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의 모든 챕터: 챕터 691 - 챕터 700

705 챕터

제691화

여이현은 미간을 찌푸렸다. 이미 노승아의 말은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은 기색이었다.“이게 네가 말한 중요한 일이야?”“아뇨.”노승아는 가볍게 한숨을 쉬며 조용히 말했다.“나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일이에요. 하지만 이 이야기를 마치면 이현 오빠의 중요한 일이 되겠죠.”여이현은 말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노승아가 말하는 이야기가 과연 가치가 있는지 의심하고 있었다.“제가 언제 오빠를 속였던 적이 있어요?”노승아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일단 들어보세요. 그러면 이해하게 될 거니까.”노승아는 여이현에게 진심이었다.비록 많은 사람을 속이고 수많은 비열한 수단을 썼을지라도 여이현 만큼은 그녀가 진심으로 대했던 유일한 사람이었다.“오빠 기억 속에는 내가 오빠를 조직에서 구해줬다고 되어 있겠지만 실은 이현 오빠가 날 구해준 거예요.”노승아는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난 오빠의 군인으로서의 책임감과 선량함을 이용했어요. 오빠는 그저 군인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한 거였겠죠. 과거를 지우려고 애쓴 것도 있겠지만요. 오빠가 처음에 깨어나서 제일 먼저 찾은 사람이 ‘승아'였어요. '승아는 어디에 있냐'고 말할 때 오빠 눈 속의 따뜻함을 보면서 난 이미 알았어요. 오빠에게 빠질 수밖에 없다는 걸.”노승아는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오빠는 나를 실망하게 하지 않았어요. 자주 찾아와줬고 내가 말하는 모든 걸 믿어줬어요. 내가 조금이라도 다치면 오빠는 내 눈물을 닦아주었죠. 오빠가 내게 준 새로운 인생을 통해 나는 더 잘 살아가야겠다고 느꼈어요. 오랫동안 오빠는 내 가장 특별한 존재였고 내가 갖고 싶은건 다 가져다줬어요. 오빠가 날 이렇게 잘 대해 주는 것도 날 좋아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온지유가 나타나고 오빠의 아내가 되면서 모든 게 변했어요.”노승아는 눈물을 머금은 눈으로 여이현을 바라보았다.“해외로 나가지 말았어야 해요. 내가 떠나지 않았더라면 오빠는 여전히 내 거였을 텐데. 온지유와 결혼하지도 않았을 거고. 하지만 난 어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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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2화

어른으로서의 책임도 지지 않은 그들이 무슨 자격으로 노승아를 나무라고 각박하게 굴어 왔단 말인가.노승아는 원망했다. 이 지경까지 이르게 된 건 다 그들의 책임이다!“믿든 말든, 이게 진실이야.”“아니요, 그럴 리 없어요! 나를 사랑한 건 오빠뿐이었어요!”노승아는 철창을 꽉 붙들고 절박하게 외쳤다. 그녀는 여이현이 자신을 대했던 모든 것이 그저 할아버지의 분부였다는 것을 믿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여이현은 차갑게 말했다.“할아버지는 이성적인 분이셨어. 모든 것을 알고 있었고 옳고 그름을 분명히 구분할 줄 알았지. 가문을 여재호에게 맡기지 않고 나라는 외부인에게 넘긴 이유도 가문을 지키기 위해서였어. 너는 가문 파멸의 시작점이 될 수 있었기 때문에 할아버지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었지.”이 말은 노승아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그녀는 항상 여이현의 사랑을 믿고 그것을 버팀목으로 삼아 살아왔기 때문이다.노승아는 여이현이 자신을 선택할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하지만 여이현은 모든 것이 가문의 이익을 위해서였다고 말한다.“내가 원하는 건 그런 게 아니에요. 내가 원하는 건 오빠의 사랑이에요! 가문의 신분 같은 건 필요 없어요. 버려져도 아깝지 않아요. 내가 원하는 건 오빠뿐이라고요!”노승아의 울부짖음에 여이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이미 모든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했다.“이제 꿈에서 깨어나야 할 때야.”노승아는 그의 말을 듣고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차라리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게 더 나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면 이런 말들을 듣지 않아도 됐을 테니까.노승아는 여씨 가문의 모든 사람을 저주했다. 그중에 여이현만은 미워하지 않았다. 노승아를 기쁘게 하는 유일한 지탱이었다.만약 여이현이 쭉 노승아에게 잘해줬다면, 온지유만 없었더라면 노승아도 착한 사람으로 살았을지도 모른다.하지만 믿음은 무너져 내렸다.노승아는 웃음을 터뜨렸지만,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그리고 눈물을 닦으며 입술을 떨었다.“이현 오빠, 알려 줘야 할 중요한 사실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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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3화

