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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0화 송재이이기 때문에

송재이는 설영준과의 관계에 대해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비록 설영준의 갑작스러운 출장 때문에 의도치 않은 외로움을 느끼긴 했지만 송재이는 두 사람의 감정이 시간과 거리가 주는 시련을 이겨낼 수 있다고 굳게 믿었다.

바쁜 업무 속에서 설영준을 그리는 애타는 시간이 흘러 한 달이 지나자 마침내 설영준이 돌아오는 날이 다가왔다.

설영준의 비행기가 공항에 착륙하자마자 송재이는 그의 전화를 받았다.

설영준은 많이 피곤한 듯한 목소리였지만 집으로 돌아온 기쁨을 숨기지 못한 채 말했다.

“재이야, 나 돌아왔어. 근데 회사에 긴급하게 처리해야 할 프로젝트가 있어서 먼저 가봐야 해. 저녁에 같이 밥 먹자.”

그 말에 송재이는 부드럽게 대답했다.

“알았어, 영준아. 먼저 볼일 봐. 저녁에 보자.”

전화를 끊은 후 송재이는 설렘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녀는 설영준을 놀래주기로 결심하고 일찍 일을 마치고 회사로 향했다.

송재이는 일부러 설영준에게 알리지 않고 꽃다발을 들고 기쁘고 들뜬 마음으로 설한 그룹의 사무실로 차를 몰았다.

도착했을 때는 이미 저녁 무렵이었다. 사무실 빌딩은 직원들이 대부분 퇴근한 상태였고 복도는 유난히 조용했다.

송재이는 익숙한 길을 따라 발걸음을 옮겨 설영준의 사무실 문 앞에 도착했다. 그리고 문을 두드리려는 순간, 안에서 들리는 대화 소리에 자연스럽게 움직임이 멈췄다.

무심코 들린 대화 내용은 송재이의 마음을 순식간에 무겁게 만들었다.

“대표님, 정말 송재이와 결혼할 생각인 건가요? 송재이의 출신이 명문대가인 대표님 집안에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이는 다름 아닌 문예슬의 목소리였다. 문예슬의 말 속에는 송재이에 대한 경멸과 도발이 담겨 있었다.

문예슬은 설영준의 테이블 앞에 서 있었고 얼굴에는 얄미운 미소가 가득했다. 그녀의 눈에는 오래전부터 꾸며왔던 계획이 끝내 성공한 듯한 교활한 빛이 반짝이고 있었다.

그리고 문예슬의 손에는 송재이의 과거에 대한 정보를 담은 서류가 들려 있었다. 이 서류들을 얻기 위해 문예슬은 피타는 노력을 들였다.

문예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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