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해지: 놔줘요 대표님의 모든 챕터: 챕터 1411 - 챕터 1420

1532 챕터

제1411화

“이때의 정씨 가문은 점점 몰락하기 시작했고 빚도 많이 지고 사람들에게 미움도 많이 받고 있었어.”“빚쟁이들한테 쫓기고 원수들에게 쫓기는 걸 거의 대부분 상철수가 막아줬었지.”“상철수의 보호 아래 아무도 감히 정씨 집안을 건드리지 못했고 darkness조차도 정여희를 가까이하지 못했어.”“그러다가 상철수는 아버지의 강요로 강은영과 결혼하게 되었고 정여희는 홧김에 그의 곁을 떠나게 되었지. 그래서 곽도원에게 복수할 기회가 있게 된 거야.”“곽도원은 darkness를 이끌고 정여희의 일가를 죽였고 밑에 있는 건달들에게 출산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정여희를 성폭행하게 하였어.”“잔인하기 그지없었지. 아버지 말씀에 따르면 그 당시 정여희의 몸 상태가 말이 아니었대. 결국 죽을 때까지도 눈을 감지 못한 거야.”“그 당시 곽도원은 세력이 크지 않았기 때문에 상철수의 미움을 살 수가 없었어. 하여 정여희를 죽이고 난 뒤, 정씨 집안에 원한이 있는 다른 가문의 짓으로 위장했어.”“그 덕에 상철수는 몇 년이 지나서야 darkness를 조사하게 되었어. 그러나 그때 darkness에 내란이 일어나 숙청된 후라 상철수는 사람을 찾을 수 없었어.”“그 후, S 조직이 나타났고 상철수가 그때 실마리를 알아차리게 된 거야. 그러고는 몇 년 뒤에 S 조직을 모방해 Ace를 만들었고 S 조직 멤버들의 명단을 수소문하게 되었어...”정여희와 곽승민 그리고 상철수 세 사람 사이의 원한에 대해 자세히 말한 뒤, 강중헌은 고개를 들어 반대편에 앉아 있는 차분한 남자를 쳐다보았다. “사실 곽승민을 실제로 죽인 사람은 상철수였어. 곽도원은 그저 강은영의 꼼수에 놀아난 것이야.”“상철수가 계약이 끝난 뒤 이혼하려 했던 이유가 바로 이거야. 그러나 강은영은 곽도원의 칼을 빌려 정여희를 처리했어.”강중헌의 말을 듣고 있던 이승하의 차가한 얼굴에 분노가 가득 서려 있었다. 왜 진작 말하지 않았냐고 강중헌을 탓하는 눈빛이었다.그런 그의 모습에 강중헌은 무의식적으로 해명했다.“너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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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2화

이승하의 말에 추억에 잠겨있던 강중헌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가 고개를 들고 모든 것을 꿰뚫고 있는 이승하의 눈빛을 마주 보았다. “맞아. 널 이용해서 그들을 제거하는 게 내가 직접 하는 것보다 더 속이 시원할 것 같아서 그랬어. 어찌 됐든 그들은 너의 가족이니까.”사랑하는 여인을 빼앗긴 원수를 갚으려고 곽씨 가문처럼 무턱대고 사람을 죽이는 짓은 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을 우물 안에 가두고 아주 조금씩 괴롭혀 서로가 서로에게 칼을 겨누게 할 것이다.상철수가 독한 인간이라면 강중헌은 그보다 더 악랄하고 인내심이 강한 사람이었다. 오랜 시간 공들여서 이런 판을 짰는데 그에 이끌려 이 판에 들어온 바둑 이승하는 아이러니하게도 진작부터 그를 가족처럼 생각하고 있었다.“일곱 살 때, 죽을 때까지 맞은 저한테 도움의 손길을 내민 사람이 어르신이었습니다. 절 구원해 준 사람인 줄 알았는데 어르신에게 전 그저 바둑알에 불과한 존재였군요.”강중헌에게 자신이 이용당했을 거라는 걸 짐작하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이리 직접 확인하고 나니 가슴이 아팠다. 눈앞에서 쏟아지는 실망을 감출 수가 없었다. 평생 아버지의 사랑을 받아본 적도 없고 낳아준 어머니를 본 적도 없다. 게다가 새어머니에게 학대를 받으며 자랐고 그를 키워준 할아버지조차도 단지 그가 이용할 가치가 있었기 때문에...하여 일곱 살이 되던 해, 피투성이인 그를 안아주며 그의 귓가에 대고 속삭이던 강중헌의 말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겁먹지 말거라. 내가 있으니 앞으로 다 좋아질 것이다.”그땐 정말 강중헌이 그의 인생의 구원자인 줄 알았고 마지막 희망인 줄 알았다. 물론 강중헌도 그를 진심으로 잘 대해주었다. 삶의 마지막 순간에 마주친 강중헌은 그한테 아버지 같은 존재였고 스승 같은 존재였다. 그동안 수없이 많이 S 조직을 위해 목숨까지 내던졌던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그런데 겨울이 오기도 전에, 자상했던 강중헌은 얼음장처럼 그의 마음속에 영원히 얼어붙었다. 이 순간부터 일곱 살짜리 그 남자아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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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3화

