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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1화 앞으로

설영준은 혼자 차 안에 앉아 있었다. 어두운 공간에서 대시보드만 희미한 빛을 내고 있었다.

그는 담배에 불을 붙였다. 차 안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며 그의 표정을 가렸다. 그는 담배를 크게 한 모금 빨아들이고서 뱉어냈다. 연기는 복잡한 그의 생각만큼이나 알 수 없는 패턴으로 퍼져갔다.

그의 마음속에는 복잡한 감정들로 가득했다. 송재이에 대한 그리움도 있고, 박윤찬에 대한 실망과 질투도 있었다.

설영준은 가볍게 핸들을 두드렸다. 이로써 마음속의 불안을 표출했다. 그의 시선은 차창을 통해 빗줄기에 고정되었다. 무언가 생각하는 모습이었다.

박윤찬의 차에 오른 송재이는 가는 길 내내 웃고 있었다. 박윤찬의 배려 덕분에 따듯한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훌쩍 좋아졌다.

차가 신호등에 걸려서 멈춘 찰나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창밖으로 바라봤다. 그렇게 시선은 유아용품 광고에 향하게 되었다.

광고에는 단란한 한 가족이 보였다. 어머니는 아이를 안고 있었고, 아버지는 곁에 서서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광고 사진은 마치 바늘처럼 그녀의 심장을 파고들었다. 눈물은 예고 없이 차올라서 눈시울을 붉혔다. 그녀는 곧바로 고개를 숙여서 박윤찬에게 보이지 않으려고 했다.

눈치 빠른 박윤찬은 금방 그녀의 이상을 발견하고 걱정하는 표정으로 물었다.

“재이 씨, 왜 그래요? 어디 불편해요?”

그는 말하며 티슈를 뽑아서 건네줬다. 송재이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나지막하게 말했다.

“아니에요. 그냥 살짝 피곤해서요.”

그녀는 박윤찬을 걱정시키고 싶지 않았다. 그녀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도 들키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박윤찬의 시선은 이미 그녀가 바라보고 있던 유아용품 광고에 향했다. 그리고 그녀가 갑자기 변한 이유도 알게 되었다.

박윤찬은 걱정되면서도 이해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도 송재이가 아이를 잃었던 것을 알고 있었다. 그게 얼마나 충격적인 일인지도 잘 알았다.

일주일이 흐르고 송재이는 출장 갈 일이 생겼다. 박윤찬은 직접 그녀를 공항까지 데려다줬다.

공항에서 송재이는 혼자 비행기에서 내렸다.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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