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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계약 해지: 놔줘요 대표님: Chapter 1371 - Chapter 1380

1536 Chapters

제1371화

“서유야, 앞으로 너는 상씨 집안의 둘째 아가씨고, 연초는 상씨 집안의 막내 아가씨다.” 상철수의 말이 끝나자 뜨거운 박수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 소리를 들으며 상철수는 매우 기뻐하며 사람들을 불러 술을 권했다. 사람들은 모두 상철수 주위로 몰려와 잃어버린 아이를 찾은 것을 축하했다. 하지만 서유는 조용히 몇 걸음 물러서며 떠들썩한 무리에서 빠져나왔다. 그리고 외진 곳으로 걸어가서 밤하늘에 빛나는 별들을 올려다보았다. 어렸을 때는 가족을 찾으면 정말 행복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저 쓸쓸함만 느낄 뿐이었다. 만약 지금 이승하가 곁에 있다면, 그녀는 그의 팔짱을 끼고 기쁜 마음으로 가족과 인사를 나눴을 것이다.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이 함께 있는 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일일 텐데 어찌 외로운 마음이 들겠는가. “그 사람을 그리워하고 있어?” 검은색 연미복을 입은 상연훈이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천천히 걸어와 그녀 앞에 섰다. 상연훈은 그녀의 눈 속에서 반짝이는 별빛을 보고는 시선을 따라 별들을 바라보았다. “어디서 보더라도 밤하늘은 다 똑같지. 다만 어떤 사람은 그걸 볼 수 있고, 어떤 사람은 보지 못할 뿐.” 아무도 없는 곳에 갇힌 이승하는 이 밤하늘을 볼 수 없겠지. 그게 참 애달프고 쓸쓸한 일이다. 서유는 상연훈의 목소리임을 알아챘지만 눈길을 돌리지 않고 여전히 별들을 바라보며 담담히 말했다. “왜들 승하 씨가 내 곁에 없는 이유를 묻지 않는 걸까요?” 그녀는 내내 의아했다. 마치 상씨 집안 사람들은 그녀가 이미 이혼한 것을 알고 있기라도 한 듯, 누구도 그것에 대해 묻지 않았다. 그런데 이혼 사실을 아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한데, 상씨 집안 사람들은 어떻게 그걸 미리 알 수 있었던 걸까? 상연훈은 눈을 내리며 그녀의 깨끗하고 아름다운 얼굴을 응시했다. “족보를 서재에 돌려놓으면 답을 알게 될 거야.” 그는 잠시 망설이다가 족보를 그녀 앞에 건넸다. “내가 이걸 서재에 놓으라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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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2화

자신이 이미 루드웰에 갔었고 그곳에서 무슨 일을 겪었는지 그들이 모두 알면서도 그녀에게 아무렇지 않게 숨기고 있었다니. 게다가 그녀가 김초희를 사칭해서 정여희와 닮은 걸 알아냈다며 그 덕에 가족을 찾게 된 것처럼 거짓말까지 했다. 사실은 루드웰의 CCTV 영상을 통해 그녀의 얼굴을 보고 찾아온 것이면서. 이렇게 속이고 감추면서도, 어떻게 가족이라고 나서서 그녀를 찾을 면목이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리고... 이승하는 루드웰의 창시자를 찾기 위해 반년 넘게 그녀와 떨어져 지내야 했고, 택이는 그 임무 때문에 목숨을 잃었다. 이들은 사람 목숨을 가볍게 여기는 일을 저지르면서도, 어떻게 나서서 그녀에게 친족이라 할 수 있을까. 이제 어떻게 육성아를 대할 수 있단 말인가. 서유는 금빛 잎사귀를 쥐고 그리움과 분노로 가득 찬 눈빛을 떨치지 못한 채 복잡한 감정에 휩싸였다. 그녀는 속에서 끓어오르는 분노를 꾹 참으며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데, 그때 서재 밖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곧 서재 문이 밖에서 열리더니, 흰 정장을 입은 상철수가 나타났다. 상철수는 아래층에서 서유를 찾다 서재에 있을 것이라고 짐작했는데, 과연 맞아떨어졌다. 그는 서유 옆에 놓인 족보를 힐끗 보고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상연훈에게 족보를 돌려놓으라 했는데, 그 녀석이 이 일을 서유에게 맡길 줄이야. 상철수는 표정을 숨긴 채 서유 앞까지 다가와 그녀 손에서 금빛으로 반짝이는 잎사귀를 건네받았다. “이미 들켰으니 변명하진 않겠다.” 그는 잎사귀를 들고 책상 쪽으로 돌아서더니 자연스럽게 의자에 앉았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히 해두지. 네가 루드웰을 떠난 후에야 너의 존재를 알게 되었어. 네 남편과 네가 그 안에서 겪은 일은 나와 무관해.” 그의 말은 곧, 루드웰은 그의 일이며 서유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의미였다. 그래서 그는 아무런 죄책감도 느끼지 않았다. 서유의 존재를 몰랐을 때 벌어진 일이었고, 그녀를 알았더라면 절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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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3화

