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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5화

제린은 제방을 거칠게 밀어내고 자세히 살폈다.

예전과 많이 달라졌지만,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제린의 눈에 이내 눈물이 고였다. 기쁨의 눈물이였다.

“늙었구나, 그리고 많이 추해졌구나. 어찌 이리 더 못생겨졌단 말이냐?”

“그럴 시간이 없다. 어서 다른 형제들을 살펴보아라.”

사여묵은 숨조차 고르지 못해 두 손이 계속 떨리고 있었지만, 바로 장문수를 바닥에 눕힌 후 몇 번이고 불러보았지만, 장문수는 대답이 없었다.

제린과 방천허는 열한 명의 생존자를 보며 눈물을 흘렸다. 살아 돌아온 사람이 이토록 많다니 너무나도 기뻤다.

하지만 장문수의 상태가 무엇보다 위급했다. 그들 중에 의술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기에 하는 수 없이 단약을 부숴 응급조치를 취했다.

무소위 역시 속수무책이었다. 비록 기혈을 조절하는 데에는 능했으나, 장문수의 문제는 외상이었고 상처들이 곪아 체온이 상승하고 있어 매우 위급했다.

그때, 아래쪽에서 성난 외침이 들려왔다.

"올라가라!"

바로 빅토르의 목소리였다!

그가 부하들을 이끌고 턱밑까지 추격해 왔긴 했지만. 이 절벽을 몇 명이나 올라올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었다.

"여기는 우리 사국의 땅이다! 사국에 발을 들인 자는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다!"

“가자!”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난 사여묵이 매서운 표정으로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있는 빅토르를 한번 내려다보고는 천천히 명령을 내렸다.

“신속히 움직인다.”

올라올 테면 올라오라는 태도였다.

어차피 그 작은 나무들은 그들에 의해 뿌리째 뽑힐 뻔했으니..!

“북명왕!”

빅토르가 크게 노하며 소리쳤다.

“너희 상국 놈들, 제대로 협상하지 않고 술책만 쓰다니, 비열하기 이를 데 없구나!”

그러자 사여묵은 사국어로 답하였다.

“너희 사국은 남강을 침략할 때, 우리와 협상한 적이 있었느냐?”

그러고는 손을 흔들며 덧붙였다.

“빅토르, 다시는 만나지 말자!”

그는 허리를 곧게 세우고 한 발 한 발 나아갔고 아래 사람들은 그들의 모습을 볼 수 없게 되었다.

어깨가 축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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