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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2화

어른으로서의 책임도 지지 않은 그들이 무슨 자격으로 노승아를 나무라고 각박하게 굴어 왔단 말인가.

노승아는 원망했다. 이 지경까지 이르게 된 건 다 그들의 책임이다!

“믿든 말든, 이게 진실이야.”

“아니요, 그럴 리 없어요! 나를 사랑한 건 오빠뿐이었어요!”

노승아는 철창을 꽉 붙들고 절박하게 외쳤다. 그녀는 여이현이 자신을 대했던 모든 것이 그저 할아버지의 분부였다는 것을 믿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여이현은 차갑게 말했다.

“할아버지는 이성적인 분이셨어. 모든 것을 알고 있었고 옳고 그름을 분명히 구분할 줄 알았지. 가문을 여재호에게 맡기지 않고 나라는 외부인에게 넘긴 이유도 가문을 지키기 위해서였어. 너는 가문 파멸의 시작점이 될 수 있었기 때문에 할아버지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었지.”

이 말은 노승아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그녀는 항상 여이현의 사랑을 믿고 그것을 버팀목으로 삼아 살아왔기 때문이다.

노승아는 여이현이 자신을 선택할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하지만 여이현은 모든 것이 가문의 이익을 위해서였다고 말한다.

“내가 원하는 건 그런 게 아니에요. 내가 원하는 건 오빠의 사랑이에요! 가문의 신분 같은 건 필요 없어요. 버려져도 아깝지 않아요. 내가 원하는 건 오빠뿐이라고요!”

노승아의 울부짖음에 여이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이미 모든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했다.

“이제 꿈에서 깨어나야 할 때야.”

노승아는 그의 말을 듣고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차라리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게 더 나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면 이런 말들을 듣지 않아도 됐을 테니까.

노승아는 여씨 가문의 모든 사람을 저주했다. 그중에 여이현만은 미워하지 않았다. 노승아를 기쁘게 하는 유일한 지탱이었다.

만약 여이현이 쭉 노승아에게 잘해줬다면, 온지유만 없었더라면 노승아도 착한 사람으로 살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믿음은 무너져 내렸다.

노승아는 웃음을 터뜨렸지만,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눈물을 닦으며 입술을 떨었다.

“이현 오빠, 알려 줘야 할 중요한 사실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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