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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9화 난감

설영준은 매일 같이 출장 갔다. 알코올이 안 되니 일로 마비할 생각이었다.

그는 24시간 전부 일하는 데 사용했다. 한 도시에서 다른 도시, 한 프로젝트에서 다른 프로젝트... 일로 가득해서 숨 쉴 틈도 없을 정도였다.

동료들도 설영준의 변화를 보아냈다. 그는 완전히 말을 잃었고, 기계라도 된 것처럼 일만 했다. 쉬라고 설득하기도 했지만 그는 바쁘다는 핑계로 어떤 방식의 휴식도 거부했다.

“영준아, 너 이러다 과로사해.”

한 동료가 걱정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나 설영준은 담담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괜찮아. 아직은 버틸 수 있어.”

그의 마음속은 텅 비어 있었다. 매번 고요한 밤이 되면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감정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잠은 사치에 불과했다.

이번 해 설한그룹 3개월의 매출은 지낸 해 반년의 매출을 따라잡았다. 갑작스러운 매출 상승에 상계는 부쩍 떠들썩해졌다.

설영준은 모든 정력과 시간을 회사에 투자했다. 그 노력도 이런 식의 보답을 가져다줬다. 매출이 오름과 동시에 설한그룹의 입지도 단단해졌다. 직원들은 젊고 유능한 리더에게 무한한 신뢰를 보였다.

송재이도 똑같이 일로 자신을 마비하고 있었다. 그녀는 유산의 고통과 출신의 고통을 잊으려고 했다. 그러나 밤마다 설영준이 떠올라서 미칠 지경이었다.

그녀는 이미 박윤찬과 결혼했다. 일상으로 돌아가려고 노력하기도 했다. 그러나 설영준의 그늘에서 벗어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송재이가 일에 투자한 노력도 헛되지 않았다. 그녀가 회사에서 지위는 점점 올라갔다. 프로젝트도 크게 인정받아서 훌륭한 수익을 냈다.

동료들은 저마다 그녀의 업무 능력에 감탄을 보냈다. 오직 송재이만 알았다. 어떤 성과를 이뤄도 마음에 난 구멍을 메꿀 수 없다는 걸 말이다.

퇴근 시간이 되면 그녀는 홀로 집에 돌아갔다. 박윤찬과 함께 꾸민 따듯한 집이다. 그러나 어딘가 자꾸 썰렁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박윤찬은 그녀에게 아주 잘해줬다. 두 사람은 꽤 합이 맞았다. 그런데도 설영준을 잊을 수 없었다. 그녀는 이 감정을 억누르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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