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Chapter 681 - Chapter 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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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1화

“그렇긴 하지만, 괜히 지유 씨까지 신경 쓰이게 했네요.”“그런 말 하지 마세요. 우린 친구잖아요. 다희 씨 때문에 힘들었던 것도 아닌데요. 오히려 다희 씨가 제 일에 신경 써준 게 더 많은데 그런 말을 하면 어떡해요. 아직도 제가 불편하신 건 아니죠?”장다희는 웃으며 말했다.“아, 아직 못 보셨을 텐데 좋은 소식이 있어요! 저희 드라마가 대성했어요!”이 소식은 온지유에게 큰 서프라이즈였다.“정말이에요?”장다희가 계속 말했다.“오랜 준비 끝에 드디어 성과가 보이네요. 시청률이 역대 최고치를 넘었어요. 시간 되면 꼭 봐 보세요. 그리고 또 하나 좋은 소식! 초반에 잘 나가던 ‘요골’이 지금은 시청률이 뚝 떨어졌어요. 후반부 내용이 엉망이라고 완전 망작 될 기세예요. 시청률도 계속 떨어지는 중이니 결국 우리가 이긴 거나 마찬가지네요!”“진짜 잘됐네요.”온지유가 말했다.“사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어요.”온지유는 이 드라마에 항상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비록 초반에는 큰 반응을 얻지 못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성공할 거라고 믿었다.시청자 반응이 다소 미적지근해도 적어도 본전은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었다.큰 성공을 못 이뤘다 하더라도 좋은 경험을 한 셈이라 생각하기로 했었다.결국 창의적인 시도는 성공으로 입증됐다.반면 노승아의 드라마는 제작비가 많이 들었고, 촬영, 편집, 특수 효과까지 모두 완벽히 하려면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단기간에 완성하려다 보니 노승아는 품질을 포기해야 했고 그 결과로 커리어마저 망치게 되었다.자초한 일이었다.노승아의 능력은 좋았지만 승부욕이 강한 그녀는 결국 자신의 앞길을 망쳐버린 것이다.온지유는 장다희와 잠시 더 대화를 나눈 후 전화를 끊었다.마침 여이현이 방으로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방에 들어 온 여이현의 표정이 부드러워지며 미소를 지었다.“오래 기다렸지?”온지유는 일어서며 말했다.“괜찮아요. 일은 다 끝났어요?”“거의 끝났어.”여이현이 말했다.“이제 집에 가자.”그리고 손을 내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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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2화

임신은 원래 힘든 법이다.배가 이렇게 많이 불렀는데도 여이현은 아버지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온지유를 제대로 돌봐 주지도 못했고 모든 걸 혼자 감당하게 했다. 그런 그녀를 보며 여이현은 깊은 죄책감을 느꼈고 마음속에는 미안함이 가득했다.온지유는 여이현의 눈가가 붉어진 것을 보고 미소를 지으며 그의 손 위에 자신의 손을 얹었다.“지금 아기는 잘 있잖아요. 불편한 게 좀 있긴 하지만 그것도 행복이죠. 아기가 태어날 날을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져요.”여이현이 말했다.“정말 고생 많았어. 앞으로는 더 이상 너를 이렇게 힘들게 하지 않을게.”온지유는 웃으며 말했다.“그럼 한 명으로 끝내겠다는 거예요?”여이현이 부드럽게 말했다.“아기가 태어나면 더 힘들어질 거잖아. 난 네가 고통을 또 겪어야 한다는 게 싫어.”여이현은 아이를 낳는 과정이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었다.열 달 동안 아기가 점점 커지면서 온지유에게는 점점 더 큰 고통이 올 것이다.자연분만이든 제왕절개를 하든 상관없이 엄마는 반드시 생살이 찢기는 고통을 겪어야 한다.여이현은 그런 고통을 또 겪게 해야 하는 것이 너무 마음 아팠다.한 번 겪는 걸로 충분했다.