온지유는 여이현이 자책하지 않기를 바랐다.그는 이미 온지유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세상일이란 예측할 수 없는 법이니, 온지유도 그저 마음을 편하게 가지려고 했다.여이현이 너무 큰 부담을 지지 않기를 바랐다.그 말을 들은 여이현은 더욱 마음이 무거워졌다. 어찌할 바를 몰랐다.그는 모든 사람을 구할 수 있어도 유독 온지유만은 구하지 못한다는 무력감에 사로잡혔다.온지유가 행여나 붉어진 자신의 눈을 보게 될까, 여이현은 눈물이 맺힌 눈을 감추며 그녀를 안아 이마에 입을 맞췄다. 정신적 고통을 잠시라도 잊기 위해서였다.여이현은 온지유의 고통을 자신이 대신 짊어질 수만 있다면 몇 배라도 감당하겠다는 마음이었다.온지유는 병상에 조심스럽게 눕혀졌다. 그녀는 여이현의 손을 잡고, 그에게도, 자신에게도 용기를 주려 했다.꼭 살아남을 거다.잠시 후 인명진도 도착했다.이곳은 여이현이 투자한 병원이었다.가장 최신 장비가 갖춰져 있었지만 여이현은 온지유를 구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인명진 뿐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의사를 부르지 않고 인명진이 오기를 기다렸다.“현재 상황은요?”인명진이 물었다.여이현이 대답했다.“몸에서 식은땀이 흐르고, 어딘가 아프다고 하는데 어디가 아픈지는 잘 모르겠어요. 팔에는 멍이 들어있고요.”인명진은 무균실로 들어가 새 하얀 가운을 입고, 마스크와 장갑을 꼈다.온지유는 침대에 누워서 혼미한 상태였다. 이마에는 식은땀이 흐르고, 입술은 하얗게 질려 있었으며 얼굴에는 핏기가 없었다.진찰 결과, 온지유의 독은 아직 풀리지 않았다. 해독제는 정말 그저 실험용일 뿐이었다.그들은 노석명이 해독제를 가지고 있기를 기대했었다. 법로와 가장 가까운 사람은 노석명이였기 때문이다.하지만 그들의 기대는 산산이 부서졌다.수많은 노력이 물거품으로 되고 말았다.인명진은 온지유의 피를 채취했다. 비록 해독제가 실험용이었다 해도 일시적인 효과라도 있으면 희망은 남아있다고 생각했다.누군가에게 기대서는 안 되고 결국 자신들이 직접 해독제를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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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4화

