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그와의 결혼이 헛된 망상이었을까: Chapter 521 - Chapter 524

524 Chapters

제521화 살려줘

송재이는 사무실 문밖에서 손잡이를 꽉 잡고 서 있었다. 마치 이 손잡이를 잡아야만 똑바로 서 있을 수 있는 사람처럼.그녀의 안색은 아주 창백했다. 문예슬이 해준 말은 청천벽력 같은 말이었고 충격받은 그녀는 순간 머릿속이 멍해졌다.잘 못 들은 것이 아닐까 귀를 의심해보기도 했다. 그렇게 다정하고 자애롭던 아버지가 정말로 그런 사람이란 말인가?순식간에 의문과 공포에 휩싸여버렸다. 이 소식은 그녀에게 너무도 충격적이었던지라 혼자 조용히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원래는 문을 열고 들어가려 했지만, 지금은 설영준의 얼굴을 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몸을 돌려 이곳을 떠나 조용한 곳에서 혼자 생각을 정리하기로 했다.회사 엘리베이터는 작동되지 않아 송재이는 하는 수 없이 계단으로 내려갔다.너무도 혼란스러웠던 나머지 내딛는 발이 아주 무겁게 느껴졌고 비틀대기도 했다.비상구의 불빛은 어두웠다. 그녀의 그림자도 어두운 불빛에 길게 늘어져 유난히도 쓸쓸해 보였다.송재이는 머릿속이 아주 복잡했다. 아버지와 함께 보낸 시간을 떠올리며 그 속에서 단서를 찾으려고 애를 썼다.그러나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심란해지고 가슴이 아팠다.이런 상태로 계단을 내려가고 있었던 그녀는 결국 발을 헛디뎌 넘어지게 되었다.비상구는 유난히도 조용해 그녀가 넘어지는 소리가 더 선명하게 울려 퍼졌다. 다리에서 엄청난 통증이 전해지고 눈앞이 흐릿해졌다.그녀는 결국 의식을 잃고 말았다. 그러나 아무도 그녀가 이곳에 쓰러져 있다는 것을 몰랐다.송재이는 배가 너무도 아팠다. 이마엔 식은땀이 나고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의식은 여전히 흐릿했지만 살고 싶다는 욕망에 힘겹게 눈을 뜨려고 애를 썼다.그녀는 현재 아주 위험한 상태였다.어둠 속에서 송재이는 자신의 핸드폰을 찾아 꺼내곤 덜덜 떨리는 손으로 잠금 해제했다. 이내 설영준의 번호를 찾아 누르려 했다.그러나 핸드폰 화면에 커다랗게 뜬 설영준의 이름에 또다시 복잡한 기분이 들었다.사무실에서 엿들었던 대화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녀의 아버지가 한 짓
Read more

제522화 유산

송재이는 설영준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말아달라고 여진에게 부탁했다. 머릿속이 복잡했던 그녀는 지금 이 순간에 설영준의 얼굴을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힘겹게 몸을 일으키려고 했지만 배에서 전해지는 극심한 통증에 걸을 수가 없었다. 그래도 그녀는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했다.여진은 송재이를 설득할 수 없어 결국 택시를 불러준 뒤 택시 기사에게 안전 운전 해줄 것을 당부했다.송재이는 택시에 올라탔다. 그녀의 머릿속은 여전히 복잡했다. 마치 파도가 몰아치는 바다에 빠진 기분이었다.아버지와 행복했던 시간을 떠올렸다. 그녀가 엿들은 말과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던지라 믿기지 않았다.마음 속에 수많은 의문이 생겼지만 어떻게 이 의문을 풀어야 할지 모른다.택시는 유유히 어두운 밤을 가로 지르며 달리고 있었다. 송재이는 여전히 발견하지 못했다. 치마에 묻어버린 자신의 피를.차에서 내렸을 때 순간 머리가 어질 거리며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지만 다행히 마침 지나가던 류지안이 그녀를 발견하고 부축했다.류지안은 창백한 그녀의 안색을 보다가 이내 치마에 묻은 피를 보았다. 순간 불길한 예감이 든 류지안이 급히 말했다.“재이 씨, 무슨 일이에요? 다친 거예요?”송재이는 고개를 저으며 힘 없는 목소리로 답했다.“아, 지안 씨. 전 괜찮아요. 그냥 넘어진 것 뿐이에요.”류지안은 미간을 찌푸렸다. 송재이 치마에 묻은 피가 너무도 신경 쓰였고 무언가 떠올랐다.“재이 씨, 혹시... 임신했어요?”송재이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임신이요? 그럴 리가 없을 거예요. 전...”류지안은 송재이가 대답하기도 전에 사태의 심각성을 알게 되었다.그녀는 더 말을 하지 않고 조심스럽게 송재이를 부축해 차에 올라탄 뒤 직접 병원까지 데려가 검사를 진행했다.병원 응급실에서 의사는 송재이의 몸을 꼼꼼히 검사했다.송재이는 불안한 마음으로 침대에 누웠다. 그녀의 두 눈엔 두려움으로 가득했다.류지안은 그녀의 곁을 지켜주며 손을 꼭 잡은 뒤 계속 불안한 마음을 달래주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검사 결과
Read more

