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43화 차갑게 식다

송재이의 의식이 천천히 돌아왔다. 그녀는 설영준의 가슴팍을 밀며 벗어나려고 했다. 그러나 그녀의 반항에 설영준은 더욱 불이 붙은 것 같았다. 그는 꿈적하지 않고 그녀를 안고 있었다.

두 사람의 호흡은 점점 거칠어졌다. 설영준은 또다시 거칠게 입을 맞췄다. 그녀의 반항은 그의 열정에 녹아서 없어지고 말았다. 송재이는 너무나도 무기력했다. 밀어내야 한다는 이성과 갈망하는 감성이 싸우고 있었다.

이때 핸드폰 벨 소리가 방안에 울려 퍼졌다. 송재이와 설영준은 전기라도 맞은 듯 화들짝 놀라며 거리를 벌렸다. 설영준의 얼굴에 불쾌한 기색이 드리우기는 했지만 금방 사라졌다.

송재이는 이 기회에 벗어나서 뒤로 물러섰다. 손등으로 입술을 문지를 때 심장은 세차게 뛰고 있었다.

그녀의 시선은 멀지 않은 곳에 놓인 핸드폰으로 향했다. 그 위에는 익숙한 번호가 떠 있었다. 그녀는 심호흡하며 감정을 추스르고는 빠르게 걸어가서 수락 버튼을 눌렀다.

“네, 윤찬 씨.”

송재이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그래도 그녀는 애써 덤덤한 척 입을 열었다.

전화 건너편에서는 박윤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재이 씨 괜찮아요? 아까부터 왜 문자에 답장 안 해요?”

박윤찬은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송재이는 고개를 돌려서 설영준을 힐끗 봤다. 설영준은 방의 한쪽 끝에 서서 그녀를 주시하고 있었다.

그녀는 빠르게 시선을 피하며 답했다.

“괜찮아요. 씻고 있어서 핸드폰을 못 봤어요.”

“그럼 다행이고요. 저 지금 만날 사람이 있는데 혹시 같이 가줄 수 있어요?”

박윤찬의 초대에 송재이는 잠깐 머뭇거렸다. 지금의 기분으로 사람은 만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 주의를 분산해야 할 것 같아서 나가기를 선택했다.

“좋아요. 시간이랑 장소 알려줘요. 맞춰서 갈게요.”

전화를 끊은 다음 송재이는 몸을 돌려 설영준을 바라봤다. 지금은 이성이 우세를 차지하고 있었다.

“우리 서로 진정할 필요가 있을 것 같네. 오늘 일은 없던 거로 할게. 앞으로 선은 넘지 말자.”

설영준은 제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그는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