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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7화 반전

송재이는 금방 박윤찬에게 짐을 옮겨갔다. 그녀의 방은 2층에 있었다.

박윤찬은 바로 아래층에 살았다. 그녀는 퇴근하는 길에 장을 봐서 저녁 식사를 차리고는 했다. 가끔 그녀가 바쁠 때는 박윤찬이 식사를 차렸다.

평화로운 일상에 그녀는 마음이 놓였다. 새로운 일상에 점점 익숙해지기도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막연한 기분을 품고 살기도 했다. 다행히 박윤찬이 세심하게 챙겨준 덕분에 불안감은 크지 않았다.

그래도 가끔 설영준이 생각날 때가 있었다. 지난번 통화한 것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의 연락은 없었다. 어쩐지 생각할 시간을 주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누구를 좋아하는지 결정 내리도록 말이다.

송재이도 알았다. 침묵은 그의 마지막 배려였다. 그는 그녀를 압박하지도, 감정적으로 힘들게 하지도 않았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송재이와 박윤찬은 점점 가까워졌다. 그들은 서로 일상생활을 공유하는 사이가 되었다. 함께 영화 보고, 함께 산책하고, 일 얘기도 숨김없이 나눴다.

박윤찬은 언제나 그녀의 편에 서줬다. 편안한 느낌에 그녀도 그에 대한 감정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우정 이상으로 말이다.

그러나 설영준의 존재감도 여전히 확실했다. 혼자 남은 밤이 되면 언제나 설영준의 모습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녀가 설영준에 대한 마음은 실재했다. 동시에 두 사람 사이의 장애물도 선명하게 떠올랐다.

결혼 날짜는 점점 가까워졌다. 송재이는 일단 설영준에게 알려주지 않으려고 했다. 불필요한 일을 만들어내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하지만 설영준은 결국 알게 되었다. 문예슬이 알려준 것이다.

문예슬은 문성호에게서 알게 되었다. 그녀는 아주 놀라웠다. 그녀는 송재이의 친구다. 그리고 설영준과 박윤찬 사이에는 복잡한 관계가 있었다.

그녀는 송재이가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이해가 안 됐다. 어쨌든 문성호가 상기된 채 전해줬을 때 그녀도 아주 기뻤다. 포기하려고 했을 때 이런 반전이 일어났으니 말이다.

송재이가 박윤찬과 결혼한다면 가장 큰 걸림돌이 사라지는 셈이다. 그녀는 줄곧 설영준을 좋아했다. 송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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