서유는 눈앞의 상철수를 바라보며 싸늘한 오한이 느껴졌다. 그의 증오는 이제 특정 인물에 대한 복수를 넘어 무고한 사람들까지도 겨냥하고 있었다. 루드웰에 여러 방식의 죽음을 세세히 마련해 둔 것도 그의 살인적 본능을 만족시키기 위한 것이었고, 그래서 그는 끊임없이 사람을 희생시키며 그 피비린내에 집착해 왔다. 서유는 상철수의 마음이 증오로 인해 극도로 일그러졌음을, 사람의 생명을 풀 한 포기처럼 여기는 그를 설득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아무 말 없이 눈앞에 앉은 백발이 가득하고 눈동자는 핏빛인 노인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깊은 깨달음에 다다랐다. 때로는 한 사람을 너무 사랑하는 것이 결코 좋은 일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그래서, 서유야, 넌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하니?” 상철수는 지난 기억을 가라앉히고서 그저 정여희와 똑 닮은 그녀의 얼굴을 조용히 응시했다. “복수를 위해 너무 많은 사람의 목숨을 희생시키면 안 됐어요.” 서유는 잠시 말을 멈추고 더 분명히 설명을 덧붙였다. “정여희 씨를 죽인 사람을 찾아 복수하고 싶은 마음은 알겠지만 무고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것은 옳지 않아요.” “그 사람들을 찾을 수가 없었다!” 상철수는 목소리를 높이며 감정을 억누르기 어려워했다. “복수를 원하면서도 적을 찾을 수 없는 그 무력함과 절망감이 뭔지 알아? 나를 미치게 만들었단 말이다!” 그러니 연지유와 봉태규가 S 조직의 멤버 명단을 가져와 루드웰로 들어오자, 상철수가 그들을 중시한 것도 이상할 게 없었다. 그 역시 자신의 적을 간절히 찾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적들을 찾게 된다면 루드웰을 해체하겠다고 약속할 수 있어요?” 이 질문에 상철수는 잠시 침묵하며 그녀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평생을 증오 속에서 살고 싶은 사람은 없어.” 그는 복수를 끝낸 후에는 정여희의 곁을 따라갈 수 있을 테니, 그렇게 된다면 영원히 해방될 수 있을 것이라 여겼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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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4화

