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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1화

여이현은 미간을 찌푸렸다. 이미 노승아의 말은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은 기색이었다.

“이게 네가 말한 중요한 일이야?”

“아뇨.”

노승아는 가볍게 한숨을 쉬며 조용히 말했다.

“나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일이에요. 하지만 이 이야기를 마치면 이현 오빠의 중요한 일이 되겠죠.”

여이현은 말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노승아가 말하는 이야기가 과연 가치가 있는지 의심하고 있었다.

“제가 언제 오빠를 속였던 적이 있어요?”

노승아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일단 들어보세요. 그러면 이해하게 될 거니까.”

노승아는 여이현에게 진심이었다.

비록 많은 사람을 속이고 수많은 비열한 수단을 썼을지라도 여이현 만큼은 그녀가 진심으로 대했던 유일한 사람이었다.

“오빠 기억 속에는 내가 오빠를 조직에서 구해줬다고 되어 있겠지만 실은 이현 오빠가 날 구해준 거예요.”

노승아는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

“난 오빠의 군인으로서의 책임감과 선량함을 이용했어요. 오빠는 그저 군인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한 거였겠죠. 과거를 지우려고 애쓴 것도 있겠지만요. 오빠가 처음에 깨어나서 제일 먼저 찾은 사람이 ‘승아'였어요. '승아는 어디에 있냐'고 말할 때 오빠 눈 속의 따뜻함을 보면서 난 이미 알았어요. 오빠에게 빠질 수밖에 없다는 걸.”

노승아는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

“오빠는 나를 실망하게 하지 않았어요. 자주 찾아와줬고 내가 말하는 모든 걸 믿어줬어요. 내가 조금이라도 다치면 오빠는 내 눈물을 닦아주었죠. 오빠가 내게 준 새로운 인생을 통해 나는 더 잘 살아가야겠다고 느꼈어요. 오랫동안 오빠는 내 가장 특별한 존재였고 내가 갖고 싶은건 다 가져다줬어요. 오빠가 날 이렇게 잘 대해 주는 것도 날 좋아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온지유가 나타나고 오빠의 아내가 되면서 모든 게 변했어요.”

노승아는 눈물을 머금은 눈으로 여이현을 바라보았다.

“해외로 나가지 말았어야 해요. 내가 떠나지 않았더라면 오빠는 여전히 내 거였을 텐데. 온지유와 결혼하지도 않았을 거고. 하지만 난 어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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