예전의 여이현이라면 다른 사람이 어찌 되든 신경 쓰지 않았을지도 모른다.온지유의 마음속에 다른 남자가 있다는 걸 견디지 못했을 테니까.하지만 인명진은 달랐다.그는 온지유에게 어떤 보상도 바라지 않고 헌신했다.그런 사람을 어떻게 미워할 수 있겠는가.인명진은 여이현을 바라보며 말했다.“당신도 지유 씨가 힘들어하는 걸 원하지 않을 테죠. 만약 지유 씨가 알게 된다면 틀림없이 슬퍼할 거예요.”여이현은 입술을 꾹 다물고는 주제를 바꿨다.“가족은 없어요? 제가 방법을 써서 찾아 드릴게요.”인명진과 홍혜주는 어릴 때부터 조직에 있었기에 자신의 집이 어디 있는지조차 알지 못했다.여이현은 인명진도 가족을 찾고 싶을지 궁금했다.“필요 없어요.”인명진이 단호하게 말했다.“제가 있는 곳이 바로 제 집이에요.”말을 마친 인명진은 자리에서 일어나 두 손을 주머니에 넣고 말했다.“이제 더는 다른 사람에게 기대하지 말죠. 해독제는 어떻게든 해볼 테니 이현 씨는 지유 씨를 잘 돌봐 주세요. 그런데 좀 짚이는 점이 있어요...”“뭐죠?”여이현이 물었다.“법로의 독이 아무리 강해도 지유 씨의 몸을 완전히 침식하지는 않았어요. 아이는 건강해요. 내 피로 지유 씨를 살린다 해도 아이는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텐데 그렇지 않아요. 지유 씨의 몸이 아이를 보호하는 항체를 만들어냈어요.”여이현은 깊은 생각에 빠졌다. 온지유의 과거에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가 많았다.“지유와 처음 만났을 때 혹시 실험 대상으로 쓰이지는 않았었나요?”여이현은 온지유도 인명진처럼 실험에 이용됐을 가능성을 추측했다.“지유 씨의 존재를 알았을 때 이미 우리와 홍혜주와는 달랐어요. 보호받고 있었고, 한동안 자유롭게 지내기도 했어요. 실험 대상이었을 가능성은 작아 보여요. 하지만 확신할 수는 없어요.”인명진은 약간 웃으며 덧붙였다.“조직 내부에서 인간성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그저 추측일 뿐이에요. 지유 씨가 아주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면 말이에요.”“만약 정말 특별한 존재였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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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5화

“지유 씨를 보러 가야겠어요!”홍혜주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안 돼요. 당신은 지금 죄수 신분이기에 병실을 나갈 수 없습니다!”용경호가 단호하게 말했다.“그럼 나랑 같이 가면 되잖아요? 내가 지금 이 상태로 어디 도망이라도 갈 수 있겠어요?”홍혜주는 용경호의 고지식함을 이해할 수 없었다. 어떻게 이렇게 융통성이 없을 수 있는지.하지만 용경호는 더욱 단호하게 말했다.“위에서 명령이 내려오기 전에는 병실을 한 발짝도 나갈 수 없어요!”그가 끝까지 고집을 부리자 홍혜주의 얼굴은 점점 차가워졌다.“그럼 정식으로 요청해서 지유 씨를 보러 가겠다고 하면요?”“그것도 안...”용경호가 말하는 도중 홍혜주가 갑자기 그의 뺨을 세게 때렸다.용경호는 그녀가 이렇게 과격하게 나올 줄 몰랐고, 자신이 맞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살면서 체벌을 받기는 했어도 여자의 손에 맞아본 적은 없었다.“이 미친 여자가...!”홍혜주는 한 손으로 목발을 짚고 발로 그의 다리를 차며 공격했다.기본적인 무술을 배운 사람으로서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그의 앞에서 약해질 수는 없었다.이미 오래 참았다. 틈만 나면 규칙이 어쩌고 하는 그들에게 홍혜주는 병실에서 미칠 것만 같았다.용경호가 허락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참고만 있을 수 없었다.용경호는 홍혜주의 공격을 피하고 순간적으로 그녀의 다리를 붙잡으며 말했다.“당신 정말 죽으려고 이러는 겁니까? 아직 몸에 상처도 많은데!”“남의 몸 사정은 상관하지 말죠!”홍혜주는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면서 높이 발을 올려 그를 공격했다.결국 용경호는 그녀를 놓아줄 수밖에 없었다.한편 성재민이 그 장면을 보고는 말렸다.“둘 다 그만하시지 말입니다. 별일도 아닌데 왜 이러는 겁니까. 전우님, 상대는 여자입니다. 좀 봐주십시오.”“입 좀 닥쳐!”용경호는 그에게 화를 내며 말했다.“매번 입만 살아서는. 지 혼자 착한 사람인 것처럼 말이야!”홍혜주는 용경호를 바라보며 더 화가 나 말했다.“역시 일부러 그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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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6화