온지유가 말했다.“나도 임신 전에는 똑같이 생각했어요. 아이를 낳는 건 고통스러울 거라고. 하지만 막상 임신하고 나니까 그 고통도 행복으로 느껴져요.”온지유는 배를 쓰다듬었다.“가끔 아기가 움직이면 나와 교감을 하려는 것 같아요. 그럴 때면 더 많은 애정이 생겨요.”“정말?”여이현은 흥미를 느꼈다. 그는 온지유의 배에 기대어 말했다.“나도 한 번 들어봐야겠어.”그 역시 아빠가 된다는 사실에 긴장되면서도 기대가 됐다.온지유는 웃으며 말했다.“당신도 엄청 기대하고 있는 것 같네요.”“기대되지.”여이현이 말했다.“정말 기대돼.”온지유는 그가 술에 취해서 했던 말을 떠올리며 농담으로 말했다.“기억나요? 전에 술 취해서 했던 말. 배 속의 아이가 당신 아이가 아니어도 상관없다면서요. 남의 아이도 키울 생각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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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3화

여이현이 놀라며 말했다.“움직였어!”온지유도 느꼈다.“내 말이 맞죠?”여이현은 다시 얼굴을 온지유의 배에 가까이 대며 물었다.“내가 듣고 있는 걸 느낀 걸까?”온지유는 여이현을 내려다보며 말했다.“그럴 거예요. 아기는 배 속에서도 아주 예민하거든요. 우리가 하는 말을 들었을지도 몰라요.”여이현은 매우 기뻤다. 이전과는 다른, 아버지로서의 기쁨을 느끼고 있었다.그는 온지유의 배에 입을 맞추며 함께하는 이 순간을 감사했다.온지유는 여이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곧 우리 아기를 만나게 될 거예요. 물론 요즘 함께 못 있어 줘서 아기와 함께 한 시간은 적었겠지만, 태어난 후엔 충분히 같이 시간을 보내며 애정을 쌓을 수 있을 거예요.”여이현은 말없이 웃으며 온지유를 방으로 데리고 갔다.온지유는 빨리 씻고 쉬고 싶었다.여이현은 온지유의 잠옷을 준비하고 목욕 준비를 도와주었다.예전에는 온지유가 여이현에게 해주던 일이었다.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뒤바뀌었다.온지유는 부끄러웠지만 이미 아기를 가진 사이라는 것을 생각하며 더 이상 사소한 것에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온지유는 여이현에게 남편이자 아빠로서 책임감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여이현은 온지유를 섬세하게 돌보았다. 목욕하는 것을 도와주고 몸을 닦아주며 익숙하지는 않았지만 하나하나 조심스럽고 다정하게 해냈다.목욕이 끝난 후 여이현은 온지유를 안아 침대에 눕혔다. 그리고 자신은 빠르게 샤워를 마치고 나와 그녀 옆에 누웠다.침대에 누운 여이현은 온지유를 품에 안고 그녀의 머리를 자신의 어깨에 기대게 한 채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빨리 잠들도록 도우려 했다.긴 시간을 보내며 온지유도 지쳤을 터였다.하지만 온지유는 여전히 눈을 동그랗게 뜨고 여이현에게 물었다.“정말 나한테 묻고 싶은 거 없어요? 예를 들면 석이 라던가.”아이에 대한 질문도 여이현은 하지 않았다.여이현이 말했다.“석이? 찾아보긴 했지만 사실 그건 중요하지 않아. 난 그냥 네가 이제 내 사람이라는 것만 알면 됐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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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4화

온지유는 그가 말한 내용을 이해하려고 애썼다.온지유의 마음속에서 영웅으로 있던 석이가 삽시에 허상에 불과한 존재로 바뀌었다는 것은 큰 충격이었다.그렇다면 온지유와 여이현의 시작부터 끝까지 모두 온지유의 상상이었던 걸까?자신을 구한 영웅을 좇아 여이현의 곁으로 왔는데 이제 와서 모든 것이 잘못된 기억일 뿐이라니 받아들이기 어려웠다.모든 신념이 와장창 무너지는 것 같았다.의심한 적도 있었지만 그 아름다운 기억을 깨고 싶지 않아서 부정해왔던 것이다.여이현을 바라보는 온지유의 눈에는 거부감과 부정이 가득했다.“그럴 리 없어요.”온지유는 단호하게 말했다.“말도 안 돼!”“내 기억에 틀림이 있을 리 없어요. 난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고요! 정말이에요!”