자객이 오월과 유월을 죽이고 나까지 죽이려고 할 때 당신이 목숨을 걸고 날 구하러 온 게 책임감 때문이었습니까?”왕청여는 한 발짝 물러서더니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목소리로 물었다.“책임뿐이었습니까?” “난…… 당신은 내 부인이니 당신을 보호하는 건 당연한 도리요.” 전북망은 자신이 송석석에게 어떻게 대했는지 다시금 떠올라 말을 하면서도 자신이 없었다. 왕청여는 실망이 극에 달한 듯 손을 뻗어 눈물을 훔쳤다. “내가 당신의 집에 시집와서 가문을 관리할 뿐만 아니라 시어머니를 모시고 시누이를 참으며 당신의 그 추하고 악독한 평처까지 참아줬는데 이제 와서 나에게 조금도 애정이 없다고 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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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8화

송석석은 밤에 무기를 가지고 나간 데다 장군부에 자객이 침입할 것을 미리 알고 찾아간 것이니 황제의 의심을 사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녀가 아무리 현갑군의 부지휘사라고 하지만 그래도 함부로 밤중에 무기를 들고 다닐 수 없었다. 그러니 자객의 행방을 안다는 건 더욱 불가능한 일이었다. 황제는 그녀가 곳곳에 정탐꾼을 분포했다고 의심했고 그녀를 의심하는 건 곧 북명황실을 의심하는 것이었다. 송석석은 눈을 들어 직언했다. “황제폐하께서도 송씨 가문이 멸문을 당했다는 것을 아시지 않습니까? 그래서 서우를 찾아온 후부터 저는 그가 변을 당할까 걱정이 되어 사저에게 상경한 사람 중 행적이 의심스러운 사람들을 지켜봐 달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아니나 다를까 며칠 전에 상경해서 롱주에 묵은 몇 사람이 있었는데 무공도 대단한 데다 객잔에 입주한 후에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고 무언가를 꾸미고 있는 것 같아 서우를 해칠까 봐 사람을 붙여 지켜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다 그날 밤 그들은 야행복을 입고 롱주의 2층에서 뛰어내렸는데 황실이 아니라 청작거리로 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묵 승상과 태부의 저택이 그쪽에 있는 것을 알고 그들이 중신에게 해를 가할까 봐 쫓아갔는데 그들이 청작거리로 간 것이 아니라 장군부로 향할 줄은 몰랐습니다.” 숙청제는 그녀의 설명을 듣고 웃으면서도 날카로운 눈빛으로 물었다. “그럼 넌 장군부와 원한이 있을 텐데 왜 구하려 나섰느냐? 그녀는 어쩔 수 없이 말했다. “무고한 생명이기도 하고 장군부와 사람을 죽일 만큼의 원한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현갑군의 지휘사이기도 하니 못 본 척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자 숙청제는 고개를 살짝 들고 말했다. “너의 그 말도 일리는 있다. 하지만 그날 밤 자객의 목표가 이방이었다는 건 알고 있느냐?” 그러자 송석석이 대답했다. “그건 모릅니다. 제가 그들의 손과 발을 부러뜨리자 전 씨 둘째 어르신께서 그들을 묶었고 필명이 경위들을 데리고 달려와 저는 그 자리를 떠났습니다.”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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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9화

