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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6화

방시원은 왕표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가 정말 알아보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이름조차 듣지 못한 것인지, 혹은 일부러 자신을 모른 척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만두자, 염 선생이 말했듯이, 마음을 내려놓는 것이 모두에게 좋을 듯하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장문수이니깐’

진찰을 마친 군의관의 얼굴이 어두워지며 사여묵이 장문수에게 줬던 약을 보여달라고 했다.

"이 약 덕분에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거군요."

군에도 상처에 뛰어난 약이 있었지만 군의관은 치료 후에도 고개를 젓더니 사여묵에게 밖에서 이야기를 하자고 요청했다.

"원… 시경님, 제가 보기앤 7, 8일 정도까지가 한계인 것 같사옵니다. 그 이후는 정말 장담할 수 없사옵니다. 온몸에 성하지 않은 곳이 하나도 없고, 여기저기 곪아서 말이 아닙니다. 만약 그 약을 쓰지 않았다면 버티지 못했을 것이옵니다."

그러자 사여묵은 얼굴을 찌푸렸다.

"이 약이면 한 달 더 버틸 수 있느냐?"

하지만 군의관은 고개를 저었다.

"안되옵니다. 이 약은 그저 심맥을 보호하는 약이라 지금까지 버티게 한 것만 해도 대단한 것이옵니다. 한 달은 절대 불가능하옵니다."

잠시 고민하던 사여묵이 다시 말했다.

"너는 그자와 함께 돌아가거라. 내가 왕원수에게 가서 이야기하마."

군의관은 흐르는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알겠사옵니다. 저자가 너무 안쓰럽습니다… 이렇게 의지가 대단한 걸 보니 가족 생각에 끝까지 버티고 있는 듯하옵니다. 보통 사람이었다면 고문도 당할 수 없을 터인데 말입니다."

군의관의 말에 사여묵은 가슴이 무언가에 찔리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지난 몇 년 동안 남강 전장에 참전해 있었던 그는 전쟁이 치열했던 초반에는 사경을 넘나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그는 이루지 못한 대업이 생각했고, 또한 송 부인이 송석석을 그에게 허락해 준 것을 떠올리며 어떻게든 살아 돌아가 사랑하는 여인과 꼭 결혼하리라 생각했다.

그 신념이 그를 한 번 또 한 번의 고비를 버틸 수 있게 해준 것이다.

그는 군의관에게 최선을 다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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