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의 모든 챕터: 챕터 661 - 챕터 670

675 챕터

제661화

군인들은 쫓아오려고 했지만 자동차의 속도를 따라올 수 없었다.노승아는 자꾸만 백미러로 여이현을 관찰했다. 그의 움직임이 점점 적어져서 마음이 급했다. 목적지에 도착하기도 전에 손 쓸 수 없는 상태가 될까 봐서 말이다.“버텨요, 이현 오빠! 꼭 버텨내야 해요! 우리 곧 도착해요. 제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해독제를 얻을 테니까, 오빠는 버텨주기만 해요!”노승아가 큰 소리로 외쳤다. 정신이 희미한 상황에서도 여이현이 들을 수 있도록 말이다.그녀는 무조건 해독제를 찾아낼 자신이 있었다. 여이현이 조금만 버텨주면 살릴 수 있을 것 같았다.차는 거칠게 운전해서 숲에서 시내로 들어섰다. 그러고는 또 교외의 폐공장에서 급정거했다.텅 빈 CCTV 화면에 예고 없이 들어선 차는 사람들의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노승아는 차에서 내리며 외쳤다.“아버지, 저예요! 살려주세요!”그녀는 뒷좌석에서 여이현을 끌어내렸다. 폐공장에서는 벌써 누군가 달려 나오고 있었다. 노석명과 같은 편에 있는 사람들이었다.노석명은 CCTV 화면을 보고서도 놀라지 않았다. 노승아와 여이현이라는 것을 예상했던 것이다.이번 작전은 여이현을 시험하는 것이었다. 여이현이 진짜 흉터남을 제거해 줄지 궁금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그는 여이현을 믿어도 되는지 의심했다.비록 얘기를 많이 나눠보지는 못했지만, 노승아가 이것저것 알려줬다. 이번 작전이 처음으로 여이현과 직접적으로 연락하는 것이었다.여이현은 점점 그쪽으로 넘어오고 있었다. 노승아는 연결고리의 역할을 했다.“뭐해요? 빨리 와서 부축하지 않고!”노승아는 급한 마음에 언성을 높였다.노석명도 밖으로 걸어갔다. 노승아가 어쩔 줄 몰라 하는 것을 보고는 태연한 말투로 말했다.“별일 없으면 찾아 오지 말라고 했잖아. 쟤는 왜 또 데려와?”“아버지, 이현 오빠 좀 살려주세요. 오빠가 저를 구해주려고 대신 약에 중독됐어요. 다 저 때문이에요. 이제는 제발 이현 오빠를 믿어줘요. 오빠는 저를 위해 목숨까지 내던졌다고요. 오빠가 죽으면 저는 평생 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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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2화

실험실에는 다양한 약과 도구가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여러 가지 색깔의 약물이 보글보글 끓고 있었다.이곳은 노석명이 만든 실험실의 일부에 불과했다. 이곳에는 독약도 있고 해독약도 있었다. 이름 없이 숫자만 적혀 있는 약이라 전문가만 알아볼 수 있었다.실험실에는 10 여명의 연구원이 있었다. 그들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꽁꽁 싸맨 채 일하는 중이었다.여이현은 정신을 잃은 채 소파에 놓였다....병원에 간 온지유는 정밀검사를 받았다. 다행히 몸에는 아무런 이상도 없었다. 홍혜주가 지켜준 덕분이었다.그녀는 혼자 수술받고 있을 홍혜주가 너무 걱정되었다. 홍혜주는 외로운 걸 싫어했다. 수술은 잘 받고 있을지 너무 다급하고 불안했다.홍혜주가 혼자라고 생각하는 게 싫었던 그녀는 수술실 앞을 지키고 있었다. 홍혜주가 눈을 뜨자마자 곁에 걱정하는 사람이 있는 것을 봤으면 했다. 그렇다면 조금이라도 더 살고 싶어 지지 않을까?수술은 장장 3시간이나 계속되었다.잠시 후 홍혜주가 마취 상태로 수술실에서 나왔다. 그녀가 아직 살아 있는 것을 보고 온지유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수술은 성공적입니다. 총탄을 전부 빼냈어요. 이제 경과만 지켜보면 됩니다.”“감사합니다, 선생님.”홍혜주가 나오자 경찰들이 몰려왔다. 그들이 용경호를 대두로 홍혜주의 병실에 깔리는 것을 보고 온지유가 물었다.“왜 경비가 이렇게 많아요?”“조직과 연관이 있는 범인이니까요. 도망치지 않게 잘 감시해야죠.”온지유는 긴장하기 시작했다.“강요로 한 일도 범죄가 되나요?”“그건 판사님이 판단할 일입니다.”온지유는 걱정되는 마음에 한 마디 더 물었다.“혹시... 사형에 처할 수도 있나요?”“저는 잘 모릅니다. 주범이 맞는지 아닌지에 따라 달라지겠죠.”“언니는 원해서 한 일이 아니에요. 그곳에서 살아남으려면 어쩔 수 없었던 부분이 많아요. 도망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여자애 혼자 어떻게 하겠어요. 죽는 것도 마음대로 못 하는 곳이었어요. 언니는 그냥 살기 위해 몸부림쳤던 거예요.”용경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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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3화

