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해지: 놔줘요 대표님의 모든 챕터: 챕터 1381 - 챕터 1390

1532 챕터

제1381화

하느님이 그와 큰 농담을 하고 있는 것인지. 그는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왔다. 눈이 새빨개진 채 실실 웃기만 하는 그의 모습을 상철수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10분 줄 테니까 잘 생각해 보게나.”말을 마친 상철수는 화학 구역을 떠났고 그의 뒤를 따라 검은 옷차림의 사람들도 자리를 떴다. 사람들이 떠난 후, 상연훈이 낮은 목소리로 이승하에게 귀띔했다. “일단 받아들여요. 자유를 얻어 이곳에 나간 뒤 서유한테 해명하면 되니까.”“셋째야, 내가 귀머거리인 줄 아느냐?”상철수의 무서운 목소리가 문밖에서 들려오자 상연훈은 이내 입을 꾹 닫고 빠른 걸음으로 화학 구역을 나갔다. 그가 밖으로 나오자 상철수는 가면을 벗고 포악한 눈을 드러낸 채 상연훈을 차갑게 노려보았다.“돌아가서 벌받거라.”할아버지가 두려웠던 상연훈은 천천히 고개를 떨구었다.“네.”상철수가 그에게서 시선을 떼고 사람들을 향해 명령을 내리기 시작했다.“셋째 넌 메인 통제실로 가서 프로그램을 켜놓거라. 이따가 쓸 일이 있을 것이다.”“다른 사람들은 칩을 이동 창고에 넣고 칩 하우스를 폐쇄하거라.”명을 마친 뒤 그가 다시 핸드폰을 꺼내 들고는 모든 조종자와 검은 옷차림의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어 칩에 대한 얘기와 이승하가 루드웰에서 겪은 일들에 대해 입 밖으로 꺼내지 말라고 명했다. 특히 김종수에게 주의를 줬다. 한편, 저 멀리 치앙라이에 있는 김종수는 그 통지를 보고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이승하를 잡은 후부터 상철수는 요즘 알 수 없는 명령을 자꾸만 내리고 있다. 잠시 후, 상철수는 검은 옷차림의 사람들을 데리고 다시 화학 구역으로 돌아왔고 두 눈을 꼭 감고 있는 이승하를 내려다보았다.“생각해 보았는가?”이승하는 눈이 가늘게 떨릴 뿐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상철수도 서두르지 않고 소파에 다시 앉아 인내심을 가지고 그의 답을 기다렸다.1-1은 칩의 제어 범위를 먼저 풀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그의 자유를 제한하지 않겠다고 했던 제안과 모순되는 것이다. 이 조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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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2화

그러나 마음과 달리 그의 몸은 고목과 같이 무감각해졌고 그저 벽에 멍하니 기대어있었다. 시간은 정처 없이 흘러가고 있지만 아픈 그의 마음은 여전히 그대로였다. 손을 뻗어 가슴을 꾹 누르니 조금은 아픔이 덜한 것 같았다. 통증이 가라앉으니 생각이 조금씩 되살아났다. 1-1은 CCTV를 통해 서유가 자신의 아내와 닮은 걸 확인하고 유전자 검사를 진행하였고 그 결과 서유가 그의 외손녀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 것이다.생김새만으로 알아본 가족이라면 분명 가족 중에 서유와 닮은 사람이 또 있다는 뜻인데. 서유와 닮은 사람이라... 이복자매인 연지유 말고도 상연훈의 그 눈이...그의 짐작이 맞는다면 방금 두 번이나 그에게 귀띔을 한 1-2는 상연훈일 것이다. 서유와 아무 상관이 없는 사람이라면 굳이 1-1의 미움을 사면서까지 그와 말을 섞을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1-2는 1-1이 있는 상황에서 두 번이나 그한테 귀띔을 해주었다. 그건 두 사람 사이가 파트너일 뿐만 아니라 아주 가까운 관계임을 뜻한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방금 1-2가 그한테 말을 걸었을 때 1-1은 바로 그 자리에서 1-2한테 한 소리 했을 것이지만 그러지 않았다. 게다가 1-2는 그와 이야기할 때 늘 전자음을 사용했고 그건 그와 접촉했을 때 그가 알아볼까 봐 두려워서 일부러 위장했던 것 같다. 1-2의 정체가 상연훈이라는 걸 눈치챈 이상 그와 가까운 사이인 1-1의 정체를 추측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북미의 우두머리인 상철수라면 루드웰을 만들 능력이 충분했다. 복잡한 생각이 하나둘씩 정리되자 어두웠던 그의 눈동자도 점차 빛을 되찾았다. 내일 서유가 만약 그에게 루드웰의 보스가 누구인지 알려준다면 이미 알고 있다고 대답할 생각이다. 그럼 그녀도 뭔가 이상함을 눈치챌 것이다. 지금껏 루드웰에 잠복해 있었다는 건 그가 아직 루드웰의 보스를 본 적이 없다는 뜻이었다. 때문에 서유한테 그가 알고 있다고 한다면 상철수가 미리 그를 만났다는 걸 서유도 분명 알아차리게 될 것이다.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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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3화