서유는 잔뜩 찌푸린 얼굴로 깊이 생각에 잠긴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를 본 상철수는 고개를 약간 기울이며 물었다. “뭔가 알고 있는 건가?” 서유는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아직 확실한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함부로 말할 수는 없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어떻게든 이승하와 연락을 하는 것이었다.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그에게 알려 루드웰에 계속 잠입해 있는 위험을 피해야 했다. “승하 씨를 보내줄 수 있어요?” 상철수는 테이블 위에 합장해 두었던 손가락을 가볍게 움직였다. “서유야, 나는 이승하의 자유를 제한한 적이 없어.” “자유를 제한하지 않았다면 승하 씨가 집에 돌아오지 않고, 전화 한 통 없이 지낸 이유가 뭐죠?” 서유는 이전에 루드웰이 운영자에게 자유를 제한하지 않는데도 이승하가 23일 동안 자신과 연락하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제 생각이 정리되자, 상철수가 그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고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그렇지 않다면 이승하가 자신과 연락하지 않을 리가 없었다. 그렇다면 상철수가 왜 그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는 걸까? 혹시 상철수가 이승하의 정체를 이미 알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방금 그의 반응은 그것과는 다르게 보였다. 상철수는 마치 그녀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의심스러운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한 마디 한 마디 천천히 말했다. “내가 정한 규칙에 따라 루드웰 운영자는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고 외부와도 자유롭게 연락할 수 있다. 루드웰은 이를 방해하지 않아.” “네가 말한 대로라면 이승하가 왜 집에 돌아가지 않았는지, 왜 연락하지 않았는지는 나도 정말 모르는 일이다.” “심지어... 너희 둘이 부부라는 사실도 네가 떠난 후 CCTV를 보고 나서야 알았을 정도다.” 이 말을 마친 상철수는 서유보다 더 혼란스러워 보이는 표정으로 그녀의 얼굴을 주시했다. “난 계속 이상하다고 생각해 왔어. 이승하처럼 모든 것을 가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남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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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5화

서유는 시험 삼아 몇 마디 던져보았고, 여전히 상철수가 이승하를 풀어줄 생각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만약 상철수가 이승하의 정체를 알아서 그를 가둔 거라면, 이승하는 지금 매우 위험한 상황에 놓인 셈이었다. 이 생각에 서유의 가슴은 답답하게 조여왔고, 호흡이 가빠지는 가슴을 눌러 진정시키며 깊은 눈빛으로 상철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서재의 책장으로 다가가, 족보를 다시 꺼내 들어 그녀와 관련된 이름이 적힌 페이지를 펼쳤다. 서유는 상철수 앞에서 족보를 찢어버리려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뭐 하는 거야?” 상철수는 깜짝 놀라 곧바로 달려와 서유의 손에 있는 족보를 빼앗으려 했다. 하지만 서유는 재빨리 몸을 빼면서 그를 피했다. 서유는 족보를 든 채로 몇 걸음 뒤로 물러나며, 눈길을 상철수의 얼굴에서 거두어 창밖에 모여 있는 귀족들 쪽으로 돌렸다. “지금 당장 루드웰을 해체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이 친족 관계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고, 당신의 정체를 모두에게 폭로하겠어요.” 상철수가 이승하를 풀어줄 생각이 없자, 서유는 그를 강하게 몰아붙이기로 결심했다. 상철수가 루드웰을 몰래 운영하며 가면을 쓰고 정체를 숨기는 걸 보면, 주변 사람들은 물론 그의 가족조차도 그의 이중생활을 모르는 것이 분명했다. 특히 두 명의 외삼촌인 상태준과 상준석조차도 모르고, 상철수의 곁에서 일하는 상연훈만이 그 비밀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그녀는 추측했다. 그는 그녀가 모르는 걸 알고 있듯이, 그녀도 그의 약점을 쥐고 있었다. 지금은 양쪽 모두 피해가 따르더라도 그 피해를 최소화하는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상철수는 서유가 이렇게 강단 있게 나올 줄은 몰랐다. 친족 관계를 무기로 협박할 뿐 아니라 그의 정체까지 쥐고 흔들다니, 그것도 두 가지로 협박을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상철수는 냉정하게 대꾸했다. “서유야, 난 아직 네 외할머니에 대한 복수를 끝내지 않았어. 어떻게 루드웰을 해체할 수 있겠니?” “게다가 루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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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6화

