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53화 고의

송재이와 박윤찬도 쇼핑몰에 있었다. 두 사람은 식기 코너에서 그릇을 열심히 고르고 있었다. 두 사람의 모습은 퍽 다정해 보였다.

송재이가 박윤찬의 집으로 이사한 뒤 두 사람은 점차 서로의 생활에 적응되어 가고 있었고 사소한 일에도 의미가 가득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송재이가 고개를 돌렸을 때 무심코 설영준과 마주치게 되었다. 설영준은 다소 심문하는 듯한 눈빛으로 그녀를 보고 있어 저도 모르게 등골이 서늘해졌다.

설영준은 송재이를 빤히 보지는 않았다. 다시 고개를 돌려 서연청을 보았지만, 그 짧은 순간에 송재이는 불안감을 느끼게 되었다.

그녀는 설영준과 서연청의 사이가 복잡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와 설영준의 사이에도 미묘한 분위기가 흘렀다.

서연청도 그녀를 발견했는지 다소 불쾌한 듯한 표정을 짓더니 빠르게 평정심을 되찾았다.

그녀는 여전히 설영준 곁에 서 있으면서 설영준과 얼마나 친한 사이인지 송재이에게 보여주려고 했다.

박윤찬은 멍 때리고 있는 송재이를 발견하곤 걱정스럽게 물었다.

“재이 씨, 왜 그래요? 혹시 몸 안 좋은 거예요?”

송재이는 그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린 후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윤찬 씨. 그냥 조금 으슬으슬해서요.”

박윤찬은 더 묻지 않았다. 그저 더 열심히 식기구를 고를 뿐이다. 송재이도 두 사람에게서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했다.

그들은 계속 쇼핑몰을 구경했지만 송재이의 기분은 이미 전과 달라져 있었다. 저도 모르게 자꾸만 설영준과 서연청이 있는 쪽을 보게 되었고 의아함과 우울한 기분이 들었다.

설영준과 서연청도 쇼핑몰을 구경하고 있었다. 하지만 두 사람의 분위기는 송재이와 박윤찬처럼 다정하지 않았다.

서연청은 최대한 그와 친근하게 보이려고 애썼지만 설영준은 계속 그녀에게 거리를 두고 있었다.

그의 시선도 자꾸 저도 모르게 송재이와 박윤찬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꼭 무언가 생각에 잠긴 듯한 모습이었다.

송재이는 설영준과 말을 하지 않았다. 그저 고개를 돌린 후 계속 박윤찬과 그릇을 골랐다.

두 사람의 분위기는 아주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