상철수가 루드웰의 보스만 아니었어도 서유는 지금 그의 행동에 조금 감동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 아무런 감정도 없이 그저 그의 뒤를 따라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차를 운전하는 사람은 상연훈이었고 차 안에는 그들을 제외하고 다른 사람은 없었다. 서유는 자신의 추측이 맞았다는 걸 깨달았다. 상연훈을 제외한 상씨 가문들의 사람들은 루드웰의 존재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그 당시, 상철수가 위장을 잘하는 사람이라는 그녀의 말에 상연훈은 그녀에게 상철수는 S 조직이 얼마나 잔인한지 루드웰의 조종자들이 S 조직에 얼마나 큰 피해를 보았는지 말해주었었다. 옆에서 자신을 설득하려고 하는 상철수의 모습에 서유는 귀찮은 표정을 지으며 몇 마디 쏘아붙이고는 머리를 한쪽으로 돌려 차 밖의 풍경을 보면서 가는 길을 머릿속에 익혔다. 가는 여정이 만만치가 않았다. 차를 몰고 가다가 헬기를 탔고 이어서 배를 타고 또 헬기를 탔다. 거의 꼬박 하루를 이동하니 이름 모를 산 정상에 도달하였다. 자신이 오는 길을 기억할까 봐 상철수 쪽에서 일부러 먼 길을 돌아온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익숙하게 이동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니 그건 아닌 듯했다. 한편, 그들의 뒤를 밟던 소수빈은 그들을 놓쳐버린 바람에 불같이 화를 내면서 핸들을 내리쳤다.“늙은 여우 같은 노인네. 헬기까지 미리 준비했는데도 결국 놓치고 말았어.”“어찌 됐든 루드웰의 보스 아니야? 이만한 눈치도 없었으면 우린 진작에 저들을 처리했겠지. 진정하고 일단 사모님 연락 기다려보자.”두 사람이 연락을 기다리고 있을 때, 서유는 이미 상철수와 상연훈을 따라 어느 한 별장으로 들어갔다. 상철수는 그녀에게 산속의 별장들을 가리키며 소개했다.“저기 봐봐. 남쪽을 향한 별장은 A 구역이고 북쪽은 향한 건 B 구역, 그리고 서쪽을 향한 건 C 구역이고 동쪽을 향한 건 화학 구역이야.”별장을 소개한 뒤, 그는 또 서유한테 1-1이 되려면 Ace에 대해 잘 알아두어야 한다고 했다.그는 Ace의 네 개 구역과 Ace의 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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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4화

