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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7화

전북망은 왕청여를 바라보며 그녀의 잃은 두 시녀가 떠올라 괴로운 말투로 말했다.

“오월과 유월의 일은 미안하오. 내가 그들을 보호하지 못했소.”

“말 돌리지 마십시오. 당신의 마음속에서 난 어떤 위치인지 물었습니다.”

왕청여는 주먹을 불끈 쥐고 집착하여 물었다.

전북망은 옆에 있던 나무를 붙잡고 심호흡을 하더니 그제야 화를 가라앉히고 가볍게 말했다.

“말을 돌리지 않았소. 다만 그들의 죽음에 대해 유감스럽고 안타까움을 표현했을 뿐이오. 그리고 당신은 내 마음속에서 당연히 본처의 위치에 있지 않겠소?”

“그냥 본처의 자리뿐입니까?”

왕청여는 눈을 붉히며 끈질기게 캐물었다.

“당신은 나에게 흔들린 적이 한 번도 없단 말입니까?”

그녀의 말을 들은 전북망은 멍해져서 왕청여를 바라보았다. 그는 그들의 혼사는 목씨 부인이 중매한 것이고 황제의 뜻이기도 하니 두 사람이 서로 존경하고 공경하면 된다고 하려고 했다. 하지만 왕청여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본 그는 차마 말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는 왕청여가 그에게 자신을 사랑하는지 물어볼 줄은 몰랐다.

그가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하는 것을 본 왕청여는 그의 뜻을 알아채고 참담하게 웃었다.

“그러니까 사랑은 조금도 없고 부부의 정 밖에 없다는 말씀이시군요.”

전북망은 힘겹게 말했다.

“난 당신의 부군이니 당신을 존경하고 지켜줄 것이오.”

“자객이 오월과 유월을 죽이고 나까지 죽이려고 할 때 당신이 목숨을 걸고 날 구하러 온 게 책임감 때문이었습니까?”

왕청여는 한 발짝 물러서더니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목소리로 물었다.

“책임뿐이었습니까?”

“난…… 당신은 내 부인이니 당신을 보호하는 건 당연한 도리요.”

전북망은 자신이 송석석에게 어떻게 대했는지 다시금 떠올라 말을 하면서도 자신이 없었다.

왕청여는 실망이 극에 달한 듯 손을 뻗어 눈물을 훔쳤다.

“내가 당신의 집에 시집와서 가문을 관리할 뿐만 아니라 시어머니를 모시고 시누이를 참으며 당신의 그 추하고 악독한 평처까지 참아줬는데 이제 와서 나에게 조금도 애정이 없다고 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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