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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6화 놓고 간 물건

설영준은 송재이의 맞은 편에 앉았다. 두 사람은 음식이 눈앞에 있음에도 손을 대지 않아 결국 차갑게 식어버리고 말았다.

그는 송재이의 안색을 살펴보았다. 그녀가 자꾸만 자신의 시선을 피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뭔가 숨기는 것이 있는 것 같았다. 그는 이 숨 막히는 정적을 깨보려고 시도했다.

“재이야.”

설영준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녀를 부르며 그녀의 주의를 돌렸다.

“그런 생각해 본 적 없어? 우리가 여길 떠나 다른 곳으로 가서 바람 쐬는 생각 말이야.”

송재이는 고개를 들어 다소 놀란 표정으로 설영준을 보았다. 설영준이 이런 제안을 할 거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다소 망설였지만 결국 갈망에 지배되고 말았다.

“어디로 가고 싶은데?”

설영준은 미소를 지었다. 그는 알고 있었다. 송재이가 오랫동안 여행을 가지 못했다는 것을. 그리고 마침 그녀에게 필요한 것이기도 했다.

“소당은 어때? 거기 풍경이 아름답잖아. 산도 좋고 물도 좋고, 거기에 가면 기분 전환할 수 있을 거야. 여기서 받은 스트레스를 거기에 가서 힐링하면서 푸는 거지.”

송재이의 눈이 살짝 빛났다. 소당의 풍경이 아름답다는 것은 이미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기회만 생긴다면 언젠가 가보고 싶은 여행지 중 하나기도 했다.

그녀는 깊은숨을 들이쉬며 결심을 내린 사람처럼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우리 소당으로 가자.”

출발 당일, 송재이는 분명 짐을 간단히 챙기고 나왔지만, 이상하게도 마음이 무거웠다. 그녀는 설영준과 함께 소당으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창가 자리에 앉자 얼마 지나지 않아 이륙했다. 그녀는 안대를 낀 후 자는 척했다.

사실 정말로 자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저 설영준의 관심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기에 자는 척하고 있었다.

설영준은 그녀의 옆자리에 앉았다. 그는 송재이의 얼굴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기에 그녀의 행동에 다소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송재이가 변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송재이가 침묵하는 시간이 점점 더 많아지고 두 사람 사이의 거리도 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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