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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4화

예전의 여이현이라면 다른 사람이 어찌 되든 신경 쓰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온지유의 마음속에 다른 남자가 있다는 걸 견디지 못했을 테니까.

하지만 인명진은 달랐다.

그는 온지유에게 어떤 보상도 바라지 않고 헌신했다.

그런 사람을 어떻게 미워할 수 있겠는가.

인명진은 여이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당신도 지유 씨가 힘들어하는 걸 원하지 않을 테죠. 만약 지유 씨가 알게 된다면 틀림없이 슬퍼할 거예요.”

여이현은 입술을 꾹 다물고는 주제를 바꿨다.

“가족은 없어요? 제가 방법을 써서 찾아 드릴게요.”

인명진과 홍혜주는 어릴 때부터 조직에 있었기에 자신의 집이 어디 있는지조차 알지 못했다.

여이현은 인명진도 가족을 찾고 싶을지 궁금했다.

“필요 없어요.”

인명진이 단호하게 말했다.

“제가 있는 곳이 바로 제 집이에요.”

말을 마친 인명진은 자리에서 일어나 두 손을 주머니에 넣고 말했다.

“이제 더는 다른 사람에게 기대하지 말죠. 해독제는 어떻게든 해볼 테니 이현 씨는 지유 씨를 잘 돌봐 주세요. 그런데 좀 짚이는 점이 있어요...”

“뭐죠?”

여이현이 물었다.

“법로의 독이 아무리 강해도 지유 씨의 몸을 완전히 침식하지는 않았어요. 아이는 건강해요. 내 피로 지유 씨를 살린다 해도 아이는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텐데 그렇지 않아요. 지유 씨의 몸이 아이를 보호하는 항체를 만들어냈어요.”

여이현은 깊은 생각에 빠졌다. 온지유의 과거에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가 많았다.

“지유와 처음 만났을 때 혹시 실험 대상으로 쓰이지는 않았었나요?”

여이현은 온지유도 인명진처럼 실험에 이용됐을 가능성을 추측했다.

“지유 씨의 존재를 알았을 때 이미 우리와 홍혜주와는 달랐어요. 보호받고 있었고, 한동안 자유롭게 지내기도 했어요. 실험 대상이었을 가능성은 작아 보여요. 하지만 확신할 수는 없어요.”

인명진은 약간 웃으며 덧붙였다.

“조직 내부에서 인간성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그저 추측일 뿐이에요. 지유 씨가 아주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면 말이에요.”

“만약 정말 특별한 존재였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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