전쟁 후로부터 사국의 변성에는 줄곧 중병이 주둔해 왔다. 특히 지금은 상국과 협상해서 인질로 시몬성을 바꾸려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인질을 가둔 감옥에도 중병을 파견해서 지키고 있었다. 사여묵 등인이 변성에 들어간 지 며칠이 지났다. 그들은 드디어 척사가 갇힌 곳을 알아냈는데 변경의 관문을 지키는 위소였는데 금성탕지처럼 견고했다. 그리고 그 높은 벽 안의 감옥 구조도 낱낱이 밝혀졌다. 왕표에겐 5일의 기한이 있었는데 그들은 내일이 5일 기한의 마지막 날이라는 것을 몰랐다. 사여묵은 내일 빅토르가 왕표와 다시 협상할 것을 알고 있었다. 비록 5일의 기한은 모르지만 사여묵은 왕표가 그의 명령을 듣지 않고 협상을 미루지 않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사여묵은 내일 빅토르가 아당산으로 협상하러 가는 동안 척사를 구출해 낼 예정이었다. ‘빅토르의 신변에는 고수들이 많아서 아당산으로 갈 때 대부분의 고수들을 데리고 갈 것이야. 전쟁에 오랫동안 시달리다 북명군에게 패배를 당해서 빅토르는 북명군에 대한 두려움과 증오를 가지고 있지. 아당산에 가서 협상을 하는데 만약 왕표가 직접 거절한다면 빅토르는 오래 머물지 않고 다음날 밤늦게라도 돌아올 것이야. 하지만 왕표가 협상할 때 시간을 끌 수 있을지 두고 봐야 하는데 어정쩡한 태도를 취해 빅토르를 잡고 있으면 모레쯤 돌아올 것이야. 그럼 구조 시간은 충분할 텐데.’ 염 선생은 구출 전략을 세웠다. 한 명은 밖에서 호응하고 세 명은 침입해서 사람을 구하는 전략이었다. 밖에 남아 있는 사람은 장대성으로 정하고 시간은 내일 밤 유시로 정했다. 유시로 정한 이유는 그 시간에 수비를 바꾸기 때문이었다.세 사람은 비록 무공이 높지만 금성탕지처럼 높은 벽을 뚫고 지하 감옥까지 들어가 사람을 구출하기에는 난도가 높았다. 하지만 사여묵과 그의 사부님은 밤을 틈타 몇 번이나 침입했었다. 비록 지하감옥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지형에 익숙하고 수비 상황을 알고 있기 때문에 승산은 있었다. 한편 변성 인근 벨강 옆 통나무집에 수염이 덥수룩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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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0화

6월 18일 저녁, 열 사람은 찬물이 담긴 그릇을 들었다. 그들은 몇 년 동안 차와 술을 한 방울도 마시지 않았다. 변성에서 찻잎은 사치품이라 그들은 살 수 없었고 탁주는 저렴하긴 했지만 그들은 술에 취해 해서는 안 될 말을 해 죽음을 당할까 봐 한 방울도 마시지 못했다. 그들이 유일하게 술을 산 것은 송원수와 여섯 명의 소장군들이 희생되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였는데 그들은 술을 사서 땅에 부어 원수에게 제사를 지냈다. 그리고 그날 밤, 그들은 이불속에 숨어 밤새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그들이 슬퍼할 수 있는 시간은 하룻밤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그땐 남강을 수복하기 전이라 다음날에도 눈물을 닦고 불바다에 뛰어들어야 했던 것이었다. 나중에 남강을 수복한 후 빅토르가 군사를 이끌고 돌아와 이곳을 지키고 있어 그들은 더 이상 남강으로 소식을 전할 수 없었고 국경 출입도 아주 어려워졌다. 예전에는 정보를 보낼 때 식량과 상품을 호송하는 대열에 섞여 시몬에 갔었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으니 그들도 밖으로 나갈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남강을 수복한 후 어떻게 빠져나갈지 계속 궁리하며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결국 실수로 장 씨가 인질로 잡혀간 것이었다. 장 씨가 체포된 후 고문을 당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사국 병사들이 찾아오지 않은 것으로 보아 그들에 관한 얘기를 하지 않은 것 같았다. 의지가 굳센 장 씨는 죽을지 언정 굴복하지 않았다. 그러니 남은 사람들도 더 이상 두려울 게 없었다. 그들은 모두 짚신을 걷어차고 일제히 허리를 굽혀 새로 만든 헝겊신을 신었다. 그리고 누더기 같은 옷을 버리고 야행 옷으로 갈아입었다. 이 열 벌의 야행 옷은 그들이 직접 만든 것이었다.그들은 모두 칼과 검을 들고 전장에 나가 적을 물리치던 장사들이니 여자들이 하는 바느질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몇 년 동안 옷을 살 돈이 없어 혼자 천으로 옷을 만들 수밖에 없었는데 부근에 있는 아주머니들에게 물어보며 배운 것이었다.그들도 한때는 무기가 없었다. 포로 진영에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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