여이현은 온지유가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에 조용히 달래기 시작했다.“사실이 아니라 해도 우린 결국 이렇게 만났잖아. 우리 인연은 운명이라고 생각해. 그러니 너무 신경 쓰지 마...”하지만 온지유는 여이현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만약 그 모든 것이 사실이 아니라면 그녀가 지금껏 지켜왔던 것들은 무엇이란 말인가?지난 십여 년간 믿어왔던 것은 그저 환상에 불과했던 걸까?“납치됐던 사람 중에 나만 살아남았잖아요. 당신은 날 구하며 그때 다쳤어요. 분명히 기억해요!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알고 있어요. 물어보세요. 교장님도, 우리 부모님도 다 알고 있단 말이에요. 그런데 왜 다 거짓말이라고 하는 거예요? 그럴 리 없어요...”온지유는 당황한 표정으로 그에게 설명하려 했지만 여이현은 그녀를 품에 안고 어깨를 다독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알겠어. 다 알아.”여이현은 이 일이 자신과 그녀의 시작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그 꿈을 너무 쉽게 무너뜨리는 것은 옳지 않았다.그러나 동시에 온지유가 이 환상 속에서 영원히 깨어나지 못하게 두는 것도 두려웠다.온지유는 여이현의 어깨에 기대었지만 여전히 혼란스러웠다.왜 기억에 착오가 생긴 걸까?석이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면 도대체 왜 온지유는 여이현을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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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5화

여이현은 자신이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느꼈다.앞선 삶에서 무엇을 위해 바쁘게 살았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겉으로는 어느 정도 성취를 이루었고 나름 직위도 얻었지만 그의 인생은 텅 비어 있었다.그저 생존을 위해 살아가는 듯한 나날이었다.아무런 목표도, 방향도 없었다.여씨 가문으로 돌아와 할아버지의 유지를 이어받은 것도 사실상 그저 수동적으로 살아가는 삶의 연장이었다.그는 할아버지가 자신에게 미안해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가문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지만 부모의 사랑을 느낀 적은 없었고 가문의 굴레에 묶여 있었다.물질적으로는 풍족했지만 감정적으로는 메마른 삶이었다.할아버지는 그런 여이현을 안쓰럽게 여겼고 누군가에게 사랑받기를 바랐다.그리고 마침 온지유가 그의 삶에 들어왔다.온지유는 여이현의 말을 들으며 코끝이 살짝 시큰해졌다.아마도 임신한 이후로 감정도 더 예민해지고 마음이 쉽게 약해지는 거일 거다.“이현 씨.”온지유는 고개를 숙였다.자신이 그동안 품어왔던 모든 환상이 더 이상 중요하지 않게 느껴졌다.“우리 앞으로 잘 지낼 수 있을까요? 의심이나 불신 없이, 정말 잘 지낼 수 있을까요? 아이도 생겼고, 이제는 예전처럼 감정적으로 행동할 수는 없잖아요. 아기가 아빠 없는 세상에서 한쪽 사랑이 부족 한 채로 키우고 싶지 않아요. 난 우리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길 바라요. 약속해 줄 수 있어요?”온지유는 여전히 불안했다.그렇게 많은 일들을 겪고 여러 차례 헤어짐과 재회를 반복하면서 그녀의 마음속에는 무시할 수 없는 불안감이 자리 잡고 있었다.여이현이 그녀를 사랑하고 있음을 알고는 있었지만 여전히 변수가 생길까 두려웠다.여이현은 잠시 망설였다.그녀가 이런 무거운 말을 할 줄은 예상하지 못해 당황스러웠다.여이현은 온지유에게 약속하고 싶었다.아주 그러고 싶었다.하지만 현실적으로 고려해야 했다.아이에 대해서는 반드시 사랑 속에서 키우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온지유가 훌륭한 엄마가 될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또 많은 사람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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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6화

