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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4화 잠이 와?

설영준은 복잡함이 담긴 눈빛으로 두 사람을 지켜보고 있었다. 다소 놀라기도 하고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질투의 감정이 더 컸다.

그는 박윤찬이 송재이의 앞에서 반성하고 있는 모습이 다소 웃기게 느껴졌고 형언할 수 없는 쓸쓸함이 밀려왔다.

송재이가 입술을 틀어 물고 있고 박윤찬이 풀 죽은 채로 사과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박윤찬이 ‘아내'에겐 꼼짝도 못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두 사람의 모습으로 인해 설영준은 다시 질투에 휩싸였고 이성도 점점 질투로 지배되어 화까지 나게 되었다.

설영준은 충동이 일었다. 지금 그녀와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저도 모르게 얼른 두 사람에게로 다가가 갈라놓고 싶었다.

그는 망설이고 있었다. 결국 그의 질투가 이성을 지배해버렸다.

차 문을 열고 성큼성큼 두 사람에게로 다가갔다.

두 사람 앞까지 온 설영준에게선 감히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감을 내뿜었다.

그는 송재이와 박윤찬을 번갈아 보다가 송재이에게 시선을 고정하곤 말했다.

“재이 씨, 그날 연청 씨가 재이 씨 찾으러 간 일에 대해 대신 사과하려고 왔어요. 연청 씨가 재이 씨를 찾으러 오는 일은 앞으로 더는 없을 거예요.”

설령 설영준이 사과하고 있어도 그의 표정은 어둡게 가라앉아 있었고 두 사람 앞에 우뚝 서서 여전히 약자를 내려다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게 했다. 그는 사과하는 모습마저도 위엄이 있어 보였다.

송재이는 저도 모르게 속으로 투덜댔다.

‘왜 전혀 사과를 받는 듯한 기분이 들지 않는 거지?'

그러나 이때, 그녀의 핸드폰이 울리며 긴장감이 넘치는 분위기를 깨버렸다.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담담하게 확인했다. 이내 그녀는 뜻밖이라는 표정을 지었다.

송재이는 전화를 받았다. 다소 다급하면서도 엄숙한 도정원의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려왔다.

“재이야, 아버지가 뇌출혈로 입원하셨어. 상황이 많이 안 좋은데 지금 와 줄 수 있을까?”

송재이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잘 못 들은 것이 아닐까 귀를 의심하기도 했다.

도경욱은 그녀의 아버지였다. 그런데 이런 소식을 듣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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