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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1화 재결합

양은서는 노크 소리를 듣고 대답했다.

“네, 들어오세요.”

문이 천천히 열리며 설영준이 들어왔다.

그의 안색은 유난히도 창백해 보였고 다소 초췌하기도 했다.

양은서는 저도 모르게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녀에겐 심리상담사 자격증도 있었던지라 바로 설영준의 상태를 눈치챘다.

게다가 방금 송재이와 박윤찬이 떠나갔으니 그의 상태가 안 좋은 이유도 눈치챘다.

“설영준, 어디 아파서 찾아온 거야?”

양은서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그녀는 직설적으로 묻지 않고 그저 그의 건강 상태를 걱정하며 물었다.

설영준은 의자에 앉았다. 양은서는 바로 그의 맥을 짚어보지 않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너... 재이 씨랑... 헤어졌어?”

설영준의 몸이 흠칫 떨렸다. 그는 양은서가 바로 말을 꺼낼 줄은 몰랐다.

그녀의 시선을 피하며 침묵하던 그는 한참 뒤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양은서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 설영준을 보는 눈빛에 다소 복잡한 감정이 담겨 있었다.

그녀는 송재이와 설영준 사이의 감정이 엄청 깊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두 사람의 사이가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 가슴이 아팠다.

설영준은 병원에서 나왔다. 가슴 속에 먹구름이 잔뜩 낀 것처럼 숨 쉬는 것이 힘들었다.

그는 혼자 차에 올라탄 뒤 문을 굳게 닫아버리며 세상과 잠시나마 단절해보려고 했다.

공허한 눈빛으로 앞만 멍하니 보았다. 하지만 눈에 들어오는 물건이나 사람은 없었다.

머릿속에 송재이와 박윤찬이 손을 잡고 걸어가던 모습이 끊임없이 반복되어 떠올랐다. 두 사람이 마주 보며 웃던 모습은 그의 마음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

그는 이내 차갑게 자조적으로 픽 웃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음에 무력감을 느꼈다. 마치 그가 아무리 노력을 해도 더는 송재이의 마음을 되돌릴 수 없을 것 같았다.

핸들을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리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내 보았다.

이내 주머니를 뒤적거리더니 담배와 라이터를 꺼냈다.

달칵, 라이터에서 불이 나왔고 담배에 붙였다.

짙은 담배 연기로 가득해진 차 안에서 설영준은 한숨을 내쉬었다.

니코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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