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늘고 긴 손가락이 키보드 위에서 빠르게 움직이며, 화면 속 코드가 처음의 암호화를 하나씩 돌파해 나갔다. 그러나...프로그래밍 작업 도중, 이연석은 칩 프로그램이 하나에서 둘로 나뉘는 것을 보고 직감적으로 이승하를 쳐다보았다. “형, 이건 해커 목록에서 본 적 있어. 사람을 감시하고 통제하기 위해 사용된다고 하던데, 이걸 어떻게 알게 된 거야?” 옆에서 손을 모아 차분히 앉아 있던 이승하는 살짝 눈길을 돌려 의문에 찬 이연석을 바라보았다. “내 머릿속에 있어.” 그 한마디에 이연석은 심장이 멎을 듯했고, 마치 독사에 발목을 물린 듯, 차가운 공포가 온몸을 타고 올라왔다. “형, 이건 치명적인 살인 무기라던데. 어떻게 형 머릿속에 이런 게 들어가 있을 수가 있어!”이연석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반면, 이승하는 의연하고 차분한 얼굴로 그저 사실을 전달할 뿐이었다. “이미 들어와 있는 걸 어쩌겠어. 네가 할 일은 이 시스템들을 멈출 수 있는지 말해주는 것뿐이야.” 이승하는 스스로 큰 고통을 겪으면서도, 언제나 무심한 듯 모든 것을 감내해 왔다. 이러한 성격 탓에 사람들은 그가 무적이라고 생각하고 그의 고통을 헤아리려 하지 않았다. 그런 이승하를 이해하는 사람은 오직 이연석뿐이었다. 그는 타이핑하던 손을 멈추고 조심스레 이승하의 머리 위로 손을 얹었다. 비록 상처가 보이지 않았지만, 이연석은 머릿속에 칩을 삽입하는 고통이 얼마나 클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는 마치 형을 위해 울 것 같은 눈빛으로 이승하의 머리칼을 쓰다듬으며 속삭였다. “형, 많이 아프지?” 이승하는 다른 사람의 손이 머리를 만지는 것을 꺼렸지만, 이번만큼은 이연석의 진심 어린 위로에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그의 손길을 잠깐 허락한 뒤, 곧 손을 멈추게 했다. “난 여전히 S를 이끌고 루드웰로 돌아가야 해. 그러니 내 머릿속의 감시, 위치 추적, 폭발 시스템을 최대한 빨리 해제해줘.”통제에서 벗어나야만 상철수와의 이 싸움에서 S를 이끌고 완전한
Last Updated : 2024-11-2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