햇빛 아래, 얼굴이 하얗게 질린 이승하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차갑게 웃었다.“저 때문에 아내가 노심초사하며 사는 거 원치 않습니다. 그저 그 여자와 남은 인생 함께 보내고 싶은 것도 잘못인가요?”S 조직에 있는 한 그는 영원히 맘 편히 지낼 수 없을 것이다. 신분이 들통나기라도 하면 서유는 물론이고 그의 가문까지도 분명 보복을 받게 될 테니까. “넌 잘못이 없다.”“그럼 누구의 잘못이란 말입니까?”그가 눈썹을 치켜세우며 강중헌에게 물었다. “제 잘못이 아니라면 택이의 잘못인가요?”그를 힐끗 쳐다보던 강중헌은 더 이상 아무 말이 없었다. 이승하는 천천히 몸을 곧게 세우고 두 손을 무릎에 얹은 채 차가운 눈으로 강중헌을 똑바로 쳐다보았다.“어르신의 이기심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는지 아십니까?”이승하는 테이블 위에 놓여있는 S 조직의 명단을 하나하나 가리켰다.“이들은 어르신의 복수심 때문에 처참히 죽었습니다.”“어릴 적부터 저와 함께 자라온 택이가 루드웰에서 죽었단 말입니다.”“어르신의 아들 강도윤도 제가 밀어내지 않았더라면 그곳에 죽었을 겁니다.”죽은 사람들을 생각하니 눈시울이 붉어졌고 움켜쥔 손등에 핏줄이 선명히 솟아올랐다. “강도윤은 어르신의 양아들입니다. 어떻게 아들까지 죽음으로 내몰수 있는 겁니까? 어르신한테 마음이라는 게 있긴 한 겁니까?”강중헌의 기억 속에 이승하는 늘 감정조절을 잘하는 사람이었다. 아무리 화가 나는 일이 있다고 하더라도 항상 차분하고 침착한 모습이었다.그러나 지금 이 순간, 택이와 강도윤 그리고 다른 멤버들 때문에 이승하가 그를 향해 소리치고 있다. “도윤이가 내 양아들인 건 맞지만 도윤이의 부친이 바로 곽승준의 아들이야. 그러니 정이 있을 것도 없지.”그러니까... 강중헌의 아버지가 빼앗아 온 darkness는 원래 강도윤의 것이었다.“강도윤이 도둑을 아버지로 여긴 거군요.”강중헌은 그 말이 거슬렸다. “이익을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하니 사소한 것에 구애받지 말아야 하지 않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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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4화

