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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3화 상처

박윤찬은 고통스러워하는 송재이를 보며 가슴 아파했다.

그는 입을 벙긋거렸다. 위로의 말을 건네고 싶었지만 어떤 말이던 지금 그녀에겐 소용이 없을 것 같았다.

송재이에게 지금 필요한 건 위로가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는 응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다시 시동을 걸었다. 차 안에 흐르던 침묵고 깨며 나직하게 물었다.

“재이 씨, 가고 싶은 곳 있어요? 제가 같이 가 줄게요.”

송재이는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두 눈엔 여전히 눈물이 그렁그렁했지만, 목소리는 결의에 차 있었다.

“저희 아빠 집으로 가줘요. 진상을 알아야겠어요. 제가 직접 물어볼 거예요.”

박윤찬은 더 묻지 않았다. 현재 송재이가 얼마나 혼란스러운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고개를 끄덕인 뒤 묵묵히 시동을 걸어 도경욱의 집으로 출발했다.

차 안은 다시 침묵이 흘렀다. 그저 부드러운 음악 소리가 공기 중에 두 사람의 숨소리와 함께 퍼질 뿐이다.

송재이는 시선을 돌려 창밖을 보았다. 어두운 밤 가로수들이 휙휙 지나갔다. 지금 그녀의 마음은 너무도 복잡해 정리하기도 어려웠다.

그녀는 한때 도경욱을 엄청 신경 썼다. 그런데 자신의 엄마한테 그런 짓을 했을 거라곤 전혀 몰랐다. 이 사실은 그녀에게 엄청난 충격이었다.

받아들일 수도 없고 이해도 되지 않았다. 도경욱이 대체 왜 그랬는지.

설명이 필요했다. 그녀가 납득될만한 그의 이유가.

송재이가 도경욱의 집에 도착했을 때 집에 아무도 없었다. 도경욱도 말이다.

머릿속이 복잡하긴 했지만, 한편으로 마음이 놓이기도 했다. 지금 바로 도경욱을 만났더라면 그녀는 아마 더없이 긴장하고 초조해했을 거니까.

다른 한 편으로는 얼른 그 이유를 알고 싶었다. 그래서 도경욱이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시간을 보내기 위해, 아빠에게 뭐라도 해주고 싶은 마음에 송재이는 마트로 와서 장을 본 뒤 만두를 직접 빚어주기로 했다.

그녀는 이 만두로 이따가 그와 대화하면서 느끼게 될 긴장감을 풀어보려고 했다.

마트로 온 송재이는 정성껏 식자재를 골랐다. 머릿속은 여전히 복잡했다. 걱정스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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