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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4화

온지유는 그가 말한 내용을 이해하려고 애썼다.

온지유의 마음속에서 영웅으로 있던 석이가 삽시에 허상에 불과한 존재로 바뀌었다는 것은 큰 충격이었다.

그렇다면 온지유와 여이현의 시작부터 끝까지 모두 온지유의 상상이었던 걸까?

자신을 구한 영웅을 좇아 여이현의 곁으로 왔는데 이제 와서 모든 것이 잘못된 기억일 뿐이라니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모든 신념이 와장창 무너지는 것 같았다.

의심한 적도 있었지만 그 아름다운 기억을 깨고 싶지 않아서 부정해왔던 것이다.

여이현을 바라보는 온지유의 눈에는 거부감과 부정이 가득했다.

“그럴 리 없어요.”

온지유는 단호하게 말했다.

“말도 안 돼!”

“내 기억에 틀림이 있을 리 없어요. 난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고요! 정말이에요!”

여이현은 온지유가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에 조용히 달래기 시작했다.

“사실이 아니라 해도 우린 결국 이렇게 만났잖아. 우리 인연은 운명이라고 생각해. 그러니 너무 신경 쓰지 마...”

하지만 온지유는 여이현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만약 그 모든 것이 사실이 아니라면 그녀가 지금껏 지켜왔던 것들은 무엇이란 말인가?

지난 십여 년간 믿어왔던 것은 그저 환상에 불과했던 걸까?

“납치됐던 사람 중에 나만 살아남았잖아요. 당신은 날 구하며 그때 다쳤어요. 분명히 기억해요!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알고 있어요. 물어보세요. 교장님도, 우리 부모님도 다 알고 있단 말이에요. 그런데 왜 다 거짓말이라고 하는 거예요? 그럴 리 없어요...”

온지유는 당황한 표정으로 그에게 설명하려 했지만 여이현은 그녀를 품에 안고 어깨를 다독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알겠어. 다 알아.”

여이현은 이 일이 자신과 그녀의 시작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 꿈을 너무 쉽게 무너뜨리는 것은 옳지 않았다.

그러나 동시에 온지유가 이 환상 속에서 영원히 깨어나지 못하게 두는 것도 두려웠다.

온지유는 여이현의 어깨에 기대었지만 여전히 혼란스러웠다.

왜 기억에 착오가 생긴 걸까?

석이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면 도대체 왜 온지유는 여이현을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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