자리에 앉은 후, 그녀는 고개를 들어 조종자들을 훑어보았다. 메인 통제실의 조명은 매우 밝았다. 밝은 조명 아래, 사람들 사이에 앉아 있는 차가운 기운의 남자가 한눈에 들어왔다. 두 사람은 각자 가면을 쓰고 있었어도 수많은 인파를 사이에 두고 한눈에 서로를 찾을 수 있었고 시선을 마주한 두 사람의 눈에는 오로지 서로뿐이었다. 가면 아래의 이승하가 자신을 봤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일지 그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지금 이리 그가 무사하다는 걸 알게 되니 그녀는 마음이 놓였다.그녀를 계속 지켜보고 있던 이승하는 그녀가 살아있는 것을 직접 확인한 순간 눈시울이 붉어졌고 담담했던 가슴이 조금은 풀린 듯했다. 그에게 있어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일은 그녀가 살아있다는 것이었다. 그녀만 살아있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다 이겨낼 수 있었다. 모든 사람이 도착한 뒤, 상철수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난 이제 곧 은퇴할 나이네. 앞으로 1-1의 자리는 내 옆에 있는 이 여인이 맡을 것이야. 코드명은 파랑새, 내가 비밀리에 키워온 내 후계자일세.”그 말에 이승하는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서유가... 상철수의 뒤를 이어 1-1이 될 거라고?그럼 그녀는 이제 그의 반대편에 서 있는 것이 아닌가?그가 다리 위에 올려놓은 손을 꽉 움켜쥐었다.그를 만나러 오고 싶다는 그녀의 뜻을 상철수가 동의하지 않아서 그녀가 어쩔 수 없이 상철수와 이리 거래를 한 것이라고 짐작했다. 반면, 상철수가 그 제안을 받아들인 건 서유가 자신의 외손녀라서가 아니라 서유를 일부러 루드웰로 끌어들이기 위한 그의 꼼수였을 것이다. 서유가 1-1이 된다는 건 그녀가 루드웰의 리더가 되고 더 나아가 S 조직 멤버들의 복수의 대상이 된다는 뜻이었다.상철수... 서유를 앞세우고 서유를 이용해 그가 이곳을 떠난 뒤의 행동을 견제하려는 것이다. 참으로 지독한 인간이다. 외손녀까지 이용하다니. 정말 양심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가 없는 인간.한편, 상철수는 이승하의 반응을 살핀 뒤 입꼬리를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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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5화

말을 마친 상철수는 이내 자리를 떴다. 그가 떠난 후, 이승하의 머릿속에 있는 칩이 다시 카운트다운을 시작했고 끊임없이 머릿속에서 울려 퍼졌다. 머릿속의 카운트다운 그리고 서유의 임신 모든 게 그를 향한 경고였다. 약속한 대로 약속을 지키라는 것. 그렇지 않으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이승하가 그녀에게 귀띔을 하든 안 하든 그녀가 그의 사정을 눈치채든 눈치채지 못하든 그건 다 소용없는 일이었다. 상철수가 원하는 건 오로지 두 사람이 완전히 헤어지는 것이니까. 상철수는 언제든지 서유의 뱃속의 아이를 소리 없이 제거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이승하의 머릿속에 있는 칩은 그를 통제하고 그가 영원히 루드웰을 떠날 수 없게 만들 것이다. 루드웰을 떠나지 못하면 서유도 아이도 지키줄 수가 없다. 일단 이곳에서 나가는 게 급선무였다. 모든 힘을 빌려 상철수를 제거하여야만 모든 것이 다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의 만남은 이제 곧 이별이 될 것이다.그 생각에 숨이 막힐 정도로 가슴이 아팠지만 그는 내색하지 않고 얼굴의 가면을 벗었다. 메인 자리에 앉아 있던 서유도 가면을 벗었고 서로의 얼굴을 마주한 순간 두 사람은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서로를 쳐다보기만 했다.잠시 후, 카운트다운 소리가 귓속으로 파고들자 이승하는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는 아직 회복되지 않은 몸을 간신히 이끌고 그녀의 앞으로 다가갔다. 몸을 웅크리지도 않고 의자에 앉지도 않고 빛을 등진 채 우두커니 서 있었다. “당신...”그가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며 애써 마음을 가라앉혔다. “지난번에 죽을 때까지 만나지 않겠다고 해서 난 당신이... 영원히 날 만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고개를 들고 그를 쳐다보는데 빛을 등지고 있어 그의 표정이 잘 보이지 않았다. “부부 사이에 싸우다 보면 심한 말도 할 수 있는 거죠. 기분 상했어요?”그녀의 말에 참고 있던 눈물이 하마터면 뚝 떨어질 뻔했다. 그녀가 알아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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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6화

