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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0화

6월 18일 저녁, 열 사람은 찬물이 담긴 그릇을 들었다. 그들은 몇 년 동안 차와 술을 한 방울도 마시지 않았다.

변성에서 찻잎은 사치품이라 그들은 살 수 없었고 탁주는 저렴하긴 했지만 그들은 술에 취해 해서는 안 될 말을 해 죽음을 당할까 봐 한 방울도 마시지 못했다.

그들이 유일하게 술을 산 것은 송원수와 여섯 명의 소장군들이 희생되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였는데 그들은 술을 사서 땅에 부어 원수에게 제사를 지냈다. 그리고 그날 밤, 그들은 이불속에 숨어 밤새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그들이 슬퍼할 수 있는 시간은 하룻밤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그땐 남강을 수복하기 전이라 다음날에도 눈물을 닦고 불바다에 뛰어들어야 했던 것이었다.

나중에 남강을 수복한 후 빅토르가 군사를 이끌고 돌아와 이곳을 지키고 있어 그들은 더 이상 남강으로 소식을 전할 수 없었고 국경 출입도 아주 어려워졌다.

예전에는 정보를 보낼 때 식량과 상품을 호송하는 대열에 섞여 시몬에 갔었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으니 그들도 밖으로 나갈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남강을 수복한 후 어떻게 빠져나갈지 계속 궁리하며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결국 실수로 장 씨가 인질로 잡혀간 것이었다.

장 씨가 체포된 후 고문을 당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사국 병사들이 찾아오지 않은 것으로 보아 그들에 관한 얘기를 하지 않은 것 같았다.

의지가 굳센 장 씨는 죽을지 언정 굴복하지 않았다. 그러니 남은 사람들도 더 이상 두려울 게 없었다.

그들은 모두 짚신을 걷어차고 일제히 허리를 굽혀 새로 만든 헝겊신을 신었다. 그리고 누더기 같은 옷을 버리고 야행 옷으로 갈아입었다. 이 열 벌의 야행 옷은 그들이 직접 만든 것이었다.

그들은 모두 칼과 검을 들고 전장에 나가 적을 물리치던 장사들이니 여자들이 하는 바느질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몇 년 동안 옷을 살 돈이 없어 혼자 천으로 옷을 만들 수밖에 없었는데 부근에 있는 아주머니들에게 물어보며 배운 것이었다.

그들도 한때는 무기가 없었다. 포로 진영에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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