온지유의 질문에 용경호는 다소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아닙니다, 사모님.”생각 끝에 그는 계속 감추기를 선택했다. 여이현도 그걸 원할 것이다.“소대장님은 현장에 남아서 지휘할 일이 많아요. 증거 수집도 해야 해서 밖에서 안 보였을 거예요.”“노승아 씨는요?”“그건 저도 잘 몰라요.”용경호는 철저히 대답을 회피했다. 그래서 온지유도 계속해서 물을 수 없었다.“제가 혜주 씨 곁에 있는 건 괜찮죠?”“아... 그게...”“안 돼요?”“됩니다.”용경호는 잠깐 난감해하다가 허락했다.“하지만 허락 없이 드나들 수는 없습니다. 이동할 때마다 검사가 있을 겁니다. 사모님이라고 해도 규정은 지켜야 하니까요.”군인들은 항상 이렇게 딱딱했다. 그러나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었던 온지유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럼요. 그 정도는 감수할게요.”온지유는 병실 안으로 들어갔다. 용경호는 밖에서 지키고 있었다.여이현의 소식을 마냥 기다리기만 해야 했던 용경호도 일 분이 한 시간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보는 눈이 있기에 함부로 행동할 수 없었다.온지유는 침대 가에 앉아 창백한 안색의 홍혜주를 바라봤다. 생기를 잃은 그녀는 빨간 머리카락마저 칙칙하게 보였다.입술은 바짝 말라 있었다. 면봉에 물을 묻혀 닦아주고 나서야 약간 윤기가 돌았다.주변이 잠시 조용해지자 그녀는 납치당하던 순간이 떠올랐다. 차 안에는 장다희도 함께 있었다. 그녀는 무사한지 문뜩 걱정되기 시작했다.그녀는 밖으로 나가 용경호에게 상황을 물었다.“장다희 씨는 다쳐서 입원했어요. 참, 이건 사모님이 떨어뜨린 핸드폰이에요.”용경호는 그날 차에 있었던 핸드폰을 건넸다.“안에서 심심하실 텐데 핸드폰이라도 가지고 계세요.”온지유는 핸드폰을 받아서 들었다. 다행히 고장 나지는 않은 모양이었다.그날은 다시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돋았다. 차창은 깨졌지, 길은 막혔지, 사람들은 다쳤지... 전쟁터 못지않은 상황이었다.기억을 되새기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돋았던 온지유는 용경호에게 말했다.“그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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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4화