이승하가 고개를 들고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너한테는 알린 적이 없다.”어둠 속에 서 있는 강도윤이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택이 그리고 다른 멤버들도 제 형제들입니다. 그들을 위해 복수하는데 제가 어찌 빠질 수 있겠습니까?”이승하의 차가운 시선이 강도윤을 넘어 소수빈에 의해 닫힌 문에 닿았다. “일단 돌아가서 저 사람의 얘기를 들어보는 게 어떠하냐?”강도윤은 경멸이 가득 찬 웃음을 지었다. “절 입양하고 일부러 저한테 진실을 숨긴 건 대표님을 키워주고 이용한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진실은 강중헌이 날카로운 칼자루 두 개를 갈고 닦았다는 것이죠.”이승하와 강도윤은 강중헌이 갈고 닦은 칼이었다. 이승하의 칼날은 그의 가족을 겨누고 있었고 강도윤의 칼날은 강중헌이 세력을 확장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안정시키는 데 이용되었다. 그 생각을 하니 왠지 모르게 씁쓸해졌다. “택이 뿐만 아니라 루드웰에서 죽은 우리 형제들은 모두 복수의 도구일 뿐이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강중헌에게 충직했죠.”이 멤버들은 S 조직이라는 숨겨진 세력을 이용하여 가문의 걸림돌을 제거했지만 그들은 어렸을 때부터 굳건히 지켜온 이념이 있었다. 비즈니스 업계의 걸림돌만 제거하는 것이었고 누군가에게 이용당하려고 이 조직에 가입한 것이 아니었다. 목숨까지 걸고 싸웠던 형제들이 속았다는 생각에 강도윤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이번 일이 끝나면 전 강중헌과 적이 될 겁니다. 대표님께서는 그저 모른 척하십시오.”그가 강도윤을 힐끔 쳐다보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네가 해야 할 일은 이 일이 끝난 후 멤버들을 해체하고 상철수의 손을 빌려 강중헌과 적이 되는 거야. 네 손으로 직접 복수를 하는 게 아니라.”지금껏 충분히 이용당했으니 이제부터는 상철수와 강중헌이 알아서 하게 물러날 것이다. 다만 그 전에 이승하는 이걸 이용해 서유를 집으로 데려와야 한다. 이승하의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냉랭함, 강도윤에게는 이게 없었다. “진실을 알게 되면 슬퍼하실 줄 알았습니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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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5화

장갑을 끼고 그가 헬기 옆에서 대기 중인 멤버들을 쳐다보았다.“세 가지 일만 잘 새겨두거라.”“첫째, 목숨을 부지하라.”“둘째, 49명을 다 죽이면 바로 철수한다.”“셋째, 택이를 죽인 그자는 나한테 넘기거라.”간결한 남자의 목소리가 떨어지자 순식간에 귀를 찢는 듯한 함성이 들려왔다.“네.”그가 시선을 거두고 강도윤과 강세은을 쳐다보았다. “내가 첫 번째로 나설 것이니 너희들은 뒤를 따르거라.”“저희가 앞장서겠습니다.”루드웰 쪽에서 폭탄을 얼마나 배치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선발로 나서는 헬기 조종사는 폭탄을 투척하고 바닥에 있는 폭탄을 터뜨려야 했기 때문에 가장 위험한 위치에 노출되는 사람이었다. 강도윤과 강세은은 이승하가 위험에 빠질까 봐 두려웠다. 그러나 그가 항상 싸움에서 승리해 왔던 사람이라는 걸 그들은 잊어버린 것 같다. 게다가 이승하가 앞장서면 인심을 더욱 안정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승하는 두 사람의 걱정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가 빠른 걸음으로 두 사람을 지나쳐 검은색 승합차 앞에 도착했다.“연석아, 폭파 시간 지연 시스템 작동시켰어?”첨단 전자기기로 가득한 차 안에 앉아 있던 이연석은 빠른 속도로 키보드를 두드리며 고개조차 들지 않고 대답했다.“금방이면 돼요.”“다 됐어요.”이연석은 행동을 멈추고는 고개를 들어 그를 향해 피식 웃었다.“형, 걱정하지 말아요. 내가 있는 한 누구도 형의 상대가 되지 못할 테니까.”고개를 가볍게 끄덕이던 이승하는 뒤돌아서 소수빈을 향해 손을 폈다. 소수빈은 이내 권총 한 자루를 꺼내어 그의 손바닥에 올려놓았다. 총을 꽉 쥔 채로 그가 헬기로 발걸음을 옮겼다. 헬기에 탑승하려고 할 때, 맑은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이승하, 나도 같이 가.”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리니 멀지 않은 곳에 수없이 많은 총에 둘러싸인 육성재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유라시아연맹 상업 연합회의 부회장이자 전문적으로 S 조직과 루드웰을 타격하던 인물, 그를 보고 S 조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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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6화