여이현은 온지유의 말에 웃음을 터트리며 그녀의 코를 살짝 꼬집었다.“아이가 그렇게 좋으면 나중에 입양도 생각해 보자. 네가 더 이상 고생하는 걸 보고 싶지 않아. 이번 아이도 예상치 못한 선물이었잖아. 너한테 많이 고생을 시켰어.”온지유는 여이현에게 말했다.“힘들지 않았어요. 자연스러운 거죠. 행복하게 살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해요!”여이현은 애정 어린 눈빛으로 온지유를 바라보며 입가에 자연스럽게 미소를 지었다.“이제 늦었으니 자자.”“그래요.”온지유는 그의 말에 따라 몸을 눕히고 편안한 자세를 찾아 잠자리에 들었다.며칠간의 긴 여정을 마친 후 온지유는 확실히 제대로 휴식을 취할 시간이 필요했다.여이현은 온지유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 이어서 그녀의 입술에 가볍게 키스를 했다. 그의 키스는 하나하나 다정했고 그래도 부족할까 봐 더 깊게 안아주었다.여이현은 온지유를 꼭 껴안으며 잠이 들 때까지 다정하게 달래주었다.곧 온지유는 깊은 잠에 빠졌다.여이현은 온지유가 잠든 모습을 바라보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그녀와 함께 있는 이 순간,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그는 모든 걸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다음 날, 온지유는 늦게까지 자고 일어났다. 해는 이미 높이 떠 있었고 옆에 여이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온지유는 잠시 어제 있었던 일이 꿈이었는지 혼란스러웠다.어젯밤 그와의 화해가 그저 환상이었나 싶었다.그녀는 서둘러 침대에서 일어나 방을 나섰다.이미 도우미들이 아침을 준비하고 있었다.“이현 씨?”온지유는 그의 이름을 불렀다.그때 여이현은 복도 끝에서 전화를 하고 있었다. 그의 표정은 다소 진지해 보였지만 온지유의 목소리를 듣자 전화를 끊고 주머니에 넣으며 그녀에게 다가왔다.“여기 있어.”여이현은 회색 상의와 바지를 입고 있었다. 편안한 홈웨어 차림에도 그는 여전히 완벽한 체형 덕분에 옷을 잘 소화해 냈다. 군인으로서의 냉정한 모습 대신 훨씬 더 가까운 느낌을 주는 모습이었다.온지유는 여이현을 보자 마음이 놓였고, 얼굴에 미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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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7화

여이현은 온지유를 의자 앞으로 부드럽게 이끌고는 세심하게 의자를 빼주었다.보통 도우미들이 할 일이었지만 여이현은 자신이 온지유를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면 그게 비록 작은 일일지라도 큰 성취감이 들었다.연애 경험이 많지 않았지만 자신의 부인을 세심하게 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온지유는 여이현이 이전과 조금 달라졌다고 느꼈다. 하지만 정확히 무엇이 달라졌는지 알 수 없었다. 아마도 관계가 더 가까워진 것일지도 몰랐다.아침 식사는 간단했지만 종류는 꽤 많았다.온지유는 필요한 영양소만 적당히 섭취하면 된다고 생각하며 달걀, 소고기, 그리고 약간의 국수를 골랐다.여이현은 온지유의 옆에 앉아 그녀가 좋아하는 음식을 하나씩 집어주었다.“됐어요. 나 많이 못 먹어요.”온지유는 그가 계속 음식을 집어주는 것을 막으며 말했다. 임신했다고 해서 꼭 몸에 좋다는 음식을 다 먹어야 할 필요는 없었다.여이현은 개의치 않으며 말했다.“임신했는데도 살이 안 찌네. 넌 너무 가벼워. 영양이 부족한 건 아니야? 좀 더 먹어.”“이렇게 많이는 못 먹어요.”온지유는 말했다.“제가 임신을 한거지 돼지가 된 건 아니잖아요. 얼마나 먹을지는 내가 잘 알아요. 모든 임산부가 다 살이 쪄야만 하는 건 아니라고요! 체질이니까 세상 물정 모르는 것처럼 굴지 마세요.”“내가 물정을 모른다고?”여이현은 그녀를 바라보며 한동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그럼요.”