온지유는 침대에 누워 있는 홍혜주를 바라봤다. 어쩌면 홍혜주는 알 수도 있을 것 같았다.그녀는 일단 자리에 앉아 핸드폰을 꺼내서 인터넷을 관찰했다. 도로 한복판에 폭탄이 설치된 일은 역시 토론되고 있었다.사람들은 대개 두려움에 떠는 태도였다. 경찰 측은 테러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자세한 설명은 찾아볼 수 없었다.안정희에게 물어보니, 더 큰 혼란을 빚어내지 않기 위해 결과가 나온 다음에 보도할 예정이라고 했다. 조직을 완전히 파헤친 다음 보도할 생각인 것 같았다.그렇다는 건 현재는 보인 건 빙산의 일각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작전은 아직 끝나지 않은 모양이었다.‘이현 씨도 아직 현장에 있으려나?’온지유는 미간을 찌푸렸다. 지금으로서는 흑막이 누구인지조차 알 수 없었다.그녀는 창밖을 바라봤다. 너무나도 평화로운 풍경이었다. 조금 전 봤던 핏빛 현실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곧 밥때가 되었다. 온지유가 걱정됐던 용경호는 직접 도시락을 가져왔다.“사모님, 얼른 식사하세요.”용경호는 음식을 테이블에 내려놓고 뚜껑까지 열어줬다. 젓가락까지 준비되어 있어서 온지유는 가서 먹기만 하면 되었다.그러나 온지유는 밥 먹을 생각 없이 질문을 던졌다.“경호 씨는 이상하지 않아요?”“네?”한순간 용경호는 음식이 이상하다는 줄 알았다.“저는 이현 씨랑 이혼했어요. 근데 왜 계속 사모님이라고 불러요? 혹시 제가 이현 씨랑 다시 만날 거로 생각하는 거예요? 왜 그런 생각을 했죠? 혹시 이현 씨가 무슨 말을 해줬던가요?”온지유는 예리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납치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분명히 다 잡혔어요. 그런데도 작전은 끝나지 않았다고 했죠. 이현 씨는 대체 무슨 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거예요?”질문이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 용경호는 무엇부터 대답해야 하는지도 몰랐다. 당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사... 아니, 온지유 씨. 도시락 여기 있어요. 천천히 드세요.”용경호는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온지유의 질문에 응하는 것이 전쟁보다 어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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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5화

“마취가 풀려서 아플 거예요. 이틀 정도 참으면 괜찮아진다고 했어요.”홍혜주는 웃는 얼굴로 말했다.“괜찮아요. 이 정도 고통쯤이야... 지유 씨 다시 볼 수 있어서 너무 좋네요.”온지유는 곁에 앉아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앞으로도 자주 볼 거예요. 혜주 씨 소원도 전부 이뤄질 수 있어요.”홍혜주는 머리를 끄덕였다.사실 그녀는 이미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온지유가 그녀를 걱정해 주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든든했다.“물 마시고 싶어요.”온지유는 후다닥 물을 따라줬다. 홍혜주는 빠르게 물 한 잔 비웠다. 그러자 말하기 훨씬 편해졌다.“조금 더 쉴래요?”“아뇨. 잠들기에는 시간이 아까워요. 이 순간을 조금 더 즐길래요. 병실에서 꼼짝 못 한다고 해도, 일반인이 된 느낌을 누리는 건 흔치 않잖아요.”흉터남만 사라지면 그녀는 자유의 몸이 될 수 있었다. 그리고 죽었다가 살아나니 더 잘 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밖에 누군가 지키고 있는 것을 보고 그녀는 궁금한 듯 물었다.“밖에 있는 사람들은 누구예요? 왜 여기 있는 거예요?”“군인들이요. 신경 쓰지 말고 몸 회복하는 데만 집중해요.”홍혜주는 곧장 알아차렸다.“이해해요. 어찌 됐든 저도 그쪽 사람이니까 감시를 해야겠죠.”온지유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의 기분이 다운될까 봐서 말이다.그러나 그녀의 걱정과 반대로 홍혜주는 웃으면서 말했다.“어리벙벙하게 생긴 게 좀 귀엽네요.”온지유는 홍혜주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 그녀가 보고 있던 사람은 용경호였다. 그는 꼼짝하지 않고 동상처럼 서 있었다.“저 사람은 용경호라고 해요. 이현 씨 쪽 사람이에요.”“아하. 여이현 씨가 저렇게 어리숙한 사람도 거둘 줄은 몰랐네요.”온지유는 피식 웃었다. 홍혜주의 눈에는 용경호가 꽤 웃기게 보이는 모양이었다. 그녀만 즐겁다면 뭐가 됐든 상관없지만 말이다.그러나 온지유는 아직 물어볼 일이 있었다.“혜주 씨, 혹시 노승아 씨 아버지에 대해 아는 거 있어요?”용경호가 말해주지 않는 걸 어쩌면 홍혜주는 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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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6화