그의 눈썹 아래 아름다운 두 눈이 밤하늘의 별처럼 어둡고 깊어서 복잡한 그의 생각을 꿰뚫어 볼 수가 없었다. 그녀는 그런 눈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무언가를 찾으려 했지만 아무리 애를 써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막혔다. 심장 이식 수술을 받은 뒤로 심장이 약해진 것 같다.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늘 통증이 전해졌다. 그러나 또 한 번 죽을 고비를 겪고 나니 예전보다 많이 이성적으로 변한 것 같다. 지금처럼 그녀는 통증을 억누르고 침착하게 그를 바라볼 수가 있었다.“루드웰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데 왜 집에 안 돌아왔어요? 왜 나한테 연락 안 한 거예요?”따지려는 것이 아니라 그저 답을 듣고 싶었다. 계속해서 눈을 내리깔고 있던 그가 한동안 침묵하더니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돌아가기 싫어서. 당신한테 연락하기도 싫고...”숨이 멎을 것처럼 심장이 아팠다. 말 한마디가 이렇게 잔인하고 사람의 가슴을 아프게 할 줄이야.오랫동안 그리웠던 그의 얼굴을 쳐다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연지유 때문이에요?”그가 옅은 미소를 짓는데 눈이 반달모양이 되었다. 눈 밑의 새빨간 빛을 감춘 뒤 그가 담담하게 한마디 내뱉었다.“맞아.”그 말이 가슴을 찔러 그녀를 아프게 했지만 그녀는 아픔을 꾹 참고 미소를 짓고 있는 그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승하 씨, 연지유 때문에 당신이 날 세 번이나 아프게 만들었어요. 계약이 끝났을 때 한 번 날 아프게 했고 나한테 이혼을 강요하면서 날 아프게 했고 그리고 이번이에요. 정말 너무 아픈데 그럼에도 불구하고...”“그 여자 때문에 집에 안 돌아오고 나한테 연락 안 했다는 말 난 믿지 않아요. 당신이 그 여자를 사랑할 수 있다면 진작 사랑했을 거니까. 나와 결혼할 일도 없었겠죠.”말을 마친 그녀는 손을 뻗어 꽉 움켜쥐고 있는 그의 손을 잡았다.그의 손은 얼음장처럼 차가웠고 그녀보다 더 온기가 없었다.그녀는 눈을 내리깔고 큰 손을 바라보았다. 예전 같았으면 그가 그녀의 손을 잡고 그녀와 깍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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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7화

“여기 CCTV 있어서 말하기가 불편해요?”CCTV를 꺼달라고 상철수를 찾아가려는데 그가 그녀를 잡아당겼다.“메인 통제 구역은 상철수의 개인 구역이라서 CCTV가 없어.”Ace에서 이곳만 CCTV가 없었고 상철수는 누구도 자신의 사생활을 엿볼 수 없게 만들었다. 메인 통제실 안을 둘러보니 온통 금속 질감의 벽이었고 문조차도 무거운 금속 문이었다. “그럼 여기 방음은 잘 돼요? 그가 엿들을까 봐 두려워요...”조심스러워하는 그녀의 모습에 이승하는 참지 못하고 미소를 지으며 다정하게 그녀를 쳐다보았다.“방음 잘 돼. 게다가 내 신분에 대해 모르고 있으니 아마 관심도 없을 거야.”그녀는 상철수가 연지유로부터 이승하의 신분을 듣고 그의 자유를 제한했고 짐작했었다. 그런데 이승하는 상철수가 그의 신분을 모르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녀의 손을 꼭 잡은 채 다정한 말투로 설명했다. “상철수가 내 신분을 알았다면 내가 어떻게 이리 멀쩡하게 당신 앞에 나타났겠어?”그의 말이 일리가 있었지만 그녀는 여전히 의심스러웠다. “그럼...”그녀가 무엇을 묻고 싶은지 잘 알고 있었던 이승하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지금까지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던 건 연지유가 내 신분을 가지고 날 협박했기 때문이야. 루드웰을 떠나지도 못하게 하고 누구에게도 연락하지 못하게 했어.”“난 내 신분이 밝혀지지 않기 위해 연지유의 말에 따르기로 선택했고 하루빨리 루드웰의 보스가 누구인지 알아내어 당신 곁으로 빨리 돌아가고 싶었어.”그가 이런 말을 한 것은 그녀의 의심을 풀기 위해서였다. 그녀의 의심을 풀어야만 평화롭게 헤어질 수 있을 테니까. 그녀에게 귀띔을 하든 안 하든 또 그녀가 그의 사정을 눈치채든 눈치채지 못하든 솔직히 다 소용이 없었다.상철수가 원하는 건 두 사람이 완전히 헤어지는 것이었고 만약 헤어지지 못한다면 그는 영원히 이곳에서 나갈 수 없고 서유의 뱃속의 아이도 죽게 될 것이다. 그가 여기서 나가지 못하고 죽는 건 사실 상관없었다. 다만 어렵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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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8화