“당신...”용경호는 할 말이 없었다. 어쨌든 그의 선의는 완전히 오해당한 셈이었고, 무슨 말을 해도 그녀에게는 전부 잘못된 것처럼 느껴졌다.그는 억울했다.지금껏 이렇게 까다로운 여자는 본 적이 없었다.홍혜주도 더 이상 그와 얽히고 싶지 않아 바로 성재민에게 물었다.“아까 당신이 말했잖아요, 지유 씨를 볼 수 있다고. 어차피 지금 다리가 이렇게 된 이상 도망갈 수도 없고 죄가 있다고 해도 확정되기 전까지는 감옥에 갈 일 없잖아요. 그리고 나도 조사에 협조하고 있으니 합리적인 요구는 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난 그저 지유 씨를 잠깐 보고 싶을 뿐이라고요!”성재민이 용경호에게 말했다.“너무 까다롭게 굴지 마시지 말입니다. 대장님도 아무 말 안 했습니다. 배려해 줄 건 해줘야 합니다.”용경호는 홍혜주에게 편견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마지못해 말했다.“알았어.”그들이 그렇게 양보하는 걸 보자 홍혜주도 마음을 가라앉혔다.조직을 떠났지만 이 세상에 그녀를 진심으로 생각해 줄 사람은 몇 없었다.그녀가 걱정하고 마음 쓰는 사람은 오직 그들뿐이었다.홍혜주는 도망가지 않을 것이었다.절박한 상황이 아니라면 절대 사람을 해치거나 나쁜 일을 저지르지 않았을 것이다.홍혜주는 목발을 짚으며 그들과 함께 온지유가 있는 병실로 향했다.그때, 여이현은 온지유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홍혜주는 온지유를 한 번 바라보더니 물었다.“인명진은 어디 있어요?”여이현은 홍혜주를 한번 쳐다봤다.용경호가 먼저 말했다.“대장님, 이 여자가 꼭 와야 한다고 말을 듣지 않아서요. 사모님의 상태를 걱정해 왔습니다.”그는 홍혜주를 위해 변명하고 있었다.그녀의 정체를 생각하면 어쩔 수 없었다.여이현은 침착했다. 그도 알고 있었다. 흉터남의 소굴에서 홍혜주의 도움 없이는 온지유가 무사할 수 없었으리라는 것을.그리고 홍혜주와 인명진의 관계도 이미 알고 있었다.“인명진 씨는 실험실로 돌아갔어요.”“너희들은 나가 있어.”여이현이가 두 사람에게 말했다.용경호와 성재민은 병실을 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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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7화

여이현은 홍혜주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당신은 자신이 어떤 운명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홍혜주는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죽을지도 모르고, 감옥에 갈 수도 있겠죠. 이미 내 운명은 받아들였어요. 난 좋은 사람도 아니었으니까요.”“공을 세워 죄를 씻을 기회가 있다면요?”홍혜주는 고개를 들며 물었다.“정말 그런 기회가 있어요?”여이현은 그녀에게 말했다.“나라에 이익이 되는 일이라면 누구에게나 공을 세워 죄를 갚을 기회가 주어져요.”이 말을 듣고 홍혜주의 눈에는 잠시 실망이 비쳤다.“나에겐 그런 기회가 없겠죠. 내가 뭘 할 수 있겠어요? 싸우고 설치는 것 말고는 아무 쓸모도 없는데.”여이현은 그녀에게 말했다.“할 수 있어요. 당신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이 있어요. 상처가 회복되면 사람들을 구하러 가세요.”홍혜주는 여이현을 바라보았다.여이현의 말은 마치 한 줄기 빛처럼 그녀에게 다가왔다.자신의 인생에도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녀도 사람들을 구할 힘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세상이 그렇게 어둡지만은 않다고 느꼈다.홍혜주는 자신감을 되찾았다. 그녀도 인정받고 싶었다.여이현은 병실을 나왔다. 용경호와 성재민이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그는 말했다.“홍혜주 씨를 병실로 데려다줘.”“제가요?”용경호는 자신을 가리켰다.“너는 나와 감옥에 가고.”여이현이 성재민에게 말했다.“알겠습니다!”그들이 병원을 떠나자 용경호는 마치 자신이 소외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어서 나 좀 부축해요!”홍혜주는 용경호에게 말했다.용경호는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당신...”“대장님의 명령을 잊은 거예요? 어서 부축하세요!”홍혜주는 손을 내밀었다. 그를 곤란하게 할 기회를 놓칠 리 없었다.용경호는 명령을 어길 수 없어 마지못해 그녀를 부축했다.홍혜주는 만족스러운 듯했다....여이현과 성재민은 함께 감옥에 도착했다.여이현을 보자 감옥의 간수들이 공손하게 말했다.“대장님!”이 감옥은 섬에 위치해 있었고 규모도 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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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8화

