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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4화 도움

박윤찬과 류지안 덕에 송재이는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었다.

몸이 너무도 피곤했던 그녀는 수액을 놓자마자 잠들어 버렸다.

그녀의 꿈자리는 아주 뒤숭숭했다. 꿈속에서도 그녀는 슬픔과 불안을 느끼고 있었지만, 눈을 떴을 때 어떤 꿈을 꿨는지 기억나지 않았다. 다만 눈가가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송재이는 고개를 돌려 핸드폰을 보았다. 설영준이 그녀에게 문자를 보냈다는 것을 알게 되니 마음이 다시 복잡해졌다.

설영준은 따듯한 어투로 그녀를 걱정하는 문자를 보냈지만, 그녀는 죄책감이 들어 사실대로 말해줄 수 없었다.

그녀는 설영준에게 답장을 보냈다. 류지안의 집에서 하룻밤 머물며 처리할 일이 있다고 말이다.

설영준은 아무런 의심도 없이 그저 푹 쉬라며, 무슨 일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하라고 했다.

다음 날, 박윤찬은 또 그녀의 병문안을 왔다.

그녀가 깨지 않게 조용히 들어왔지만 송재이는 이미 깨어있었다. 침대에 기대어 앉아 펜으로 글을 끄적이고 있었다.

그녀의 어깨가 다소 떨리고 있었다. 눈물이 종이에 뚝뚝 떨어지며 글씨를 번지게 했다.

박윤찬은 문 앞에 서서 한참 조용히 송재이의 모습을 보았다. 가슴이 너무도 아팠다.

그는 송재이가 지금 설영준의 이름을 쓰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그녀가 써 내려간 글에 전부 설영준에 대한 그리움과 미안함이었다.

박윤찬은 순간 충동이 일었다. 얼른 다가가 그녀의 등을 토닥여주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그는 한참 그렇게 서서 그녀에게 시선을 떼지 않았다.

송재이의 덜덜 떨리는 어깨와 종이 위로 떨어지는 눈물을 볼 때마다 가슴이 너무 아프고 복잡한 기분이 들었다.

숨을 깊게 들이쉬며 그는 이 감정을 갈무리하려고 애를 썼지만 그럴수록 더 복잡했다.

그는 알고 있었다. 송재이를 향한 자신의 감정은 사랑이었지만 송재이의 관심은 온통 설영준에게 있었다는 것을.

박윤찬은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그는 영원히 송재이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영원히 목숨보다 더 소중한 존재가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가슴이 괴롭고 아팠다. 심지어 무력감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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