눈 안의 별빛이 흐릿한 안개처럼 눈 밑의 깊고 어두운 표정을 가리고 있어 그녀는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가 내뱉은 말은 너무 아팠다. 듣기만 해도 코끝이 찡하고 눈시울이 붉어져 애써 참으려고 해도 참을 수가 없었다. “왜요? 연지유가 당신을 협박한 거예요?”지난번에는 그녀의 목숨을 걸고 이승하를 협박하였기 때문에 그가 어쩔 수 없이 그녀를 밀어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루드웰 리더의 자격으로 연지유를 해결할 테니까 당신 겁먹지 말아요.”단호한 그녀의 목소리가 그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 따뜻한 목소리에 그는 저도 모르게 미안함이 몰려왔다.“그런 거 아니야. 내가 당신이랑 이혼하고 싶어서 그래.”그 자리에서 멍해졌다. 가슴이 답답해지고 코끝이 찡해지더니 눈물이 마치 실이 끊어진 구슬처럼 흘러내렸다.“왜요...”마음이 변한 것도 아니고 자유를 잃은 것도 아니고 협박을 받은 것도 아닌데 왜 이혼하려고 하는 건지?눈물을 흘리는 그녀의 모습에 당황한 그가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어 조심스럽게 눈물을 닦아 주었다.“서유... 나랑 같이 있으면서 많이 힘들었지?”그는 다정하게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면서 다정하게 그녀의 이름을 불렀고 애틋하게 그녀를 쳐다보았다.그러나 그가 한 말은 다정하기는커녕 너무 잔인했다. “택이는 나 때문에 죽었고 S 조직의 멤버들이 이곳에서 죽었어. 내가 짊어져야 할 게 너무 많아. 당신이 계속 나랑 같이 있으면 많이 힘들 거야. 그래서 말인데...”잠깐 망설이던 그가 떨리는 목소리로 힘겹게 다시 입을 열었다. “우리... 헤어지자.”눈물이 고인 눈을 들어 눈앞의 남자를 쳐다보았다. 헤어지자는 말이 그의 입에서 이리 나올 줄은 몰랐다. 처음 그가 계약서를 들고 와서 헤어지자고 했을 때, 그녀는 더 이상 매달리지 않고 쿨하게 떠났다.그때는 그가 다시 자신을 찾아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마음을 접으려고 노력했었다. 그런데 나중에 그가 계속 그녀를 찾아왔다.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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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9화

