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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2화

그러나 마음과 달리 그의 몸은 고목과 같이 무감각해졌고 그저 벽에 멍하니 기대어있었다. 시간은 정처 없이 흘러가고 있지만 아픈 그의 마음은 여전히 그대로였다.

손을 뻗어 가슴을 꾹 누르니 조금은 아픔이 덜한 것 같았다. 통증이 가라앉으니 생각이 조금씩 되살아났다.

1-1은 CCTV를 통해 서유가 자신의 아내와 닮은 걸 확인하고 유전자 검사를 진행하였고 그 결과 서유가 그의 외손녀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 것이다.

생김새만으로 알아본 가족이라면 분명 가족 중에 서유와 닮은 사람이 또 있다는 뜻인데.

서유와 닮은 사람이라... 이복자매인 연지유 말고도 상연훈의 그 눈이...

그의 짐작이 맞는다면 방금 두 번이나 그에게 귀띔을 한 1-2는 상연훈일 것이다.

서유와 아무 상관이 없는 사람이라면 굳이 1-1의 미움을 사면서까지 그와 말을 섞을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1-2는 1-1이 있는 상황에서 두 번이나 그한테 귀띔을 해주었다. 그건 두 사람 사이가 파트너일 뿐만 아니라 아주 가까운 관계임을 뜻한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방금 1-2가 그한테 말을 걸었을 때 1-1은 바로 그 자리에서 1-2한테 한 소리 했을 것이지만 그러지 않았다.

게다가 1-2는 그와 이야기할 때 늘 전자음을 사용했고 그건 그와 접촉했을 때 그가 알아볼까 봐 두려워서 일부러 위장했던 것 같다.

1-2의 정체가 상연훈이라는 걸 눈치챈 이상 그와 가까운 사이인 1-1의 정체를 추측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북미의 우두머리인 상철수라면 루드웰을 만들 능력이 충분했다.

복잡한 생각이 하나둘씩 정리되자 어두웠던 그의 눈동자도 점차 빛을 되찾았다.

내일 서유가 만약 그에게 루드웰의 보스가 누구인지 알려준다면 이미 알고 있다고 대답할 생각이다. 그럼 그녀도 뭔가 이상함을 눈치챌 것이다.

지금껏 루드웰에 잠복해 있었다는 건 그가 아직 루드웰의 보스를 본 적이 없다는 뜻이었다. 때문에 서유한테 그가 알고 있다고 한다면 상철수가 미리 그를 만났다는 걸 서유도 분명 알아차리게 될 것이다.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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