“거래는 끝났으니, 이제 나랑 함께 내려가서 오늘 밤 연회를 마무리하자.” 상철수는 신사답게 손을 서유 앞에 내밀었다. 서유는 과거 피로 물들었던 그 손을 보며 자조 섞인 미소를 지었다. 세속에 물들지 않고 평온하게 살아가고 싶었지만, 결국 스스로 이 세상에 발을 들이기로 했다. 그녀는 상철수에 대한 분노와 실망을 삼키며, 그의 피 묻은 손에 손을 얹고 마지막 연극에 맞춰 함께 내려갔다. 모든 손님이 떠난 후, 상철수는 입양된 딸들에게 서유를 잘 보살피고 불만을 가지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의 말투 속에는 서유에 대한 배려가 느껴졌다. 사실 루드웰 문제만 제외한다면, 상철수는 서유를 제법 잘 대해주었다. 만약 그가 루드웰의 창시자가 아니라면, 서유는 그를 자신의 외조부로 진정 받아들일 수도 있었을 것이다. 상씨 집안에서 입양된 딸들은 모두 네 명이었고, 두 외삼촌의 명의 아래에 각각 두 명씩 등록되어 모두 상씨 성을 갖고 있었다. 그중 한 명은 주하늘의 회사에서 브랜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었는데, 차분하고 온순한 성격에 눈치도 빠른 편이었다. 그녀가 눈치가 빠르다고 느낀 건, 서유가 화장실에서 입양된 딸들이 자신에 대해 수군거리는 걸 들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서유가 어디서 튀어나온 사람인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표했고, 자신들이 지니고 있던 장녀, 차녀의 지위를 빼앗겼다고 투덜거렸다. 이때 바로 그 온순한 여성이 그들에게 반박하며 장녀, 차녀의 지위는 원래 서유의 것이었고, 자신들은 외부인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 말에 다른 세 명은 기분이 상해 그녀를 비난하기 시작했고, 나아가 그녀가 상연훈을 짝사랑하고 있다는 소문까지 언급하기 시작했다. 수치심이 드러나자 온순했던 그녀도 점차 달라졌다. 상연훈에 대한 마음을 부정하며, 그들에게 그저 분수를 지키라고 쏘아붙였고, 자칫하다가는 상씨 집안에서 쫓겨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말을 마친 그녀는 종이를 한 장을 들고 언니들을 밀쳐내며 화장실을 나갔고, 남은 세 명은 그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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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7화

상연훈은 변명도 하지 않고 애원도 없이, 곧장 서재 중앙으로 걸어가 상철수를 등지고 외투를 벗어낸 다음 곧게 무릎을 꿇었다. 상철수는 채찍을 손에 쥔 채 소파에서 일어나,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흉터로 가득한 상연훈의 등을 향해 스무 번 이상 채찍을 내리쳤다. 등에 난 크고 작은 상처가 벌어지며 붉은 피가 쏟아졌고 몸 전체가 찢기는 고통에 휩싸였지만, 상연훈은 단 한 번도 소리를 내지 않았다. 채찍질을 끝낸 상철수는 손에 든 채찍을 옆으로 던진 뒤 차갑게 상연훈을 바라보았다. “이승하의 뇌 속 칩과 상처에 대해서는 다시는 서유에게 말하지 마라. 그렇지 않으면 다음엔 스무 대가 아니라는 걸 알아둬.” 상연훈은 고통을 참으며 옷을 걸치고는 창백한 얼굴로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걱정 마세요. 앞으로는 관련된 일에 더는 개입하지 않겠습니다.” 그는 이미 한 번 할아버지를 배신했다. 어떤 일이 있어도 두 번 다시 배신할 수는 없었다. 이제부터는 서유가 직접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 상철수는 상연훈과의 일을 마무리한 뒤 소파에서 일어나 말했다. “지금 바로 루드웰로 가자. 내일 아침 6시까지는 돌아와야 하니, 준비해라.” “예.” 상연훈은 대답하고는 서재 문을 열었다. 마침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던 서유가 그를 발견하자, 그녀가 보지 못한 틈을 타 상연훈은 이마의 식은땀을 재빨리 닦아냈다. 서재의 방음이 뛰어나 서유는 두 사람이 안에서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들을 수 없었고, 서재 앞에 보초를 서고 있는 경호원들 때문에 다가갈 수도 없었다. 상연훈이 나오자 서유는 급히 다가가 상철수가 그를 어렵게 하지 않았는지 물었다. 검은 양복이 상처를 덮은 상연훈은 웃으며 자기는 할아버지에게 당할 사람이 아니니 걱정 말라고 했다. 서유가 더 묻기 전에, 빨리 일을 처리해야 하는 상연훈이 그녀를 가로막았다. “서유야, 어머니께서 몸이 안 좋으셔서 빨리 가봐야 해.” 그가 다급한 모습을 보이자 서유는 고개를 끄덕였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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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8화

