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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6화

전북망은 그녀를 보고 웃으며 빈정거렸다.

“당신이 성공하기를 바라고 우리의 미래만을 생각한다고 내게 가식적인 말을 하지 않았다면 난 당신을 믿었을 것이오. 하지만 지금은 개를 믿을지 언정 당신의 말을 믿지 못하겠소. 당신은 처음부터 나를 속였소. 녹분성 사건도 내가 몇 번이나 물어보았건만 당신은 진실을 말하지 않고 나에게 숨기더니 이젠 나를 부추겨 송석석을 의심하게 하다니?”

그는 이방에게 몸을 숙이며 다가가 냉담하게 말했다.

“내가 당신을 믿을 것 같았소? 혹시 그날 밤의 추태를 기억하오? 당신은 혼자 살자고 곧장 문희거로 달려가 왕청여와 두 시녀를 문밖에 막고 그들이 아무리 문을 두드려도 열어주지 않았지. 아니, 내가 잘못 말한 것 같소. 그건 추태가 아니라 당신의 이기심과 냉혹함이었소. 당신이 왕청여에게 했던 말을 모두가 믿을 줄 알았소? 틀렸소. 난 한 글자도 믿지 않소. 오월과 유월, 그리고 그 시위들은 원래 죽지 않아도 되었던 것이었소. 당신이 문희거에 가지 않고 나와 함께 싸웠다면 우리가 자객에게 죽더라도 나는 원한이 없었을 것이오.”

그는 천천히 허리를 펴며 계속 말했다.

“하지만 당신은 문희거로 도망을 갔고 저택에 누를 끼치는 쪽을 선택했지. 왜? 당신의 목숨만 소중하고 다른 사람의 목숨은 천하다고 생각하는 것이오? 오월과 유월도 여자인데 여자에 대한 당신의 위대한 사랑은 어디로 간 것이오? 큰소리를 칠 땐 언제고 정작 닥치니 아주 매섭게 변하더군. 그게 바로 당신의 진정한 모습이었소. 이기적이고 뱀처럼 독한 사람.”

이방의 얼굴은 순간 경직되었다. 그녀는 이젠 전북망도 속이기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방은 콧방귀를 뀌며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을 지었다.

“당신이 뭐라고 하든 머리가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깊게 생각할 것입니다. 송석석이 어떻게 장군부에 위험이 있는지 알고 구하러 온 것인지. 그녀가 무인이라 예전의 원한을 품지 않고 위험을 무릅쓰고 당신의 일가족을 구하러 왔다는 헛소리는 하지 마십시오.”

“위험을 무릅쓰고?”

전북망은 경멸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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