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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9화 임신

설영준의 품에서 송재이는 결국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 소리 죽여 우는 그녀는 아주 안쓰러워 보였다.

절망적인 눈물은 볼을 타고 끝없이 흘러내렸다. 그녀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물었다.

“약혼녀도 있으면서 왜 나한테 온 건데?”

설영준은 복잡한 표정으로 멈칫했다. 하지만 금방 고통으로 대체 되었다.

그는 송재이의 어깨를 꽉 잡으며 깊은 눈빛을 보냈다. 그의 나지막한 목소리는 약간 떨리고 있었다.

“신경 쓰여? 나한테 다른 여자가 있는 게?”

송재이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설영준이 이런 식으로 물을 줄은 몰랐다. 분노, 슬픔, 절망... 수많은 정동이 한데 엉켜서 대답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그녀는 심호흡하고 나서 애써 태연하게 대답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우리는 끝났어. 너한테 다른 여자가 있든 말든 내 알 바 아니야. 그러니 내 생활도 방해하지 마.”

설영준의 질문은 비수처럼 그녀의 심장을 찔렀다. 그녀는 눈물을 머금고서도 고집스럽게 흘리지 않으려고 했다.

그녀는 가볍게 설영준의 손을 밀어냈다. 그러고는 해탈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영준 씨한테 신경 쓰이는 건 사실이야. 근데 다른 여자 때문은 아니야. 전에 같이 보냈던 행복한 기억이 이제는 고통이 되어서 신경 쓰인 것뿐이야. 그러니 이젠 제발 끝내고 각자 갈 길을 가자.”

설영준의 안색은 아주 창백했다. 그는 불만을 표출하려는 듯 송재이의 턱을 꽉 잡았다.

“꺼져, 내 차에서.”

그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감정 없는 말투는 마치 낯선 사람을 명령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송재이가 밖으로 나가려는 순간 그의 떨리는 목소리가 또다시 고요함을 깼다.

“잠깐만.”

송재이는 발걸음을 멈췄다. 그러나 머리는 돌리지 않았다. 심장은 그의 말을 기다리면서 세차게 뛰고 있었다.

설영준은 한숨을 쉬었다. 그러고는 용기를 내서 지금껏 생각하고 있던 것을 물었다.

“너... 진짜 임신이 아니야?”

그의 질문은 망치처럼 그녀의 심장을 후려쳤다. 그녀는 흠칫 떨며 침묵에 잠겼다. 그러고는 억지라도 부리는 셈으로 단호하게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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