제523화 가슴이 아픈

송재이의 목소리엔 떨림이 가득했고 절망에 빠진 눈빛이었다.“지안 씨, 부탁할게요. 이 일을 영준 씨에게 알리지 말아줘요. 전... 전 정말로 영준 씨를 마주해야 할지 모르겠어요.”류지안은 송재이의 손을 꼭 잡았다. 그녀도 마음이 복잡했다.그녀는 송재이의 마음과 절망이 이해가 갔기 때문이다.류지안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재이 씨, 약속할게요. 절대 설영준 씨에게 이 일을 알리지 않을 테니까 재이 씨는 몸 회복하는 데만 신경 써줘요.”송재이는 눈을 감았다.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음에 그녀는 괴롭기도 했다.이 모든 게 운명의 장난 같았다. 믿었던 가족의 이중적인 모습과 지금은 제일 소중한 아이를 잃게 되었다.얼마 후, 의사는 병실로 들어와 잔뜩 진지하고 엄숙한 얼굴로 말했다.“송재이 씨, 저희가 수술하는 도중에 송재이 씨 자궁의 손상도가 심각하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송재이 씨 몸은 더 이상 임신할 수 없습니다.”송재이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너무도 큰 충격에 몸이 덜덜 떨려왔다.이 소식은 그녀에게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그녀의 세상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류지안의 안색도 창백해졌다. 고개를 돌려 송재이를 보았다. 그녀가 너무도 가여워 보였다.류지안은 이 소식이 송재이에게 어떤 충격을 안겨 주었는지 알고 있었다. 송재이는 더는 엄마가 될 수 없다는 의미였으니까.가슴이 찢어질 것 같은 송재이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물었다.“선생님, 정말로... 정말로 다른 방법은 없는 거예요?”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유감스럽다는 얼굴로 그녀를 보았다.“송재이 씨, 저희는 이미 최선을 다했습니다. 송재이 씨는 지금 안정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몸이 회복해도 나중에 임신할 확률은... 저희는 그저 희박하다고만 할 수밖에 없겠네요.”송재이는 절망에 빠졌다. 모든 걸 잃은 기분이었다.아이를 잃었을 뿐 아니라 엄마가 될 기회마저 잃었다. 그녀는 정말로 설영준을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몰랐고 두 사람의 관계도 어떻게 될
Read more

제524화 도움

박윤찬과 류지안 덕에 송재이는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었다.몸이 너무도 피곤했던 그녀는 수액을 놓자마자 잠들어 버렸다.그녀의 꿈자리는 아주 뒤숭숭했다. 꿈속에서도 그녀는 슬픔과 불안을 느끼고 있었지만, 눈을 떴을 때 어떤 꿈을 꿨는지 기억나지 않았다. 다만 눈가가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송재이는 고개를 돌려 핸드폰을 보았다. 설영준이 그녀에게 문자를 보냈다는 것을 알게 되니 마음이 다시 복잡해졌다.설영준은 따듯한 어투로 그녀를 걱정하는 문자를 보냈지만, 그녀는 죄책감이 들어 사실대로 말해줄 수 없었다.그녀는 설영준에게 답장을 보냈다. 류지안의 집에서 하룻밤 머물며 처리할 일이 있다고 말이다.설영준은 아무런 의심도 없이 그저 푹 쉬라며, 무슨 일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하라고 했다.다음 날, 박윤찬은 또 그녀의 병문안을 왔다.그녀가 깨지 않게 조용히 들어왔지만 송재이는 이미 깨어있었다. 침대에 기대어 앉아 펜으로 글을 끄적이고 있었다.그녀의 어깨가 다소 떨리고 있었다. 눈물이 종이에 뚝뚝 떨어지며 글씨를 번지게 했다.박윤찬은 문 앞에 서서 한참 조용히 송재이의 모습을 보았다. 가슴이 너무도 아팠다.그는 송재이가 지금 설영준의 이름을 쓰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그녀가 써 내려간 글에 전부 설영준에 대한 그리움과 미안함이었다.박윤찬은 순간 충동이 일었다. 얼른 다가가 그녀의 등을 토닥여주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그는 한참 그렇게 서서 그녀에게 시선을 떼지 않았다.송재이의 덜덜 떨리는 어깨와 종이 위로 떨어지는 눈물을 볼 때마다 가슴이 너무 아프고 복잡한 기분이 들었다.숨을 깊게 들이쉬며 그는 이 감정을 갈무리하려고 애를 썼지만 그럴수록 더 복잡했다.그는 알고 있었다. 송재이를 향한 자신의 감정은 사랑이었지만 송재이의 관심은 온통 설영준에게 있었다는 것을.박윤찬은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그는 영원히 송재이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영원히 목숨보다 더 소중한 존재가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가슴이 괴롭고 아팠다. 심지어 무력감도 들었다
Read more
PREV
1
...
484950515253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