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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2화 유산

송재이는 설영준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말아달라고 여진에게 부탁했다. 머릿속이 복잡했던 그녀는 지금 이 순간에 설영준의 얼굴을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

힘겹게 몸을 일으키려고 했지만 배에서 전해지는 극심한 통증에 걸을 수가 없었다. 그래도 그녀는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했다.

여진은 송재이를 설득할 수 없어 결국 택시를 불러준 뒤 택시 기사에게 안전 운전 해줄 것을 당부했다.

송재이는 택시에 올라탔다. 그녀의 머릿속은 여전히 복잡했다. 마치 파도가 몰아치는 바다에 빠진 기분이었다.

아버지와 행복했던 시간을 떠올렸다. 그녀가 엿들은 말과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던지라 믿기지 않았다.

마음 속에 수많은 의문이 생겼지만 어떻게 이 의문을 풀어야 할지 모른다.

택시는 유유히 어두운 밤을 가로 지르며 달리고 있었다. 송재이는 여전히 발견하지 못했다. 치마에 묻어버린 자신의 피를.

차에서 내렸을 때 순간 머리가 어질 거리며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지만 다행히 마침 지나가던 류지안이 그녀를 발견하고 부축했다.

류지안은 창백한 그녀의 안색을 보다가 이내 치마에 묻은 피를 보았다. 순간 불길한 예감이 든 류지안이 급히 말했다.

“재이 씨, 무슨 일이에요? 다친 거예요?”

송재이는 고개를 저으며 힘 없는 목소리로 답했다.

“아, 지안 씨. 전 괜찮아요. 그냥 넘어진 것 뿐이에요.”

류지안은 미간을 찌푸렸다. 송재이 치마에 묻은 피가 너무도 신경 쓰였고 무언가 떠올랐다.

“재이 씨, 혹시... 임신했어요?”

송재이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

“임신이요? 그럴 리가 없을 거예요. 전...”

류지안은 송재이가 대답하기도 전에 사태의 심각성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더 말을 하지 않고 조심스럽게 송재이를 부축해 차에 올라탄 뒤 직접 병원까지 데려가 검사를 진행했다.

병원 응급실에서 의사는 송재이의 몸을 꼼꼼히 검사했다.

송재이는 불안한 마음으로 침대에 누웠다. 그녀의 두 눈엔 두려움으로 가득했다.

류지안은 그녀의 곁을 지켜주며 손을 꼭 잡은 뒤 계속 불안한 마음을 달래주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검사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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