홍혜주는 알아듣지 못했다.“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온지유는 다시 한번 문밖을 바라보면서 가끔 얼굴에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는 용경호를 힐끗 보았다.그녀는 자신의 추측 절반이 들어맞았다고 생각했다.여이현은 노석명의 신임을 얻기 위해 분명 갖은 수를 다 쓸 것이었다.그러나 그와 노승아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경호 씨, 이현 씨는 노석명을 만나러 간 건가요?”온지유가 바로 용경호에게 물었다.“그건...”용경호는 뜸을 들였다.“대장님은 다시 돌아오실 겁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대장님께서 돌아오시면 바로 사모님께 알려드리겠습니다.”그 말에 홍혜주가 반응을 보이며 온지유에게 말했다.“만약 여이현이 정말로 노석명을 만나러 간 거라면, 아마 해독약 때문일 수도 있겠네요. 노석명은 약을 만들 줄 알거든요. 지금 분명 자신의 실험실에 있을 거예요. 약을 만드는 법도 법로한테서 배운 거라 그 재능을 그저 썩혀둘 리가 없는 인간이에요!”온지유의 표정이 일그러지며 다시 용경호에게 고개를 돌렸다.“왜 따라가지 않았어요? 다들 아까부터 가만히 있는 것 같던데, 설마 이현 씨 혼자 보낸 거예요? 그럼 더 위험한 거 아닌가요?”용경호는 난감했다.“대장님께서 따라오지 말라고 하셨습니다.”“깍두기 씨, 솔직하게 말하면 안 돼요?”홍혜주는 마음이 급해졌다.“내가 나오기 전에 여이현과 노승아가 함께 있는 걸 봤다고요. 둘이 같이 간 거겠죠. 노승아는 어쨌든 노석명의 딸이니까 분명 노석명이 있는 곳으로 여이현을 데리고 갔을 거예요. 뭐 여이현을 데리고 어떻게 그곳에서 탈출할지는 나도 모르지만.”용경호는 다쳤음에도 여전히 입이 멀쩡한 홍혜주를 보며 심기 불편한 표정을 지었다.“눈치껏 말할 수 없습니까? 지금 누구더러 깍두기라고 하는 겁니까. 홍혜주 씨는 범죄자입니다. 그런데 지금 저를 모욕하고 계시는 겁니까? 계속 그렇게 막무가내로 나오신다면 바로 감방으로 보내버릴 겁니다!”그는 홍혜주에게 겁을 주면서 적당히 말하라고 했다.홍혜주는 크게 겁먹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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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7화

“푹 자고 나면 알아서 눈을 뜰 거야.”노석명은 느긋한 어투로 말했다.노승아의 시선이 노석명에게로 향했다. 여전히 걱정 가득한 얼굴이었다.“이 약, 부작용 없는 거 맞아요? 나중에 후유증 같은 거 있진 않겠죠?”노석명은 멈칫했다. 그녀의 말에 어떻게 대답할지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이때, 여이현이 드디어 깨어났다. 그의 손가락이 꿈틀 움직였기에 노승아는 기쁜 얼굴로 다시 여이현에게 고개를 돌렸다.“이현 오빠.”노승아는 그의 손을 잡고 흔들었다.“좀 괜찮아? 많이 나아진 거지?”그녀는 확신할 수 없었다.눈앞에 있는 약물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으니까.하지만 그녀는 노석명에게 분명 방법이 있을 거라는 것만 알았다.여이현은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다. 눈을 뜨고 나서도 한참 멍하니 있다가 천천히 눈을 돌려 노승아를 보았다.“이현 오빠, 나 승아야. 괜찮아?”노승아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물었다.여이현은 몸을 일으키며 앉았다.그가 움직이자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바로 그를 향해 총을 겨누었다.여전히 그를 경계하고 있었다.노승아는 경계하는 그들의 모습에 바로 여이현을 지키려 했다.“지금 뭐 하는 거야? 왜 총을 오빠한테 겨눠? 오빠는 내 남자친구야. 내 미래의 남편이라고! 당장 그 총 내려놔!”그들은 애초에 노석명의 부하들이었던지라 당연히 노석명의 지시만 따랐다.깨어난 여이현은 침묵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노석명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그를 훑어보곤 말했다.“여이현, 내가 누군지 알겠나?”여이현은 노석명을 빤히 보았다.“어떻게 탈옥했나 했더니, 충성을 바치는 사람이 이렇게나 많아서 가능했던 거군요. 심지어 경찰까지 따돌리고 말이에요.”노석명은 웃으며 말했다.“사람을 내 편으로 만드는 건 어렵지 않지.”여이현은 몸을 움직이며 더 냉담하게 말했다.“하지만 흉터남을 죽이고 싶어 했던 건 사실이잖아요. 제가 이미 그 흉터남을 죽였으니, 제가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하는 건 어때요?”“아주 좋아!”노석명은 기쁜 얼굴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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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8화