‘서유’라는 이름을 들은 순간, 이승하의 고요했던 심장이 갑자기 뛰기 시작했고 어두운 눈동자에 희미한 빛이 떠올랐다. “서유의 소식이라니...” 그녀와 그녀의 뱃속 아이는 이미 바다로 가라앉았는데, 도대체 무슨 소식이 있을 수 있다는 걸까? 상철수는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서서 이승하를 지켜보기만 했다. 기다리던 이승하는 상철수가 말이 없자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어서 말해!” 상철수는 잠시 침묵하다가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소파에 앉았다. “정말로 서유가 죽었다고 생각하는 건가?” 이승하의 눈빛이 급변하며 의문이 서렸다. “만약 서유가 살아있다고 날 속이고 협상을 하려는 거라면, 당장 꺼져.” 연지유와 연중서가 서유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는 걸 그는 알고 있었다. 누가 그녀를 구할 수 있으며, 또 누가 구하려고 했겠는가? 그는 믿지 않았고, 상철수는 변명하지 않았다. 대신 손에 든 담배를 가볍게 흔들어 상연훈에게 신호를 보냈다. “영상을 보여줘라.” 상연훈은 휴대폰을 꺼내 친자 확인 만찬에서 촬영한 영상을 열고 이승하 앞에 내밀었다. 영상 속에서 샴페인색 드레스를 입은 서유는 배나무 아래에 서서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산들바람이 불어와 치맛자락이 살짝 휘날렸다. “이 영상은 오늘 밤 촬영된 거다. 시간 기록도 있으니 확인해 봐.” 이승하는 상철수의 말이 들리지 않는 듯 영상 속 여인을 멍하니 응시했다. 그녀의 얼굴과 표정은 아무 변화도 없었다. 그렇다면... 진짜 살아있는 게 맞는 걸까? 이승하는 눈물이 가득 차오르는 걸 애써 참아냈는데 손끝이 떨릴 정도로 심장이 아파왔다. 그는 떨리는 손을 뻗어 영상 속 그녀의 얼굴을 만지려 했으나, 힘이 들어가지 않아 몇 번 시도해 보다가 결국 손을 내려야 했다. 그는 차마 영상을 계속 볼 수 없어 시선을 옮겨 휴대폰을 들고 있는 상연훈을 보았는데 이게 무슨 일이냐는 듯 묻고 있었다. 두꺼운 마스크 너머로 이승하의 붉어진 눈을 바라보던 상연훈은 잠시 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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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9화