흠칫하던 김종수는 멍하니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있는 이승하를 쳐다보았다.“무슨 뜻이냐?”“저희 대표님이 바로 김종수 씨의 누나 김율의 아들이라는 얘기입니다. 모르고 계셨습니까?”무심하게 내뱉은 강도윤의 말에 김종수는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자네는... 박화영의 아들이 아닌가?”김율과 이준태가 한때는 서로 사랑했던 사이라는 걸 김종수도 알고 있었다.그런데 이승하가 그 두 사람의 아들일 줄이야?믿을 수 없었던 김종수는 이승하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생김새만 놓고 보면 알아볼 수가 없지만 미간 사이가... 자세히 보니 차가운 느낌이 딱 김율이었다. 그의 기억 속의 김율은 늘 차가운 얼굴이었고 이 세상의 그 무엇도 안중에 없는 듯한 사람이었다.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이승하 또한 그녀와 똑 닮은 것 같았다. 높은 자리에서 그저 담담하게 모든 것을 신경 쓰지 않는 듯한 저 눈빛...보면 볼수록 두 사람이 닮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믿을 수 없다던 그의 표정이 점차 수그러들었다. “그래서 자네가 나한테 외삼촌이라고 한 거였군.”두 번이나 외삼촌이라고 불렀지만 그때마다 서유 때문에 그런 줄 알았다. 이승하가 이미 그들의 관계를 알고 있을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진작부터 알고 있었으면서 왜 말하지 않았던 것이냐?”강도윤을 노려보던 이승하가 고개를 돌리고 김종수를 쳐다보았다. “그럴 필요가 있을까요?”혈연관계일 뿐, 사이가 좋은 것도 아닌데 굳이 알릴 필요가 있을까?이승하의 차가운 목소리가 왠지 모르게 친숙한 느낌이 들었다.한편, 그 말을 듣고 육성재는 큰 충격을 받았다.“당신이... 우리 이모의 자식이라고?”이승하가 이모의 자식이라는 건 그가 이승하의...사촌 동생?이런 젠장!어릴 때부터 철천지원수 사이였던 이승하가 그의 사촌 형이라니?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육성재는 두 눈을 크게 떴다. 그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눈을 부릅뜨고 옆에 있던 이승하를 쳐다보았다. 어쩐지 어릴 때부터 이승하에게 늘 당하기만 하더라니. 태어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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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7화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망설이고 있는 김종수를 보며 강도윤은 다시 입을 열었다.“김종수 씨, 저희는 형제들의 원수를 갚고 싶을 뿐입니다. 조종자 49명을 다 처리하고 나면 철수할 생각이에요.”“당신이 길을 터준다면 당신의 사람들은 다치게 하지 않겠습니다. 형제들의 목숨만은 살려야 하지 않겠습니까?”솔직히 강도윤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 꽤 유혹적인 제안이라 김종수 밑에 있는 검은 옷차림의 사람들은 동요하기 시작했다. “넷째 어르신, 저자의 말이 맞습니다. 그 많은 조종자들 중에서 저희만 이런 명을 받게 됐지요. 이건 저희더러 죽으라는 거 아닙니까?”“맞습니다. 죽음으로 내몬 것도 모자라 지원팀까지도 보내주지 않고. 저희가 어떻게 목숨 걸고 싸우겠습니까?”누군가 앞장서서 먼저 입을 열자 옆에 있는 사람들도 하나둘씩 입을 모으기 시작했다.김종수는 눈을 내리깐 채 총을 쳐다보며 눈썹을 찌푸렸다. 그가 망설이고 있다는 뜻이었다. “삼촌.”이승하가 사촌 형이라는 사실은 아직 납득할 수 없지만 육성재는 시비를 가릴 줄 아는 사람이었다.“삼촌이 루드웰에 대해 의리를 중시하는 것은 알지만 현재 상황은 삼촌에게 많이 불리합니다. 그냥 지켜만 보시죠.”“김씨 가문과 S 조직 사이의 원한은 이 일이 끝난 후에 해결하세요. 정말 형제들을 죽도록 내버려둘 겁니까?”김종수는 망설이는 눈을 들어 육성재를 바라보다가 아무 말이 없는 이승하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넌 어떻게 생각하느냐?”담담하면서 패기 넘치는 그의 목소리가 불타오르고 있는 산속에서 울려 퍼졌다. “싸운다면 끝까지 맞서겠습니다. 그러나...”남자의 살벌한 눈빛이 김종수를 지나쳐 총을 들고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는 검은옷차림의 사람들을 쳐다보았다. “이 사람들도 절대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차갑고 매정한 그의 말에 맞은 편에 있던 검은 옷차림의 사람들은 엄청난 압박이 몰려와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넷째 어르신...”그때, 김종수의 부하가 겁에 질린 듯 김종수를 다시 불렀고 떨리는 목소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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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8화