흉터남은 웃으며 말했다.“침착한 거 보니까 노석명에게서 해독제를 얻은 모양이네? 아니, 그럴 리가 없지. 노석명이 진짜 해독제를 만들 수 있을 리 없잖아.”그는 여이현을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당신, 몸에 이상이 느껴지지 않나?”쿵!여이현은 두 손으로 테이블을 세게 내리쳤다. 커다란 소리가 울렸고 그의 차가운 눈빛이 흉터남을 향했다.“쓸데없는 소리 말고, 대답해!”흉터남은 여이현의 붉어진 눈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해독제를 받지 못했군.”여이현의 팔에는 혈관이 도드라졌고, 그의 인내심은 이미 바닥난 듯했다. 손마디에서 소리가 났다.흉터남은 그제야 분위기를 파악한 듯 별다른 저항 없이 입을 열었다.“법로는 자신의 얼굴을 드러내지 않아. 나도 노석명도 그의 진짜 얼굴을 본 적이 없지. 그의 얼굴을 본 사람들은 이미 이 세상에 없을 거야. 그리고 노석명과 내가 원수라거나 그런 건 없었어. 그저 각자의 이익을 위해 움직였을 뿐이지. 노석명이 내 이익을 건드리려고 했고, 난 그걸로 그를 위협했지. 결국 아무것도 얻지 못했고 난 지금 이렇게 죄수 신세를 지게 된 거야.”그는 마치 대수롭지 않다는 듯 가볍게 말했다.“위협?”여이현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차가운 눈으로 물었다.“뭘 더 알고 있죠?”그 말을 듣고 흉터남은 일부러 말을 아끼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천천히 옆에 놓인 물을 집어 들었다.잔을 입에 가까이 대자 여이현의 눈빛이 변했다. 의심이 들었는지 흉터남의 손을 붙잡고 말했다.“움직이지 마!”흉터남은 그를 올려다보며 말했다.“이 감옥은 네 사람들로 가득하잖아. 내가 여기서 죽을 일은 없을 거야. 물도 이미 확인했고...”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흉터남은 갑자기 목이 막힌 듯 눈이 휘둥그레졌다.잔 속의 물은 무색무취였지만 그는 이미 이상함을 느끼고 있었다.“그걸 마셨어?”여이현은 그의 안색이 변하는 것을 보고 물었다.흉터남은 갑자기 피를 토해냈다.그조차도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다.감옥에 들어왔을 때부터 누군가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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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9화