그녀는 멍하니 그를 바라보기만 했다. 그의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를 탓하지 않고 오히려 그의 손을 더욱 꽉 움켜쥐었다.“난 상철수의 외손녀 따위 하고 싶지 않아요. 그의 자리를 이어받는 것도 거절하고 당신의 편을 들 수 있다고요. 그래도... 헤어져야 하나요?”시종일관 굳건한 그녀의 모습은 초라한 그를 따뜻하게 감싸주었다. 말을 하면 할수록 자신이 점점 더 잔인하고 못된 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혈연은 끊을 수 없는 거야. 당신이 루드웰의 리더라는 걸 상철수가 선언한 그 순간부터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일이야. 아마 이제 곧... 루드웰의 사람들은 당신이 누구인지 알게 되겠지.”“그리고 S 조직의 사람들도 당신이 누구인지 알게 될 것이고. 알게 되면 그들이 당신을 놓아줄 것 같아?”잔뜩 긴장한 표정을 짓고 있던 그녀는 그의 말에 온몸이 떨렸고 무언가에 사로잡혀 헤어 나올 수 없을 것만 같았다. 그녀는 힘없이 그의 손을 놓아주었다. 맑고 반짝이던 그녀의 눈은 점차 안개가 드리워졌고 앞날을 내다볼 수가 없었다. 이승하의 손이 부드럽고 매끄러운 그녀의 곱슬머리에서 그녀의 얼굴로 천천히 이동했다. 귀한 보물이라도 만지듯 그녀의 눈매를 조심스럽게 어루만졌다. “나중에 S 조직의 멤버들이 당신을 해치는 것을 보고 내가 참지 못하고 멤버들에게 손을 쓸까 봐 두려워. 난 S 조직의 리더인데. 내가 그들에게 손을 대면 어떻게 조직을 이끌고 복수할 수 있겠어?”“그때 가면 내 입장만 곤란해질 거고 당신은 당신 대로 많이 힘들 거야. 그래서 헤어지자는 거고.”어쩔 수 없다는 말을 이렇게까지 하는데 그녀라고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겠는가?“당신은 이미 두 번이나 날 버렸어요. 이번이 세 번째죠. 이번에 헤어지면 나 다시는 돌아보지 않을 거예요. 정말 결심한 거예요?”첫 번째는 그의 부득이한 사정 때문이었고 두 번째는 그의 강요에 의해 의혼한 것이었다. 그리고 세 번째인 지금, 그한테는 이게 최선이었다. 한 번 또 한 번 버려지는 게 얼마나 힘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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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0화

“서유.”자리를 뜨려는데 그가 갑자기 그녀를 불렀다. 고개를 돌리니 그가 마침 자신의 배를 쳐다보고 있었다.“나... 아이 좀 만져볼 수 있을까?”임신하고 지금까지 그는 곁에 없었고 아이를 만져본 적도 없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한번 만져보고 싶었다. 그의 시선을 따라 그녀도 자신의 배를 쳐다보며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가 손을 뻗어 그녀의 아랫배에 갖다 댔다. 볼록한 배에 손끝이 닿는 순간 찢어지게 아프던 마음이 순식간에 따뜻해졌다. 그의 다정한 눈빛을 보며 그녀는 문뜩 이연석이 동화책을 들고 가혜 뱃속의 아이한테 이야기를 들려주던 모습이 떠올랐다. 아빠가 아이한테 말을 걸어주면 헤어지고 나서도 후회가 덜 될 것 같아 그에게 물었다.“아이한테 하고 싶은 말 있어요?”그녀의 말에 그는 흠칫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지만 조심스럽게 그녀의 배를 만지며 입을 열었다.“안녕...”한마디 하고는 긴장한 듯 그녀를 올려다보았다.“아이가 내 말 들을 수 있나?”그녀는 자신의 배를 만지며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6개월이 다 돼가요. 태동도 있고 가끔 내가 말을 하면 손 내밀고 발로 차는 게 느껴져요.”처음 아빠가 된 그는 그런 말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아이가 뱃속에서 손을 뻗고 발을 뻗는다는 말에 그는 또다시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런데... 왜 지금은 움직이지 않는 거지?”아무리 자세히 만져봐도 그녀가 말하는 태동을 느끼지 못하였다.“당신이... 애한테 말을 너무 적게 한 게 아닐까요?”인사만 했을 뿐이니 그의 목소리에 익숙하지 않는 뱃속의 아이가 그를 무시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그는 볼록한 그녀의 배를 쳐다보며 잠시 머뭇거리다가 의자에서 일어나 그녀의 앞에 한쪽 무릎을 꿇었다.최대한 아이에게 가까이 다가가 아직 보이지 않는 생명을 바라보며 진지하게 입을 열었다.“너희 엄마가 널 가지려고 정말 애 많이 썼어. 그러니까 무사하게 건강하게 태어나야 해.”“아빠로서 너의 곁에 있어 주지 못해 미안하구나. 옆에서 동화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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