그렇지. 사살 프로그램이 있었지. 두려울 것이 뭐가 있겠는가? 잠시 머뭇거리던 조종자들은 남는 것을 선택한 사람도 있었고 떠나는 사람도 있었다. 남기를 선택한 조종자들은 대부분 S 조직과 피맺힌 원한이 있는 사람들이었다.반면, 떠나기로 선택한 사람들은 대부분 돈을 벌기 위한 것이니 당연히 이 일에 끼어들 생각이 없었을 것이다.얼마 후, 모니터실에 있던 사람들이 반쯤 떠나고 나머지 사람들은 각자 제자리로 돌아가 대기하였다.“형님, 이제 어떻게 하실 겁니까?”눈앞에 남은 조종자들을 쳐다보며 상철수는 더 많은 이익을 얻기 위해 한발 물러서는 방법을 택한 것이 옳은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잠시 후, 마지막 담배를 피우고 나서 그가 살벌한 눈빛을 번쩍 들고 조종자들을 둘러보았다. “각자 통제하는 구역으로 돌아가라. S 조직이 가는 구역마다 사살 프로그램을 작동하거라.”“네.”조종자들은 명을 받은 뒤 모니터실을 빠져나갔다.한편, 상철수는 화학 구역으로 가서 콘솔을 열어 칩 폭파 시스템을 처리하기 시작했다. 전자기기에 둘러싸인 이연석은 폭파 시간이 단축되는 것을 발견하고는 재빨리 코드를두드렸다.두 사람이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을 때, 밖에서 이미 A 구역까지 진입한 이승하가 S 조직의 멤버들을 이끌고 곧장 상층 구역으로 향했다.사살 프로그램을 작동하려던 조종사는 CCTV 속 남자가 대문의 암호를 풀고는 다시 사람들을 데리고 나가는 것을 보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무슨 뜻이지?”“설마 우리한테 사살 프로그램이 있는 걸 눈치챈 걸까? 그래서 감히 들어오지 못하고 있는 걸까?”A 구역의 조종자들을 얼떨떨한 표정을 지으며 서로 눈을 마주쳤다. “들어오든 안 들어오든 우리는 저들을 사살해야 해.”1팀의 여섯째 어르신의 말이 나오자마자 콘솔 앞에 앉아 있던 사람들은 바로 사격 거리를 조정했다. 그런데 온몸에 살기가 가득했던 그 남자는 그들에게 시스템을 조정할 시간조차 주지 않았다. 그가 훤칠한 손가락을 뻗어 앞으로 내밀었다.“1팀, 현관 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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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9화