이 사건은 감옥의 명성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것이었고 감옥장으로서 그의 자리도 위험해질 것이 분명했다.“대장님, 제 부주의였습니다...”여이현은 그 말을 듣고서도 앞에 있는 교도관을 바라보며 분노를 참지 못했다.그의 눈은 붉게 변했고 감정을 억제하지 못한 채 교도관을 발로 세게 걷어찼다.그 충격은 매우 강력했다.교도관은 그 자리에서 바닥에 쓰러져 기침을 했다. 갈비뼈 두 개가 부러졌다.그러나 여이현의 분노는 풀리지 않았다. 그는 차가운 표정으로 그를 다시 끌어올리며 말했다.“조직이 보낸 놈이냐?”교도관은 오히려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내 임무는 끝났어.”그의 표정은 마치 세뇌된 사람처럼 신성한 임무를 완수한 것 같은 자부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임무를 완수했으니 그의 삶도 완전한 결말을 맞이한 것처럼 보였다.“노석명이야, 아니면 법로야? 그 사람들이 숨기려는 게 뭐지?”여이현이 날카롭게 물었다.“모르지.”교도관은 태연하게 대답했다.“내 임무는 그 사람을 죽이는 것뿐이었어!”그의 비열한 모습에 여이현의 눈에는 더 큰 분노가 깃들었다. 분노는 마치 홍수처럼 폭발했고 주먹으로 교도관을 세게 두 대 때렸다.교도관의 코와 입에서 피가 흘러내렸고 온몸이 멍투성이가 되었다.그러나 여이현은 여전히 분이 풀리지 않았다. 피를 본 그는 더욱 폭주했고 교도관을 바닥에 내동댕이친 후 다시 발로 차기 시작했다.그는 그를 죽일 기세로 계속해서 공격했다.“대장님!”그의 부하들은 그가 위험해 보이자 다급히 달려와 말리기 시작했다.“이러다 진짜 사람 죽습니다!”“비켜!”여이현은 그들을 거칠게 밀쳐내며 붉은 눈으로 미친 듯이 쏘아봤다.누구도 감히 다가갈 수 없을 만큼 공포스러운 모습이었다.그의 힘은 평소보다 훨씬 더 강해져 있었다.두 사람이 말려도 제압하지 못할 정도로 강력하게 저항하고 있었다.감옥장은 그 모습을 보고 완전히 얼어붙었고 그저 뒤로 물러서기만 했다. 그가 화를 자신에게 돌릴까 두려웠다.“어서 대장님을 붙잡아!”결국 다섯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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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0화

여이현은 단호하게 말했다.“사소한 단서라도 있으면 바로 보고하도록!”“알겠습니다, 대표님.”여이현은 초조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고 그의 부하들도 그와 함께 긴장했다.흉터남이 죽었으니 이제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다....온지유가 깨어나고, 그녀는 자신이 병실에 누워 있음을 깨달았다.해독제를 받았지만 효과는 없었다. 그저 헛된 희망에 그쳤을 뿐이었다.그래도 이 결과는 이미 어느 정도 예상한 바였다.법로가 내린 독은 그렇게 쉽게 풀리는 것이 아니었다.지금도 여전히 머리가 아파왔다.“지유 씨.”온지유가 고개를 들자 지선율, 장다희, 그리고 백지희가 병실로 들어와 있었다.온지유는 약간 놀라며 웃었다.“다들 어쩌다 같이 온 거예요?”“전화가 안 돼서 우리가 엄청 걱정했어. 결국 여 대표님한테 연락했지. 병원에 있다고 해서 다 같이 왔어. 몸은 괜찮아?”백지희가 말했다.그녀는 온지유를 가장 잘 이해하는 친구였기에 온지유의 전화가 안 통할 때는 바로 여이현에게 연락하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임을 알고 있었다.다른 사람들은 온지유의 상태를 몰랐지만 백지희는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큰 일은 아니야. 이제 괜찮아졌어.”온지유는 침대에서 일어나며 말했다.“모두 앉아서 편하게 이야기해요.”지선율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지유 씨 요즘 너무 무리한 거 아니에요? 임신 중인데 조심해야죠. 입원까지 하면 어떡해요.”장다희는 방금 일이 끝나서 함께 온 것이었고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물었다.“여 대표님이랑은 화해한 거예요?”백지희는 온지유의 사정을 알고 있었지만 그건 그녀의 사생활이었기에 굳이 입에 올리지는 않았다. 친구라 하더라도 너무 깊게 끼어들지 않으려는 배려였다.온지유는 간략하게 대답했다.“네, 그런 셈이죠.”장다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지었다.“너무 잘됐네요.”지선율은 옆에서 과일을 깎으며 살짝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잘된 거라고요? 난 그렇게 쉽게 용서받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날 노승아 편을 들었던 건 잊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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