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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1화 살려줘

송재이는 사무실 문밖에서 손잡이를 꽉 잡고 서 있었다. 마치 이 손잡이를 잡아야만 똑바로 서 있을 수 있는 사람처럼.

그녀의 안색은 아주 창백했다. 문예슬이 해준 말은 청천벽력 같은 말이었고 충격받은 그녀는 순간 머릿속이 멍해졌다.

잘 못 들은 것이 아닐까 귀를 의심해보기도 했다. 그렇게 다정하고 자애롭던 아버지가 정말로 그런 사람이란 말인가?

순식간에 의문과 공포에 휩싸여버렸다. 이 소식은 그녀에게 너무도 충격적이었던지라 혼자 조용히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원래는 문을 열고 들어가려 했지만, 지금은 설영준의 얼굴을 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몸을 돌려 이곳을 떠나 조용한 곳에서 혼자 생각을 정리하기로 했다.

회사 엘리베이터는 작동되지 않아 송재이는 하는 수 없이 계단으로 내려갔다.

너무도 혼란스러웠던 나머지 내딛는 발이 아주 무겁게 느껴졌고 비틀대기도 했다.

비상구의 불빛은 어두웠다. 그녀의 그림자도 어두운 불빛에 길게 늘어져 유난히도 쓸쓸해 보였다.

송재이는 머릿속이 아주 복잡했다. 아버지와 함께 보낸 시간을 떠올리며 그 속에서 단서를 찾으려고 애를 썼다.

그러나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심란해지고 가슴이 아팠다.

이런 상태로 계단을 내려가고 있었던 그녀는 결국 발을 헛디뎌 넘어지게 되었다.

비상구는 유난히도 조용해 그녀가 넘어지는 소리가 더 선명하게 울려 퍼졌다. 다리에서 엄청난 통증이 전해지고 눈앞이 흐릿해졌다.

그녀는 결국 의식을 잃고 말았다. 그러나 아무도 그녀가 이곳에 쓰러져 있다는 것을 몰랐다.

송재이는 배가 너무도 아팠다. 이마엔 식은땀이 나고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의식은 여전히 흐릿했지만 살고 싶다는 욕망에 힘겹게 눈을 뜨려고 애를 썼다.

그녀는 현재 아주 위험한 상태였다.

어둠 속에서 송재이는 자신의 핸드폰을 찾아 꺼내곤 덜덜 떨리는 손으로 잠금 해제했다. 이내 설영준의 번호를 찾아 누르려 했다.

그러나 핸드폰 화면에 커다랗게 뜬 설영준의 이름에 또다시 복잡한 기분이 들었다.

사무실에서 엿들었던 대화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녀의 아버지가 한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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