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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0화 습하고 암울한

설영준은 제자리에 서서 복잡한 눈빛으로 송재이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송재이가 떠난 다음 문예슬은 슬슬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설영준에게 호소했다.

“쟤야말로 자기가 뭐라도 된 줄 아는 거 아니에요? 저는 억울해요.”

설영준은 미간을 찌푸렸다. 송재이가 예상밖의 행동을 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문예슬의 호소에 그는 짜증만 났다.

잠시 숨을 고른 그는 언성을 높였다.

“됐어요! 시끄러우니까!”

깜짝 놀란 문예슬은 흠칫 떨며 입을 닫았다. 자신이 선 넘었다는 걸 발견했던 것이다. 그녀는 설영준에게 나쁜 인상을 남기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금방 감정을 조절하고 설영준에게 사과했다.

“죄송해요, 대표님. 제가 경솔했어요. 저는 그냥...”

설영준은 담담하면서도 차가운 목소리로 그녀의 말을 끊었다.

“문예슬 씨, 다시는 재이 일에 끼어들지 마요. 오늘 같은 일도 없었으면 좋겠어요.”

문예슬의 안색은 창백해졌다. 나쁜 인상이 이미 만들어졌다는 것을 깨달았던 것이다.

그녀는 애써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했다.

“알았어요, 대표님. 앞으로는 조심할게요.”

사실상 설영준은 문예슬에게 아무런 인상도 없었다. 그는 한 번도 그녀를 마음에 둔 적이 없었던 것이다. 그의 마음도 예나 지금이나 송재이에게만 있었다.

문예슬의 눈물과 사과도 큰 의미가 없었다. 송재이가 떠난 다음 그의 안색은 계속 어두웠다.

이때 류지안이 음료수를 사서 돌아왔다. 그녀가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묻지 송재이가 직접 말해줬다.

류지안은 먼저 문예슬의 터무니없는 행동에 욕설을 퍼부었다. 그러고는 다행이라는 듯이 말했다.

“설영준 씨가 절 못 봐서 천만다행이에요. 안 그러면 일이 복잡해졌을 거예요.”

송재이가 의아한 표정을 짓자 류지안이 설명을 보탰다.

“설영준 씨는 재이 씨가 제 남자친구를 빼앗았다고 생각하니까요. 저희가 같이 돌아다니는 걸 보면 분명히 의심할 거예요.”

송재이는 일리가 있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살짝 풀린 기분으로 말했다.

“고마워요, 지안 씨. 오늘 나오길 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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