난장판이 된 탈출 통로를 쳐다보며 이승하가 발걸음을 멈춰 섰다. “강도윤, 여긴 네가 맡아.”고개를 끄덕이던 강도윤은 이내 팀원들을 이끌고 빠른 속도로 쫓아갔다.맨 뒤에 있던 검은 옷차림의 사내들이 도망치면서 총을 쐈고 총을 피하던 강도윤이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우리는 조종자들만 죽인다. 루드웰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다른 사람들은 죽이지 않을 거다. 그러니까 눈치껏 물러나거라.”생사의 갈림길에서는 누구나 자신의 생명을 지키는 것을 선택할 것이다. 하물며 돈을 받고 루드웰을 위해 일하는 검은 옷차림의 사람들은 더더욱 그러할 테지. 강도윤이 그들을 지나쳐 맨 앞의 조종자를 쫓고 있는 것을 본 사내들은 천천히 손을 거두었다. 검은 옷차림의 사내들이 배신하는 것을 보고 더 이상 도망갈 수 없었던 여섯째 어르신은 발걸음을 멈추고 뒤돌아서 S 조직과 싸우기로 했다.“어디 한번 죽여봐.”여섯째 어르신은 총을 뽑아 들고 강도윤의 이마를 겨누었지만 강도윤만큼 행동이 빠르자 않아 순식간에 머리가 뚫렸다. 거대한 몸집이 갑자기 바닥에 쓰러졌고 다른 9명의 조종자들은 여섯째 어르신이 죽은 것을 보고 줄줄이 도망치는 것을 멈췄다.“다들!”“총을 쏘거라.”루드웰의 조종자들도 잘 훈련이 되어 있었다. 여섯째 어르신이 죽자마자 1-7이 명령을 내렸다.1-7의 명령에 9명의 조종자들은 하나같이 총을 들고 S 조직 멤버를 향해 총을 쐈다. 여섯째 어르신이 쓰러지는 순간, 그들은 함께 죽을 준비가 되어 있었지만 강도윤은 그들과 함께 죽을 생각이 없었다.“자신을 지키는 동시에 저들을 죽이거라.”강도윤의 말이 떨어지자 S 조직의 멤버들도 그들을 조준하고 미친 듯이 총을 쐈다. 총알이 오가는 와중에 S 조직의 멤버들도 부상을 당했지만 하도 이런 경험이 많은 사람들인지라 큰 부상은 면했다. 양측은 5분 동안 격전을 벌였고 결국 9명의 조종자는 모두 쓰러지고 말았다. 그들이 쓰러진 후, 온몸에서 차가운 기운을 내뿜고 있는 남자가 인파 속에서 걸어 나왔다.남자는 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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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0화

빠른 속도로 화학 구역을 돌파한 남자는 원래 상철수를 직접 잡아내 협상을 하려고 했다. 그런데 이전에 7라운드 게임을 수정했던 조종자가 여기에 숨어있을 줄은 몰랐다.싸늘한 그의 시선이 순식간에 상대방의 머리를 닿았다. 이곳에서 머리가 찢기게 된 후, 이승하는 누군가가 고의로 7라운드의 게임을 조작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렇지 않았다면 택이는 살 수 있었을 것이다...그들은 그를 시험하기 위해 택이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다.이 피맺힌 원수는 무슨 일이 있어도 그의 손으로 직접 갚아줄 것이다.그가 하얀 장갑을 낀 손으로 총을 허리춤에 꽂고 금빛 칼을 천천히 꺼내 들었다. 칼을 쥔 남자는 고개를 들고 빠른 속도로 B 구역 1-9의 앞으로 돌진했다. 난투극을 벌이던 1-9는 달려드는 남자가 누구인지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 채 단칼에 목이 베어버렸다. 새빨간 피가 흘러내리는 목구멍을 움켜쥔 채 그가 억울한 눈빛으로 칼을 거두고 있는 눈앞의 남자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처음에는 이승하가 왜 자신만 죽이려 했는지 잘 알지 못했다. 그러나 생명이 다한 찰나 남자는 그제야 깨닫게 되었다. 성준모가 내린 명령이었지만 그가 공범인 이상 죽음을 면치 못한다는 것을. 그가 쓰러진 후, 이승하는 느릿느릿하게 몸을 쪼그리고 앉았다.화학 구역으로 따라온 육성재는 이승하가 주저앉은 걸 보고 그가 한 번 더 칼질을 하려는 줄 알았다.그러나 훤칠한 몸매의 남자는 죽은 사람의 옷으로 칼날의 핏자국을 닦고 있었다.육성재는 저도 모르게 눈을 흘겼고 곧이어 총을 들어 이승하를 죽이려 하던 사람을 한 방에 쏴 죽였다. “내가 당신 목숨 구해준 거야. 이 은혜를 어떻게 갚을 거야?”천천히 핏자국을 닦고 있던 남자가 육성재의 소리에 고개조차 들지 않고 입을 열었다.“너만 괜찮다면 네 형수 구하고 나서 다 같이 식사 한번 해.”...그 소리에 애써 가라앉힌 화가 또다시 치밀어 올랐고 지금이라도 당장 이승하를 한 방에 쏴 죽이고 싶은 심정이었다. “구해주지 말았어야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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