노석명이 답했다.“해독제는 여기에 있지.”그는 손가락으로 다른 한쪽을 가리켰다.독약 병엔 라벨이 붙어 있었다. 해독제에도 마찬가지였다.어떤 독에 어떤 해독제가 효과가 있다는 것을 분간하기 위함이었다.노석명은 여이현을 보며 계속 말했다.“내 제안은 생각해 봤나?”여이현은 다시 시선을 돌렸다.“꼭 손을 잡아야 하는 건가요?”노석명은 입꼬리를 올렸다.“내 딸과 결혼하고 싶다고 해서 가족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싫다고 거절하는 거면 애초에 나를 무시하고 있었다는 거겠지.”말을 마치자마자 총기를 들고 있던 사람들이 슬금슬금 움직이며 다시 여이현을 향해 총을 겨누려 했다.노승아는 여전히 걱정되었다.“아빠, 이현 오빠는 당연히 우리 편이에요.”그녀는 계속 설득했다.“오빠, 아빠 말대로 해. 아빠가 오빠를 살려주셨잖아. 그냥 가만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으면 누구도 오빠가 무슨 짓을 했는지 모를 거야. 다른 사람에게도 들킬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그녀는 여전히 제멋대로 미래를 좋은 쪽으로만 상상하고 있었다.여이현은 그저 주위를 둘러볼 뿐이다. 약병은 대부분 정리가 잘 되어 있었던지라 아무 문제 없을 것이다.“여이현, 아직 내 말에 대답하지 않았네.”노석명은 그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여이현이 물었다.“해독제는요?”“무슨 해독제?”여이현이 차갑게 말했다.“온지유의 해독제 말이에요.”그의 말에 노석명의 안색이 변했다.“역시 아직도 그 여자를 잊지 못했군.”여이현이 말했다.“처음부터 그 해독제를 위해 왔다고 했잖아요.”노승아는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았다.“아빠, 해독제 여기 있어요? 얼른 이현 오빠에게 줘요. 해독제만 주면 온지유와도 연을 끊을 거예요!”이것은 그녀의 바람이었다.그녀는 여이현이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고 믿었다.그러나 노석명은 아니었다. 점점 수상하게 생각되어 언성을 높였다.“저 녀석이 정말로 너한테 마음이 있었다면 다른 여자를 위해 해독제 달라고 하지 않았겠지!”노석명 부하들의 총기가 다시 여이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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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9화