상철수는 이승하의 질문을 무시한 채 계속해서 조건을 제시했다. “너희가 만나더라도 서유에게 절대 말하면 안 돼. 네 자유를 제한한 루드웰 이야기나 네 머리에 있는 칩에 대해선 입 밖에도 내지 마. 강제로 이혼하게 된 이유나 우리가 네 정체를 알고 있다는 사실도 절대 말하지 마라. 평범한 척, 그저 2-9로서의 잠입 신분을 유지하며 서유와 지내면 돼.” 이승하는 1-1이 무슨 계획을 세우고 있는지 몰랐지만 갑작스럽고 이상한 조건들에 짙은 눈썹을 찌푸렸다. 이 모든 걸 서유에게 말하지 않는다면 23일간 연락도 없이 집에 돌아가지 못한 이유나, 연지유를 통해 강제로 이혼시킨 이유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승하는 잠시 깊은 생각에 잠기다가, 상철수의 말에서 무언가 떠오른 듯 얼굴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 그는 검은 마스크를 쓴 상대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혹시 당신 서유의 친척이라도 되는 겁니까?” 이렇게까지 서유가 그가 겪고 있는 고통을 아는 것을 꺼린다면, 그것은 가족이기 때문일 수밖에 없었다. 이승하의 날카로운 추측에 상철수는 무릎 위에 얹힌 손이 잠시 떨렸다.“이미 눈치챘다면 숨길 이유가 없겠지.” 상철수는 사실 애초에 그걸 감출 생각은 없었다. 둘이 만나면 금방 드러날 일이었으니까. 그는 소파에서 일어나 이승하 앞으로 다가가 그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나는 서유를 CCTV에서 처음 봤을 때, 내 아내와 닮았다는 걸 깨닫고 유전자 검사를 했지. 검사 결과, 서유는 내 외손녀였어.” 이제야 모든 것이 이해되었다. 이승하는 진실을 깨달은 후, 차츰 눈빛이 어두워졌다. “내 머리에 칩이 있다는 사실을 숨기는 건, 서유가 당신을 미워하는 게 두려워서겠죠.” “역시 똑똑하군.” 상철수는 이승하의 능력을 칭찬했지만, 이승하는 냉소적인 미소를 지어 보였다. “간신히 찾은 가족이라면 소중히 여겨야 하지 않습니까? 왜 그렇게 잔인하게 구는 겁니까?” 그는 서유의 친족이 누구인지 깊이 고민하지 않았지만, 서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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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0화

“맞아.” 상철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설령 서유가 내 외손녀라고 해도 우리 사이의 화해는 불가능해. 그러니 이 대표, 서유를 위해 복수를 포기하거나, 아니면 서유와 완전히 이별해야 할 거야.” 이승하의 눈빛은 한순간 살벌하게 차가워졌다. “서유가 내 상황을 알게 된다면, 우리가 영원히 적이라 해도 결국 내 편에 설 거라는 생각은 해본 적 없습니까??” “그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밤을 새워 널 만나러 온 거야. 그렇지 않았으면 널 당장 쏴버리는 게 더 간단했겠지.” 상철수의 어투에서는, 이제 그의 관심이 S의 창립자보다 서유에게 더 기울어졌음을 엿볼 수 있었다. 이를 포착한 이승하는 다시금 길고 섬세한 속눈썹을 내려, 눈빛 속에 잠시 스쳤던 계산을 감추었다.“내일 어디서 만납니까?” “여기.” 이승하는 먼저 조건을 수락하고 다시 움직이려는 듯했지만, 상철수는 한마디로 그의 희망을 무참히 끊어놓았다. “네 머릿속 칩은 다시 프로그램을 수정할 거다. 네가 신의를 저버린다면, 난 기꺼이 네 머리를 날려버릴 생각이야.” 늘 그 칩의 위협을 받고 있던 이승하는 눈빛에 슬픔이 스며들었지만, 얼굴엔 무심한 냉소가 떠올랐다. “서유가 당신을 평생 원망하게 될 각오가 되어 있다면, 마음대로 해봐요.” 상철수는 이승하의 입가에 서린 조소를 바라보며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만약 서유를 네 죽음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고 싶다면 순순히 협조하는 게 좋을 거야.”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누가 더 서유를 아끼는지 마음속에서 치열한 심리전을 벌였다. 하지만 이승하는 상철수보다도 그녀를 더 깊이 아꼈다. 이승하는 서유가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길까 두려웠고, 그리움에 지쳐 자신을 따라 죽음에 이를까 겁이 났다.결국 이 심리전에서 서서히 밀리고 있는 쪽은 그였다.“서유를 보고 싶어요.”상철수의 예상대로 이승하는 서유에 대한 그리움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녀를 보고, 안고, 입 맞추고 싶었다. 그리고 이혼 서류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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