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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8화 널 사랑하지 않아

송재이는 아주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지만, 그 속에서 진지함이 느껴졌다.

설영준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불길한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떤 이야기?”

송재이는 긴 한숨을 내쉬더니 용기를 내었다.

“영준 씨, 우리 사이의 문제는 이 문자 하나 때문에 생긴 게 아니야.”

그녀는 뜸을 들이다가 말을 이었다.

“난... 더 이상 영준 씨를 사랑하지 않아.”

설영준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송재이가 이렇듯 직설적으로 말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망치로 뒤통수를 맞은 듯 얼얼해지고 괴로움에 숨이 턱턱 막혀왔다.

“재이야, 지... 지금 그게 무슨 말이야?”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믿을 수 없었다. 그녀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을.

송재이도 다소 괴로운 듯한 눈빛을 했지만 이내 빠르게 감정을 지우고 단호하게 말했다.

“영준 씨 더는 사랑하지 않는다고. 우리의 감정은 이미 변했어. 더는 이렇게 함께 살 수 없어.”

설영준은 더는 감정을 조절할 수 없었다. 저도 모르게 그녀에게 다가가 멱살을 잡은 뒤 고통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왜? 재이야, 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그는 거의 울부짖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가 이해되지 않으면서도 화가 치밀었다.

송재이도 눈물을 흘렸다. 설영준의 손을 천천히 떼어내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영준 씨,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거 나도 알아. 하지만 난 더는 영준 씨 속이고 싶지 않아. 우리는 이미 많이 변했어. 나 더는 연기하고 싶지 않아.”

설영준은 괴로웠고 이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송재이는 고개를 저었다.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영준 씨가 얼마나 괴로운지 알고 있어. 하지만 시간을 낭비하는 것보다 지금 끝내는 게 낫다고 생각해. 계속 이렇게 시간을 끌면 우리 두 사람한테 전부 불리할 거야.”

설영준은 절망스러웠다. 이 잔혹한 현실을 도무지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송재이를 붙잡은 손을 놓으며 뒷걸음질을 쳤다. 온몸에 힘이 빠지는 기분이 들었다.

다음 날 아침, 송재이는 일찍 일어나 자신의 짐을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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