특전사들이 폐공장 위로 올라가면서 적을 한 명씩 제압했다.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그들도 아직 몰랐다.한편, 여이현은 소파 뒤에 몸을 숨기고 있었다. 그에겐 무기가 없었다.의지할 사람도 없이 홀로 이 사람들을 상대하는 것이다.생사가 오가는 순간이었지만 그는 반드시 어떻게든 버텨 싸워야 했다.만약 이렇게 하지 않으면 그는 노석명의 신임을 얻어낼 수 없을 것이다.더구나 여기까지 올 리가 없었다.그의 목적은 노석명의 본거지를 찾는 것이었다. 노승아 대신 목숨을 던지면 노승아가 분명 자신을 이곳으로 데려오리라 믿고 있었다.노석명의 해독제만이 온지유의 독을 해독할 가능성이 있었다.가능성만 있다면 그는 뭐든 다 시도해 볼 것이다.설령 그것이 그의 목숨을 잃게 하는 일이라고 해도.그렇지 않으면 지금보다 더 처참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그는 숨을 거칠게 내쉬며 달려들었다. 퇴로가 없다는 것을 알았던지라 물러서지 않고 정면돌파 하기로 했다.그러나 그는 두 손을 들었고 노석명을 보며 웃었다.“절 죽이면, 전부 여기서 도망칠 수 없을 겁니다.”노석명은 순간 깨닫고 차갑게 말했다.“전부 네 놈의 계략이었군!”여이현이 말했다.“윈윈이지 않나요?”노석명은 차가운 시선으로 그를 보았다.“네 놈이 일부러 나를 불러낸 거잖아. 그놈이 날 배신했다는 사실을 나한테 일부러 흘리고, 흉터남을 죽이고 싶어 한다는 걸 네 놈이 눈치채고 내가 어떻게든 그놈을 죽이게 한 거, 아니냐?”흉터남이 배신했다는 소식은 여이현이 알린 것이었다.그는 다른 사람의 손을 빌려 흉터남을 죽이려 했다. 그리고 여이현은 최고의 조력자였다.그러나 여이현은 이 사실을 이용해 노승아에게 들러붙었고 그의 본거지까지 찾아냈다.여이현은 그를 보며 말했다.“네 놈한테 나는 이용가치가 아주 높은 체스 말이었나 보군.”노석명은 총을 그에게 겨누었다.“연기를 참 잘했군! 죽음이 두렵지 않나 봐?”여이현이 말했다.“두렵죠. 전 그 누구보다도 죽음을 두려워하고 있어요.”노석명은 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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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0화

노석명은 흉터남보다 실력이 좋지 못했다. 지금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상태인 그는 더구나 바깥의 상황까지 신경 써야 했다.특전사들이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노석명도 퇴로를 만들어놔야 했다.그는 남아 있는 부하들을 전부 불러 특전사들을 막으라고 하면서 자신은 도망칠 생각을 하고 있었다.이 실험실을 만들기 전에 그는 만약의 상황을 위해 도망칠 수 있는 작은 문을 만들어 두었다.여이현은 그가 도망치려 한다는 것을 눈치채곤 바로 따라갔다.그러나 노석명은 그를 보며 차갑게 피식 웃었다.“여이현, 이렇게 끝날 줄 알았지? 이건 시작일 뿐이야!”노석명은 망설임도 없이 스위치를 눌렀다. 그러자 문이 열리더니 빠르게 도망쳤다.이곳엔 지하 통로가 있었다.여이현이 열었을 때 안은 어둠으로 가득했고 노석명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현장엔 두 팔로 머리를 감싸며 소리를 지르고 있는 노승아 뿐이었다.“이현, 이현 오빠!”이때 노승아가 그의 팔을 잡았다.여이현은 그녀를 힐끗 보더니 아주 냉엄한 표정을 지으며 무시해 버렸다.“대장님!”용경호가 달려왔다. 여이현이 무사하다는 것을 확인한 그는 안도했다.“노석명 씨는 어디에 있습니까? 혹시 도망친 겁니까?”캄캄한 지하 통로를 보며 추측했다.여이현이 말했다.“얼른 사람들을 이끌고 주위를 수색해. 실험실 인원들은 여기 남겨두고 가. 내가 물어볼 것이 있으니까!”“네, 알겠습니다.”용경호는 빠르게 사람들을 이끌고 지하 통로 안으로 들어갔다.인명진은 도구 상자를 들고 문턱에 서 있었다. 여이현이 그를 보며 물었다.“인명진 씨, 이 실험실에 있는 모든 약재가 해독제인가요?”인명진이 다가왔다. 그는 실험실 안에 있는 것이 그다지 놀랍지 않은 것 같았다.실험실에 진열된 것보다 만 배는 더 공포스러운 것을 봐왔으니까.인명진은 장갑을 끼며 자세히 관찰했다.“실험을 해봐야 알 것 같네요. 며칠만 시간을 줘요.”여이현이 답했다.“그럼 부탁하죠.”말을 마친 뒤 여이현은 갑자기 걸음을 멈추었다. 안색이 창백해지며 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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