온지유는 부드럽게 대답하며 자신이 집은 음식만 먹기 시작했다.“몸에 좋다고 너무 많이 섭취해도 안 좋아요. 아기가 너무 크면 출산할 때 힘들어질 수 있어요. 나와 애를 위해 필요한 게 뭔지 내가 더 잘 알고 있어요. 이 이상 더 먹을 필요는 없어요.”여이현은 온지유의 말을 듣고 순순히 따랐다.“알겠어. 네 말대로 할게.”아쉬운 표정을 짓는 여이현을 보도 온지유는 웃음이 났다.그의 마음은 잘 전해졌다.최근 잘 먹지 못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나 보다.온지유는 여이현을 쳐다보며 고개를 들고 그의 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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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8화

결국 성재민이 한발 느렸다.용경호는 기세등등하게 눈길을 흘렸다.방 안에서는 온지유가 그들의 갑작스러운 소리에 깜짝 놀라 여이현을 급하게 밀쳐냈다.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포크를 집어 들고 다시 식사를 시작했다.온지유는 차마 고개를 들지 못했고 얼굴은 빨갛게 달아올랐다.두 사람이 아무것도 눈치채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여이현은 온지유에게 밀려 몇 걸음 물러섰다.그녀가 이렇게 힘이 셀 줄은 몰랐다.그는 문 쪽을 바라보며 두 사람이 거대한 체구로 문 앞을 가로 막고 서있는 것을 보고 얼굴이 굳어졌다.기분 좋은 순간이 방해받으니 당연히 화가 났다.여이현은 차가운 눈으로 그들을 노려보며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용경호와 성재민은 방 안으로 고개를 들이밀며 그저 두 사람이 식사 중이라고만 생각했다.두 사람은 방금까지 그들이 뜨겁게 키스하고 있었던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여이현의 옷에는 온지유가 꽉 잡아 생긴 주름이 여러 군데 있었지만 용경호는 전혀 알아채지 못하고 말했다.“대장님, 어젯밤에 잠을 잘 못 주무셨나 봅니다. 옷이 엉망이네요. 제가 정리해 드릴게요!”용경호는 순수하게 그를 도와주려던 마음이었다.하지만 그가 가까이 다가오자 여이현은 가차 없이 그의 다리를 발로 찼다.“악!”여이현의 발길은 가볍지 않았다.용경호는 다리를 움켜잡고는 아파서 어쩔 줄 몰라 했다.“대장님, 왜 그러세요?”한편 성재민은 옆에서 용경호가 당하는 걸 보며 웃음을 참느라 입을 가렸다.용경호는 성재민이 비웃는 모습을 보자 당장이라도 한마디 하고 싶었다.여이현은 차갑게 말했다.“너희 둘, 당장 나가서 백 바퀴씩 뛰고 와.”성재민의 웃음도 그 순간 멈췄다.그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물었다.“대장님, 잘못한 건 전우님인데 왜 저까지 벌을 받지 말입니까?”여이현은 다시 차가운 눈으로 성재민을 바라보며 말했다.“너는 50바퀴 더 뛰어.”이번엔 용경호가 속으로 고소해하며 기뻐했다.성재민은 억울해서 눈물을 흘릴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아직도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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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9화

여이현은 온지유의 이마에 한 번 더 입을 맞추고 나서야 안심하고 집을 나섰다.온지유는 여이현을 현관까지 배웅했다. 밖에는 용경호와 성재민이 여전히 구호를 외치며 땀에 젖어 달리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살짝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여이현은 차에 올라타고 나서야 그들에게 멈추라는 지시를 내렸다.두 사람은 여이현이 차를 타자 드디어 훈련을 멈추고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온지유는 그들이 떠나는 모습을 지켜본 후에야 집 안으로 들어왔다.먼저 온지유는 휴대전화를 확인했다.'글로리' 의 인기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는 것을 보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지선율은 온지유의 안목이 뛰어나다며 메시지를 보내 칭찬했다. 