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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5화 박윤찬과의 결혼?

송재이는 단호하면서도 결의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영준 씨,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말할게. 우린 이미 끝난 사이야. 난 더는 영준 씨를 사랑하지 않아. 그러니까 앞으로도 이런 연락 자제해줘.”

단호하게 말하긴 했지만, 주위에서 들리는 빗소리가 점차 사라져 자신의 쿵쾅대는 심장 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왔다. 게다가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알 수 없었다.

전화기 너머로도 설영준은 그녀의 단호함을 느낄 수 있어 그저 침묵했다.

송재이는 더는 말을 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 그러자 피곤함이 밀려왔다.

빗속에서 몸을 떨고 있었다. 마치 갑작스러운 가을비에 온몸이 쫄딱 젖어버린 것처럼.

그녀는 벽에 기대에 눈을 감았다. 빗물이 자신의 몸을 적시고 있어도 가만히 있었다.

전화를 끊고 나니 그녀는 자신의 얼굴이 눈물범벅이 된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눈물이 빗물과 섞여 그녀의 볼을 타고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가슴이 너무도 괴로웠다. 하지만 반드시 마음을 강하게 먹어야 했다. 혼자 이 상황을 끌어안으려면 말이다. 그래도 지금 그녀에겐 기댈 수 있는 사람과 따듯한 포옹이 필요했다.

숨을 깊게 들이쉰 그녀는 진정하려고 애를 썼다.

계속 이렇게 슬픔과 고통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다시 마음을 다잡으려 했다.

얼굴 가득 묻은 빗물 섞인 눈물을 닦아내고 고개를 들어 먹구름 가득한 하늘을 보았다. 그리고 속으로 다짐했다. 앞으로 어떤 힘든 일이 있어도, 그녀가 가는 길이 가시밭길일지라도 용감히 헤쳐나가겠다고 말이다.

비는 어느새 그쳤다. 송재이는 지붕 아래서 나왔다. 발걸음이 무겁긴 했지만, 아까처럼 비틀대지는 않았다.

송재이는 예전에 이원희와 함께 지내던 아파트로 돌아왔다. 그녀의 뒷모습은 유난히도 쓸쓸하고 고독해 보였다.

이원희는 송재이를 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 저도 모르게 의아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얼른 다가가 걱정이 담긴 목소리로 물었다.

“재이 씨, 괜찮아요?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송재이는 입술을 달싹였다. 무언가 말하려고 했지만 결국 고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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