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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0화 습관성 유산

송재이의 마음은 이 밤의 색깔만큼이나 무거웠다. 그녀가 설영준에게 한 거짓말은 시한폭탄이었다. 언제든지 터질 수 있다는 말이다.

거짓말 때문인 것도 있고, 몸 때문인 것도 있어서, 그녀는 한방병원으로 가서 도움을 청했다. 약재의 향기로 가득한 곳에 들어가자 마음은 훨씬 안정되었다.

그녀의 앞에 앉은 의사는 신미현이라고 했다. 송재이가 증상을 대충 설명한 다음 신미현이 직접 맥을 짚어봤다. 잠시 후 신미현은 미간을 찌푸린 채 진지하게 말했다.

“자궁이 많이 망가져 있어요. 초보적인 진단으로는 습관성 유산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그건 한약을 먹으면서 천천히 치료해야 할 부분이에요.”

‘습관성 유산’이라는 말에 송재이는 심장이 아팠다. 지난번에 겪은 유산은 꿈으로도 견디기 힘들 정도로 지옥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음속의 두려움은 금방 견고함으로 대체 되었다. 어찌 됐든 그녀는 더 건강해지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말씀대로 천천히 치료해 볼게요.”

송재이는 신미현이 건네는 처방을 받아서 들며 굳게 결심을 내렸다.

그녀는 약을 들고 한방병원에서 나갔다. 모자를 꾹 눌러쓰고 머리를 숙인 채 타인과의 시선 접촉을 피했다.

그렇게 복도를 걷고 있을 때 한 사람이 그녀의 곁으로 스쳐 지나갔다. 그녀는 몰랐지만, 상대는 다름 아닌 양은서였다.

양은서는 사무실에서 앉아서 한참이나 생각했다. 송재이가 왜 이곳에 있는지를 말이다. 그녀는 결국 신미현을 직접 찾아가서 묻기로 했다.

신미현을 통해 그녀는 송재이의 상황을 알게 되었다. 습관성 유산이라는 것까지 말이다. 양은서는 의아한 기분이 들었다.

설영준과 송재이 사이의 복잡한 관계는 그녀도 알았다. 그러나 송재이 혼자 이토록 큰 문제를 품고 있을 줄은 몰랐다.

양은서는 자신이 알게 된 것을 설영준에게 알리기로 결심했다. 이렇게라도 두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

그녀의 말을 듣고 난 설영준은 적지 않게 놀랐다. 그리고 이제야 송재이가 임신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젠 그녀가 왜 거짓말을 했는지 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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