온지유가 선택한 시나리오가 대단한 거라 했다.그리고 장다희의 인기도 완전히 폭발했다.도심 한가운데 있는 가장 큰 광고판에는 장다희의 얼굴이 걸려 있었고 팬들이 지하철 광고를 사서 그녀의 드라마를 하루 세 번씩 상영하고 있었다.SNS에서는 그녀의 드라마와 관련된 토론이 끊이지 않았고 장다희는 그야말로 다시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병원에서 퇴원하자마자 끝없이 이어지는 광고 계약과 일정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지만 그런데도 온지유에게 연락을 잊지 않고 정을 쌓아가는 모습이었다.화면 속 장다희의 반짝이는 모습을 보면서 온지유는 자랑스러움을 느꼈다.마치 자신이 그녀를 정상으로 이끌어 준 것 같은 뿌듯함이었다.온지유는 침실로 돌아가 옷장을 열고 기분 좋게 몇 벌의 예쁜 원피스를 꺼내 거울 앞에서 비교했다.임신 중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멋지게 차려입고 외출하고 싶었다....한편, 여이현은 인명진의 연구실로 향했다.연구실은 어두컴컴했고 인명진은 실험 중이었다.여이현이 들어서자 그는 실험을 멈추고 주머니에서 작은 시약관을 꺼냈다.“이 약이에요. 지유 씨에게 쓸 수 있는 해독제. 실험용 쥐에게서 효과가 있었으니 지유 씨에게도 분명 효과가 있을 겁니다.”그 말을 들은 여이현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시약을 받으며 말했다.“정말이죠? 드디어 지유를 살릴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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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0화

새로 산 원피스를 입고 입술에 살짝 립스틱을 바르고 난 온지유는 기분이 한결 좋아졌다.가방을 챙겨 들고 나가려던 찰나 용경호의 차가 마침 집 앞에 도착했다.그는 차에서 내려 온지유를 향해 소리쳤다.“사모님!”온지유는 문 앞에 있는 용경호를 보고 조금 놀란 표정을 지었다.“용경호 씨? 이현 씨랑 같이 간 거 아니었어요?”용경호는 들뜬 표정으로 말했다.“대장님께서 저에게 오라고 하셨어요. 해독제를 꼭 직접 사모님께 전달해달라고 하셨습니다.”용경호는 소중히 보관한 해독제를 꺼내 건넸다.온지유는 그의 손에 든 해독제를 보고 더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며 받았다.“해독제가 다 완성된 거예요?”“네, 대장님께서 전달받자마자 바로 사모님께 가져다드리라고 하셨습니다!”용경호는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알겠어.”온지유는 해독제를 손에 쥐었지만 약간의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독에 대한 두려움이 워낙 컸기 때문에 이렇게 빨리 해독제가 준비된 것이 믿기지 않았다.또한 이 모든 것이 마치 꿈같이 느껴졌다.나민우는 여전히 해외에서 해독제를 찾고 있었고 그런 해독제가 이렇게 쉽게 준비되었을 리 없다고 생각했다.비록 입 밖에 내지는 않았지만 마음속에서는 여전히 나민우의 생사를 걱정하고 있었다.연락이 안 되는 이상 그가 어디에 있는지, 무사는 한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 손에 든 해독제는 여이현과 인명진이 온 힘을 다해 찾아낸 것이었고 그녀는 그들의 노력을 저버릴 수 없었다.온지유가 회복해야만 그들도 안심할 수 있을 것이다.그리고 온지유가 회복되면 나민우도 찾으러 갈 수 있을 테다.모든 좋은 일들이 이어지길 바라며 온지유는 해독제를 한 번에 삼켰다.특별한 맛은 없었다.용경호는 온지유가 해독제를 삼키는 모습을 지켜보며 걱정스레 물었다.“사모님, 기분이 어떠세요?”몇 분이 지나자, 온지유는 자신의 팔을 바라보며 말했다.“몸이 한결 가벼워진 것 같아요.”팔에 있던 멍이 정말로 사라지기 시작했다.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나빠지던 증상이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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